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보다는 디얍겜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던 게임, 트릭컬이 지난 만우절 시즌에 잠시 충격적인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서브컬쳐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가봤으면 알 법한 그 의문의 세력, 수상하게 돈이 많고 동물에 더 가까운 수인캐릭터, 이른바 '퍼리'들의 검은 돈이 트릭컬에도 마수를 댔던 것이죠. 그들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에 타이틀이 바뀌는 충격적인 변화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혹시라도 진짜로 믿을 유저를 위해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건 만우절 이야기이긴 합니다. 수상쩍게 돈이 많은 퍼리라는 세력이 실존할지 그 진위 여부는 저 너머에 있는 이야기고 서브컬쳐계에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던 도시 전설에 호불호가 극히 갈리는 소재다보니 민감할 수는 있겠지만요.


▲수상쩍게 돈이 많은 퍼리들의 마수가 여기까지 뻗쳐오다니, 비상!

▲ 예술은 언제나 부유한 자들에 의해 지배된다. 그 중 하나가...어, 설마 밈 원작가가 직접 그려줬을 줄이야

보통 출시도 안 한 게임이 만우절을 본격적으로 챙기는 경우는 드물기도 하고, 그게 어지간히 충격적이거나 획기적이 아니고서야 커뮤니티에 도는 일은 더 드뭅니다. 그렇지만 트릭컬은 다소 달랐습니다. 커뮤니티에 한 때 화제가 된 작가가 합류하면서 서브컬쳐 유저라면 다들 한두 번씩은 들어봤을 만한 게임이다보니, 아직 정식 출시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밈으로 넘어갈 정도의 저력이 있었던 것이죠.

엄밀히 말하자면 작년 9월에 한 번 출시했다가, 결국 다소 미숙하다는 평을 듣고는 베타로 전환한 상태이긴 합니다. 10월 2일까지 테스트를 진행한 이후, 퀄리티를 만족스럽게 올릴 때까지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죠. 그러는 사이에 아트디렉터 디얍이 건강상의 문제로 퇴사한 것이 밝혀지고, 일부 유저들은 출시가 가능할지 의문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4월 만우절 컨셉 개그뿐만 아니라, 트릭컬은 꾸준히 개발자 노트를 올리면서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유저들에게 하나하나씩 공개해왔습니다. 아직 출시일은 공개되진 않았지만, 오픈베타 전환 그리고 출시 무기한 연기 이후 거의 반년 가까이 개선을 거치고 있는 트릭컬이 지금 어떻게 변하고 있나 한 번 훑어보고자 합니다.

▲ 만우절 소식에 놀란 분들 안심하십시오. 트릭컬은 안전합니다!



■ 디얍 없는 디얍겜? 디자인 기조는 유지, 발전하면서 작업물도 중간중간 공개한다

▲ 이미 디얍은 타 게임 공식 작가 시절부터 목디스크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던 터라(출처: 라오 만화극장 12화)

▲ 결국 1월 20일 건강상의 이유로 에피드 게임즈를 퇴사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현재 디얍은 건강상의 문제로 올해 1월 19일부터 에피드 게임즈를 퇴사한 상태입니다. 에피드 게임즈에서 밝히기로는 이미 OBT 실시 전부터 건강상의 문제로 퇴사를 희망해왔던 것이 밝혀졌죠. 에피드 게임즈에 입사하기 전 라스트 오리진 공식작가로 활동할 때 이미 목디스크가 도져서 몸 상태가 안 좋다는 건 널리 알려졌었고, 오픈베타 시점에서는 목 증상이 더 심해져서 에피드 게임즈측에서는 재충전을 위한 여유 시간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목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퇴사한 뒤 2달 정도 휴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죠. 그리고 최근에 들어서 간간히 여러 IP의 굿즈 일러스트 외주를 받아서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팬들이 불안감을 표했습니다. 이전에 오픈베타로 냈을 무렵에 트릭컬은 엄밀히 말해서 게임플레이 자체는 오토배틀러와 수집형 RPG를 불완전하게 섞어서 미완성인 느낌이 나는 게임이었기 때문이죠. 그런 와중에도 디얍 특유의 통통한 볼에 귀여운 표정이 일품인 캐릭터들과 그 느낌을 한껏 살려낸 스토리는 호평을 받았었는데, 그 중 한 축을 담당한 디얍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만큼 앞으로 트릭컬의 방향성에 대해 의문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죠.


▲ 평가가 미진했던 지난 OBT에서도 디얍 특유의 귀여운 아트는 호평일색이었습니다

이에 에피드 게임즈측은 디얍이 그간 에피드 게임즈에서 재직하면서 작업한 작업물을 바탕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간의 작업 과정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디얍은 아트 디렉터이자 메인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캐릭터의 각종 설정화 및 원화, 일러스트, 삽화를 그렸으며 아트팀은 이 중 캐릭터별 3종의 삽화를 토대로 스탠딩 애니메이션과 인게임 전투 SD를 만들어가는 방식이었죠.

