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2016 KeSPA컵 결승전에서 ROX 타이거즈와 콩두 몬스터가 맞붙는다. 한 팀은 날 때부터 강력했던 호랑이고, 다른 한 팀은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와 강팀이 되려 하는 팀이다.

이렇게 태생은 다른 두 팀이지만, 공통점도 존재한다. 바로 정글러의 캐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피넛' 한왕호는 나진 e엠파이어에서는 날개를 펴지 못했지만, 그 잠재력을 인정받아 들어 온 ROX 타이거즈에서 기량이 만개했다. 롤드컵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으나 그의 캐리력이 어디로 간 것은 아니다.

이미 KeSPA컵에서 증명하지 않았나. 신들린 리 신 플레이로 진에어 그린윙스의 늪을 메워버렸고, 숙명의 적 SKT T1을 상대로도 엄청난 캐리력을 자랑했다. 한 번 제대로 흥을 내기 시작하면 '피넛 한왕호를 막을 수 있는 존재가 협곡에서 사라지는 것만 같다.

하지만 콩두 몬스터즈에게도 비밀 병기가 있다. 챌린저스 코리아에서부터 함께 해온 새로운 정글러, '펀치' 손민혁이 보여주고 있는 기세는 '피넛' 한왕호에게 한 치도 밀리지 않는다. 비록 한왕호처럼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아이템을 가는 자신감을 보여주진 않지만, 플레이의 자신감만큼은 한왕호에게 뒤지지 않는다.

어제 ESC 에버를 상대로 보여줬던 리 신은 화려하기도 했지만 극히 실용적인 움직임이 많았다. 리 신이란 챔피언의 이해도가 굉장히 높다는 게 눈에 확연히 들어왔다. 두 선수의 싸움에서 관건은 먼저 리 신을 누가 가져가느냐다. 서로 리 신 픽에 자신감이 있는 상황에서 먼저 리 신을 골라 승리한다면, 상대의 기세를 한 풀 꺾고, 아군의 사기는 올릴 수가 있다.

반대로 먼저 리 신을 꺼내 패배한다면 큰 애로사항에 처할 수가 있다. 상대의 리 신은 무서운데, 아군이 뻇어 오기에도 모호해지는 것이다. 더 최악은 리 신을 상대로 다른 정글 챔피언을 선택해 완벽히 압도당하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상대는 어떤 전략이든 사용할 수 있고, 패배한 팀은 밴을 하거나 불안정한 새로운 수를 둘 수밖에 없다. 과연, 어떤 팀이 리 신 싸움에서 웃으며, 우승컵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 2016 KeSPA컵 결승 경기 일정

결승전 ROX 타이거즈 vs 콩두 몬스터(오후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