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스프링과 섬머를 마지막으로 LCK의 정규 시즌이 막을 내리고, LoL 최대의 축제인 월드 챔피언십(롤드컵)과 올스타까지 LoL e스포츠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꽉 찬 일정으로 쉴 틈 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경기가 없으니 허전함이 배로 느껴졌다.

이번 이적 시장에는 전례 없는 폭풍이 몰아쳤다. 폭풍이 잠잠해지고 이제, 2017년 LCK 로스터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슈퍼 팀'으로 보이는 로스터가 완성되기도 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이번에는 다음 시즌 대회를 기다리기에 앞서, 2016년 치러진 대회에서 있었던 일들과 결과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 LCK 스프링부터 다양한 경기 있던 2016년 한 해



■ 2016년의 첫 정규 시즌 시작! 2016 롤챔스 스프링

지난 1월 13일 2016 LCK 스프링 시즌이 드디어 막을 올렸다. 대규모 리빌딩이 진행되었던 팀이 다수였던 만큼, 경기의 향방은 좀처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1라운드가 진행되면서 금세 전력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팀은 바로, 락스 타이거즈였다.

락스 타이거즈는 '위즈덤'과 '호진'의 빈자리를 대신해 공격 성향이 짙은 정글러인 '피넛' 한왕호를 영입했다. 기존에 락스 타이거즈가 안고 있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 듯한 기세로 무섭게 승리를 쌓기 시작했다. 기존에 강팀으로 분류된 SKT T1과 kt 롤스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1위의 자리에 가장 먼저 안착한다.


▲ 피넛의 영입으로 락스 타이거즈의 전력은 극대화되었다
(영상 출처 : OGN)


전력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SKT T1은 여전히 강력한 듯 보였다. 초반에는 '듀크' 이호성과의 호흡이 불안했지만, 이내 팀에 녹아드는 듯 적응하며 강팀의 기세를 되찾는다. 1라운드를 6위의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한 SKT T1은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전승 우승을 달성했고, 2라운드부터는 무서운 기세로 3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전승' 우승을 기록한 SKT T1


그 뒤를 이어, 여름뿐 아니라 봄에도 강함을 입증한 kt 롤스터가 바싹 추격하며 3강 구도의 윤곽을 잡기 시작했다. 라운드 초반, 좋았던 기세의 진에어 그린윙스와 후반에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 아프리카 프릭스가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거머쥐며, 결승을 향한 구도가 좁혀졌다.

포스트전을 치르고 결국, 결승전에서 맞붙게 된 팀은 SKT T1과 락스 타이거즈였다. 1라운드를 6위로 마무리했던 SKT T1이 IEM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버프를 두르고 등장했다. 진에어와 kt 롤스터를 무난하게 잡아내며 결승 무대로 진출했고, 정규 시즌 내내 압도당하던 락스 타이거즈를 상대로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결국 우승을 차지한다.

롤챔스 3회 '연속 우승'과 '5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SKT T1은 다시 한번 명실상부 세계 최강의 팀임을 입증했다.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라는 명언을 남긴 채, 2016 LCK 스프링 시즌은 SKT T1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 치열한 결승전 끝에 결국, 대기록을 달성하고마는 SKT T1
(영상 출처 : OGN)



■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 201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5월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 2016 롤챔스 스프링 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한 SKT T1이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지난 2015년, SKT T1의 우승 기록에서 유일하게 오점으로 기록된 MSI. 이번 무대는 SKT T1에 '완벽한 기록을 위한 한 걸음'이 될 것 같았다. 또한, 롤챔스 결승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인 만큼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던 무대이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 달리 시작은 좋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플래쉬 울브즈와의 경기는 패배로 마무리되었고, 강한 면모를 보여주던 RNG에게도 패배했다. 상대가 되지 않을 것 같던 북미 팀에게마져 패배를 기록하며, 상위 라운드 진출에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 유난히 한국 팀을 상대로 강력한 플래쉬 울브즈의 경기력
(영상 출처 : OGN)


이런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SKT T1은 포기하지 않았다. SKT T1은 CLG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연패를 끊었고, 슈퍼매시브와 G2를 잡아내며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내 4강전에서 강팀인 RNG와 맞붙게 되었다. 엄청난 관심을 끌었던, 한중 구도의 결승전은 아쉽게 볼 수 없었지만, 4강 경기임에도 많은 관중이 몰렸었다.

