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시장이 성남 게임산업 도약을 위해 '판교 2.0'을 준비한다. '판교 2.0'의 핵심은 융합과 연결이다. 그동안 판교는 수많은 게임사, IT 기업들이 자리를 잡았으나, 일만 하는 공간이란 아쉬움을 남겼다. 은수미 시장은 백현동 마이스산업을 중심으로 판교를 더 나은 기업 생태 네트워크로 만든다.

게임업계 입장에서 '판교 2.0'의 시작은 게임 특구가 될 전망이다. 은수미 시장은 공약 사업으로 '성남 판교 게임콘텐츠 특구'를 내세웠고, 올해 4월 이루었다. 시장 공약이었던 e스포츠 경기장 건설과 게임콘텐츠 거리 조성 역시 추진 중이다.

민선 7기 3주년을 맞아 은수미 성남시장을 만나 성과와 소회를 들을 수 있었다. 은수미 시장은 남은 기간 성남시를 "단순한 게임산업 집적지를 넘어 문화를 아우르는 글로벌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은수미 성남시장

성남시는 주요 게임사가 모인 산업 중심지다. 세수 기준으로 본 게임산업은 어떤가?

= 현재 성남시에는 500여 개 게임사가 입주해 게임인 1만 5,975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성남시에 있는 게임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 2,576억 원으로, 세수는 773억 원이다. 시 전체 지방세 세입의 3.5%에 해당하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성남시에 게임산업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데.

= 시 입장에서 지방세 3.5%는 경제적으로 비중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게임산업에는 단순히 경제적으로만 환산되지 않는 사회적 가치가 있다.


경제적 가치를 뛰어넘는 사회적 가치?

= 게임 산업은 창조적 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력 파괴, 기존 룰과 생각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요구한다. 그런 사회문화적 힘이 '판교 모델'이라는 형식으로 성남시, 대한민국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으로선 세수보다 창조적 인재들이 끼치는 긍정적 영향에 놀라곤 한다.

그동안 성남시는 게임산업 플랫폼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플랫폼에서 뛰어노는 플레이어는 게임사,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어울려서 만들 문화, 그 문화의 힘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 결과는 앞으로 디지털 세대가 주도해 만들 것이다. 그 미래를 상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특히 지난 4월 판교 권역이 게임․콘텐츠 특구로 지정되면서 관련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 '아시아실리콘밸리' 개념이 아직 낯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 정책이 게임산업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 아시아실리콘밸리 성남 프로젝트는 미국 실리콘밸리 첨단산업 집적도시 혁신 모델을 벤치마킹해, 성남시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래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관내 산재한 산업 인프라의 특화 및 연계를 통해 효율성 높은 경제기반형 도시를 구축하고, 도심 간 균형발전을 통해 시민 모두가 성과를 공유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시 주요 업무를 취합해 38개 사업을 선정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의 어려움 속에서도 처음 목표 49%를 웃도는 54%의 사업 추진율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보다 체계적인 사업추진을 위하여 7개 중점사업을 중심으로 운영 예정이다.

판교 권역 특화사업은 그 중 첫 번째 중점사업이다. 판교게임특구 지정 역시 이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향후 콘텐츠 거리 조성과 e스포츠 경기장 건립 등을 통해 판교 권역 특화사업을 완성하겠다.

▲ 특구 추진 당시 계획서

전국 최초 게임 콘텐츠 특구를 이루어냈다. 성남시 내 어디가 특구로 지정된 건가?

= 취임 초부터 판교 권역을 게임산업의 메카로 부상시키고 특구 지정을 통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등 '창조도시'로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켜 기쁘다.

특구 지정 대상은 제1․제2 테크노밸리와 킨스타워 일대 11만 3,955㎥이다. 2025년까지 게임․콘텐츠 산업 기반시설 조성, 생태계 조성, 기업지원 프로그램 강화, 산업 활성화 4개 특화사업, 16개 세부 사업에 국비 도비 합 1,719억 원을 투입해 3,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구 지정까지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 운도 좋았다. 그리고 게임업계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모두가 바랐기에 특구 지정이 된 거 같다. 특히, 아프리카TV는 e스포츠 경기장 유치단계부터 상호 협력관계를 유지해왔고, 현재까지 기술자문 등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판교게임특구로 인해 게임사, 게이머 입장에선 무엇이 좋아질까?

