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UX분석팀 김슬기 2파트장

  • 주제: 그것이 알고 싶다 : 복귀유저와 신규유저는 어떻게 다른가
  • 강연자 : 김슬기 - 넥슨코리아 / NEXON KOREA
  • 발표분야 : 게임기획
  • 권장 대상 : 기획자,개발자,운영진 전반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튜토리얼이나 개요 수준에서의 설명


  • [강연 주제]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UX분석팀에서는 넥슨의 신규/라이브 게임들을 FGT/UT/FGI 등 여러 방법을 통해 테스트하고, 테스트로 확인된 유저의 반응을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는 PC 게임 '던전앤파이터'와 모바일 게임 '히트:리부트'의 UT(사용성 평가) 사례를 통해, 동일한 상황에서의 복귀/신규 유저의 전혀 다른 반응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더 나아가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는지 생각해보고, 이를 통해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를 위해 다르게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무엇인지 힌트를 얻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신작 게임이 아닌 이상 어떤 게임이든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에 목말라한다. 그렇기에 게임사는 각종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통해 이들이 게임을 하도록 유도한다. 큰 공을 들이지만 이때 간과하곤 하는 게 있다.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는 다르다는 거다. 그렇기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겉으로는 알기 쉽다. 신규 유저는 게임을 하지 않은 유저, 복귀 유저는 했다가 떠난 유저다. 하지만 이런 겉으로 보이는 것 외에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알기 어렵다. 속마음을 알 수 없으니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은지도 알 수 없다.

    이런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의 속마음을 아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자 금일(25일), NDC 강연장에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UX분석팀의 김슬기 2파트장이 나섰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건만 어떻게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의 마음을 안 것일까? UX 방법론을 이용해 유저의 마음을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 이날 들어볼 수 있었다.



    ■ 왜, UX 방법론을 써야 할까? - 우리가 본 유저의 마음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원활한 게임 서비스를 위해선 유저의 마음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유저가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야 그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자가 파악할 수 있는 유저의 마음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유저들의 숨겨진 속마음을 알기 위해선 나름의 방법이 필요하다. UX 방법론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무에서는 보통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 IDI(심층 인터뷰), UT(사용성 테스트), 로그 분석(NXLog), 설문조사 등을 통해 유저의 마음을 파악한다. 하지만 이때 알아야 할 게 있다. 유저의 마음이 전부 같지는 않다는 거다. 현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마음은 대부분 비슷할지 모르나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의 경우 같은 게임도 각각 다르게 받아들인다.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굳이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 모두의 마음을 파악할 필요가 있느냐는 부분이다. 신규 유저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좋지 않으냐는 얘기다. 하지만 넥슨처럼 서비스한 지 오래된 게임이 많은 경우 신규 유저만큼이나 복귀 유저도 신경 써야 한다. 오래된 게임의 유저들은 게임을 하다가 질리면 이탈하고 다시 반복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유저를 유치하는 데 있어서 신규 유저뿐 아니라 복귀 유저에 대해서도 신경 써야 한다. 이벤트를 할 때도 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는 같은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를 알기 위해 김슬기 2파트장은 UT를 이용했다. UT는 1:1로 유저의 행동을 살피며, 어떤 걸 불편해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파악하는 UX 방법론을 말이다.



    ■ 신규 유저는 복귀 유저와 어떻게 다를까? - 던전앤파이터와 히트로 알아본 사례


    김슬기 2파트장은 '던전앤파이터'와 '히트'를 통해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가 어떻게 다른지 각각의 사례를 캐릭터 선택, 시스템 학습, 난이도 체감 세 가지로 분석했다. 그러자 흥미로운 요소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각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들 사이에서 나름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던전앤파이터'에서 캐릭터 선택을 할 경우 신규 유저는 대부분 일러스트나 스킬 이펙트 등을 참고 해서 선택했지만, 복귀 유저는 기존에 했던 캐릭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사례를 정리하자면 신규 유저는 처음에 캐릭터를 고를 때 시각 정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복귀 유저는 이전에 플레이했던 기억에 의존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신규 유저는 스킬 등이 화려한 캐릭터를

    ▲ 복귀 유저는 익숙한 캐릭터를 선택했다

    그렇다는 건 복귀 유저는 무조건 이전에 했던 캐릭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까? 그걸 알아보기 위해서 이번에는 '히트'로 테스트해봤다. 결과는 전혀 달랐다. 어떤 패턴을 가진 건 같았지만, '히트'에선 되려 처음 해보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왜 두 게임의 결과는 전혀 달랐을까.

    김슬기 2파트장은 이에 대해 선택지와 플랫폼의 차이 때문이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비쳤다.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기본 캐릭터만 16개에다가 전직까지 고려하면 몇십 개의 직업이 존재한다. 반면, '히트'는 6개밖에 없다. 워낙 캐릭터 수가 많으니 자연스럽게 익숙한 걸 고른 거라는 얘기다.

