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개발사가 대단히 많은 지역은 아니다. 해외 문화에 대해 굉장히 개방적인 자세를 가진 대만 국민 정서상 대만 시장은 중국, 일본, 한국 및 서구권 게임들이 주요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엑스펙엔터테인먼트(의장 쉬찐롱, 이하 엑스펙)은 이런 특징을 가진 대만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개발사로 600명 이상의 개발 인력과 200명 이상의 지원인력을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게이머들에게 익히 알려진 '라스트 오브 어스', '언차티드', '다크소울' 등과 같은 콘솔 게임 작업을 함께 했으며 지금은 코에이테크모게임즈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해 한국에 3월 30일 출시되는 '진삼국무쌍:언리쉬드'를 개발하고 있다.

대만 시장을 알아보러 왔는데 어찌 최대 규모의 개발사를 안 들릴 수 있겠나. 씬띠엔(新占路)역 근처의 엑스펙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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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자 200명, 아트 디자이너 600명에 달하는 대만 최대 규모의 개발사 '엑스펙'

▲ 코스모스 첸(Cosmos Chen) 디렉터, 안페 창(Anfer Chang) 디자이너, 에디(Eddie) 총괄 디렉터,
아도니스 린(Adonis Lin) 아트디렉터, 구안케밍(Guan_Keming) 프로듀서(좌측부터)


Q. 회사 규모와 연혁 등 한국 게이머들에게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에디 : 엑스펙은 2000년에 설립된 개발사로 현재 타이베이 엑스펙과 카오슝 엑스펙을 합쳐 개발자는 200명, 디자인 에셋 등을 제작하는 아트 팀이 500명 정도가 있다. 지원부서 등을 합치면 800명에서 900명 사이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처음 설립할 때 '개발에 집중'하자는 이념을 가지고 있었고, 그 이념을 바탕으로 개발을 진행해 왔다. 그렇게 경험을 쌓고 2004년 남코와 협업을 하면서 실력이 크게 성장했다. 이후 다양한 국가의 글로벌 업체와 공동 작업을 하거나, 외주를 맡으면서 계속 개발 경험을 쌓았다.

액티비전, 소니와 파트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및 유럽 그리고 일본 회사와 함께 일하면서 그들만의 특징, 특색을 경험할 수 있었고, 덕분에 대만에서 유일하게 콘솔, PC, 웹, 모바일 개발 능력 등을 가진 회사가 됐다. 시장 추세에 따라 2012년부터 모바일 게임 개발을 해오고 있다.

▲ 라스트오브어스, 언차티드4, 슈렉3 등 게임,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했다.


Q. 지난 지스타에 참가하려 한국에 왔을 때 한국 사용자들을 보았을 텐데 당시 어떤 느김을 가장 강하게 받았나.

: 작년 지스타가 첫 방문이었다. 인상 깊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다. 특히 시연 부스에 유저들이 열성적으로 줄 서고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넥슨 부스의 메인무대에서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PVP를 즐기는 모습이 참 고맙기도 했다.

사용자들이 처음 접하는 게임인데 능숙하게 적응하는 모습에 놀랐다. 심지어 기존에 이미 해왔던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한국 사용자들의 그런 모습을 보니 개발자 입장에서는 매우 뿌듯했다.

▲ '넥스타'라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였던 작년 지스타 넥슨 부스


Q. 요즘 한국은 야근 등 개발자 처우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데 엑스펙은 좀 어떤가. '근면'을 강조하는 같은 동아시아권 문화인데…. 

케밍: 아무래도 야근은 피할 수 없다. 기술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이 직종을 고를 때 게임계에 들어왔다는 것은 마음이 뜨겁고 정열이 있으므로 들어왔다고 본다. 그러므로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스스로 야근을 한다고 본다.

회사에서는 퇴근을 종용하더라도 자발적으로 임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이 게임 엔딩롤에 당당히 나올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고 임하고 있다.

대만 사람들의 책임감은 굉장히 높은 편이다. 또한,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주는 혜택이 많기에 자발적으로 야근을 진행하고 있다. 난 오늘도 야근할 거다.


: 지금 말은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 친구였던가? (웃음) 야근을 하기 위해서 야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완성물의 퀄리티가 뛰어나길 바라는 마음에 자발적으로 야근을 하고는 한다.

▲ '자발적' 야근을 한다는 구안케밍(Guan_Keming) 프로듀서



■ '진삼국무쌍:언리쉬드' 호쾌한 액션이 곧 재미다

Q. ‘진삼국무쌍:언리쉬드’를 만들면서 가장 공들인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진삼국무쌍:언리쉬드'의 개발 초기 단계에서 여러 부분으로 분해해서 접근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삼국무쌍'만의 통쾌한 액션을 잘 살리는 것이었다. 원작의 '일기당천'을 어떻게 모바일로 구현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고 이에 초점을 맞춰 조작과 시스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엑스펙은 코에이테크모게임즈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해 ’진삼국무쌍:언리쉬드’를 개발하고 있다. 이 게임은 ‘일기당천’의 액션 요소를 비롯하여 원작에 준하는 스테이지 등 방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모바일 게임에 특화된 다양한 시스템을 특징으로 한다. 중화권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넥슨이 글로벌 서비스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Q. 일기당천의 호쾌한 액션에 초점을 맞췄는데 작은 화면이라 이를 전달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를 만족스럽게 구현할 수 있었나?  

