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구스타 게임즈 정진섭 대표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개발자에서 비 개발자로, 그리고 1인 개발사를 설립해 다시금 개발자로 돌아온 그는 2D 액션 RPG 언소울드를 개발 중이다.

어떤 한 분야에서 성과를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분야가 하나가 아니라 셋이 된다면 모든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게임 개발도 마찬가지다. 프로그래밍, 아트, 사운드 중 하나가 아니라 세 가지 분야에서 모두 성과를 낸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1인 개발자 스타트Kit - 프로그래밍, 아트, 사운드 혼자 다 하는 법'이라는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IGC 둘째 날 행사에서 메구스타 게임즈 정진섭 대표가 진행하는 강연은 세 가지 분야를 혼자서 다 하는 법에 관해서 진행된다. 하나만 하기에도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세 가지를 다 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 강연주제: 1인 개발자 스타트Kit - 프로그래밍, 아트, 사운드 혼자 다 하는 법

⊙ 어떻게 먹고살고 있나?

많은 사람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살고 있냐는 것이다. 나의 경우 이전 타이틀인 '픽셀로'를 기반으로 먹고살고 있다. '콩그리게이트(Kongregate)'라는 플래시 게임 사이트가 있는데 여기서 나에게 한 달 공과금을 낼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 페이팔로 들어온다. 페이팔로 들어온 돈은 '에셋 스토어(Asset Store)'에서 필요한 것을 구매할 때 돈을 거의 안 낸다는 느낌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근래에는 앱스토어에서도 순위가 올라 여기에서 1년간 살 정도의 돈을 벌고 있고, 일본의 오픈 마켓인 au, Soft Bank에서는 규모가 더 큰 상태다. 이곳에서는 회사에 다닐 때 만큼의 월수입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줄어들겠지만, 당분간은 무리 없이 지냈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게임을 출시하고 게임이 괜찮다면 돈을 벌 방법은 우리가 단순하게 모바일 스토어에 내는 것보다 훨씬 많다. 중국 시장에도 진출 시도를 했다가 실패했으나 이런 식으로 방법은 다양하다. 혼자 한다고 해도 겁먹지 말고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1인 개발자의 장단점

1인 개발자에게는 장점이 많다. 일단 회의가 절대 필요 없고 쓸데없는 페이퍼 워크도 없다. 쉬고 싶으면 휴가는 언제든지 갈 수도 있다. 나는 상당히 내성적인 편인데 인간관계와 사내 정치, 회식에서 휘둘릴 필요도 없어 너무 좋다.

그러나 1인 개발자의 최대 장점은 따로 있다. 바로 '벌면 다 내꺼'라는 것이다. 이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장점의 80% 정도는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벌든 적게 벌든 한 번 맛을 보면 정말 달달해서 끊을 수가 없다.



반대로 단점도 있다. 예를 들면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면 자꾸 나에게 힘내라고 한다. 어른분들은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것이 아니면 불쌍하게 여기는 것 같다. 체감상 사회적 지위는 '백수'와 비슷하다. 그리고 내가 노는 줄 알고 어머니가 계속 불러내서 잡일을 시킨다. 조금 외로운 느낌도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과 일을 하기 어렵다. 의견 차이가 나면 예의를 차리면서 그냥저냥 하다가 재미없는 게임이 나올 수도 있다. 이런 것이 스트레스 작용해서 일이 더 진행되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2~3명이 같이 일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으냐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잊지 말라. 벌면 다 내 것이다. 실제로 내 친구 중에 뛰어난 개발자가 있는데 얼마 전에 게임도 출시하고 잘 됐다. 그런데 2명이 같이 했다. 그래서 빨리 다음 게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고민을 하고 있다. 여러 명이 함께 하면 이런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꼭 알아야 하는 것이 2명이 같이 일을 한다고 성공 확률이 2배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잘 생각해야 한다. 2명이 같이 일하는 것이 정말 더 효율적일지, 아니면 혼자서 위험 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좋을지.


