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초능력을 쓰는, 뇌와 뇌가 연결되어 자유롭게 소통하는 세상. 기술 대신 뇌 능력, 뇌 과학이 발달해서 현대의 과학과 기술을 대체하는 미래. 그리고 거기에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 나타납니다. 인류가 이에 대항하다 보니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세계를 구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여정! 게다가 더블!

냉정히 말하자면 중2병 가득한 소재죠. 딱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으로 만들법한 소설 소재겠네요. 그런데 진짜로 애니메이션과 게임, 둘 다 나옵니다. 그만큼 확실히 작정하고 만든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제가 꽤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반다이남코가 다시 한번 도전하는 애니메이션 풍 게임, 그런데 이 게임을 해보니 이건 괜찮습니다. 아쉬운 게 있긴 하지만 작정하고 만든 느낌도 나고, 전투는 기가 막히게 재밌고 플레이 분량도 상당합니다. 이 정도면 합격점을 주고도 남지 않을까요?

인간의 뇌를 먹는 괴물, 그리고 괴물을 사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스칼렛 스트링스'입니다.

게임명 : 스칼렛 스트링스(SCARLET NEXUS)
장르명 : (브레인 펑크)액션
출시일 : 2021.06.24.
개발사 : 반다이남코
서비스 : 반다이남코
플랫폼 : PC, PS, XBOX

관련 링크: '스칼렛 스트링스(Scarlet Nexus)' 오픈크리틱 페이지

※ 본 리뷰는 PS5 환경에서 플레이한 경험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진동과 케미를 이루는 훌륭한 염력 액션


스칼렛 스트링스의 가장 큰 장점이자, 이 게임을 순수하게 즐길만한 이유를 만들어 주는 부분이 바로 전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만큼은 게임의 스토리보다도 먼저 언급할 가치가 있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그만큼 염력 액션은 체계가 잘 잡혀있고, 확실한 포인트가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다가오죠.

무기 공격으로 염력 게이지를 회복하고, 염력으로 주변 사물을 이용해 공격합니다. 그리고 스트러글 암즈 시스템(SAS)을 통한 동료들의 능력을 빌려 여러 가지 효과가 부가적으로 존재합니다. 등장하는 괴이들도 각각 약점과 공략 포인트가 있고, 진행되는 맵의 기믹들도 SAS를 통한 공략점이 있죠.

기본적으로 게임은 무기 공격과 염력 공격의 연계를 지향하지만, 반드시 여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적을 공략할 수 있죠. 그리고 가장 독특한 점은 '염력' 공격인데, 일반적으로는 사물을 날려서 적을 공격하는 형태를 띱니다.

▲ 특수 오브젝트(L2) 공격은 일종의 공략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염력 공격은 PS5의 경우 어댑티브 트리거를 통해 뛰어난 전투 감각을 전달합니다. 듀얼 센스의 진동과 더불어 공격의 히트, 형태까지 제법 진동의 세기와 감각이 배정이 잘 되어 있어서 대단한 만족감을 주죠. 특수 오브젝트 염력 공격은 추가적인 조작이 있고, 추가 조작 도중에도 강력한 공격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손을 통해 전해져 옵니다.

플레이어의 느낌에서는 달라질 수 있으나, 전투에 잘 어울리도록 진동이 설계되어 있는 느낌이 강합니다. 브레인 크러시나 브레인 필드 및 각종 연출에서 이러한 진동은 플레이어에게 즐거운 감각을 선사하죠. '염력'이라는 전투 방법은 다소 밋밋하거나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었겠지만, 반다이남코는 결국 컨트롤러의 진동과 연출을 통해 완벽하게 '즐거운' 염력 전투를 창조했습니다.

만약 이러한 진동이 없거나 느낄 수 없는 환경이라면, 전투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달라질 수 있을 정도로 손에 느껴지는 진동이 핵심입니다. '염력'이라는 컨셉의 전투는, 사실 PS5-듀얼 센스로 하는 게 정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최소한 스칼렛 스트링스는 반드시 전투에서 '진동'을 느낄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 SAS를 통한 동료의 능력 공유가 전투의 핵심

SAS는 스칼렛 스트링스의 전투를 다채롭게 만들면서 완성시켜주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제, 감전, 투명화, 고속화, 경질화, 발화, 투시, 순간 이동 등의 능력들을 가져올 수 있죠. 두 명의 주인공은 같은 능력을 사용하고 있기에, 서로의 능력을 증폭하는 형태가 됩니다. SAS를 사용하는 동안 게이지를 소모하지만 그만큼 확실한 리턴이 있습니다.

