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의주 액션스퀘어 / 캐릭터 아티스트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문의주 캐릭터 아티스트는 CJ게임랩의 하운즈와 인플레이의 피어,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2에 캐릭터 아티스트로 참가했다. 현재 액션스퀘어의 '블레이드2'의 캐릭터 아티스트를 역임 중이다.


예로부터 게이머들은 잘 만든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런 말을 내뱉고는 했다. "이게 게임이야? 영화야?" 재미있게도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5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게이머들은 같은 말을 했고, 같은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과거의 이 멘트가 약간의 감정적 동요와 함께했다면, 오늘날은 조금 다르다. 이제 진짜 게임인지 영화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PBR(Physical Based Rendering)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면서, 컴퓨터 그래픽과 실사의 경계는 상당 부분 무너졌다. 물리 법칙을 기반으로 하는 이 기술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질감을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현실에 존재하는 질감이라면 실사와 다름없는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다.

그리고 이 PBR이 게임 개발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언리얼4' 엔진이다. '블레이드2'를 개발 중인 문의주 캐릭터 아티스트. 국내에서 언리얼4를 이용해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거로는 'HIT'의 넷게임즈와 함께 투톱으로 불리는 액션스퀘어 소속의 아티스트다. 그런 그가 IGC2016의 마지막 날 강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분야에서 일하지 않는다면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시작된 강연(실제로 나에게는 어려웠다…. 엄청나게). 그는 'PBR'이 무엇인가부터 '서브스탠스 페인터'를 이용해 직접 제작하는 과정까지 관객들에게 풀어내기 시작했다.


■ 강연주제: 언리얼4 아티스트를 위한 실용적인 PBR 가이드



⊙ PBR(Physical Based Rendering)이란 무엇인가?

'PBR'을 한글로 풀어내면 '물리 기반 렌더링'이라고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현실의 물리 법칙에 기반을 둔 질감과 표면을 표현해주는 기술이다. 이미 CG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영화에서는 전부터 사용되어온 기술이다. 그리고 오늘날에 이르러, 게임 엔진으로 만든 그래픽이 실사와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진 힘이기도 하다.

사실 기존에 렌더링에 사용되던 디퓨즈/스페큘러 방식은 엄밀히 말해 현실적이지 않다. 가상의 소재들을 가상의 수단으로 조율해 현실에 가깝게 만든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PBR은 그렇지 않다. 현실의 물리 법칙을 그대로 따라가는 이 시스템에서는 애초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질감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현실과 흡사한 질감을 보여준다.


"PBR이 있는 이상, 더는 과거의 기술에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의주 아티스트가 말했다.

PBR의 수행 과정은 세 가지로 나뉜다. '알베도'를 이용해 베이스 컬러를 지정하고, '메탈릭'을 통해 빛의 반사를 정한다. 여기에 '러프니스'를 적용해 빛의 산란도를 정하고, 구체적인 질감을 만들어낸다.

기존의 '디퓨즈' 방식은 표면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라이팅 기법이나 'AO', 그리고 스페큘러 등의 도구를 이용해 보충해줘야 했다. 하지만 PBR의 워크플로우인 알베도, 메탈릭, 러프니스는 그 작업 하나하나만 잘하면 현실과 같은 질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이 때문에 PBR 작업을 하면서 과거의 디퓨즈 어셋을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PBR의 기반을 이루는 법칙의 조건을 과거의 어셋이 위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베이스 컬러를 정하는 '알베도'의 과정 또한 순수하게 컬러만을 지정하게 된다.

'메탈릭'의 과정은 '예'와 '아니오'만 구분하면 되는 쉬운 과정이다. 금속이냐 아니냐. 어떻게 보면 편협한 구분이지만, 금속과 비금속의 질감 차이는 매우 크기 때문에 세 가지 워크플로우 중 하나로서 자리하고 있다. PBR에서의 메탈릭 과정이 갖는 이점은 매우 큰 편인데, 일단 여러 기법과 어셋이 필요하지 않고 하나의 채널로서 작용하기 때문에 텍스처 메모리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같은 느낌을 내지만, 그만큼 부하가 줄어드는 것이다.

때문에 메탈릭의 과정에서 색상을 표현할 수는 없다. 색상의 기본이 되는 RGB 채널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색상을 적용하고자 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알베도' 채널에 색상을 적용하면 해결된다. 게임 제작에서 금속의 질감은 굉장히 자주 사용되는 소재인데다, PBR을 통한 메탈릭의 적용은 매우 효율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게 된다. 비록 스페큘러를 사용하면 현실의 법칙을 거스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질감도 표현할 수 있지만, 사용의 편의성 면에서 상대되지 않는다.

▲ '메탈릭' 채널만으로는 색상 변경이 불가능

마지막 단계인 '러프니스'는 표면의 성질을 표현하는 텍스처다. 매끄러운지, 아니면 거친지. 정반사와 난반사의 이론에서 알 수 있듯 러프니스는 강하게 적용될수록 난반사의 빈도를 높이고, 불투명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러프니스와 메탈릭이 합쳐지게 되면 굉장히 다양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다.

PBR의 장점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최신 기술이 적용된 솔루션이기에 전체적인 그래픽의 퀄리티가 높아진다.

- 현실의 물리 법칙에 따르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운 질감 표현이 줄어든다.

- 사용하는 채널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최적화 효율성이 늘어난다.


⊙ '서브스탠스 페인터'를 이용한 캐릭터 작업

▲ 서브스탠스 페인터 인터페이스

PBR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끝낸 문의주 아티스트는 액션스퀘어에서 실제로 캐릭터를 제작하는 과정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다. 사용한 소프트웨어는 PBR을 소화하는 툴인 '서브스탠스 페인터'.

서브스탠스 페인터의 특징은 하이퀄리티 그래픽을 만들어낼 때 필요한 '노멀맵'을 굉장히 편하게 수정할 수 있는 툴이며, 동시에 매우 많은 표본 텍스처가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임의의 정보 값을 만들지 않아도 표본의 텍스처만으로 만족할 만한 질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 문의주 아티스트의 캐릭터 제작 시연 과정은 추후 전체 영상을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 아티스트로서 바라보는 차세대 엔진

시연을 마친 문의주 아티스트는 아티스트로서 차세대 엔진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말하며 강연의 마무리를 향해 나아갔다.

"언리얼4 엔진으로 개발을 시작하면서 알고 있던 기존의 지식을 대거 새로운 지식으로 바꿔야 했어요. 마치 바느질을 열심히 해오던 차에 재봉틀이 나타난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래픽 아트 분야는 항상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는 의무가 있어요.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다르게 변하지 않는 가치도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눈이죠."

문의주 아티스트는 프로그램은 그저 아티스트를 도울 뿐, 아트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항상 모든 아티스트가 작품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하며, 새로운 작품들을 보며 스스로 발전하는 것이 그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이러한 새로운 엔진과 기술의 발달이 아티스트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역설했다. 아티스트들에게 있어 표현할 수 있는 한계의 폭이 늘어났다는 것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강연의 마지막, 그는 모든 아티스트들이 항상 하이엔드 그래픽에 도전하는 자세를 가진 채 작업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