= 오늘날 게임사가 가장 바라는 것이 창조적 인재 영입이다. 이 영입이 쉬워진다. 게임사들은 사증 발급과 채용 기간 연장이 쉬워져 해외 전문인력 유치가 용이하며, 특허 출원 우선심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판교 제2 테크노밸리에 건립 중인 성남글로벌융합센터에 주변보다 낮은 분양가와 임대료로 입주가 가능해 벤처․스타트업 기업의 활동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민간은 공공의 지원을 받으면, 귀찮은 과제가 생기는 것을 우려하는 듯하다. 성남시의 드론 지원 사업 사례를 들려주고 싶다. 성남시에는 군공항이 있어서 드론 사업자가 시범 비행을 마음껏 할 수 없었다. 드론 사업자는 기흥에까지 가서 시범 비행하는 게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국방부와 직접 협의해서 성남시에 드론 테스트 공간을 만들었다. 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성남시가 책임지겠다고 국방부에 설득했다. 민간이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공공이 책임지는 게 규제 완화라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신뢰를 쌓겠다.

이 밖에도 게임축제 등 문화행사 진행 시 도로점용과 통행제한을 할 수 있고, 옥외광고 설치 구역과 표시사항을 조례로 정하는 등 특구 홍보는 물론 관련 사업과 다채로운 행사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게이머와 관련 종사자들은 지정 자체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단순한 오락으로 인식되어온 게임이 당당히 산업과 문화로 인정받은 것에 자긍심을 느끼며, 의욕적으로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동호인들 역시 그간 주류문화보다 소외당하였음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왔다.


특구의 장점으로 '홍보물을 내걸 수 있다'가 좀 의아했다. 개인적으로 좀 사소하다고 여겼다.

= 정말 중요하다.(웃음) 많은 게임사가 정작 판교에서 표현의 자유가 많이 제한되어 있다며 풀어줄 것을 건의했다. 이렇게 된 배경을 알려면 판교 계획부터 살펴봐야 한다. 처음 조성할 때, 디지털 시대 업무 단지 조성을 제조업처럼 구성했다. 이로 인해 게임사가 판교에선 홍보할 수 없는 규제에 묶였다.

규제 해소를 위해 특구 지정이 필요했다. 특구가 되면 광고 표현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 오랫동안 많은 게임사가 바랐던 사항이다.

앞으로 우리 시는 자체 역량을 집결해 판교 권역을 '경제와 문화까지 아우르는 특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삼환하이펙스에서 넥슨을 잇는 중앙로 750m 구간에 ‘판교 콘텐츠 거리’를 만들고, 삼평동 626번지에 450석 규모의 e스포츠 경기장을 세운다. 이 밖에도 성남 e스포츠 페스티벌,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페스티벌, 글로벌 인디크래프트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시민 모두가 함께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


규제가 풀린 만큼 게임사에게 바라는 게 있나?

시 입장에선 규제를 완화하는 만큼, 대형 게임사가 다양한 게임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게임산업 도약을 위해선 대형게임사가 스스로 멘티 역할을 맡아 인디 및 중소 게임사를 이끌어야 한다. 또한, 시민에게 다가가는 게임사가 되었으면 한다.

관련해 판교 구청사 부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엔씨소프트에 1층 휴게공간과 편의시설, 주차장 800면 등을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성남시가 만드는 e스포츠 경기장이 기대된다. 경기장을 지은 뒤 콘텐츠가 중요하다. 향후 성남시는 e스포츠 경기장을 어떻게 꾸려나가게 될까?

= 현재 전국에 9개(수도권 7개소, 비수도권 2개소)의 경기장이 운영 중이며 우리 시 경기장 개장 이전에 최소 2개소(대전, 진주) 이상이 추가되어 경기 유치와 방문객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경기장들이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과 달리 우리 시 경기장은 기획 단계부터 e스포츠대회 운영에 최적화해 설계한 전용공간으로, 시설과 장비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자신한다. 게임사들이 밀집한 입지조건도 강점이다. 경기가 없는 기간에는 중․소 개발사의 신작 발표회나 파일럿 리그를 지원하는 등 연중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콘텐츠 기획과 운영방식의 차별화가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는바, 2024년 개관까지 차분히 준비를 이어가겠다.

▲ 성남시 e스포츠 전용 경기장(설계안)

이를 위해 e스포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4월 20일 효율적인 경기장 운영계획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를 시작했다. 향후 운영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최적의 민간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며, 유명 대회를 유치하는 한편 e스포츠 저변 확대와 풀뿌리 발전을 위해 다양한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들을 개최할 계획이다.

경기장 외에도 멀티룸, 스튜디오, 녹지 등 시민들을 위한 공간도 준비 중이며, 게임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복합문화시설로 건립해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


게임산업 풀뿌리 발전을 위해 스타트업, 창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현재 지원 외에 추가적인 방안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듣고 싶다. 예컨대 게임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왜 성남시에서 시작해야 하는지 소개한다면?