회피하기 힘든 공격은 고속화를 통해 빠져나가, 순식간에 적의 뒤를 잡고 자가복제+감전을 통한 적의 다운과 염력 게이지의 대량 회복을 노려보는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피하기 어려운 패턴의 경우 투명화를 통해 적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경질화를 통해 대미지를 받지 않고 반격할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SAS, 동료와의 능력 연계가 이 게임 액션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여기에 드라이브-브레인 필드 시스템이 합쳐지면서 플레이어가 전투를 좀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죠. 점차 강력해지는 적들은 HP를 깎는 선택보다는 크러시 게이지를 깎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는 약점 포인트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크러시를 발동시켜 브레인 크러시로 한 번에 쓰러뜨리는 플레이를 지향하게 되죠.

SAS를 통한 전투를 지속하다 보면 '드라이브 게이지'가 쌓여 한층 더 강력해진 드라이브 상태가 되고, 드라이브 상태를 일정 시간 이상 유지하면 '브레인 필드'를 전개해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죠. 이러한 드라이브, 브레인 필드는 '브레인맵'에서 일정 스킬 포인트 투자를 통해 더욱 강력하게 할 수 있습니다.

▲ 강력한 브레인 필드, 자주 사용할 순 없습니다.

SAS와 염력, 무기 공격을 통한 전투의 흐름과 진행은 정말 재미있게 느껴지지만, 난이도나 구성 자체에서 지적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몇몇 공격들은 불합리하다고 할 정도로 판정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고, 등장하는 적들도 약간의 특징이 다를 뿐 외형상 구분이 힘든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적들의 이름도 다소 난해한데, 이를 바로바로 구분하기 힘들지만 별로 구분할 이유도 없습니다. 생각보다 약점도, 공격도 비슷하거든요. 속성이 달라서 조금씩 달라진다는 느낌 정도입니다. '괴이'의 다양성은 부족한 편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러한 전투의 불합리함은 '회피'라는 플레이어의 방어 행동의 성능이 지나치게 나쁜 탓에 발생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스칼렛 스트링스는 회피 버튼과 대시 버튼이 하나로 구성되어 있는데, 판정이 정말 안 좋고 성능도 좋지 않습니다. 파티로 구성된 동료들은 때때로는 회복 아이템을 축내는 짐덩어리같은 느낌이지만, 가끔씩 제대로 크러시를 내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판단이 어렵습니다. 일단 한가지, 락온 시스템과 자동 카메라 전환은 끄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사실상 성장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반으로 가면 회피보다는 SAS에 의존하게 됩니다. 회피는 단순히 저스트 회피를 노려보거나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정도고, 동료는 있으면 좋은데 자꾸 신경쓰이게 HP가 깎여있다는 느낌이 자주 듭니다. 그런데 이 핵심인 SAS는 차후 언급할 '유대 에피소드'와 엮여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 브레인 맵을 통해서 전투가 좀 더 다채로워집니다.

스칼렛 스트링스의 상쾌한 전투 감각은 이를 감수하고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앞서 언급한 몇 가지 단점이 전투의 매력을 가려버릴 정도는 아니나, 조금 거슬리는 느낌은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단점이 조금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염력이나 드라이브 등등 전투시 장면 전환의 연출은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즐겁고 상쾌한 경험입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다소 재미없게 보일 수 있지만, 패드의 진동과 전투의 연출이 합쳐지면서 염력 액션은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뽐냅니다. 그동안 반다이남코가 애니메이션 게임에서 보여줬던 아쉬운 전투의 만족감을 '스칼렛 스트링스'가 완벽히 해결했다는 점에 가깝겠죠. 이는 차후 시리즈에 아쉬운 부분을 보완하여 도입해도 될 정도로, 기본적으로 훌륭한 감각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만든게 느껴지는 스토리와 세계관이지만...

▲ 스토리는 스틸 컷 신 위주로 진행됩니다.

뛰어난 전투 파트와는 달리 이외의 부분들은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봅니다. 애니메이션 풍 카툰 셰이더 방식의 그래픽은 차치하더라도, 게임상 스토리의 전개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한 마디씩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될 정도죠. 뚜렷한 장점과 단점 모두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게임의 메인 스토리는 두 명의 주인공으로 진행됩니다. 유이토와 카사네는 같은 토벌군에 조직되어 있지만, 두 캐릭터는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행보를 걷습니다. 괴이 토벌군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두 캐릭터를 모두 플레이해야 하죠.

물론 하나의 주인공만 플레이해도 사건의 전말과 흐름, 최종적인 스토리는 알 수 있습니다. 대신 두 주인공이 겪는 거대한 사건은 동일하되, 종장에 다다르는 여정은 서로 다르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명의 주인공이 하나로 만나는 순간부터는 공통 파트가 진행이 되는 느낌입니다.