⊙ 혼자서 프로그래밍, 아트, 사운드를 다 할 수 있는가?

나에게 가장 많이 질문하는 내용은 '정말 혼자서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가?'다. 기간이 오래 걸릴 뿐 실제로 혼자서 개발한 게임은 많다. '스타듀 밸리'도 그렇고 '페이퍼 플리즈', '케이브 스토리', '투 더 문'도 마찬가지다.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여러 명이 같이 일하는 이유 중 하나는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인데 퀄리티가 높은 게임과 재미있는 게임은 다른 이야기다. 혼자 만들면서도 내가 만드는 게임과 잘 어울리는 그래픽과 프로그래밍, 사운드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나에게 그 이상의 실력이 있더라도 게임에 맞춰야 한다.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하는 것은 내가 만드는 게임에 맞는 실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 이상은 필요 없다.




⊙ 프로그래밍

프로그래밍을 시작하면 장벽이 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엔진이 많이 나와서 장벽이 예전보다 높지 않다. 다만, 엔진을 선택할 때 기준을 세워서 잘 선택해야 한다. 1인 개발자를 기준으로 볼 때는 '에셋 스토어'가 가장 잘 되어 있는 것이 좋다. 그렇게 따지면 '유니티'가 가장 무난하다. 만약 3D를 준비하고 있다면 '언리얼'도 좋은 선택이다. 언리얼도 3D 에셋 스토어는 나쁘지 않다.

엔진을 선택한 후에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일단 책을 사야 한다는 분들이 있는데 책이 꼭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유니티의 공식 홈페이지만 잘 찾아보기만 해도 알기 쉬운 자료들이 많다. 대신 영어로 되어 있는 것이 많은데 영어는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도 계속 영어로 들을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유니티 자습서 동영상을 먼저 본 후에 유니티 매뉴얼을 쭉 보자. 여기가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유니티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고 난 후에 자신이 원하는 장르의 유튜브 튜토리얼을 찾아보면서 자신이 쓸만한 기능을 파악한 뒤 유나이트 등의 기술 자료 동영상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아무것도 모르는 분들의 경우 가장 기본적인 에셋도 구매하지 않고 유니티의 기본 기능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에셋도 어느 정도 구매해 두는 것이 좋다. 1인 개발자에게 있어 에샛을 많이 활용한다는 것은 자신만의 프로그래밍 팀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아트와 사운드보다는 프로그래밍 쪽의 에셋을 구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왜냐하면 프로그래밍은 눈에 띄지 않는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음악인데?'라는 말은 나올 수 있지만, 프로그래밍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없다. 그러니 프로그래밍 관련 에셋을 많이 이용해야 한다.

다만, 에셋을 보자마자 구매하지 말고 일단 챙겨만 뒀다가 세일할 때 구매하자. 가끔 피처드된 에셋들을 묶어서 팔기도 하니 에셋 스토어를 주기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 추천 에셋

* NGUI : UI 구현 보조
* Shader Forge : 빛/그림자 효과 구현
* I2 Localization : 번역 보조, NGUI와 연동
* Rewired : 모든 컨트롤러 지원
* 2DxFX: 2D Sprite FX : 2D 관련 Shader 모음




프로그래밍 워크 플로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일단 기획을 한 후에 기능 떼어 본다. 그리고 이 기능은 어떤 게임에서든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에셋 스토어에 다 있으니 그곳에서 가져오자. 그런데 이 기능은 우리 게임에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 기능을 어떻게 개발할지 생각을 하면서 유니티 다큐멘테이션, 구글링, 유튜브 등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고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개발에 들어가면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아트와 역할을 조율해야 한다. 기능을 개발하다 보면 프로그래밍이 아니라 아트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내가 공격받을 때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프로그래밍으로 해결할지 아트로 해결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아트로 하는 것이 깔끔하지만, 본인의 역량에 따라 생각을 해야 한다.

