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의 챔피언과 메타는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그 원인 또한 다양하죠. 챔피언에 대한 새로운 활용법이 연구 되거나, 대회에서의 활약이 일반 유저들에게 퍼지기도 합니다. 혹은 단순히 밸런스 패치로 인해 챔피언의 성능이 바뀐 경우도 있죠.

최근 너프가 적용된 '파이크'는 챔피언 메타 변화의 다양한 흐름을 보여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간 통계에서는 최근 다시 떠올랐다가 급격히 가라 앉고 있는 미드 파이크를 살펴봅니다.

▲ 미드에서 또 재평가 된 파이크, 너프를 버틸수 있을까?


MSI에서 '탑 파이크'가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후, 라인에 파이크를 세우는 플레이 스타일이 크게 유행 했었죠. 주로 탑, 혹은 미드에 서는 파이크는 뛰어난 로밍과 킬 분배 능력을 앞세워 교전 중심의 메타에서 강력한 라이너로 부상했습니다.

그러나 챔피언 설계상 서포터라는 정체성과, 앞서 언급된 장점이 지나치게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파이크는 너프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9.13 패치에서 미니언 처치 능력이 대폭 약화된 파이크는 라인 클리어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되어 라이너로서의 사용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너프가 적용된 이후 탑-미드 라인 파이크의 픽률은 크게 감소했었죠.

▲ 9.13 너프 패치 이후 라인에서 활용은 크게 줄었던 파이크


미니언 처치 능력이 약화되며 픽률은 크게 줄었지만, 라인 파이크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패치의 영향으로 CS 수급 능력이 크게 약화된 파이크는 아에 로밍과 전투에 집중하는 형태로 플레이 스타일을 전환하였고,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좋은 미드 라인에서 '칼날비' 룬을 장착한 미드 파이크가 등장했습니다.

미드 파이크는 의외로 괜찮은 승률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상위 티어 구간일수록 승률 낙차는 적었습니다. 다만 픽률은 1% 미만으로 매우 낮았고, '너프 되었다'는 심리적인 영향도 있었기에 당시 미드 파이크에 대한 평가가 높지는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까다롭지만, 만나기는 어려운 '특수' 픽이라는 인식이 강했죠.

▲ 9.13 패치 이후 픽률 하락에 비해 승률은 보전된 파이크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그렇게 승률은 좋지만, 쓰는 사람만 쓰는 챔피언이었던 파이크는 9.19 패치 무렵 다시 유저들에게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9.13, 9.14 패치 조정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파이크는 조정 이후에도 계속해서 좋은 승률을 유지하며 '알고 보니 좋은 챔피언'으로 재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또, 많은 유저들이 주목하는 롤드컵 대회에서 파이크가 등장한 것도 픽률 증가에 일정 부분 기여 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이번 롤드컵에서 등장한 파이크는 대부분 서포터로 기용 되었지만, 대회 경기를 통해 드러난 파이크의 강점이 한국 유저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고, '프나틱'과 'RNG'의 대결에서 파이크가 라이너급 활약을 보여주기도 하였죠.

재밌는 점은 한국 지역에서 미드 파이크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미드 파이크의 승률은 모든 지역에서 높은 편이었지만, 픽률 자체는 낮은 가운데 특히 한국 지역에서 미드 파이크 선택 비율이 가장 높았고(파이크 픽중 약 20%), 전체적인 픽률도 타 지역에 비해 높았습니다.

▲ '프나틱'과 'RNG'의 대결에서 라이너급 영향력을 행사한 '파이크' (영상 출처: LCK 유튜브)

▲ 전반적으로 미드 파이크의 승률은 높았었고, 특히 한국 지역이 많이 사용했다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한국 지역)


그러나 다시 떠올랐던 미드 파이크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10월 23일 적용된 9.21 패치로 파이크가 다시 한 번 너프 되었기 때문입니다.

9.21 패치에서 파이크는 유지력이 약화 되었습니다. 성장 체력이 100에서 90으로 내려갔으며, 패시브 '가라앉은 자들의 축복'은 적 챔피언으로부터 받은 피해의 30~81%를 회색 체력으로 전환하던 것을, 25~50%만 회색 체력으로 전환하게 됐습니다. 체력 회복률이 너무 높아, 파이크의 플레이에 리스크가 없다시피 하다는 것이 너프의 원인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관심이 늘어가고 있던 미드 파이크도 승률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패치가 적용된 후 최근 2~3일 동안 미드 파이크의 승률은 크게 하락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포터로 설계되었지만, 라인에서도 활약한 파이크. 파이크가 이번 너프 패치까지 극복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상황입니다.

▲ 23일 패치 이후 하락하고 있는 미드 파이크 승률 (통계 출처: lolalyti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