세부적으로 겪는 사건은 양 주인공 모두에게 알려지는 구조가 아닙니다. 때문에 유이토는 왜 카사네가 자신을 죽이려고 공격하는지 알 수 없으며, 카사네 또한 유이토가 왜 자꾸 행보에 개입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는 양 주인공을 모두 플레이해야 명쾌하게 알 수 있는 요소죠. 물론 종장에 이르러서는 대략적으로 알려주기는 하지만, 명쾌하게 플레이어가 이를 모두 이해하려면 두 명의 주인공을 모두 플레이해보는 것이 답입니다.

하나의 주인공을 플레이할 때, 보통 난이도와 소수의 퀘스트를 수행하고 마구잡이 스킵하지 않는다면 20시간 후반 분량의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적지 않은 분량이죠. 종장을 제외하면 대략 50시간 가까이의 플레이 타임이, 양 주인공을 통해 확보되는 거대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메인 스토리의 흐름과 내용 자체는 그럭저럭 납득이 되고 이해하면서 지켜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억지로 밀어붙이지도 않고, 용어의 남발도 적어서 이해하기는 어렵지도 않습니다. 대신 스틸 컷 형태로 진행되는 연출이 많아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봅니다. 대신 스틸 컷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캐릭터들의 심리를 강조할 수 있도록 표정 변화나 스틸 컷이 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편이고요.

이를 통해 풀어내는 스토리 중간중간 등장하는 컷신들은 충분히 좋은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종장까지 달려가는 여정 속에서 억지로 스토리를 질질 끌고 있다는 느낌은 적고, 스피디한 전개가 이뤄집니다. 종장에 이르러서는 자꾸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전투가 한데 몰려있어서 피곤함이 들 수 있긴 하지만 전투가 워낙 재미있기에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엔딩에서 납득이 되지 않아 좀 찝찝한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 이는 아마 애니메이션을 염두에 둔 구성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악당을 "알고 보니 그럴 이유가 있었다"라고 해도 이해해 주는 시대는 지났으니까요. 악행과 사건을 보고 이를 처단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주인공이 고뇌하는 모습은 다른 미디어에서도 자주 나오지만 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다르죠.

▲ 종장에서 정보, 스토리가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의외로 깔끔하고 명확한 결단을 내려 납득이 갔던 유이토의 결단은 참 좋았지만 엔딩에 대해서는 찝찝함이 남습니다. 이는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플레이어에 따라서 "그럴 수 있지"라고 납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취향 차이겠죠. 물론 후일담 형식의 엔딩 내러티브와 다시 메인 화면으로 이어지는 구성 자체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요약하자면 스칼렛 스트링스는 "인간의 뇌를 먹는 괴물을 사냥하는 인간들의 이야기"입니다. 괴이가 발생한 이유와 현 인류의 상태, 그리고 위기에 봉착한 세계를 주인공들이 '인간적'으로 풀어내가는 이야기죠. 거대한 흑막과 사건을 다루는 블록버스터가 아닌, 그저 뇌과학이 발달하고 많은 사람들이 초(뇌)능력을 쓰는 세상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세계보다는, 주인공 두 명에게 맞춰져 있다는 셈이죠. 세계관이 복잡하고 넓게 확장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두 명의 주인공에게 모든 포커스를 맞춰 놓았습니다.

인간에 초점을 맞추는 이야기는 거창하지도 않고 단순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공감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사실 뇌가 연결된 세상이라고 해서 '더 게이머'와 같은 영화의 전개나 흑막을 예상했습니다만, 전혀 다른 전개였음에도 꽤 흥미롭고 집중해서 스토리에 몰두했을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만족입니다. 열심히 노력했다는 정성이 전달되는 스토리라고 느꼈습니다.

▲ SAS는 동료 유대와 민감한 연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해야 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문제 삼을만한 부분은 바로 유대 에피소드입니다. 주인공들은 자신의 팀원과 '유대 관계'를 쌓을 수 있는데, 일종의 커뮤니티죠. 이러한 유대 에피소드의 전개가 본작의 메인 스토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방금 전까지 목숨 걸고 싸웠던 상대가, 태연하게 연락을 시도하고 만나자고 하는데 심각한 위화감이 발생하죠.

유대 에피소드는 유동적으로, 캐릭터들의 호감도에 따라 달라지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쉬어가는 페이즈인 '스탠바이 페이즈'에서만 활성화되고 변화합니다. 실컷 싸우고 전투하면서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강제로 유대 에피소드가 진행되도록 구성된 방식이죠. 유대 에피소드를 통해 다른 캐릭터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려는 '의도'는 느껴집니다만, 전달 방식이 잘못됐다고 느꼈습니다.

비슷하게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 관계를 높일 수 있는 페르소나의 예시를 들어봅시다. 페르소나에서는 단계에 따라 정해진 이벤트가 나오지만, 대신 중요한 사건이 이후나 특정 사건 이전에는 모두 결의를 다지고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거부하죠. 혹은 큰 사건 이후 만나는 이벤트에서는 사소하게나마 그 사건이나 심정을 물어보는 대사들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관계에 따라서 메인 스토리의 사건이나 연출이 변화하는 모습도 있었고요. 메인 스토리와 서브 스토리의 위화감을 최소로 만들면서 흐름을 통일시키고,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들이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경험하고 매력을 느끼는 요소로 작용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만든 셈입니다.