여러분들의 개발이 늦어지는 이유는 대부분 이 플로우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 플로우에 따른다면 1인 개발은 자학과 자화자찬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 아트

아트의 경우 '픽셀 아트'를 위주로 진행하고 있는데, 픽셀 아트와 일러스트를 조금 그리고 있다. 'GAME GRAPHICS VOLUME -1: PIXEL ART TECHNIQUES'란 책이 지금은 무료로 풀렸으니 구글에서 검색하면 쉽게 픽셀 아트의 기본을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툴을 선택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포토샵'을 월 구독하는 것이 좋으나 조금 부담된다면 '클립 스튜디오'를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클립 스튜디오는 분기별로 반값 세일도 하니 확인을 꼼꼼히 하자. 픽셀 아트 애니메이션용으로 'aseprite'도 고려할만하다. 역시 세일을 할 때가 있으니 놓치지 말자. 타블렛은 'Intuos Pro-소형'이면 어떤 사람이든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도구를 모두 갖췄다면 이제 아트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일단 개인적으로 학원은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국비 지원이 되는 학원도 많아 무료로 배울 기회도 있으니 참고하자. 그 외에는 인터넷을 통해 배우는 것이 더 좋은 경우가 많고 수준 높은 온라인 과외를 따로 선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유튜브에는 뛰어난 아티스트 분들이 다양한 강좌를 올리는 채널도 많으니 꼭 찾아보길 바란다.

1인 개발자는 매우 외로운 직업이다. 그러니 '행아웃'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행아웃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많이 활용하는데 흔히들 말하는 '존잘러'들이 상당히 많다. 트위터에서 행아웃을 검색해도 되고 그림 관련 질문을 하면 잘 알려주고 자신의 그림을 평가해 달라고 하면 상처받을 만큼 열심히 까주신다. 이곳에서 여러 사람과 친분을 쌓아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프로그래밍 때 소개했던 'Shader forge'는 아트 작업 시에도 도움이 되는 에셋이다.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spine'이나 'Live2D'를 이용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이 프로그램들은 픽셀 아트에는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아두자.



⊙ 음악 / 사운드

음악과 사운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파트다 보니 겁을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프로그래밍도 유니티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음악과 사운드도 매우 많은 툴이 있다. 일단 음악을 만드는 워크 플로우로 보여주겠다.

일단 소리를 만들기 위한 '내장 악기'나 '가상 악기'가 필요하다. 이런 것들로 소리를 만들어 '시퀀서'라는 곳에 넣는다. 시퀀서란 이 채널에서는 바이올린을, 이 채널에서는 피아노를 나오게 하는 등의 작업을 한다. 그리고 시퀀서를 조금 더 풍부하게 만들 '이펙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에 에코 혹은 노이즈를 넣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이펙트다. 그리고 이를 잘 조합해서 뽑아내는 것이 '마스터링'이다.



시퀀서의 경우 맥이라면 '로직 프로 X(Logic Pro X)'를, 윈도우라면 '큐베이스(Cubase)'를 추천한다. 다만, 로직의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다른 시퀀서들이 약간 비싸게 느껴질 것이다. 국내에서는 큐베이스의 사용자가 더 많은 듯하다.

큐베이스의 차선책으로 '스튜디오 원(Studio One)'이라는 시퀀서가 있다. 이 시퀀서는 무료 버전도 있어서 본격적으로 작업하기 전에 충분히 연습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로직과 큐베이스를 합쳐 놓은 느낌이고 큐베이스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사용자가 적어 정보를 얻기는 어렵다. 그 외에도 여러 시퀀서가 있으나 앞에서 추천한 3가지에서 벗어날 일은 거의 없다.



