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9년 하고도 절반이 지나갔네요. 이런저런 이슈도 많았고 탈도 있었지만 용케 10주년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다. 이제는 '장수'라는 타이틀을 달아도 될 듯합니다. 웹젠의 R2의 이야기입니다.

게임 업계는 모두가 '오토'에 대해서 곯머리를 앓습니다. 흔히 '작업장'이라고 불리는 오토 플레이들은 단속 방법을 바꾸고 플레이 패턴을 연구해도, 오토 역시 단속을 연구하면서 점점 진화하니까요. 아마 오토와의 전쟁은 온라인 게임이 계속 있는 한 끝나지 않을 싸움이자 어두운 면,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끝없는 전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웹젠의 R2는 이런 싸움의 구도를 다른 방향으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좀 관심이 많이 갔지요. 싸움의 '프레임'을 바꿔버렸다고 할까요? '쫒기는 자'를 게임에서 제외하는 방법으로 국가(?)의 힘을 동원한 겁니다.

ARS 본인 인증 제도를 도입한 R2의 '넵튠 서버'는 애초에 내국인이 아니면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거기다 전화인증 역시 070으로 시작되는 인터넷 전화번호는 '작업장'일 우려가 있어서 인증 목록에서 빼버렸죠.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오토'가 100%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넵튠 서버'는 다른 서버에 비해서 결과가 눈에 보일 정도로 오토가 줄어든 서버가 됐습니다.

넵튠 서버가 오픈한지도 벌써 2년이 되어갑니다. 그리고 이번에 3.0 업데이트를 도입하면서 81이 끝이었던 최대 레벨도 90으로 확장됩니다. 그동안 넵튠 서버를 운영하면서 느낀 '오토'에 대한 이야기와 신규 업데이트에 대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듣고자 웹젠 R2 사업팀의 김유미 팀장허정휘 PM을 만났습니다.

웹젠의 허정휘 PM(좌), 김유미 팀장(우)

Q. 먼저 이번 업데이트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부탁합니다. 혹시 본 서버에 적용되어있는 90레벨과 동일한 콘텐츠 업데이트인가요?

=아, 그 부분하고는 조금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일단 넵튠 서버가 다른 서버와 좀 다르게 운영되고 있어서 거기에 맞춰서 업데이트를 적용합니다. 넵튠 서버는 기존 서버와는 다른 '특화'서버고, 그동안은 레벨이 81로 제한이 되어있었습니다. 유저들이 게임을 공평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일반은 45시간, 추가로 피씨방 플레이를 포함해 일주일에 총 60시간을 즐길 수 있는 서버입니다.

2014년 8월에 처음 '넵튠'서버를 열었는데, 이제는 시간도 충분히 흘러서 레벨 확장을 하면서 하는 업데이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단 3.0 업데이트가 적용되면서 최대 레벨도 90으로 풀리게 되고, 거기에 맞춰서 레벨별로 지급하던 보급상자도 새로 지급될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유저분들이 레벨업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지급하려고요. 지급 상자도 많아졌지만, '공간이동 반지' 같은 편의 기능이 있는 아이템과 액세서리도 다양하게 제공해드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넵튠 서버에서 지급하는 '9검 5셋'이 좀 바뀌게 됩니다. 기존에는 11레벨에 보급 상자를 오픈하면 장비를 바로 받는 식이었는데, 지급 방식을 바꿔서 1레벨에 오픈하면 11레벨을 달성했을 때 NPC에게 교환할 수 있는 '방랑자의 징표'를 지급하도록 바뀌었어요. 그리고 NPC를 통해 장비를 교환할 때, 유저가 원하는 장비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을 해서 선택의 폭을 좀 더 넓혔습니다.

신규 콘텐츠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R2는 보통 여름과 겨울에 걸쳐 대형 업데이트를 선보이는 편이에요. 지금도 개발은 하고 있고, 시기를 봐서 안내해드릴 예정입니다. 아마 6월쯤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스피드 서버에 먼저 업데이트가 되고 7월 즈음에는 넵튠 서버와 정식 서버 유저들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Q. 이번에 넵튠 서버의 3.0 업데이트의 내용이 공개되긴 했는데, 28일에 열리는 이벤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음, 이게 비밀이라…간단히 맥락 정도만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길드와 공성에 관련된 이벤트가 있을 예정이고요. 그리고 4월 14일에 신규 및 복귀 유저들의 사전 신청을 받아서 총 30시간씩 세 번씩, 90시간의 게임 정량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에 맞춰서 유저분들에게 추가 혜택을 준비하고 있고요. 자세한 사항은 4월 28일에 공개되는 내용을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업데이트 중에는 레벨업에 맞춰서 장비를 보강해드리는 게 가장 큰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보급상자와 관련돼서 반지와 액세서리 등을 제공해서 유저들이 편리하게 게임을 즐기실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초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4월 28일, 넵튠서버에 3.0 업데이트가 적용된다.

Q. 넵튠 서버를 운영한지도 어느덧 2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용자들로부터의 반응은 어떤가요?

=확실히 ARS 인증을 통해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서버라서, 유저들이 느끼기에도 다른 서버보다는 오토가 훨씬 없다고 많이들 이야기해주세요. 이런 점에서 넵튠 서버는 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플레이 시간이 제한되어있는 부분이 걱정이었는데, PC방에 가지 않으면 45시간밖에 플레이를 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큰 불만은 없던 것 같더라고요. 아마 이번에 90레벨로 최대 레벨이 상향되면서 플레이에 대해 건의를 주시긴 할 것 같아요.