= 한국은 세계 5위의 게임 강국이지만, 상위 3개 사가 전체매출의 50%를 차지한다. 연매출 1천억 원 미만 중소 게임사의 영업이익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는 게임산업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K-Game 산업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시는 국내 게임산업 최대 집적지로써 중소게임업체 지원과 기업 간 상생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K-Game 발전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중소업체의 게임 및 콘텐츠 개발과 마케팅 지원에 13억 원가량을 지원하고 있으며, 총 7개 분야 3,000억 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조성해 4차 산업 관련 청년창업을 돕고 있다. 아울러 신생 스타트업 기업이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사무․연구 공간지원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기존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와 분당 킨스타워 외에 제2 판교 태크노밸리에 성남글로벌융합센터가 건립 중이다. 판교 구청사 부지 매각을 통해 조성되는 소프트웨어진흥시설에도 2026년까지 1,000㎡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성남산업진흥원은 예비 상장 기업을 발굴해 코스닥 등 증시상장을 지원하는 '기업공개(IPO) 유망기업 지원'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특히 지난 5월 국내 기초지자체 최초로 'KSM 등록 추천기관'에 선정되어 향후 자본시장 연계가 보다 쉬울 것으로 기대한다.

시의 직접지원 외에도 민간과 공공의 우수한 인프라가 완비되어있다. 2020년 기준 매출 순위 10위권 업체의 절반 이상이 관내에 소재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 등 다수의 게임 퍼블리싱 업체가 위치해, 최신 트렌드 파악과 협업, 네트워크가 쉽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콘텐츠멀티유즈랩,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 게임인재원 등 관련 공공 지원 기관도 상당수 포진해있다.

우리 시는 특구 지정을 계기로 관내 인프라를 통합․조율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정부, 경기도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콘퍼런스와 데모데이, 신작 발표회 등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협력사업을 전개하겠다.

또한, 과거 넥슨NPC(넥슨앤파트너즈센터)와 같이 게임산업 내 자생적인 상생과 연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과거 '도면을 들고 을지로에 가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우리 시는 모든 인프라와 지원정책이 준비된 도시이며, 게임산업에 꿈을 꾸고 있는 분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 "꿈을 가지고 있다면, 성남시가 돕겠다"

소외계층과 게임과몰입에 대한 성남시 정책이 궁금하다.

= 게임산업이 K-culture의 위상을 높이고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나, 게임 과몰입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우리 시는 게임산업 지원과 함께 다양한 인식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관내 카카오게임즈와 2019년 10월 ‘게임문화 소외계층 지원과 게임문화 정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장애 및 저소득 아동과 노인, 환자 등 게임을 접하기 어려운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4D VR 버스가 운영 중이다. 안경 형태의 VR 장비를 착용하고 의자에 앉아 360도 입체영상을 통해 게임을 체험하는 내용으로, 올해 4월 관내 청소년시설을 시작으로 현재 3회(60명) 추진했으며 향후 연간 5회 이상 운영 예정이다.

▲ 카카오게임즈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

또,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성남게임힐링센터를 열었다. 게임문화재단과 우리 시가 공동 운영하는 시설로 정자동 킨스타워 7층에 있다. 상담실과 VR 체험관을 갖추었으며 상담사 2명을 포함해 4명의 직원이 상주한다.

지금까지 게임 과몰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병원을 중심으로 한 질병 치료에 거부감이 높아 적절한 조치가 어려웠다. 게임힐링센터는 심리상담을 기반으로 조기에 상태를 진단하고, 예방 상담 등 선제 대응도 병행한다. 음악과 신체활동을 활용한 치유 프로그램과 가족캠프, 게임 진로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의 거부감도 최소화했다. 현재까지 이용실적이 170여 건이며 향후 지속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걱정되는 점은 메타버스 시대의 격차다. 메타버스도 결국 기기 격차에 따라 즐기는 층과 그렇지 못한 층으로 나뉠 것이다.


메타버스 시대의 격차를 미리 대비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 과거에는 최소한의 공적 공간으로 격차를 줄일 수 있었다. 청소년이면 학교라는 공적 공간이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닥치면서 공적 공간이 줄어들었다. 코로나 시국이 되자 집에 개인 공간이 있는 학생과 아닌 학생, 개인 기기가 있는 학생과 아닌 학생으로 나뉘었다.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이 메타버스 시대에 반복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배제되는 집단을 어떻게 이끌지 고민이다. 기술 격차의 해결 열쇠는 기업이 쥐었다고 생각한다. 기업과 같이 메타버스 시대의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지 머리를 맞대고 싶다. 과거 기업 역할은 공장을 만들어 일자리를 만들면 다였다. 공공은 보수적인 행정 집단이어서 한계가 있다. 기업은 정말 이윤만 추구하면 되는 걸까? 돈을 벌기 위해서만 창업하는 걸까? 디지털 시대의 기업은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해봐야 한다. 디지털 시대 기업은 다르다. 디지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인문학과 결합해 온라인 공간에서 공동체를 만드는 게 어떤 것인지 고민해주길 바란다.