시퀀서만 준비한다고 끝이 아니다. 이제는 시퀀서에서 사용할 소리가 필요하다. 소리는 시퀀서에 내장된 악기를 사용하거나 가상 악기인 'VSTi'를 사용해서 만들어 낸다. 가상 악기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NI Massive'로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그 외에는 방대한 양의 악기 소리를 가진 'Omnisphere 2'나 매시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U-he Zebra'등이 있으니 이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그러고 나면 가상 악기를 연주해야 하는데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로도 연주할 수는 있으나 더 쉽게 연주하려면 '마스터 키보드'가 필요하다. 마스터 키보드는 자체만으로 소리를 낼 수 없으나 가상 악기와 연결하면 소리를 낼 수 있다. 마스터 키보드는 처음부터 비싼 것을 구매하지 말고 음악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중고 악기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윈도우 사용자의 경우 건반을 누를 때 딜레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오디오 인터페이스도 준비해야 한다.



* 맥용 추천 패키지 : Logic Pro X(시퀀서) + NI Massive(가상 악기, VSTi) + 마스터 키보드
* 윈도우용 추천 패키지 : Studio One(시퀀서) + NI Massive(가상 악기, VSTi) + 마스터 키보드 + 오디오 인터페이스


모든 준비가 됐다면 이제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우선 큐오넷 리뷰란과 강좌란을 파헤치면서 차근차근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칩튠으로 간단하게 먼저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추가로 무료 효과음들을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도 있으니 최대한 활용하자. 유료 에셋에도 좋은 것이 많으니 에셋 스토어를 자주 둘러보자.



⊙ 끝으로...

1인 개발자가 힘든 점은 자신의 실력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자신의 실력이 늘어 캐릭터가 변하면 움직임도 다시 구현해야 한다. 그리고 프로그래밍이나 사운드는 모두 힘이 들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 괜찮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계속 말했듯이 번 돈은 전부 내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 질의응답

개발 외의 부분인 마케팅이나 QA는 어떻게 해결하는가?

= 그런 부분은 혼자서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의 경우 해외 잡지나 블루 포스트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하루에 메일을 10통씩 보냈다. 나는 언소울드를 만들고 있지만, 혼자서 마케팅을 하자면 무리가 있으니 마케팅은 따로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QA의 경우도 따로 답은 없다. 내가 많이 테스트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권했다. 그리고 너무 완벽한 게임을 만들 필요는 없다. 계속 피드백을 받으면서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면서 해결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정말 힘이 들겠지만 다른 1인 개발자들과 교류하면서 정보를 모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IGN과 같은 해외 웹진과 접촉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실제로 기사가 올라갔는지?

= 일단 나는 IGN의 모든 기자의 페이스북을 염탐했다. 거기서 정보를 얻어 계속 메일을 보냈다가 그중 한 명이 IGN에 기사를 실어주었다.


픽셀로를 서비스한 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이후에도 돈을 계속 벌 수 있도록 안정화가 됐는지?

= 픽셀로의 경우 유료 게임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게임이 여러 개 있다면 지속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는 운이 좋게 그쪽에서 먼저 접촉을 하고 iOS도 자신들이 직접 서비스를 한다. 그 덕분에 어느 정도 수익이 나고 있다.


1인 개발자가 정말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도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재미를 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두 번째 게임을 만들고 있는 입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게임과 유저들의 재미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았는지?

= 대부분의 개발자가 고민하는 부분일 것이다. 급하게 만들어야 하는 경우 빨리 수익을 내야 하는데 아는 것은 적으니 자신이 못하는 분야에서 타협하게 된다. 나의 경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 가지를 모두 공부하고 있다.

나와 같은 1인 개발자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1인 개발자에게 필요한 것은 대중적인 인기보다는 매니아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니아 층이 생기면 계속 1인 개발자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픽셀로 서비스 초기에는 반응이 없다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게 된 것 같은데 이에 대해 따로 활동했는지?

