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여있던 원더홀딩스의 신작 배틀로얄 게임 '슈퍼피플'의 알파 테스트가 11일부터 시작됐다. 알파 테스트는 한정된 인원으로 진행되며, 캐릭터 생성부터 튜토리얼, 유저 대전 등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슈퍼피플'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깔끔했다. 첫 알파 테스트인 점을 고려한다면 게임의 최적화가 굉장히 잘되어 있는 편이었다. 캐릭터가 움직이는 모션도 부드러웠고 특히, 파쿠르 등의 복합적인 움직임이 잘 구현되어 있었다. 게임 플레이 중 프레임 드랍이 나타나긴 했지만, 어쩌다 한 번 정도여서 크게 문제 되진 않았다.


한편, 정말 오랜만에 등장한 국산 FPS 배틀로얄 게임이기에 많은 게이머가 이 게임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슈퍼솔저 간의 생존 대전을 핵심으로 내세운 만큼 다른 배틀로얄과 전투에서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가", "'배틀그라운드'와 비교했을 때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 등 첫 게임 공개 이후 개발사에서 다양한 정보를 풀고 있지만, 실제로 게임을 했을 때 알 수 있는 정보가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

다만, 처음으로 진행한 알파 테스트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게임이 좋고 나쁘고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알파 테스트에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게임을 수정하고 정식 출시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따라서 배틀로얄 게임을 사랑하는 1명의 게이머로서 알파 테스트에서 느껴본 '슈퍼피플'의 모습, 그리고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중점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전체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은 다른 배틀로얄 게임과 비슷하다. 게임이 시작되면 비행기에서 탈출해 낙하산을 타고 원하는 지역으로 날아간 뒤 무기와 방어구, 아이템을 주우면서 파밍을 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 적을 쓰러트리면 된다. 정해진 시간마다 전장이 좁아지는 자기장 개념의 눈 폭풍도 있고 이동 수단도 존재한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여러 부분에서 다른 배틀로얄 게임과 차별화를 주려는 흔적이 보였다.



12종의 클래스와 레벨 성장 방식


먼저, 가장 큰 차이점은 클래스의 존재다. 알파 테스트 기준으로 현재 12종의 클래스가 준비되어 있으며, 클래스마다 고유의 궁극기와 스킬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클래스 시스템은 '에이펙스 레전드'처럼 캐릭터마다 고유의 특성을 갖춘 것이 아니라 일종의 직업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본인만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생성하게 되며, 게임을 시작할 때 랜덤으로 1개의 클래스를 정해준다. 따라서 매판마다 어떤 클래스가 선택될지 알 수 없다. 만약 원치 않는 클래스가 선택될 경우 골드(게임 재화)를 소모해서 다른 클래스로 바꿀 수 있다. 단, 클래스 변경은 1회로 제한된다.

클래스는 9개의 패시브 스킬과 1개의 궁극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레벨이 오를 때마다 1개의 패시브 스킬을 랜덤하게 획득할 수 있다. 패시브 스킬은 최대 3레벨까지 올라가며, 총기 대미지 증가와 특화 능력의 성능 향상 등 다양한 효과를 부여해준다. 레벨 성장에 따라 강화되는 수치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며, 특정 행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스킬도 있다 보니 게임 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레벨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12레벨부터 사용할 수 있는 궁극기의 경우 게임 소개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게임의 승패를 극적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해 최대한 빨리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텔레포터는 순간이동으로 지형의 불리함을 순식간에 벗어날 수 있으며, 개틀링병은 개틀링건으로 부족한 화력을 채우는 등의 슈퍼 플레이가 가능하다. 궁극기는 클래스마다 쿨타임이 다르므로 짧은 쿨타임을 가진 클래스라면 궁극기를 배운 순간부터 이전과 아예 다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이처럼 게임 내에서 레벨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장치이며, 세 가지의 방법을 통해 레벨을 올릴 수 있다. 첫 번째로 생존 보너스가 있다. 말 그대로 살아만 있으면 일정 시간마다 경험치를 대량으로 제공해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중후반쯤 되면 12레벨을 달성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적 처치다. 적을 쓰러트리면 경험치를 받을 수 있으며, 이 점을 활용해 초반에 적극적으로 교전을 벌여 빠르게 레벨을 올리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마지막 세 번째는 슈퍼캡슐이다. 5종의 슈퍼캡슐은 먹으면 레벨을 올려주며, 같은 색상의 패시브 스킬을 올려주기도 한다. 만약 초록색 슈퍼캡슐을 먹으면 3가지의 초록색 패시브 스킬 중 1개가 오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랜덤으로 성장하는 패시브 스킬을 어느 정도 제어하면서 성장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슈퍼캡슐 자체를 얻기가 쉽지 않으며, 얻었다 해도 내가 원하는 색상이 아닌 가능성이 크므로 그냥 추가 보너스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았다.