공공이 기본적인 인프라를 만들면, 그 플랫폼 위에서 기업이 고민을 풀어줬으면 한다. 메타버스 시대의 격차 해소는 미리 대응할 수 있다.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가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고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메타버스를 사람을 위한 장소로 만들 수 있도록 게임사가 함께 고민해주길 바란다.

▲ "메타버스 시대의 격차, 기업과 공공이 미리 대비해야"

최근 성남시 내 주요 IT 기업 노동 문제가 이슈다. 시장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네이버 사건 때 장례식장에 가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안타까운 사건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갑질인지도 모른 채 행해지는 일이 많았다. 문화적 격차가 심해져서라고 본다. 네이버 노조는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려 했다. 나는 그 방법도 좋으나, 한계가 있을 거라고 말했다. 차라리 노조 차원에서 직장 내 갑질 조사를 해보라고 권했다. 우리 공무원도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게 있는데, 서로 문화적 격차가 너무 심하다. 문화와 언어가 다르니, 갑질인데 갑질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정도 과도기 단계라고 본다. 문화 격차, 세대 격차, 사회 변화에 따라 업무 환경도 많이 변했다. 조사를 시작해 갑질인지 모른 채 행해지는 갑질 유형을 만들고, 방지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이런 문제를 방지하고자 '일하는 시민을 위한 성남시 조례'를 만들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네이버 노조, 넥슨 노조들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최근 IT 업계가 자회사, 손자회사, 협력업체, 프리랜서, 계약직 등으로 나누어 차별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조례에서 일하는 시민은 노동 관계법에 따른 근로자를 비롯해 고용상의 지위 또는 계약 형태에 상관없이 일터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뜻한다. 고용 형태가 불안한 프리랜서, 학습지 교사·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 배달라이더 등 플랫폼노동자, 1인 영세 자영업자 등이 조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과거 제조업 시대에는 인사노무가 중요했다. 그런데 요즘은 아니다. 최근 대형 IT 및 게임 기업은 노무를 외주화하는 경향이 크다. 노무는 외주화하는데, 사람 관계는 사내에 남아 발생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나는 게임업계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조직이지만, HR은 굉장히 약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일하는 시민 조례로 예방하고자 한다.

최근 네이버 노조와 넥슨 노조는 회사 내부, 자회사, 손자회사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많다고 전한다. 우선 조례 효과를 많이 알리고, 협업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는 앞으로 만들어가겠다.


어느덧 민선 7기 3주년이다. 그간의 소회와 향후 게임산업 중심지로서의 성남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궁금한데.

= 이제 물리적인 공간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기업 생태계도 어느 정도 형성이 됐고, 소통에 기반한 신뢰와 규칙이 형성됐다고 본다. 이제 판교는 창조적 인재들이 모일 환경으론 완성됐다.

앞으로 판교는 성숙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판교에는 창조적 인재들이 서로 모여 소통할 공간이 부족했다. 청와대에 근무하던 시절, 서초 어느 북카페에서 판교 게임사들이 모여 토론하는 걸 봤다. 판교 게임인이 왜 서울에 모일까 생각하니, 애초에 판교엔 모일 곳이 부족했다. 이제 이들이 모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 이를테면 '판교 2.0'의 시대로 가겠다.

백현동 마이스(MICE)산업이 그 시작이다. 2조 5천억 원이 투입되는 마이스산업의 핵심은 문화적 융합이다. 지금까진 판교 물리적 공간에 게임사가 많은 것으로 끝났지만, 이들을 문화적으로 묶고 길을 만드는 게 백현동 마이스산업이다. 이를 통해 판교를 명실상부 4차 산업과 관련된 최첨단 집약지로 만들고 경험과 인프라, 행정역량을 게임산업 진흥에 지원하겠다.
*마이스산업: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our),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앞글자를 따 마이스(MICE)라고 부른다. 생산유발, 부가가치, 고용창출 효과가 커 국가 주도의 중요한 핵심 산업으로 평가된다.

남은 기간 성남시는 인디⸱중소게임 개발사들의 글로벌 진출과 성장을 돕고, 건강한 게임생태계 조성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또 단순한 게임산업 집적지를 넘어 게임산업 및 문화를 아우르는 글로벌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기존 사업들을 견고히 다지고 이를 발전 및 확산시키는 시간으로 채우겠다.

▲ "성남시, 글로벌 게임산업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