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한 속도의 경기였다.

24일 서울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5 16강 3일 차 2경기에서 '인벤터' 김성우가 '누구야' 이경민을 3:1로 잡으면서 8강에 진출했다. 김성우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10턴을 넘기지 않는 빠른 템포를 선보이면서 속전속결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하는 김성우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8강에 진출한 소감이 어떤지?

기분이 너무 좋다. 상대 덱을 예측하고 저격 덱을 준비했는데, 오히려 그걸 꼬아와서 굉장히 당황했다. 손패가 정말 잘 풀려서 이겼기 때문에 굉장히 기쁘다.


Q. 앞선 경기에 비해 굉장히 빠른 템포를 선보였다. 컨셉 자체를 어그로 덱 성향으로 잡은 것인가?

상대가 예선에서 쓴 덱을 조사해서 얼방 법사와 방밀 전사를 저격하려고 했다. 사냥꾼에는 섬광까지 넣고 하이브리드 냥꾼을 준비했는데, 나온 카드들이 오히려 돌진 사냥꾼처럼 플레이를 하게 됐다. 드루이드에도 방밀을 저격한 해리슨 존스를 넣었는데 절대 나오질 않더라. 낙스라마스의 망령도 넣을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넣었는데, 거기에 보답을 해준 것 같다.


Q. 전체적으로 패가 상대보다 굉장히 좋았다. 초반 플레이를 보고 승리를 직감했을 것 같은데?

의도치 않은 돌진 사냥꾼을 하게 됐을 때, 그리고 성기사 미러전에서 첫 패에 간식용 좀비가 두 장 나왔을 때 정말 날아갈 것 같았다. 마법사도 설마 템포 법사일까 했는데 진짜 템포 법사였다. 상성이 안 좋아서 정말 걱정이 많이 됐는데, 첫 패에 정신 자극이 잡힌 걸 보고 이겼구나 싶었다.


Q. 오늘 본인에게 승리를 가져다 준 카드들 대부분이 대부분 너프가 되거나 정규전에서 퇴출된다. 카드 너프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지?

사실 오늘 쓴 덱은 실패했지만 저격용 덱이었다. 간식용 좀비를 제외하면 크게 아쉽진 않고, 오히려 나 이런 사냥꾼이야 너프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입장이다.


Q. 8강에서 '포커페이스'와 맞붙는다. 오늘 경기를 보면 스타일이 정반대같은데?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능력이 확실히 대단하시더라. 둘 다 장기전 덱을 들고 나오면 '포커페이스' 선수의 실력이 더 뛰어나다고 보지만, 나는 템포가 빠른 덱과 느린 덱을 둘 다 잘 쓸 수 있다. 충분히 할 만한 상대다.


Q. 정규전이 이제 3일 남았는데, 정규전에 대한 대비는 했는지 궁금하다.

팩 예약 구매를 했는데, 신규 카드를 하나하나 보던 중에 드루이드의 위습 소환 주문을 보고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예약 구매를 취소해버렸다. 여차하면 가루랑 골드만으로 팩을 맞출까 생각 중이다(웃음).


Q. 대회 목표는 어디까지로 잡고 있는지?

애초에 정해진 목표같은 건 없었고, 하스스톤이 그냥 재미있으니까 대회도 나온 것이었다. 그냥 계속 도전하자는 생각으로 임할 생각이다. 물론 굳이 목표를 정하자면, 중간에 떨어지고 싶지는 않으니 우승을 하고 싶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오늘 관전을 온 친구들 중 내가 이겨서 우승을 한다면 웃통을 벗고 가로쉬 분장을 하겠다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 덕분에 운이 잘 따라줘서 이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오늘 내가 여기까지 올라온 건 우리 팀 덱스트로이어 멤버들 덕분인 것 같다. 팀원은 네 명 뿐이지만, 내 실험용 덱을 상대로 하나하나 연습을 해준 덕분에 덱을 잘 짤 수 있었다. 팀원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