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장르 :
FPS ⊙플랫폼 : PC, XBOX ONE, PS4 ⊙발매일 : 2016년 6월 21일 이전


게임을 해보기 전부터 제가 반했던 영웅은 사실 D.VA도 아니고, 위도우메이커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역시 할아버지, 백전 노장들이었습니다. 독일 사자 라인하르트,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노병 솔저:76. 이들에게 꽂힌 저는 이 영웅들의 '장인'이 되겠다고 마음먹었죠.

사실 '오버워치'를 플레이하게 된 것은 횟수로 따지면 세번째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진득하게 원하는 만큼 플레이를 하게 된 것은 거의 처음이었죠. 여러모로 취향 저격 당한, 또 애정이 가는 게임이었기에 관심이 컸습니다.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각 영웅이 어떤 면모를 가지고 있는가는 이미 다 아실겁니다. 수많은 영상과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접할만큼 접해보셨을테지요. 그러니 그런 자잘한 설명은 그만두고, 이 게임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현재의 장점과 문제점, 또 이후의 걱정거리들에 대해서요.

▲ 정말 라인하르트만 팠습니다. 힘듭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곧죽어도 팀플레이


게임 모드는 크게 화물 운송, 점령전, 점령 쟁탈전으로 나눠집니다. 기본적인 플레이는 익히 봐오신 영상들과 똑같아요. 공격과 수비로 나누고, 단계별로 오브젝트를 점거해 나갑니다. 다른 팀 단위 FPS를 해오셨다면 익숙할만한 모드들이에요.

▲ 누가 이런데서 장사를 하래?!

먼저, 하나 인식을 바꿔드리고 싶은 것은, 이게 비록 FPS라고 해서 기존의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팀포트리스2' 같은 느낌으로 접근하면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와 가장 흡사한 감각은 국산 게임 '사이퍼즈' 입니다. 사실상, '오버워치'는 지금 나온 그 어떤 FPS보다도 팀 역할에 대한 분배가 명확히 되어 있습니다.

'팀포트리스2'의 역할 분배는, 사실 '메딕' 중심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정석은 메딕+헤비 푸셔 조합이지만, 헤비의 역할은 때때로 다른 캐릭터로 대체되기도 하고, 그 외에 딜러들은 크게 제약을 안받습니다. 스씨들만 제외하면 말이죠. 그리고 개인이 만들어낼 수 있는 변수도 생각보다 꽤 억제되어 있습니다.

▲ 표절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물론 많이 닮긴했습니다.

우선 '오버워치'는 양팀에 돌격군, 그러니까 탱커가 없으면 게임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모든 탱커들은 아군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아무리 얇은 보호막 혹은 순간적인 CC기라 하더라도 피가 200 언저리인 딜러들에게는 생사의 기로와도 같은 도움입니다.

하지만 또 탱커는 고질적인 사거리 부족과 폭딜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회해 들어오는 적 딜러나 공중에서 로켓 난사를 하는 파라 같은 경우에 매우 취약합니다. 결국 이런 딜러를 먼저 처리해줄 아군 딜러가 필요하죠. 또 지속적인 탱킹을 위해서는 힐러가 필수적입니다.

결국 '오버워치'는 다른 것보다도 '모두가 유기적으로 함께 행동할 것'이 절대적으로 강요됩니다. 솔직히 탱커인 라인하르트를 주력으로 하면서 매번 겉으로 돌며 솔플만 하는 딜러들 때문에 속절없이 진 게임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실제로 돌격과 지원군 영웅들은 이 게임에서 가장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합니다.

▲ 이렇게 지면 뿌듯하기보단 억울한 것이 사실

이점이 굉장히 미묘한데, 이렇게 이야기하면 많은 분들이 '그럼 내가 아무리 잘해도 캐리 못하는 게임인거 아닌가'라고 걱정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버워치'는 미묘하게도 이런 철저히 팀베이스 게임이면서 동시에 한 두 명의 스킬 연계나 슈퍼플레이만으로도 전황이 확 뒤집어질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그래서 '오버워치'를 할 때 높은 승률을 유지하기 위한 비법은 다름 아닌 '파티 플레이' 입니다. 아군에 아는 사람들로 구성된 파티가 최소 3인만 있어도 게임 진행은 매우 단단해집니다. 하지만 전부 말이 안통하는 솔로 플레이어에, 라인하르트-트레이서-트레이서-맥크리-겐지-파라 로 구성된 팀이라면? 또 상대가 6인 파티에 바스티온-바스티온-토르비온-메르시-라인하르트-위도우메이커 라면? 굿 럭. 만약 공격팀이 이긴다면 기적이라 불러드리겠습니다.