MSI에서도 발동한 SKT T1의 패시브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 RNG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두며 SKT T1이 결승 무대에 진출한다. 결승 무대에서 만난 CLG를 상대로 SKT T1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사하며 3:0으로 MSI 우승컵을 거머쥔다. SKT T1은 2015년, 자신들의 유일한 오점이었던 MSI의 우승컵마저 획득하고 말았다.


▲ 작년에 달성하지 못한 MSI 우승을 달성한 SKT T1



■ 끝까지 반전과 이변이 가득했던 2016 롤챔스 섬머!

약 한 달간의 휴식 뒤에 2016 롤챔스 섬머 시즌이 개막했다. 이번에는 팀 로스터에 그렇게 큰 변화가 있진 않았다. 오히려, 대규모 리빌딩을 겪은 팀들이 무사히 한 시즌을 보냈고,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에 경기 자체의 흥미가 더욱 높아진 시기였다.

섬머 시즌은 시작하기가 무섭게 상위권과 하위권이 구분되었다. 불변의 SKT T1은 더욱 뛰어난 경기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며 1위에 올라섰고, 그 뒤를 이어 락스 타이거즈와 kt 롤스터가 2, 3위로 안착했다. 기존 3강에 속한 팀이 다시 이 순위에 오르는 것은 장담하지 못한다는 예상과 달리, 순위는 빠르게 정해졌다.

눈에 띄었던 점은, '룰러' 박재혁을 영입한 삼성은 '플레이 메이커'를 찾으며 시너지가 조금씩 발휘되기 시작했다는 것과 진에어 그린윙스는 특유의 늪롤을 탈피한 폭발적인 경기력으로 상위권에 대한 희망을 붙잡았다는 점이다. 또한, 섬머 시즌에 승강전을 돌파하고 합류한 ESC 에버와 MVP가 다크호스 같은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 다크호스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준 승격팀들
(영상 출처 : OGN)


빠르게 자리를 잡은 순위 덕에, 몇몇 자리를 놓은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었다. 먼저, 3강 구도의 SKT T1과 락스 타이거즈, kt 롤스터는 정규 시즌 1위의 자리를 놓고 불이 붙은 경쟁을 펼쳤다. 이런 구도에서 두각을 보인 팀은 바로 락스였다. 락스 타이거즈는 2라운드에서 5승 0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정규 시즌 1위를 달성한다.

삼성은 성장의 증거를 제시하듯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강팀에게 무력한 모습은 씻어내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5위의 자리에는 ESC 에버가 락스 타이거즈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아프리카가 올라가게 된다.

포스트 시즌에서 삼성은 아프리카를 압도적으로 잡아냈지만, kt 롤스터에게 3:0의 패배를 기록한다. kt 롤스터와의 상대 스코어는 19:0으로 삼성은 kt 롤스터에 '단 한 세트'도 승리한 적이 없었다. 기존 3강 구도가 형성되고,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kt 롤스터를 상대로 초반을 압도했던 SKT T1이 3세트부터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엎치락 뒷치락하는 치열한 경기 양상 끝에 SKT T1이 kt 롤스터에게 연달아 패배하며, kt 롤스터가 패패승승승으로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이어 락스 타이거즈와 kt 롤스터의 결승. 역대 최고의 명경기였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치열한 혈전이 벌어졌다. 4세트까지 엄청난 난투전을 벌이던 양 팀. 지친듯한 기색마저 살펴볼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이 감도는 팽팽한 5세트에서 kt 롤스터의 유리했던 전향이 한 번에 뒤집히게 된다.


▲ 팽팽했던 경기를 한방에 기울게한 스멥의 바론 스틸!
(영상 출처 : OGN)


바로, 유리한 상황에서 바론 스틸을 허용하게 된 것. 물론, 바론을 무사히 먹었어도 어느 정도의 피해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의 양상이 이처럼 급격하게 기울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후 폭풍처럼 몰아치는 락스 타이거즈 앞에 kt 롤스터즈가 무릎을 꿇었다. 아마, 정신을 가다듬을 틈도 없었을 것이다.

악몽과도 바론 스틸 장면에서는 '체력 2'가 남은 바론이 애석하기 짝이 없었다. 후에, kt 롤스터는 롤챔스 섬머 준우승(2등)과 바론 체력 2라는 타이틀로, '2의 저주'를 떠오르게 하였다. 반면, 락스 타이거즈는 4번의 도전 끝에, 처음으로 롤챔스 우승컵을 거머쥐게 되었다.