= 따로 활동을 조금은 했다. 기자에게 거의 매일 메일을 보냈는데 보도 자료가 없으니 편지형으로 꾸준히 보냈다. 이런 게임을 만들었으니 좀 알려달라고. 그리고 루리웹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정보란에도 올렸다. 그 외에는 딱히 한 것이 없는데 구글 피처드에도 올라가서 도움이 됐다.


1인 개발자로서 혼자서 장기적으로 게임을 관리하기 어려울 텐데 이에 대한 마스터플랜과 수익 모델이 있는지?

=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유지는 나와의 약속이다. 픽셀로를 즐겨준 유저들에게 고마움을 담아 하루에 한 번씩 표현하고 있다. 앞으로 몇 년간은 더 유지할 생각이다.


1인 개발자로서 내성적이라고 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다른 인디 게임 개발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어떤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는지?

=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나의 경우 방송을 안 해본 것이 없다. 그리고 루리웹에 가서 같이 게임갸벌 방송한다고 홍보를 하면 대부분 같은 개발자들이 온다. 그리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친해진다.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다른 곳에 있는 인디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페이스북에서 '서울 인디즈', '인디라! 인디게임개발자 모임'과 같은 커뮤니티 가입을 추천한다.


1인 개발자로서 세 가지를 모두 하다 보면 한계를 보일 수 있는데 이럴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

= 굉장히 많이 발생하는데 방법은 하나다. 벌면 다 내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실제 개발 중에는 많이 부딪힐 것이다. 그래도 지금 막히지만, 계속하다 보면 2주 뒤에는 해결되어 있을 것이다. 그 이후에는 막힌 순간에도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여유가 생길 것이다.


혼자서 개발하다 보면 자금이 부족할 수도 있을 텐데 텀블벅과 같은 후원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 그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었다. 그런데 이런 후원을 받으면 그에 대한 보상도 준비해야 한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로 후원 사이트를 진행하면 개발에는 오히려 소홀해질 수 있다.


게임을 개발하기 전에 세 가지 전부를 0부터 시작했는지? 아니면 어느 정도 준비를 했는지?

= 아트는 완전히 0에서 시작했다. 프로그래밍은 대학 때 취미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정도였다. 사운드의 경우는 내가 전문 프로그램을 한 것은 아니지만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던 것이 지금 도움이 되고 있다.


게임을 제작할 때 세 가지 부분에 시간 배분을 어떻게 하는지?

= 세 가지가 다 비슷한 실력이라고 치면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트다. 리소스 1장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퀄리티를 가장 높여야 하는 것은 사운드인 것 같다. 사운드가 좋을수록 게임의 퀄리티가 확 높아지는 느낌이 든다.


게임 하나를 개발하고 출시하고 난 후에 다음 게임을 제작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 픽셀로를 출시한 후 약 8개월이 필요했다. 1인 개발자다 보니 그 이후에 발생하는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고 마케팅이 필요한지도 몰랐다. 하나하나 시도하는 시간도 많았고, 아트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사운드는 기반을 준비 해두면 이후부터는 시간이 상당히 절약됐다.


혼자서 게임을 제작하면 어느 정도 퀄리티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길어질 텐데 그러다 실패를 하면 돌아오는 위험 부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 이 강연의 취지는 지금 당장 아트나 사운드를 시작해보라는 것이지 만약 생업을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 대신 2~3년간 꾸준히 도전하면서 할 수 있겠다는 감이 오면 적당한 규모로 게임을 출시해보고 이게 나름 성공한다면 본격적으로 시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게 실패하면 방법이 없다. 회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래도 하나 얻어가는 것은 게임을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알게 되니까 비효율적인 작업이 줄어든다.


이전에 번듯한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게임을 개발해야겠다면서 회사를 나오게 된 계기가 있는지?

= 이전에 게임 개발은 취미로만 하고 있었는데 직장 생활이 정말 맞지 않았다. 이렇게 있다가는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회사를 나오게 됐고, 전부터 개발하고 있던 게임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