조합과 제작 시스템

'이터널 리턴'과 '로얄 크라운'과 같은 쿼터뷰 액션 배틀로얄에서 볼 법한 조합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그것도 꽤 자연스럽게 말이다. '슈퍼피플'의 필드에는 총과 방어구 외에도 다양한 재료가 존재하며, 이를 모아서 상위 아이템으로 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필드에서 상위 등급의 장비를 얻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운이기 때문에 확실한 방법으로 상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조합 시스템이 중요했다. 조합을 통해 무기와 방어구의 등급을 올릴 수 있으며, 장비마다 필요한 재료가 다르다.


다행인 점은 굳이 모든 장비의 조합 재료를 외울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게임 내에서 조합 가이드를 제공해주며, 나에게 필요한 재료 아이템은 주변 테두리가 금색으로 빛이나 눈에 잘 띈다. 게다가 플레이어의 주변 몇 m 반경으로 필요한 재료가 있을 때는 벽을 뚫고 해당 아이템의 위치를 화면에 띄워주기 때문에 재료 획득에 따른 진입 장벽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장비 제작도 퀵버튼을 지원해주니 필요한 재료를 다 모아서 버튼만 누르면 끝이다.


한편, 로비에 있는 무기고에서는 무기를 제작하고 강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었다. 제작리스트에서 총기마다 희귀, 영웅, 전설, 신화 무기를 제작할 수 있으며, 게임 내에서 랜덤하게 드랍되는 설계도가 재료로 쓰인다.

무기를 제작하면 등급에 따라 최대 4개의 효과가 무기에 부여되며, 치유 효과를 감소시키거나 팔과 다리 타격 시 피해 증가 등 전투에 영향을 주는 11개의 부가효과가 존재한다. 이렇게 완성된 무기는 총기 강화 키트를 소비해서 강화할 수 있다. 다만, 무기 제작에 필요한 설계도를 게임에서밖에 얻을 수 없으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무기 제작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내는지는 정확히 확인해볼 수 없었다.





실시간 배틀로얄 로그라이크 느낌

매판 랜덤으로 정해지는 클래스와 랜덤 패시브 스킬의 성장, 아이템 조합 등 '슈퍼피플'은 기존 배틀로얄과 달리 게임 내에 다양한 랜덤 요소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마치 랜덤 요소를 강조해 매판마다 플레이 경험이 달라지는 로그라이크처럼 말이다.

이는 다른 배틀로얄 게임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슈퍼피플'만이 가진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배틀그라운드'와 '에이펙스 레전드', '콜 오브 듀티 워존' 등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배틀로얄 장르와 비교한다면 이러한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위 세 가지의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제어할 수 없는 요소는 오직 하나, 파밍뿐이다. 배틀로얄 장르는 플레이어의 실력과 장비의 파밍 수준이 높아야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따라서 게임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파밍을 하기 위해 열중하며, 좋은 아이템이 많이 떨어지는 지역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몰리면서 핫플레이스로 불리게 된다.

랜덤으로 드랍되어 있는 아이템 외에는 전부 플레이어의 실력에 따라 좌우된다. 정통 FPS인 '배틀그라운드'는 무엇보다도 플레이어의 에임 실력에 승패가 갈라지고 '에이펙스 레전드'는 레전드의 스킬과 궁극기를 얼마나 적재적소에 쓰냐에 따라 실력이 나뉜다. '콜 오브 듀티 워존'은 다양한 킬스트릭과 보조 아이템, 총기 부착물 등 변수를 직접 만들어 유리한 싸움으로 이끌 수 있다.

