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샌프란시스코. 햇수로 6년 만의 GDC 방문이다. 영광스러운 자리인만큼이나, 기자들에겐 악몽같은 강행군으로 악명 높은 행사. 처음 오고 나서 두번 다시 안 가겠다고 다짐했고, 두 번째 방문했을 땐 한 번 더 보내면 퇴사를 고려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기어코 세 번째로 이곳을 밟았다. 하필 이 시기에 갈 만한 다른 기자들이 죄다 몸져누워버릴건 또 뭔가.

어쨌거나,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 현장의 모습을 제대로 담고 싶었다. 작게는 개인적인 궁금증(미국인들은 정말 마스크를 안 끼고 다닐까?)부터 엄청난 인파가 붐비던 GDC가 아직도 그대로일지, 한국 무선 인터넷보다 유일하게 더 빠르다고 인정했던 행사장 공식 WIFI가 아예 터질 정도로 바글바글하던 강연장들이 여전히 꽉 채워져 있을지 궁금했다.

그렇게, 이 시국 출국을 위한 수많은 잡다한 절차와 서류를 준비해 가까스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그렇게 도착한 모스콘 센터. 진짜 이 사람들은 마스크를 안 쓴다. 세상에. 나도 벗어야 할 것 같은 기분. 하지만 안 된다. 집에 돌아가려면 절대 걸려서는 안 되니까.

※ 이번 기사는 강연이 아닌, GDC 내 엑스포의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는 확실히 사람의 수가 적다는 것. 이전의 GDC가 '인파의 파도'라는 말로 표현해도 부족할 정도로 엄청난 참관객들을 보여주었다면, 지금의 GDC는 확실히 몇 년 전과 비교하면 겸손해진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대형 강연장이 꽉 차 미처 못 들어가고 문틈 새로 강연을 엿보던 광경은 이제 볼 수 없는 일. 오히려 대형 강연장의 경우 관객의 절반을 채우기 어려워 대부분의 강연이 작은 크기의 강연장에서 이뤄졌으며, 북적대던 로비도 마치 마지막 날과 같은 한산함이 가득했다.

▲ 한창 붐빌 시간대의 로비

엑스포의 경우도 크게 다르진 않은 편. 다만 한국과의 차이라면, 참가자들이 의식적으로 서로와의 거리를 두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전에 비하면 절대적인 사람의 수에서 차이가 날 뿐, 일단 참가한 이들은 판데믹 이전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재미있는 점은, 행사장인 모스콘 센터를 벗어나기만 해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인 외부와 달리 GDC 행사장에 입장한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했다는 것. "미국은 이미 COVID 이전으로 돌아갔다"라는 말이 흔하게 들리긴 하지만, 공공 장소에서 열리는 행사에 한해서는 관계자들이 꾸준히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각국에서 꾸민 국가별 부스가 눈에 띄었다. 프랑스, 칠레, 스페인, 스위스 등의 국가들이 참여했다.






▲ 클래식&레트로 게임들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은 GDC에 늘 존재했다.


▲ 시드 마이어의 첫 Civ(미국에서 문명을 'Civ'로 발음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도 체험 가능


▲ 은근슬쩍 클래식 게임 사이에 끼어든 '헤일로 리치'


▲ 대체 왜 여기에...?

GDC 엑스포는 모스콘 센터의 사우스 홀과 노스 홀의 지하에서 진행된다. 노스 홀의 지하에 국가관과 카페테리아 등이 있다면, 사우스 홀 측면에는 유니티와 아마존 웹 서비스 등 다이아몬스 스폰서를 포함하는 거대 업체들의 부스가 자리해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들어오는게 위메이드의 부스. 위메이드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과는 별개로, 이번 엑스포의 위메이드 부스는 누가 봐도 엄청난 노력을 들인 것이 바로 보일 정도로 눈에 띄었다. 현지에서 만난 이들도 엑스포에 재미있는 것들이 많지만, 가장 눈에 띈 것은 위메이드의 부스였다고 말했을 정도다.

▲ 거대한 규모로 짜인 유니티 부스


▲ 위메이드 부스는 엑스포 내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부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