▲ 이렇게 지면 뿌듯하기보단 억울한 것이 사실2

사실 그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역할군 배정을 강제하는게 필요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이 게임에서 역할 분배는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파티플레이 할 때에는 6연승, 9연승도 해봤고, 반대로 혼자 플레이할 때는 10연패도 해봤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승패에 상당히 연연하는 타입이기에 스트레스가 좀 심했죠. 다만, 이건 이후 정식 서비스에 들어가고 랭킹전이나 다양한 매치메이킹 시스템이 도입되면 보완될 수 있으니 지켜봐야할 부분입니다.



역할군마다 다른 고뇌, 우리는 왜 주인공이 될 수 없나요?


밸런스 부분을 논하자면, 개개의 영웅에 대한 것 보다는 좀더 큰 그림의, 역할군별 밸런스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당장 한 역할군 내 영웅들의 밸런스나, 각 맵, 혹은 각 모드에서의 팀 밸런스 등은 매우 잘 맞습니다. 어떤 영웅이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죠.

'솔저:76' 플레이 영상

앞서 팀 조합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만, 그만큼 역할군마다 특징은 뚜렷하고, 한 역할군 내에서 영웅들은 평균적으로 비슷한 성능을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상당히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죠. 지원군에서 조금 특이한 대접을 받는 시메트라만 제외하면 그렇습니다. 타고난 OP는 있을 수 없는 구조에요.

보통 다른 게임들은 이런 역할군들을 서로 간의 상성관계로 엮어둡니다. 이를테면 '팀포트리스'에서 스파이는 엔지니어의 주적이지만 파이로에겐 아주 손쉬운 먹잇감이듯 말이죠. 하지만 '오버워치'에서는 그런 명확한 상성의 고리는 없고, 상성이 상당히 일방적입니다. 우선 모든 1대1 상황에서 공격군 영웅은 대부분의 돌격, 지원군 영웅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고, 수비 영웅들의 경우에도 능력 여하에 따라 동등하게 상대할 수 있습니다. 수비 영웅들도 마찬가지라서, 바스티온, 메이, 한조 같은 영웅으로 모두 썰어버리는 플레이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돌격 영웅은 타이밍을 잘 봐서 들어가지 않는 한 1대1은 무리죠. 지원군도 그렇습니다.

▲ 극혐 터렛로봇

팀 전술이 중시되는 만큼 충분히 그럴만한 것이지만, 현재 드러나는 밸런스 문제는 몇가지 모드에서 특정 역할군이 너무나 뛰어난 효율을 보인다는 것이고, 동시에 한 영웅을 중복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한 예로, 수비 진영에서 마음먹고 현재 굉장한 수비 효율을 보여주는 바스티온 같은 영웅으로 도배한 조합을 짜서 우주방어로 일관하면 공격 쪽에서는 도무지 뚫어낼 도리가 없는 수준입니다. 그런 수비를 뚫어내라고 있는 돌격군 영웅들, 혹은 우회 침투가 가능한 공격군 영웅들도 힘을 쓰기 어렵거든요. 심지어 19일 바스티온과 토르비온이 수정되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일방적인 너프는 아니기에 지금도 수비팀이 되면 "바스티온 해주세요" 하는 채팅을 꼭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각각의 역할군은 저마다 특화된 분야에서 활약하고자 만들어졌기에 특정 상황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도의 차이라고 할까요. 이런 공격, 수비 역할군의 일방적인 상성은 과연 이게 좋은 부분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항상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게임을 하는건 그리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거든요. 팀 VS 팀 밸런스로서는 현재 문제가 없지만, 역할군 별로 느끼는 성취감이나 압박감은 꽤나 다를겁니다.

▲ 사실 하이라이트가 가장 단조로운 분

하이라이트 선정 기준도 좀더 복잡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체감상, 결정타를 날린 플레이어만 고평가를 받는 면이 굉장히 큽니다. 멋진 한 장면을 만들어 낼 때도, 5인 대지 충격을 날린다던지, 적절한 소리 방벽으로 그런 기반을 마련하는 돌격이나 지원 영웅들, 또 일부 수비 영웅들은 하이라이트에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매우 낮습니다. 오히려 5인 대지 충격과 소리 방벽 속에서 평타만 갈겨서 한 세명 잡아내기만 해도 그 딜러가 하이라이트에 선정될 확률이 거의 100% 죠.

이 외에도 게임의 흐름도 전혀 고려되지 않지요. 실제로 개인적으로 정말 뿌듯한 순간이 몇번 있었는데, 그중 한번은 화물 운반 미션에서 공격을 할 때, 마지막 추가시간 동안 돌진-화염 강타-대지 충격 연계로 3킬 4넘어짐을 기록하고 승리로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초반 포화 4킬을 기록한 파라에게 하이라이트가 가는걸 보고 굉장히 허탈했습니다. 비슷한 예로 베타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지원 영웅이 하이라이트에 선정되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정말 적절한 타이밍의 부활이나 소리 방벽은 수도 없이 봐왔는데 말이죠.