    이처럼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인 복귀 유저였지만 한 가지 흥미로운 공통점도 파악할 수 있었다. 캐릭터를 고른 이유였다. 이건 해봤으니까. '던전앤파이터'에서는 해봤으니까 익숙해서 골랐고 '히트'에서는 이건 해봤으니까 이번에는 다른 걸 해볼래 하는 식으로 접근한 거다.


    이를 정리하자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가 캐릭터를 고르는 대략적인 기준을 알 수 있었다. 신규 유저는 캐릭터 선택 시 외형에 크게 영향을 받았고 복귀 유저는 과거 경험에 기반해 사고하는 경향이 있었다.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신규 유저는 전혀 모르니까 보이는 데로 고르고 복귀 유저는 이미 해봤으니까 그 경험이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당연한 게 이후 플레이에선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김슬기 2파트장은 이어서 시스템 학습 사례를 통해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의 차이를 설명했다.

    '던전앤파이터'의 스킬은 자동찍기 버튼이 있어서 스킬을 알아서 분배해준다. 만약 잘못 찍어도 초기화 버튼을 통해 되돌릴 수 있다. 과거에는 유료였지만 이제는 무료가 된 기능이다. 여기에 스킬을 찍으면 어떻게 써야 하는지 스킬 가이드를 통해 알려준다. 과연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예상한데로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는 전혀 다르게 반응했다. 신규 유저의 경우 스킬 가이드를 확인하고 스킬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복귀 유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오히려 번거로워했다. 스킬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신규 유저는 서슴없이 자동찍기를 선택했다. 스킬 트리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에 알려주는 데로 따른 거다. 하지만 복귀 유저는 아예 신경 쓰지도 않았다. 개중에는 검색까지 하면서 스킬 하나하나 꼼꼼히 찍는 경우도 있었다. 이 역시 과거의 경험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스킬을 잘못 찍으면 이른바 망캐가 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스킬을 초기화가 유료였기에 고민의 고민을 거듭한 거였다.

    ▲ 복귀 유저는 스킬을 찍는데도 오랜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볼 때 복귀 유저들은 스킬을 익히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가이드를 안 보고도 알아서 했다. 그렇다면 '히트'에서는 어땠을까? '히트'의 경우 중간에 리부트라는 이름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면서 은총을 쓰는 새로운 스킬이 생겼다. 과연 복귀 유저는 이번에도 익숙해했을까? 놀랍게도 결과는 정반대였다. '던전앤파이터'와 달리 바뀐 스킬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새로 추가된 스킬 시스템을 기존 스킬 시스템과 혼동한 거다.

    이러한 시스템 학습 사례로 알 수 있는 건 과거의 경험이 무조건 좋은 쪽으로만 작용하는 건 아니라는 거다. 빨리 적응하도록 도울 수도 있지만, 적응을 방해하기도 한다. 각각의 사례를 보면 일목요연하다. 신규 유저는 아무것도 모르기에 수동적으로, 개발자가 의도한 대로 따라간다. 반면, 복귀 유저는 과거 경험을 통해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히트'의 바뀐 스킬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처럼 말이다.

    ▲ 복귀 유저를 학습시키기란 어렵다. 과거 경험을 토대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난이도 체감에서도 이러한 과거의 경험은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를 구분하는 기준이 됐다. '던전앤파이터'를 처음 한 신규 유저는 그저 쉽다고만 인식했다. 복귀 유저들의 의견 역시 비슷했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었다. 너무 쉬워서 재미가 없을 정도였다는 말을 덧붙였다. 예전 기억에 대입해서 현재 난이도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네오플은 APC(도우미 캐릭터)가 너무 세단 걸 인지하고 대대적인 수정을 할 수 있었다.

    이건 '히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리부트를 통해 대대적인 변화를 거친 '히트'를 한 복귀 유저들은 이번에도 난이도 변화를 민감하게 느꼈다. 단, '던전앤파이터'와는 정반대였다. 과거와 달리 이상하게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느낀 거다. 반면, 신규 유저는 쉬운지 어려운지 느낀 그대로만 얘기했다.


    게임사가 복귀 유저가 난이도를 어떻게 느끼는지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복귀 유저의 과거 경험 속의 감은 꽤나 정확하기에 복귀 유저의 의견을 토대로 난이도 조절을 할 경우 신규 유저들에게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비슷하지만 다른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 - 각각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던전앤파이터'와 '히트'를 통해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이야기를 끝마친 김슬기 2파트장은 그렇기에 이벤트라던가 각각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튜토리얼도 똑같은 튜토리얼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신규 유저라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가르치는 식이라면 복귀 유저의 경우 바뀐 부분만 알려주는 식으로 하는 게 효과적인 셈이다. 그러면서 이런 학습은 글이 아닌 체험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슬기 2파트장은 오늘 강연한 내용이 곧 정답이란 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게임마다 상황이 다르기에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를 무조건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수는 없다는 거였다. 하지만 소개한 UX 방법론을 통해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가 어떻게 다른지 파악한다면 앞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얘기하며 강연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