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2014년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를 필두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15년 12월 현재 이 게임은 104개국 애플 앱스토어와 89개국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TOP10을 기록했다. 1년 8개월 동안의 서비스 기간 동안 치명적인 운영 이슈도 없었다.

다만, 업데이트가 너무 느리다는 사용자들의 질타 아닌 질타를 받아왔다. 늦어도 2주 주기로 업데이트를 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업데이트 속도가 느렸기 때문이다.

이랬던 '서머너즈 워'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60여 국가에서 대규모 업데이트 '이계의 틈'을 진행했다. 자신이 보유한 몬스터 중 20마리를 구성해 거대 보스를 상대로 전투를 펼치는 '월드보스'와 3명의 이용자가 하나의 파티를 구성해 전투를 펼치는 실시간 '레이드'가 첫선을 보였다. 또한, 새로운 룬 시스템인 '마법 부여'와 몬스터 코스튬 시스템도 추가했다.

정말 오랜만에 대규모 업데이트 '이계의 틈'을 진행한 개발총괄 정민영 PD를 만나 '이계의 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컴투스 서머너즈워 개발총괄 정민영 PD


Q. 신규 대규모 업데이트 '이계의 틈'은 어떤 의도와 방향성을 가진 업데이트인가.

월드 보스와 레이드 그리고 룬 마법부여, 코스튬을 추가했다. 월드 보스는 1년 8개월 동안 축적된 몬스터를 활용해 강함에 대한 척도를 가늠하기 위해 추가한 콘텐츠다. '섬에 존재하는 나의 몬스터 중 누가 최고일까?'라는 감성에서 접근했다.

올 초 길드전을 업데이트하여 사용자 간 협력적인 PvP 요소를 창출했다면, 이번에 추가된 레이드는 협력적인 PvE 콘텐츠다. 실제로 업데이트 후 사용자들도 분명한 협력이 없으면 클리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놀랍도록 빠르게 우리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플레이하고 있다. 협력해서 공략하는 정말 레이드 같은 레이드를 선보이고자 했다.


Q. 레이드는 벌써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있다. 아무래도 국내 사용자들은 스펙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통상 RPG 게임에서 선구자 격인 사용자들이 먼저 공략을 하고 나머지 사용자들이 뒤를 잇는 형태가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본다. 그들만의 리그는 아니다. 레이드에서 요구하는 룬, 소위 룬작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이며 다양한 몬스터들의 여러 사용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굉장히 스펙이 높은 유저도 아직 3단계에서 파밍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들이 낮아 금방 접근할 것이라 본다.

▲ 디버프가 공유되기에 협력이 중요한 레이드.


Q. 월드 보스는 약간 허무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처음엔 미완성 콘텐츠가 실수로 라이브 된 줄 알았다. 의도한 부분인가?

의도한 부분이다. 다만 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있다. 업데이트할 때 주의해야 할 점 중에 하나가 새 콘텐츠에 대해 사용자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경계해야한다. 새로운 콘텐츠인 레이드 조합을 짜는 것도 고민인데 비슷한 정도의 깊이를 가진 고민을 던지는 건 스트레스라고 생각했다. '이계의 틈'에서 핵심은 레이드고 월드보스는 상대적으로 부가 요소다. 플레이 강도를 조절했던 것은 의도적인 부분이다.

다만, 사용자가 행할 수 있는 요소가 적기 때문에 조금은 아쉽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용자가 적정 수준의 스트레스 임계점을 넘지 않으면서 개입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아이디어를 못 떠올린 거다. 임계점이 있었다. 그래서 좀 더 의미 있는 것들을 탐색 중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월드 보스까지 복잡했으면 아마 매우 힘들었을 거다.


Q. '이계의 틈' 핵심 콘텐츠 레이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레이드를 통해 기존에 외면받았던 룬과 몬스터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의도한 부분 중에 하나다. 기존에 방어력이란 스탯 자체가 괄시받았다. 그래서 PvE에서 방어력 스탯이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물론 기존 던전에서도 방어 수치는 유용했지만, 사용자들의 욕구는 그 정도로 머무는 게 아니었다.

레이드에서 방어력과 관련된 룬이 떠오를 거라 예상한다. 폭주룬이 레이드에서는 장단이 분명한 형태로 동작한다. 사용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탱커라인이 형성되면서 방어적인 세팅이 유용해졌고 연쇄적으로 룬쪽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의도했던 대로 사용자들이 잘 받아주고 있고 호응해 주고 있다. 몬스터선택 사용뿐만 아니라 룬에서도 다양한 선택지가 열릴 수 있도록 안 쓰는 룬에 관해서 고민하고 있다.

▲ 월드 보스는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현재의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Q.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룬에 마법 부여를 할 수 있게 됐다. 룬 작업이 수월해졌다.

새로운 파밍이 늘어났으니 부담일 수도 있지만, 게임 전체적으로 사용자의 피로도와 스트레스를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관련해서 사용자들의 호응도 좋다.