현재도 넵튠 서버의 유저들의 약 70% 정도는 대부분 일주일 최대 이용 시간인 60시간을 가득 채워서 플레이하시는 편이라서요. 주말에 거의 풀타임으로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부적으로도 플레이 시간에 대해서 좀 더 검토를 해보고 있습니다.


Q. 넵튠 서버 외에도 '아레스' 서버가 청정 서버로 존재하는데, 혹시 다른 서버를 더 추가할 생각은 없나요?

=앞으로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은 있습니다. 넵튠 서버의 만족도가 높은데다가 저희도 오토를 근절하려고 많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오토는 제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마 빠른 시일 내로 저희의 연구 견과를 유저분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할 것 같습니다.


Q. 그동안 오토를 잡아내고 서버를 운영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오토'는 정말 근절하기 힘든 문제인데, 내부에서는 오토에 대한 해결책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토에 대한 문제는 R2를 오픈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동안은 로그 분석이나 플레이 패턴을 통해 오토를 제한했는데, 지금은 조금 더 발전해서 프로그램으로 오토를 잡아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편입니다. 시스템적으로도 보완을 해보려고 하고요.

오토를 '근절'하는 건 정말 힘듭니다. 계속 단속 방법을 바꿀 때마다 오토도 플레이 방법이 바뀝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오토'가 없으면 시세가 너무 올라가서, 아이템 값이 너무 비싸서 게임을 하기 어렵다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토가 '필요악'이라는 의견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분명히 이런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유저분들보다는 오토 때문에 '플레이' 자체가 어렵고 짜증난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저희도 거기에 맞춰서 운영을 하고 있는 거고요. 오토는 끊임없이 잡아낼 예정입니다.

저희는 오토를 필요악이 아니라 '악'으로 규정하고, 앞으로도 보이는 대로 숙청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지금도 서버 담당 GM들이 오토를 체크하고 있고 계속해서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R2는 여전히 오토와 전쟁중이다.

Q. 그러고 보니 R2는 '서버'를 담당하는 GM들이 있는데, 사람마다 성격이나 일처리 방식이 달라서 유저들의 주는 GM에 대한 의견도 많지 않나요?

=네. 지난 3월부터 GM 분들을 각각 서버에 담당자로 지정해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좀 저희도 고민이 있어요. 사람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넵튠 서버를 담당하는 GM '커킥'님처럼 적극적으로 유저들과 대화하는 스타일도 있고, 묵묵히 돌아다니면서 오토를 잡아내고 조용히 버프를 주고 사라지는 GM도 있어요. 거기에 따라서 유저분들의 의견도 천차만별이죠. 서로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GM들 모두 다들 본인이 맡은 서버를 살리겠다고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유저분들이 GM 분을 만나게 되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전하고 싶네요.


Q. R2는 어느덧 서비스 10년을 바라보고 있는데, 좋은 부분도 있겠지만 가장 해결하고 싶은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신규 유저가 가장 고민이 됩니다. 요즘은 훨씬 그래픽도 좋고 시스템도 잘 정비된 게임들이 많아요. 새롭게 R2를 즐겨주시는 분들이 다른 게임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죠. 이번 업데이트도 어떻게 보면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들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도 있고요. 새 게임들은 계속 나와서 경쟁해야 하는데, 기존 유저들을 방어하는 것도 많이 힘듭니다.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를 위한 프로모션을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존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면서 기존 유저들에게 피해는 안 가는 프로모션이 필요해요. 매 번 이벤트를 기획할 때도 어떻게 하면 신규 유저들을 늘려 기존 유저들과 어울려서 게임을 즐기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아무래도 이건 서비스가 오래된 게임들 모두 비슷할 것 같습니다.


Q. 요즘에는 PC 온라인의 IP가 모바일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앱을 통해서 온라인 게임의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움직임도 있는데요, R2도 준비 중인 앱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네, 발표를 한지는 좀 됐는데 현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개발 중인 단계라서, 자세한 기능이 정해진 건 아니에요. 저희는 앱을 통해서 개인 정보를 지키고자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아닌 사람이 접속했을 때 강제로 종료하는 기능이라던가, 일정 시간 접속을 못하게 되면 접속을 제한하게 하는 접속 제한 기능 같은 것들을 고민 중입니다.

여기에다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유저들이 현재 필요한 아이템이 어느 지역에서 등장하는 등과 같은 '네비게이터'의 기능도 고려 중이고요. 그 외에도 아이템 판매나 장비 확인 등 편의 기능도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크게 '보안'과 정보 제공, 그리고 편의성을 위한 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빠르면 올해 안에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번 3.0 업데이트를 즐기게 될 넵튠 서버의 유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합니다.

=R2도 어느새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분유료화 도입부터 스피드 서버, 넵튠이나 매터리얼을 처음 도입할 때도 엄청난 반응이 있었죠. 힘들 때도 있었고 기쁠 때도 있었고요. 그래도 꾸준히 유저분들이 R2를 플레이해주시고 응원해주시니 여기까지 왔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10년은 더 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유저분들이 사랑을 주셨던 것만큼 저희가 보답하도록 노해야죠. 좋은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R2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길게 서비스하고 싶습니다. 넵튠 서버의 3.0 업데이트를 많이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GM 들과 함께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