이와 달리 '슈퍼피플'은 파밍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클래스와 스킬이 랜덤으로 올라간다. 심지어 시작할 때 특화 총기가 1개씩 정해지는데 클래스에 따라선 이마저도 랜덤이다. 특화 총기는 말 그대로 해당 캐릭터가 잘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게임에서 랜덤하게 정해주는 것이다. 특화 총기의 대미지와 재장전 속도 등 총기의 사용에 도움을 주는 패시브 스킬이 존재하니 이왕이면 특화 총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슈퍼피플'이 PvE 게임이라면 이런 랜덤 요소가 재미있게 다가올 테지만, '슈퍼피플'은 배틀로얄을 중심으로 한 PvP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이 좁을수록 게임의 밸런스에 따른 불만이 많아질 수 있으며, 실력 게임이 아니라 운빨 게임으로 불릴 수 있다. 랜덤 요소가 기존 배틀로얄과 다른 재미를 불어넣은 것은 맞지만, 게임에서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을 지금처럼 좁힐 필요까지 있는지는 고민해볼 문제라고 생각된다.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골드

마지막 차이점은 게임 재화의 일종인 골드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먼저, 골드는 게임 결과에 따라 받거나 혹은 필드에 떨어져 있는 골드를 주워서 획득할 수 있다.


이렇게 쌓인 골드는 다양한 곳에서 쓰이는데 게임 플레이를 중심으로 설명하자면 앞서 언급했듯 원치 않는 클래스가 골라졌을 경우 다른 클래스로 갱신할 때와 게임 내에 랜덤으로 등장하는 개인 보급함을 열 때도 쓰인다.

개인 보급함은 게임 중에 필드에 랜덤하게 생성되는 일종의 보급 창고의 개념이다. 플레이어는 로비에서 개인 보급함에 다양한 아이템을 채울 수 있으며, 슈퍼캡슐부터 구급키트, 방어구와 각종 총기 부착물 등 게임에 큰 영향을 주는 아이템으로 이뤄져 있다.

개인 보급함은 초반에는 무료지만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르면 한 번 열 때마다 최소 백 골드가 필요하며, 어떤 아이템으로 구성했냐에 따라 추가 골드가 발생한다.


만약 개인 보급 특전을 가진 상태라면 무료로 상자를 열 수 있으며, 강력한 무기와 방어구, 각종 부착물과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어 파밍이 덜 된 상태에서도 순식간에 강력해질 수 있다.

골드는 스쿼드에서 아군을 되살리는 데도 필요하다. 아군이 적의 공격에 쓰러졌을 때 부상이 아니라 완전히 쓰러졌다면 골드를 소모해서 되살릴 수 있다. 처음 살릴 때는 백 골드가 소모되며, 두 번째는 이백 골드가 소모되는 방식이다. 단, 죽은 지 5분이 지났다면 되살릴 수 없다.

게임 재화를 소모해서 개인 보급과 아군을 살리는 시스템은 '콜 오브 듀티 워존'과 비슷하지만, 워존의 경우 게임 내에서만 쓰이는 일회성 재회를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고 '슈퍼피플'은 공용으로 쓰이는 골드를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슈퍼피플'은 게임의 첫 이미지만 놓고 본다면 정통 FPS보단 캐주얼한 하이퍼 FPS에 더 가깝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슈퍼 솔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강력한 궁극기도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하이퍼 FPS 배틀로얄인 '에이펙스 레전드' 혹은 '하이퍼 스케이프'와 비슷한 경험을 선사해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본 '슈퍼피플'은 앞선 게임보단 정통 FPS 느낌을 살린 '배틀그라운드'에 더 가까운 편이다. 캐릭터의 움직임이 하이퍼 FPS라고 하기엔 너무 정적이며, 게임에 영향을 주는 스킬의 존재가 궁극기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하이퍼 FPS를 노렸다면 게임의 템포가 좀 더 빨라야 하며, 정통 FPS를 노렸다면 클래스의 밸런스와 총기 밸런스를 조금 더 확실하게 잡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기자이기 전 배틀로얄 장르의 팬으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어떤 경우라도 페이 투 윈 과금 모델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