'서머너즈 워'라는 게임이 룬 세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게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룬 부옵션이 랜덤으로 설정됐기에 굉장히 랜덤성이 높았다. 사용자들은 '이 옵션만 바뀌면 딱인데... 이 옵션 하나만 바꾸면 되는데….'라는 아쉬움을 많이 표현하곤 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세팅을 하기가 힘든 점을 메꿔줄 수 있도록 했다. 일단 룬 마법 부여가 스펙을 상승시키는 부분도 있지만, 사용자의 대부분은 '내가 원하는 스탯을 내가 원하는 대로'세팅할 수 있어 좋아하는 거 같다. 기존보다 시간 대비 원하는 목표치에 만족스럽게 도달하게 됐다. 이런 측면에서 마법 부여가 부족한 점을 메꿔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처음에는 +15 이상의 강화도 생각해봤는데 너무 게임이 종으로 길어지면 좋지 않을 거란 생각에 옆으로 늘렸다. 일단 반응은 매우 성공적이다.

▲ 레이드를 통해 룬 마법부여의 재료인 연마석을 얻을 수도 있다.


Q. 한 종류의 몬스터라도 5가지 속성이 있다 보니 몬스터 숫자가 대단히 많다. 그래서인지 '뱀부격차'라는 말이 나오는 등 밸런스 문제가 심심찮게 언급되고 있는데 이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밸런스 작업은 끊임없이 정보를 수집하고 수많은 테스트를 거친다. 어떤 공식을 세워놓고 선을 그으는 방식이 아니라 매 상황 달라진다. 명확한 절대기준으로 '좋은 몬스터', '나쁜 몬스터'를 나누고 가는 건 아니다. 상황마다 PvE, PvP 모두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정보를 수집한다.

현재는 출시 때보다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몬스터 종류와 개수가 폭이 넓어졌다. 모든 몬스터들이 유용하지는 않겠지만, 초기보다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몬스터가 늘어났다.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점점 유용한 쓰임새가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불 뱀파이어와, 불 사제 등은 핵심 몬스터로 여겨져 왔지만, 레이드에서는 별 소용이 없다. 반면 다른 몬스터들이 레이드용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나는 '서머너즈 워'가 몬스터 군단을 거느리는, 수집하는 게임이었으면 좋겠다. 몇몇 몬스터만 극단적으로 키워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횡적 요소로 육성하고 각각의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게끔 하고 싶다. '이계의 틈'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에 안 좋다고 생각되던 몬스터들도 업데이트를 통해 유용해지는 경우도 있고, 배척받던 룬도 필요해졌다. 덕분에 사용자들의 반응은 좋다.

더불어 사용자들의 '워너비' 몬스터는 필요하다고 본다. 매력 있는 몬스터가 존재해야지 가지고 싶고, 획득했을 때 만족감도 커지기 때문이다.

우린 항상 매력적인 몬스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A라는 몬스터를 업그레이드한 B 몬스터를 만드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개성이 있고 각자 장단점을 교차 시키려고 노력한다.

▲ 뱀부격차라는 우스개소리도 생겼다.


Q. 몬스터 코스튬이 추가됐다. 사실 나도 코스튬보고 복귀했는데, 코스튬에 능력치가 안 붙어있어 놀랐다.

굉장히 많은 사용자가 원했던 콘텐츠다. 뭐 BM으로도 좋기도 하고. 대부분의 개발사가 가지는 일반적인 의도를 가지고 추가했다. 사실 좀 늦게 추가한 감도 없지 않아 있기는 하다.

구매 방식은 형상변환석이라는 새로운 제화를 만들어서 얻을 수 있게 했고, 특이하게 코스튬에 능력치를 넣지 않았다. 조금 다른 접근방식이라 할 수 있는데, 외형(비주얼)로만 접근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애착을 가지는 몬스터의 외형을 다르게 꾸미는 것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그래서 외형과 스킬에 변화를 주는 코스튬을 출시했다.

코스튬에 능력치를 넣어 출시하는 게 우리 게임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우리 나름대로 맞는 형태로 넣지 않았나 생각한다. 놀랍게도 우리가 코스튬을 처음 발표했을 때 커뮤니티에서 사용자들이 '능력치가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많이 피력했다. 우리의 생각도, 사용자들의 생각도 이런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캐릭터 모션에 변화가 조금 있었는데 타격감과 프레임에도 영향이 있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은 거 같다. 커뮤니티에서 모션이 빨라진 거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 실제로 조금 빨라졌다. 애니메이션 프레임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의도한 건 아니다.

▲새롭게 추가된 형상 변환.