▲ 이런 장면이 생각보다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본래는 유저에게 다양한 성취감을 주고자 만든 것이겠지만, 지금 기준으로는 그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 밖에는 안되고 있습니다. 터렛 깔아놓고 망치질만 하는 토르비욘, 탱크 모드 바스티온, 궁대박 파라, 리퍼, D.VA 가 전체 하이라이트 지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지금, 좀더 똑똑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질리지 않고 게임을 하게 되는 비결은 무엇인가


'라인하르트' 플레이

가장 중요한, 그리고 또 궁금한 점은 이겁니다. 바로 플레이를 지속하기 위한 동기 부여 입니다.

다른 장르이긴 하지만, 팀베이스 게임에 온라인 전용인 다른 게임들을 살펴봅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MOBA인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이렇게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유저들에게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동기를 부여해주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리그 오브 레전드'는 졌을 때나 악성 유저를 만났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개인적으로 '이기면 미친듯이 재미있는데, 지면 미친듯이 화나는 게임'을 '롤 같은 게임'이라고 부를 정도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화가나면 게임을 안할 법도 한데, '리그 오브 레전드'는 시시때때로 플레이하도록 유저의 구미를 당깁니다. 키보드 샷건을 날릴 만큼 화가 나는 게임을 하고나서도 다음날 다시 하게 되는 게임이 '리그 오브 레전드'에요. 과연 무엇이 그렇게 만들까요?

▲ 화나도 한다!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여러가지 제시할 수 있습니다만 크게 하나로 요약한다면, 이런 게임들은 승패를 떠나서 사람들에게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기면 최고로 재미있죠.(이야 롤 재밌다!) 하지만 이기지 못해도 그 과정 속에서 재미를 느낄 때가 있으셨을 겁니다.

가정을 해봅시다. 제가 갑자기 평소에 해보지도 않던 원딜 챔피언에 꽂혀서 우르곳을 플레이한다고 해봅시다. 분명 처음부터 그리 잘하지는 못할거에요. 승리를 보장하긴 힘들겁니다. 하지만 제가 우르곳을 처음 플레이하면서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은 굉장히 많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MOBA는 어떤 단계를 거쳐가면서 게임의 페이즈가 넘어갑니다. 초반의 인베이드와 정글, 또 라인전, 이후 한타와 오브젝트 컨트롤까지, 한판의 게임 내에서도 여러가지 진행도가 있고 파트가 있어요. 만약 승리하지 못한다해도, 그중 하나를 잘했기에 졌음에도 기분이 크게 나쁘지는 않았던 기억, 있으시지 않나요? '아 내가 그래도 CS는 잘먹었는데', '아 그래도 라인전은 이겼는데', '한타는 기가 막히게 했었는데' 같이 말이죠.

비록 승리하지 못해도 제가 하는 우르곳에 최적화된 템 빌드를 완성하거나, 또는 궁 하나 만큼은 기가막히게 잘 쓸 자신을 얻는다거나, 끝없는 견제 끝에 라인전 하나만큼은 꼭 이긴다거나 하는 식의 성취감들. 그리고 이런 것들은 모두 승리에 하나씩 연관이 있습니다. 그렇게 소소한 개인의 성취감이 팀 전체의 성취감으로 이어지죠. 모든걸 잘하기는 힘들죠. 모든걸 잘하면 프로게이머를 꿈꿀 수도 있겠지만, 우린 그냥 대중적인 플레이어잖아요?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나씩 발견할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리그 오브 레전드'를 계속 플레이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오버워치'가 다른 게임으로부터 본받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시스템과 콘텐츠는 정말 잘만들었지만, 이런 지속적인 동기부여가 부족해 오래가지 못한 게임들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유행을 타고 있는 팀 기반의 협동 경쟁 게임들이 고질적으로 겪는, 또 풀어나가야 할 숙제죠.

'타이탄폴', '이볼브', '레인보우식스 시즈', '배틀프론트' 등의 게임이 그러한 대표적인 예이고, 밸브의 '카운터스트라이크' 시리즈나 '팀포트리스2'도 비슷합니다(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팀포트리스2 와 오버워치는 분명히 다른 특징을 가진 게임입니다). 이런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한 '타이탄폴'이나 '이볼브' 같은 게임들은 준수한 게임성에도 결국 빠르게 잊혀져 갔지요.

