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트 서울 2018 발표자 소개] 버프스튜디오의 김도형 대표는 1인 개발자로서 '용사는 진행중'을 개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버프스튜디오를 설립, '용사는 진행중2'와 '마이 오아시스'를 개발했다. 힐링 게임 '마이 오아시스'는 지난 2017년 8월 누적 다운로드 100만 이상을 기록했으며, 2018년 5월 누적 다운로드 수 600만을 돌파했다.

2017년 6월 말 출시된 힐링 게임 ‘마이 오아시스’. 버프스튜디오의 김도형 대표는 개발자로서의 자신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되었던 게임 개발자라는 꿈에서, 더욱 나아가 ‘좋은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가 되고 싶다는 꿈에 이르기까지. 일을 하면서 매일 아침 2시간씩 일찍 일어나 1인 개발로 만든 ‘용사는 진행중’의 성공을 바탕으로 그는 버프스튜디오를 설립했고, 버프스튜디오는 사람들에게 버프를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금일(3일) ‘유나이트 서울 2018’에서는 버프스튜디오의 ‘마이 오아시스’ 개발 여정을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김도형 대표는 ‘마이 오아시스’가 탄생하게 된 계기에서부터 개발 과정, 그리고 이후 있었던 위기와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서 설명했다.


'마이 오아시스', 플랜B에서 '엣지 게임'으로

‘마이 오아시스’는 버프스튜디오가 플랜B로 준비하고 있었던 게임이었다. 당시 버프스튜디오는 ‘용사는 진행중’의 후속작 ‘용사는 진행중2’를 개발 중이었고, 엔씨소프트의 투자유치금으로 1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런칭하게 된다. 하지만 ‘용사는 진행중2’의 지표는 좋지 않았고, 글로벌 런칭 전에 6개월 정도의 지표 개선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김도형 대표
“‘용사는 진행중2’는 버프스튜디오가 진행하고 있는 유일한 메인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만큼 걱정이 컸지요. 메인 프로젝트인데 잘 안되면 어떡하지? 그래서 플랜B를 준비하게 되었고, 그 플랜B가 ‘마이 오아시스’였습니다.”


▲'용사는 진행중2'의 지표는 저조했고, 플랜B가 필요했다

버프스튜디오는 ‘용사는 진행중’을 계기로 설립된 회사였고, 후속작 ‘용사는 진행중2’는 전작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기획단계에서 고민 없이 진행됐다. 김도형 대표는 반면 새로운 게임인 ‘마이 오아시스’는 기획단계부터 많은 부분을 고민해야 했다고 전했다.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지, 어떤 게임이 사랑받을 수 있을지,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떤 게임이 통할지 많은 고민 끝내 나온 결론은 ‘엣지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김도형 대표는 ‘엣지 게임’을 소재, 플레이 메커니즘, 그래픽 게임의 세 가지 요소중 최소 한 가지에서 임팩트있는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버프스튜디오가 ‘엣지 게임’에 포커스를 맞춘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바이럴 마케팅과 피처드를 목표로 하기 위함이었다. 소규모 인디 개발사인 만큼 큰 비용을 마케팅에 투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바이럴 마케팅과 피처드 선정은 중요한 성공 포인트였다.


김도형 대표
“기존 모바일 게임들을 분석한 결과 공통적인 패턴은 유저들에게 ‘와!’하고 감탄을 하게 만드는 ‘엣지 게임’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엣지 게임’을 만들면 바이럴 마케팅과 피처드 선정에 있어서 성공 확률을 높여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마이 오아시스’의 게임 아이디어는 어디서 탄생하게 되었을까? 김도형 대표는 2016년 당시 시대적 상황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의해 조사된 2016년 대한민국의 10가지 키워드를 보면 부정적인 단어들이 많았다. 김도형 대표는 여기서 소통의 부재와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쉽게 쓰이는 한국의 시대적 상황을 보았고, ‘힐링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힐링은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는 키워드가 아니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테마였다.

▲2016년 대한민국은 '힐링'이 필요했다



'마이 오아시스'의 힐링, 아름다운 그래픽이 중요했다

그럼 ‘힐링’을 어떻게 게임에 녹여낼 것인가. 김도형 대표는 치유를 돕는 요소에는 무엇이 있고, ‘마이 오아시스’에는 어떤 것을 넣어야 할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고민 끝내 나온 핵심 키워드는 아름다운 그래픽, 감성적인 음악, 그리고 위로의 글이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아름다운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컨셉으로 쓸 이미지를 찾고, 이에 알맞은 에셋을 구매하는 단계로 이어졌다.

