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염원했던 우승을 차지한 락스 타이거즈의 맴버들은 LCK의 여러 팀들로 흩어졌습니다. 여기에 해외로 진출했었던 '스타' 플레이어들의 복귀가 이어지면서, 2017 롤챔스 스프링에는 수많은 강팀들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이번 스프링 스플릿도 어느새 정규 시즌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치열한 대결과 경쟁 끝에 포스트 시즌 진출자가 가려진 이번 스프링 스플릿. 인벤팀에서는 정규 리그 종료를 맞이하여, 유저들이 흥미롭게 지켜보았던 스프링 스플릿을 팀별로 결산하여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세번째 주인공은 착실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팀, 'bbq 올리버스'입니다.

▲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는 'bbq 올리버스'


■ ESC Ever, 'bbq 올리버스'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다!

bbq 올리버스의 전신, ESC Ever(이하 에버)는 정말 엄청난 팀이었습니다. 2015 keSPA 컵에서 세계 최강 'SKT T1'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것에 이어, 국제대회인 IEM 쾰른까지 제패한 후 롤챔스에 합류했습니다. 놀라운 성적을 냈기에, 팬들의 기대감 또한 엄청났습니다. '초신성'같이 등장한 이 팀은, 무언가 큰일을 해낼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에버의 이후 행보는 아시다시피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주측 멤버를 잃었고, 리그에서의 결과도 좋지 못했습니다. 결국 에버는 최하위만을 간신히 면한 9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승강전까지 내몰리게 되었죠. 승강전에서 살아남아 리그 잔류에는 성공했으나, LCK 합류 이전 보여주었던, 모든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에버는 더이상 없었습니다. '승강전에서 살아남은 하위권 팀', 이게 팬들이 본 에버의 현주소였습니다.

승강전에서 살아남았다곤 하나, '로컨' 이동욱과 '키' 김한기가 팀을 이탈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팬들의 걱정을 더욱 깊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실제, 에버는 이 두 선수에 많은 부분을 기대온 팀이었기에, 2017년 역시 에버에게는 힘든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 '초신성' 에버는 리그의 부진속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즌 시작 직전, 에버는 제너시스 bbq그룹과 공식 후원을 체결합니다. 후원 체결과 동시에 팀명도 'bbq 올리버스'로 변경하게 되죠.

프로팀에게 있어 스폰서쉽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부터가 달라지죠. 그렇게 bbq 올리버스는 새로운 마음가짐과, 좀 더 나아진 환경에서 2017 스프링 시즌을 맞이하게 됩니다. 불안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든든한 스폰서가 함께 기에 나쁘지 않은 시작이었습니다.

▲ 든든한 스폰서와 함께하는 2017년의 시작! 나쁘진 않은 출발이었다.



■ 스폰서 효과?! bbq 올리버스, 쾌조의 스타트를 끊다!

스폰서 효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첫번째로, LCK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이 큰 혜택을 받습니다. bbq가 관객 전원에게 치킨과 콜라를 무료로 제공한 것이죠. 다른 먹거리도 아닌, '치킨'이기에, 관객들의 bbq 팀에 대한 호감도는 더더욱 증가했습니다.

'치느님'으로 팬들의 마음도(?) 얻었겠다, 남은건 bbq 올리버스가 멋진 경기력을 선보이는 것뿐. bbq 역시 프로팀이기에, 아무리 좋은 팬서비스를 제공해도 성적이 안 나오면 별 의미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전력에 불안감이 있었기에 bbq 올리버스의 초전은 기대반, 불안반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bbq의 첫 경기. bbq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의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bbq는 MVP를 상대로 '패승승'의 멋진 역전승을 만들어냈죠. 여기에, bbq의 미드라이너 '템트' 강명구는 탈리야로 시즌 최초의 펜타킬까지 달성하며, '스폰서 효과'를 증명했습니다. 짜릿한 역전승에 화려한 펜타킬까지. 이보다 더 멋진 새출발은 없었습니다.