▲ 오래하고 싶은데 오래 할 수가 없어!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하지만 사실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저로서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단지 그동안 다른 게임들의 사례를 통해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제시를 할 수 있을 뿐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요원한 변화가 바로 게임 플레이 경험의 개인화 입니다. 쉽게 말하면, 같은 게임을 하더라도 유저가 자신만의 경험과 자신만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는거죠. 기존 MOBA 장르 게임들의 아이템 트리나 룬, 특성, 스킬트리 같은 것이 그런 기반이 되어줍니다. 흔히 말하는 '파고들 여지'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팀포트리스2'의 경우도, 굉장히 다양한 새로운 무기들을 추가함으로서 유저가 '파고들만한 여지'를 만들었습니다.

현재의 '오버워치'는 분명 재미있고 수비, 지원 등 몇몇 역할군에 따라서 입문 문턱도 낮은 편이면서도 제법 심화된 게임성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오버워치'의 심화 플레이는 주로 팀워크에 의존합니다. 개인 차원에서의 잘하고 못함보다는 팀워크가 굉장히 중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게임 플레이 경험의 개인화'가 어렵습니다. 내가 플레이하는 환경은 언제나 같고, 나 자신의 실력도 크게 들쑥날쑥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내 스스로 단순히 영웅을 바꿔서 플레이하는 것 외에 다른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면? 게임을 하고자 하는 동기가 매우 충만해질 겁니다.


물론 팀 차원에서의 성취감도 굉장히 가치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혼자서는 재현할 수가 없다는게 가장 큰 단점이지요. 항상 같이 플레이할 수 있는 팀원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6명이나 되는 인원이 매번 게임을 하고 싶을 때마다 모이기는 상당히 어렵고, 또 그때마다 게임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같기도 어렵습니다. 결국 제아무리 팀 단위 게임이라 하더라도, 기본은 개인의 성취감입니다. 제가 '라인하르트' 장인이 되고자 한 것도 이런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적으로는 그 어떤 보조도 없지요.

물론 이것은 제 개인의 생각이고, '오버워치'에 맞지 않는 방향의 지속성 증가 요소인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오버워치'에 있어서 가장 큰 정체성은 멀티 FPS 가 아니라 전략 팀 배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선례와 또 실패한 선례가 모두 공존하는 상황에서, 이는 독이 될수도, 득이 될수도 있습니다. 결국 판단은 블리자드와 유저의 몫입니다.

▲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 새롭게 추가된 시스템인 진척도 시스템은, 아직은 그런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해주지는 못합니다. 사실 지금은 레벨과 전적 기록 밖에 없거든요. 스킨이나 몇가지 캐릭터 꾸미기 요소가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요소입니다. 과연 앞으로 이런 플레이 지속성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궁금하군요.



'오버워치', 우리 오래가자


결국 포인트는 그러합니다. '오버워치'는 정말로, 정말로 잘만든 게임입니다. 이렇게 큼직큼직한 전투의 재미가 있었던 게임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게임 내내 변수 생성도 많고, 유저의 플레이에 대한 피드백이 즉각 전달되며, 보기에도 재미있습니다. 언제나 같이 할 사람만 있다면 최고의 게임입니다. 가격은 전혀 걱정되지 않습니다. 사실 '오버워치'는 다른 멀티 전용 게임들에 비해서도 싼 편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이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떨쳐지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100전의 게임을 하는 동안 "아, 도저히 질려서 못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본 적이 없기에 사서 하는 걱정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곧 '그만큼 오래하고 싶은 게임이다' 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버워치' 베타에 앞에서 그런 별명이 있었죠. 스트리머들이 게임을 하는 방송만 볼 수 있다고 이름 붙여진 'OnlyWatch'. 그런데 처음에는 그런 자조적인 농담을 하던 유저들에게 공통되게 듣는 이야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어? 이 게임 생각보다 보는게 재미있네? 하는 반응 말이죠.


실제로 이 게임은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대중적인 취향폭과 입문 문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력에 따라 심화될 수 있는 팀플레이, 또 보는 재미가 있는 화끈한 전투 등 여러가지 다른 게임이 미처 보여주지 못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죠. 이스포츠로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비슷한 장르, 비슷한 지향점의 게임들이 보여준 약점들을 극복할만한 초월자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기에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입니다. 정말, 게임이 별로라면 이런 걱정도 들지 않을겁니다. 재미가 없으면 안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어서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런 걱정을 하는겁니다.


베타 테스트라는 것의 목적 중 하나가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오버워치'는 그 부분에서 정말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아직 베타 테스트는 많이 남았고, 정식 서비스까지도 시간이 있습니다. 물론 아예 새로운 것을 준비하기엔 짧은 시간이지만, 분명 블리자드가 준비한 카드가 더 남아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모두 즐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항상 지켜보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