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의 첫 번째 주인공은 4대 리그 팀들인 LGD 게이밍도, 팀 리퀴드도, 매드 라이온즈도 아니었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우수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그룹 스테이지에 가장 먼저 오른 주인공은 바로 PCS의 2번 시드 PSG 탈론이었다.

PSG 탈론은 뒤늦게 주전 3인의 불참이 알려지며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위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것도 상체 메타가 강조되는 현 메타에서 미드-정글의 한국인 용병 '리버-탱크'가 빠지고, 홍콩인 봇 라이너 '유니파이드'의 합류도 늦어졌다. 이에 PSG 탈론은 3명의 새로운 선수들과 불과 몇 주 동안 호흡을 맞춰 곧바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PSG 탈론에 합류한 세 용병, '콩유에-유니보이-디'는 제대로 일을 냈다. 예상을 한껏 뛰어넘은 기량과 호흡으로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최종 4승 1패, 1위로 마무리하며 PCS의 자존심을 살리고 화려하게 퇴장했다.


'콩유에-유니보이'는 2017년 중순부터 지금까지 줄곧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다. 2018년에는 매드 팀 소속으로 롤드컵 무대에도 함께 섰다. 그러나 이후로 국제 대회 진출에 번번이 실패했는데, 이번 롤드컵에서 PSG 탈론의 선택을 받아 오랜만에 전 세계 팬들에게 본인들의 기량을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디'는 무려 2013년에 데뷔한 베테랑이다. 마치 e스포츠에서 오랜 시간 활동했지만 우승은 해보지 못했고, 아카데미 팀 마치X에서 선수로 뛰다가 최근엔 아카데미 코치로 전향해 선수 육성에 주력했다. PSG 탈론은 단 24시간 만에 최근 1년 동안 프로 생활을 하지 않은 봇 라이너를 영입해야 하는 상황. 그 앞에서 '디'는 선수로 다시 한번 활약하고 싶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이렇게 기존 주전 2인, 임대 용병 2인, 1년간 실전 경험이 없었던 1인이 뭉쳐 2020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나섰다. 거의 급조된 팀이나 다름없는 PSG 탈론은 과연 어떤 경기를 펼칠까. 설상가상으로 PSG 탈론이 속한 B조에는 플레이-인 스테이지 강팀으로 분류되는 LGD 게이밍과 유니콘스 오브 러브까지 있었기에 경기 과정과 결과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의문에 PSG 탈론은 1경기였던 레인보우7전을 완승으로 끝내고 2경기 LGD 게이밍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단호하게 답했다. PCS는 여러분의 생각보다 강하고, 2시드 PSG 탈론은 그룹 스테이지에 오를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그리고 3일 차에 기존 봇 라이너 '유니파이드'가 합류한 PSG 탈론은 1/2위 결정전에서 유니콘스 오브 러브를 향한 복수에 성공하며 당당하게 그룹 스테이지에 입성했다.


물론 용병들이 속했던 PSG 탈론의 경기력이 완벽했던 건 아니다. 4번의 승리 중 2번은 역전승이었고, 유니콘스 오브 러브에게 한 번 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리한 상황에서도 결코 집중력을 잃지 않는 끈기와 급조된 팀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출중한 호흡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했다. 또한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콩유에-유니보이'의 맹활약과 1년의 휴식을 깨고 처음으로 나선 롤드컵 무대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디'의 스토리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다.

한편, 그룹 스테이지에는 한국인 용병은 물론 코치진까지 합류한 완전체 PSG 탈론이 출전할뿐더러, 결승에서 그들을 3:0으로 완파한 마치 e스포츠까지 경기에 나선다. 물론 전 세계 최고의 팀들만이 모인 무대이기에 그들이 설자리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마찬가지로 결과는 까보기 전까지 모르는 법이다. 매년 이변이 나오는 롤드컵에서 올해의 이변은 PCS 팀들이 만들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