▲ 유대 에피소드는 의도는 알겠지만 방법이 좋지 않았습니다.

스칼렛 스트링스는 이 부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서브 스토리이자 캐릭터들을 이해해야 할 장치인 유대 에피소드가, 매력이 아니라 짐 덩어리가 된 셈입니다. 게다가 선물 선호도에 따라 캐릭터들의 반응이 달라지긴 하지만, 모션이 너무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더 가속화됩니다. 선물을 안 줄 수도 없으니까요.

물론 세토의 만년필 찾기 등, 메인 스토리와 여러 가지로 어우러질 수 있는 유대 에피소드도 존재하여 이러한 요소들을 염두에 둔 구성임을 엿볼 수 있었지만 구성과 전달에 아쉬움이 크게 느껴집니다. 이를 스킵 할 수 있지만 SAS는 유대관계와 매우 큰 관계가 있고, 가장 재미있다고 볼 수 있는 전투 파트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기에 안 할 수도 없습니다.

즉, 재미있는 콘텐츠를 위해 재미없는 콘텐츠를 해야 한다는 아쉬운 구성이 되어버렸습니다. 다행인 건 OST, BGM 등 사운드는 역대급으로 좋아서 자연스럽게 게임 분위기와 어우러져 플레이어가 몰입하는 과정을 잘 돕고 있다는 점이겠죠.



반다이남코 애니메이션 게임의 새 지평을 여는 작품


그동안 반다이남코는 애니메이션 게임을 통해서 여러 가지 교훈을 얻었을 겁니다. 3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온 '테일즈 오브' 시리즈를 차치하더라도 또 하나의 튼튼한 IP를 제작하고 싶었을 테니까요. 물론 드래곤볼 시리즈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입지를 구축했지만 그 외에 타이틀은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곤 할 수 없었죠. 여러 가지 변화와 시도를 이어왔지만 신통치 않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칼렛 스트링스'는 마침내 반다이남코의 시도가 제대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로 인해 게임의 매력이 바래지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할 수 있죠. 조금만 더 좋았으면 훨씬 더 좋을 게임이겠지만, 지금도 좋은 게임으로 평가받을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반다이남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IP에 대한 확실한 의지도 보여줬죠. 애니메이션과 연계된 출시 일정, 그리고 연계된 콘텐츠까지 존재하게 되면서 확실히 더 넓은 이들에게 이를 전파할 '의지'를 반다이남코가 제대로 보여준 셈입니다.


염력 액션으로 구현된 전투는 상쾌하고 플레이어에게 정말 큰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이와 어우러지는 스토리는 '몰입'하기에는 적절한 구성과 내러티브를 보여주고 있고, 억지식 전개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데 분량만큼은 훌륭합니다. 부가적으로 신경 써야 할 성장 요소나 장비들은 전투를 뒷받침하기 좋은 구성으로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인공뿐 아니라 다른 동료들에게도 캐릭터성을 부여하고 이야기를 다채롭게 할 요소가 썩 좋지 않은 경험인 점이 아쉽긴 합니다. 좀 더 치밀한 구성으로 동료들의 이야기가 또 다른 즐거움으로 남았다면 더욱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었다고 보기에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단점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주인공을 플레이한다는 요소와 매력적인 세계관 및 스토리, 그리고 즐거운 전투는 놓치기 아까운 매력입니다. 나름 깔끔하게 맺어진 엔딩과 후일담, 그리고 2회차 이후 요소들이 추가되는 부분도 나쁘지 않습니다. 한 명의 주인공으로 게임을 클리어하면 레벨과 브레인맵 포인트 등 다수의 요소들이 승계되는 부분이 있죠. 그래서 다른 주인공의 이야기도 더욱 빨리 경험할 수 있는 점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두 명의 주인공을 배치한 구성과 '염력' 액션이라는 핵심적인 '스칼렛 스트링스'의 요소들은 게임의 매력과 장점을 갖추게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다른 요소들을 다 차치해고 생각해 봐도 '스칼렛 스트링스'의 전투와 액션은 경험할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스칼렛 스트링스는, 반다이남코가 꾸준히 이어오던 애니메이션 풍 게임 계보에 새로운 지평을 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처음 1회차 플레이에서는 유이토를 플레이하길 추천합니다. 두 번째 주인공인 '카사네'는 공격 형태의 특성상 액션에서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있으며, 유이토편에서 알 수 없던 정보를 꽤 빠른 시점에서 획득하게 되는 편이라 정보/용어의 혼동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