▲ 역전승에 펜타킬까지! bbq의 환상적인 출발!
(영상 출처 : OGN)


비록 다음 경기에서 kt 롤스터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긴 했으나, 이후 진에어 그린윙스와 콩두 몬스터까지 잡으며 중상위권까지 도약합니다.

bbq의 1라운드의 성적은 4승 5패. 초반의 기세를 온전히 이어가진 못했으나, 그래도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습니다. 2라운드 결과에 따라, 조심스레 플레이오프 진출권까지 노려볼 수 있는 위치였죠. 일각에서는 bbq가 이번 시즌의 '다크호스'가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bbq의 경기력은 그만큼 인상적이었습니다.

▲ 1라운드의 bbq는 분명 이번 대회의 다크호스로 불리기 충분했다. (영상 출처 : OGN)



■ '뒷심 부족?' 2라운드 들어 급격히 흔들린 bbq 올리버스

인상적인 전반기를 보낸 bbq. 하지만 bbq는 이 좋은 흐름을 리그 막판까지 이어가지 못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많은 면을 에이스 플레이어에게 의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팀의 더블 에이스인 템트-크레이지의 캐리력이 제대로 발휘되면 게임을 쉽게 풀어나갔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 사용할 '플랜 B'가 마땅히 없었죠.

bbq를 상대하는 팀은 이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2라운드의 bbq는 깊은 연패의 수렁에 빠집니다. 꼭 잡아야할 경기들 마저 패하며, 암흑기가 길어졌습니다. 시즌 초반에 품었던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기대는, 어느샌가 이제 승강전만큼은 면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바뀌었습니다.

▲ bbq는 템트-크레이지에 너무 많은 것을 의존했다.


문제점은 보였으나 이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으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단시간에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죠. bbq에겐 연패를 끊을 1승이 절실했습니다. 기세와 같은 문제가 아닌, 이제 정말 눈앞으로 다가온 승강전을 피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콩두 몬스터와의 맞대결은 중요했습니다. 콩두 몬스터가 최하위권이라곤 하나, '제파' 이재민 코치의 합류로 경기력이 몰라볼 정도로 좋아졌기에, 마냥 쉬운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bbq는 집중력있는 플레이로 콩두를 잡아내어 1승을 추가했고, 8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진에어 그린윙스가 아프리카 프릭스에 패하며 리그 잔류에 성공했습니다.

1라운드에서 올린 성적을 생각해보면 분명 아쉬운면이 있으나, 2라운드의 부진이 보통이 아니었기에 8위-리그 잔류는 다행스러운 결과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 bbq는 콩두를 잡고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영상 출처 : SPOTV GAMES)



■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된다! bbq, 더 넓은 보폭으로 치고 나아가야할 때

'아쉽다'

bbq의 이번 시즌은 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에 '만약'이라는 과정은 큰의미 없으나, '스폰서 효과'를 제대로 누리며 선전했던 리그 초반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갔다면, 리그의 판도는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bbq가 이번 시즌에 남긴 것이 그저 아쉬움뿐인 것은 아닙니다. 우선, bbq는 든든한 스폰서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팀 내적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더블 에이스인 템트-크레이지의 기량은 더욱 향상되었고, 약점이라고 지목받고있는 봇 듀오의 경기력 역시 시간이 흐를 수록 좋아졌습니다. bbq는 분명 전 시즌보다 발전했고, 실제, 순위도 한계단 상승하여 승강전에서도 벗어났죠.

하지만 bbq는 이곳에서 만족할 팀이 아니고, 만족해서 될 팀도 아닙니다. bbq 올리버스, ESC 에버가 어떤 팀입니까. 세계 최강 SKT T1을 다전제에서 꺾고, 세계 무대의 정상까지 오른 막강한 팀입니다. 그들은 이기는 법을 아는 팀이고, 이기는 맛을 아는 팀입니다. 겨우 승강전을 벗어난 정도에 만족할 팀이 아니죠.

작은 한 걸음을 내딛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절대 이것에 만족해서는 안될 bbq 올리버스. 다음 시즌에는 더욱 경쾌하고 넓어질 그들의 발걸음을 기대해봅니다!

▲ 아직 닭의 해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 2017 롤챔스 스프링 'bbq 올리버스' 인포그래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