▲ 정확하게 2가 남은 바론 체력. 정확하게 2가 남은 바론 체력.
(사진 출처 : OGN)

▲ 락스 타이거즈, 팀 창단 이후 646일만의 첫 우승!
(사진 출처 : OGN)




■ 'Gap is Closing' 확실한 격차 보여준 2016 월드 챔피언십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세계인의 축제, 2016 LoL 월드 챔피언십이 지난 10월 개최되었다. 세계 각국의 강팀들로만 이루어진 대회인 만큼 세계인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LCK에서는 삼성이 상대전적 19:0, 그야말로 천적인 kt 롤스터를 꺾고 롤드컵에 진출하게 되었다. '앰비션' 강찬용의 첫 롤드컵 진출이며 리빌딩 이후로 달성한 첫 쾌거였다. 삼성은 여름부터 한 편의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이번 롤드컵 역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혼전 양상을 보였다. 조별 예선부터 이변에 이변을 거듭했기 때문. 개막전부터 재미있던 점은 역시, 새로운 챔피언의 등장이었다. 미드에서는 강력한 라인전을 자랑하는 신드라가 강세를 보였고, 탑에선 제이스가 등장했다. 정글에서는 유체화 버프로 등장한 올라프가 등장했다. 이렇게 새로운 챔피언이 대거 등장하며 재미를 한층 더했다.


▲ 니달리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 팀이 속한 조 편성 결과는 락스 타이거즈가 가장 좋았다. 락스 타이거즈에 대적할만한 강팀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SKT T1은 한국 팀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플래쉬 울브즈가 있었고, 삼성은 TSM과 RNG가 속한 D조에 속해 있었다. 특히, D조는 조 편성 결과가 나오자마자 '죽음의 D조'라고 불릴 만큼 강팀이 대거 포진하고 있었다.

조별 예선의 충격적인 결과. 이변의 중심에 있던 팀은 다름 아니라 와일드카드인 ANX의 롤드컵 역사상 첫 본선 진출이었다. 본래 와일드카드 팀은 '예선 탈락'이라는 수모를 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또한, 죽음의 D조에서 삼성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제일 먼저 조 1위에 안착했다. SKT T1과 락스 타이거즈 역시, 조 1위의 자리에 올랐지만, 삼성만큼 수월하게 올라오진 못했다.

이렇게 8강에 진출하게 된 한국 3팀은 중국의 자존심을 무너트리고, 북미의 마지막 희망의 불마저 소화해버린다. SKT T1은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 같던 RNG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고, 락스 타이거즈는 EDG와의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두게 된다. 마지막으로 삼성은 '임팩트' 정언영이 속한 C9을 3:0으로 격파하며, 한국 3팀 모두 4강으로 진출하게 된다.


▲ 그림같은 궁극기 활용의 향연! 승기 굳히는 삼성!
(영상 출처 : OGN)


세계 무대에서 다시 만난 락스 타이거즈와 SKT T1. 이 두 팀이 만났다 하면 명경기가 쏟아져나왔다.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쥔 쪽은 SKT T1이었다. 롤챔스 결승 무대에서 아쉽게 패배한 SKT T1의 회심이 한방이 제대로 적중했다. 삼성은 물오른 경기력으로 H2K를 완파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SKT T1과 삼성의 결승전 구도 역시, 명경기의 연속이었다. 마지막 4세트에서는 치열한 접전 끝에, 짜왕에서 짜황으로 진급한 '큐베' 이성진이 캐리하며, 경기를 자장면을 비비듯 비벼버렸다. 결국, 풀세트의 치열한 접전 끝에 SKT T1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SKT T1은 롤드컵 2회 연속 우승과 통산 3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 세계 최고의 대회 롤드컵에서 통산 3회,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SKT T1


크고 작은 경기로 바쁘기도 바빴지만, 즐거움의 연속이었던 2016년이었다. 연속되는 많은 경기는 LoL 팬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대규모 리빌딩이 진행된 2017년 LCK 로스터. 벌써부터 많은 기대감이 앞선다. 과연 2016년에 유지되던 3강 구도와 나머지 팀 간의 순위에 어떤 변동이 있을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그래서 더욱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시즌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