Q.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사용자는 물론이고 복귀 사용자들도 다수인데 이들을 위한 가이드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사실, 가이드가 조금 부족한 건 있다. 하지만 요즘 모바일 게임이 접근성이 높아지다 보니 너무 쉬워지는 경향이 없지 않다. 우리는 약간 보수적인 입장이다. RPG라는 게 어려운 부분을 먼저 해결하는 선구자가 있고, 선구자가 공략을 공유하고 논의되는 커뮤니티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게임을 할 때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공략도 보고 기타 공부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다. 우리가 게임 전면에 어떤 가이드를 제시해서 '이렇게만 하면 돼'라고 하는 건 '서머너즈 워'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보스에 대해 이해하고 내 몬스터를 이해해 덱을 짜고 전략을 짜야 되는데 대놓고 공략법을 가르쳐주는 건 게임의 방향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해당 던전을 어떤 몬스터로 많이 클리어했는지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으며 로딩화면에 도움말 정도를 노출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콘텐츠 자체를 만드는 데 집중하다 보니 가이드가 약간 부족하게 느낄 수도 있다. 보강해야 되는 사항이고. 보강하는 선은 우리가 생각하는 RPG에 맞는 선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머너즈 워'는 채팅양이 대단히 많은 게임이다. 서로 물어보고 알려주다 보니 많아졌다. 이러한 방식이 우리가 가이드하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Q. '서머너즈 워'는 글로벌 서비스 중인데, 해외에서 '이계의 틈' 업데이트 반응은 어떤가?

RPG를 즐기는 사용자들은 비슷한 거 같다. 한국과 반응이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국가별 특색이 있기는 한데 전체적으로 유사하다.

일본 같은 경우 민폐를 끼치는 걸 싫어한다. 레이드에 들어가서 본인 때문에 전멸하면 굉장히 미안해한다. 민폐를 의식해서 레이드를 즐기지 않는 사용자들도 다수 있다. 강제 퇴장을 당하면 무척 섭섭해하고. 이런 식의 문화차이는 있는거 같다.

확실히 PvP는 한국 서버가 앞서간다. 한국 쪽이 좀 더 효율이 높은 방법을 찾아내고 빠르게 퍼진다. 해외 사용자들이 한국 동향을 참조하기도 하고 있다. 그 외에 서양권은 자신이 원하는 데로 다양하게 덱을 꾸리는 모습도 보여준다. 반면 레이드 덱은 유사하다.

[▲ 이계의 틈 대규모 업데이트 런칭 영상]


Q. 올해 길드전, 레이드, 월드보스 등 굵직한 업데이트를 했는데 내년에는 어떤 업데이트 일정이 있는가.

공개된 레이드 옆에 있는 미공개 콘텐츠는 일단 레이드 콘텐츠는 아니다. 혼자 플레이하는 던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아직 개발 중이라 결정되지 않은 사항이 많아 공개하기는 힘들다. 기획 과정에서 굉장히 많이 바뀌기도 하고 실제로 베타 과정에서 재미없으면 뒤집는 경우도 많고.

월드맵 우측 하단에 있는 섬 지역은 다음 시나리오 지역으로 준비하고 있다. 역시 정해진 부분이 많이 없어서 정보를 공개할 정도는 아니다. 스토리 상 현재 포탈이 열렸는데, 이 포탈을 통해 갈 수 있는 곳으로 다음 이야기가 연결될 예정이다.


Q. '서머너즈 워'가 컴투스를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성공의 원동력을 무엇이라 보는가.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하면 사업적인 부분과 게임적인 부분이 맞닥트리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 '서머너즈 워'는 게임제작본부장님 등이 '느리더라도 단단하게 가자'라는 운영 기조를 세웠다. 그래서 업데이트가 상대적으로 조금 느리고 BM이 다른 게임에 비해 약한 느낌이 있다. 이런 운영 방식이 게임이 장기간 흥행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그만큼 잠재력을 가진 게임이기도 하고.

업데이트할 때 느리더라도 게임에 얼마나 적합한 콘텐츠인가에 집중한다. 올해 초에는 길드전을 추가했고 카이로스 던전의 밸런스를 조절했다. 모드 하나하나를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길드전 같은 경우 개발을 하고 재미없어서 3번을 엎었다. 그래서 예상보다 4개월 정도 후에 나왔고 '이계의 틈' 업데이트도 예정보다 조금 늦게 선보이게 됐다.

게임을 계속한 사용자들이 봤을 때 납득이 되고 업데이트 잘했다는 칭찬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준비한다. 우리의 노력이 전달됐는지 게임 내 지표들이 굉장히 꾸준하고 점진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실제로 업데이트가 늦어지면 각종 지표가 떨어져 쫓길 수도 있는데 운영 기조 덕분에 이 점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있다. 몇 년 뒤에 '서머너즈 워'가 명작으로 남을 수 있도록 단단하게 다져가자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고 있다.

▲ 94개국 양대 마켓에서 RPG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Q. 2016년에는 서비스 2주년을 포함 '서머너즈 워'에게 새로운 도약의 해가 될 것 같다.

우선 사용자들에게 감사하다. 출시 때부터 1년 넘게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만큼 게임에 애착을 가진 사용자들이 많은데, 우리도 그에 못지않게 애정이 많다. 모바일 개발자로서 이런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자 기회다. 하루에 백만 명 넘는 사용자들이 반응을 해주는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

애착이 있기에 게임을 망치지 않고 항상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고민을 늘 하고 있다. 오랫동안 같이 '서머너즈 워'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