: 큰 화면에서 플레이하던 느낌을 모바일로 어떻게 구현할까 신경을 많이 썼다. 그래서 스킬의 액션이나 이펙트를 많이 개선했다. 사실 모바일 버전에서는 시선과 시각이 다르다. 이런저런 방법으로 구현하고 테스트하고 개선하면서 콘솔의 느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티 나지 않는 작은 부분까지 많은 수정을 했다. 전체적으로는 만족한다.

코에이테크모에서 '진삼국무쌍:언리쉬드'를 직접 해보고는 "진삼국무쌍의 피가 흐르고 있다"라고 표현해줬다.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럽다.


앤도: 일본쪽에서도 오리지널의 맛을 잘 이어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 본가에서도 인정한 호쾌한 액션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Q. 개발하는 입장에서도 사용자와 마찬가지로 '오리지널 맛'을 액션이라고 생각하고 힘을 실었던 것 같다. 

에디: 맞다. 우리나 IP 홀더인 코에이테크모나 모두 통쾌한 액션을 정통성으로 봤다. 그러므로 이런 정서를 이어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충실하게 구현했다고 본다. 코에이테크모 측도 협업 및 결과물에 내부 기대를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 모바일 액션 RPG들의 전투는 소규모였다. 그러나 '진삼국무쌍:언리쉬드'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한 화면에 몇십 명이 동시에 나오며 사용자들이 플레이하면서 대규모 적을 무찌르는 쾌감이 있다. 우리 역시 이를 가장 큰 특징으로 생각하며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모바일 시장에 이미 무쌍류의 게임이 존재할지도 모르겠지만, '진삼국무쌍:언리쉬드'처럼 한 명이 다수를 상대로 액션을 취하는 게임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Q. 일본 회사의 검수과정은 꼼꼼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협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 내가 답변할 거다. 질문이 나오는 순간 내가 답변하려고 마음먹었다 (웃음). '진삼국무쌍'은 굉장히 유명한 IP로 이미 만들어놓은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이러한 이미지를 수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코에이테크모 측에서도 수정은 불가하다고 전달해왔다.

이 때문에 게임 분위기에 맞춰서 여포의 덩치를 조금 더 키우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캐릭터의 이미지를 변경하지 못해서 배경이나 적군, 오브젝트를 캐릭터에 맞춰서 설계해야만 했다.

의상의 경우도 다른 색상을 제작하고 싶으면 작은 색상 하나하나 계획서를 작성해 전달하고 의견을 받고 검수받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앤도: 일본 회사들이 검수에 세심하고 약간은 까다로운 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검수를 요청할 때도 상세한 계획서를 첨부한다거나 80% 정도 완성된 부분을 전달해 검수받고 있다.

처음에는 검수 기간이 일주일 정도 소요됐으나 협업을 계속할 수록 시간이 빨라졌고, 이틀 정도로 줄일 수 있었다.


: 코에이테크모 입장에서 진삼국무쌍 IP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퀄리티 요구 사항이 많다는 것을 우리도 잘 이해하고 있다. 신경써서 작업하고 검수받고 있다.

▲ 코에이와의 협업에 대해 참 할 말이 많았던 아도니스 린(Adonis Lin) 아트디렉터


Q. 혹시 '이건 내가 해도 참 재미있다'라는 부분이 있을까?

: 내가 만들었지만, 타격 부분이 참 만족스럽다. 콘솔 게임의 맛을 반복 테스트를 통해 모바일에서 구현했다고 자신한다. AI 부분도 콘솔 버전이랑 크게 다르지 않으며, 물리 엔진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적군을 스킬로 쳐올렸을 때 날아가는 높이도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콘솔의 타격, 액션감을 살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보강은 남았지만, 만족스럽다.


Q. 아시아 각국, 나아가 글로벌 서비스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문화가 다 다를 텐데, 이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정서를 담았는지 궁금하다. 이를테면 이질감을 주지 않기 위한 요소라든가.

케밍: 유럽 및 미국 정서에 맞게 수정한 요소는 없다. 일반적으로 동양의 정서가 서구인에게 맞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한다.

북미, 유럽에서 소프트런칭을 하고 커뮤니티 반응을 봤는데 오히려 더 반응이 뜨거웠다. 결과 역시 북미, 유럽이 필리핀, 인도네시아보다 열렬했다. 넥슨은 글로벌 서비스 경험이 많으므로 추후에도 아이디어를 논의하면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도 넥슨의 북미, 유럽 담당자와 꾸준히 의견을 교환하면서 서양 지역 사용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에디: 좋은 게임은 국적이나 문화에 제한 없이 재미를 선사한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게임은 전 세계 누구나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넥슨과 교류를 통해 많은 사용자를 유입시킬 예정이다.


Q. 커뮤니티나 포럼 등에서 부정적인 댓글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

: 댓글을 보면서 상처를 입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 아닌가. 아마 실제 출시 이후에 플레이를 해보면 부정적인 부분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부정적 댓글을 적는 사람들이 더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는 거 다 안다 (웃음). 부정적 댓글을 쓴 사람들은 출시 후에 꼭 해봤으면 좋겠다.


Q. 한국의 퍼블리셔, 일본의 IP, 대만의 개발사.... 3국 협업의 결과물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금 심정이 궁금하다

린: 대만의 개발사에 만든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 현재 대만에 중국 게임이 참 많은데, 순수 대만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아울러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