▲컨셉 이미지를 참고해

▲이에 맞는 에셋을 구매하고 컨셉 아트를 구현했으며,

▲UI를 입혀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김도형 대표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지자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소셜미디어에 올리게 되었지요. 반응은 정말 긍정적이었어요. 이때 어느 정도 프로젝트에 대해 확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마이 오아시스’는 개발 인력이 부족했다. 김도형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셋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마이 오아시스’를 구현하기 위해 버프스튜디오에서 구매한 에셋은 총 109개다. 김도형 대표는 이중 실제로 사용된 에셋은 몇 개 되지 않지만, 직접 게임에 적용해보면서 적합한지를 판단해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구매해 시도해봐야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김도형 대표는 ’마이 오아시스’에 실제로 사용된 주요 에셋 종류를 설명했다. 먼저 Low Poly Mesh Generator이다. ‘마이 오아시스’에는 많은 동물이 등장한다. 하지만 에셋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는 로우 폴리 동물 에셋은 많지 않았고, 자제적으로 개발할 여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폴리곤이 많이 있는 동물 에셋을 구매해 이 툴로 깎아주는 방식으로 작업 됐다.


또한, 레벨 디자인 툴을 만들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만큼 맵을 손쉽게 레벨 디자인해줄 Prefab Painter2가 활용됐다. 각종 프리패브를 자유롭게 크기, 방향을 적용할 수 있어 맵 에디터로 활용되었다.


여기저기에서 리소스를 구매한 만큼 색감을 통일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서는 Vertex Painter Tool이 활용됐다. 원하는 부분의 색상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체적으로 웨이포인트를 만들 시간이 없었던 만큼 Simple Waypoint System이 이용됐다. 동물이 움직이는 방향을 지정하는데 사용되었다. 김도형 대표는 이후 업데이트를 하면서 추가적인 기능이 필요해져 이제는 사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박했던 런칭, 위기에서 기회로


김도형 대표
“사실 ‘마이 오아시스’는 런칭할 단계가 아니었어요. 작년 6월 말 출시됐는데, 기획적으로 구현해야 할 분량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마이 오아시스’의 개발시간이 촉박했던 것은 급여 문제 때문이었다. 버프스튜디오는 7월까지밖에 직원들에게 급여를 줄 수 없었고, 절박하게 6월 말 런칭을 하게 되었다.

‘마이 오아시스’가 출시되고 다운로드 그래프는 갑자기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김도형 대표는 기쁨도 잠시, 확인해본 결과 중국 지역에서 다운로드 수가 급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출시하지도 않은 게임이 다운로드 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김도형 대표
“무슨 일인가 확인해보니 불법적으로 apk가 퍼지고 있었습니다. 출시 전 국내에서 베타테스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 apk가 중국에 퍼지고 있었죠. 그때의 심정은 참, '이대로 망한 건가?' 싶었습니다.”


▲갑자기 급상승한 다운로드 수의 이면에는

▲불법 apk 유통이라는 문제가 숨어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도형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커뮤니티 및 게임 웹진을 통해 문제 상황을 공유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응원하는 리뷰를 달기 시작했다. 김도형 대표는 이때가 ‘바이럴 마케팅의 씨앗이 뿌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분노를 유발하는 정보가 입소문을 타게 만든 것이다. 김도형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이 오아시스’의 다운로드 수는 급증했고, 2주 정도 지나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2017년 8월 초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지난 5월에는 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어떤 리뷰를 원하는지 생각해보면 게임의 방향성이 정확해진다

이어 업데이트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 ‘마이 오아시스’는 출시 이후 33번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김도형 대표는 게임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는 시장인 만큼 꾸준한 업데이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마이 오아시스’는 성장에 따라 동물이 자동으로 생기던 시스템에서 유저들이 직접 동물들을 수집하고 원하는 대로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했으며, 이는 인앱 매출을 높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김도형 대표는 이어 설치 전환율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했다. 구글 피처드를 받을 때나 마케팅에 있어서 설치 전환율이 10%만 차이 나도 영향은 크다. 김도형 대표는 설치 전환율에 대해서 ‘아이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 오아시스’는 5번 정도 아이콘 변경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구글 A/B 테스트를 통해 전환율이 잘 나오는 아이콘으로 변경되었다. 애플에서는 테스트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구글 A/B 테스트를 통해 얻은 결과를 애플에도 적용하는 단계를 거쳤다.


김도형 대표
“유저들이 ‘마이 오아시스’를 플레이하고 나서 힐링되었다는 리뷰를 보면서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저희(버프스튜디오)는 그런 리뷰를 보면서 힐링되더라고요. 별 5개짜리로 리뷰를 필터링해서 한번 보세요. 힐링됩니다(웃음).”


마지막으로 김도형 대표는 유저들이 ‘마이 오아시스’를 플레이하고 긍정적인 리뷰를 올려주는 것을 읽으면서 개발자로서 힐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리뷰의 ‘스스로 어떤 댓글이 달리길 바라며 기획하는지를 물어보자’라는 문구를 인용하며, 어떤 리뷰를 원하는지를 생각해보면 게임을 만들 때 방향성이 구체화되고 정확해질것이라고 조언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