또한 게임 내 캐릭터 제작은 디얍뿐만 아니라 스토리 작가인 폴빠도 일부 작업에 참여, 두 사람이 협업한 뒤에 시안 및 삽화를 완성하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를 토대로 아트팀이 작업, 인게임 SD나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해왔고 현재는 두 작가가 작업해둔 삽화뿐만 아니라 시안까지도 포함해서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죠.


▲ 개발자 노트를 통해 그간 어떤 식으로 작업해왔나 공개하는 한편


▲ 현재 새롭게 작업하고 있는 결과물도 주기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디얍이 퇴사하기는 했지만 그간 남겼던 작업물과 디얍 특유의 그림체, 디자인을 바탕으로 아트팀이 캐릭터 작업을 지금도 계속 거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11월부터 일주일 단위로 꾸준히 캐릭터 도감을 올리면서 그 작업물을 유저들에게 공개하고 있죠. 현재 에피드 게임즈가 밝힌 바에 따르면 프로젝트팀은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20여 명 정도이며, 아트팀은 4명을 더 충원하고 프로세스를 재확립해 애니메이션, 원화 업무 부담을 줄이고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습니다.

▲ 2월 24일 개발자 노트를 통해서 개발팀 인원 충원을 알렸습니다



■ UI/UX 편의성, 이펙트부터 게임플레이까지 전반적인 대수술에 들어간 트릭컬

▲ 디얍이 들어오고 트릭컬로 바뀌기 전, 롤더체스였을 시절엔 이랬습니다

당초 트릭컬은 디얍 합류 전만 해도 '롤더체스'라는, 당시 유행하던 오토배틀러 장르를 채택해서 준비 중인 실사풍 일러스트의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디얍이 아트디렉터이자 메인 일러스트레이터로 합류하고 스토리 작가 폴카를 영입하면서 현재의 트릭컬이 되었죠. 그 과정에서 수집형 RPG로 선회하긴 하지만, 디얍의 일러스트 외에도 다른 요소로 여타 수집형 RPG와 차별화를 두고자 오토배틀러 요소는 남겨두었습니다.

실제로 그간 수집형 RPG와 오토배틀러를 섞은 게임이 서브컬쳐계에 여럿 출시되기 시작한 시점이라 그 조합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오픈베타 시점의 트릭컬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완성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례로 오토배틀러는 여러 라운드를 진행하면서 패를 사고 팔고 합성하면서 점점 패가 강해지는 맛이 있는 게임입니다. 패 자체만 강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패가 갖고 있는 속성이나 값이 서로 시너지를 갖는 조합도 있어서 그런 조합을 맞추기 위해 고민하는 재미도 있죠.



▲ 수집형 RPG의 파티 편성에 오토배틀러의 패 조합, 배치를 가미해 특유의 게임플레이를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이와 달리 트릭컬은 일반 수집형 RPG처럼 3웨이브제를 채택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원하는 패를 풀로 모으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레벨이 오르고 나면 패를 모을 때 쓰는 소환석이 많아지고 종족 시너지 대신에 스테이지에 특정 종족을 배치하면 소환석을 추가 제공하는 식으로 조패 과정을 압축, 보완하긴 했죠. 그러나 최상급 패를 조패하기 비교적 어렵고 종족 시너지를 활용하는 전략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부각됐습니다.

수집형 RPG로 봐도 전투 이펙트가 단조롭고, 육성하는 재화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UI/UX 편의성도 부족했습니다. 스킬 레벨을 올리고 친밀도를 높이는 게 끝이고, 각 클래스별 상성이나 공격 순서 같은 것도 게임 내부에서는 확인이 안 되서 공식 카페에 올라온 공략을 봐야만 했으니까요.

▲ 그런데 이런 주요 정보가 인게임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OBT 단계의 트릭컬의 편의성은 썩 좋지가...

OBT로 전환을 결정한 직후에 트릭컬은 원래 기존 계정 정보를 온전히 유지하기로 했지만, 결국 유저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합니다. 기존 계정 정보가 유지되는 선에서 게임을 개선하는 정도로는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 기존 오픈베타 빌드를 폐기하고 새롭게 구축한다고 밝힌 것이죠. 뿐만 아니라 시니어 기획자들을 새로 영입하면서 기획팀을 개편하고 외부 협력도 확장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게스트 정보가 아닌 구글 플레이, 페이스북에 연동된 계정은 유지되며, 시스템 개편으로 변경, 제거되는 재화나 캐릭터는 다른 재화로 교체할 것이라고 설명했죠.

일단 현재까지 밝혀진 변화를 보면, 장르 자체는 기존처럼 오토배틀러와 수집형 RPG를 조합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캐릭터를 선택해서 배치하고, 중복해서 모으면 캐릭터가 강화되는 요소는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죠.

▲ 2022년 첫날을 맞아 공개한 개발자 노트 PV

그렇지만 유저들이 좀 더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한편, 좀 더 캐릭터가 부각되게끔 하는 것에 주력한 모습이 엿보입니다. 기존에는 캐릭터가 비교적 작게 나왔고, 사이드에 여러 캐릭터가 마치 카드패처럼 자잘자잘하게 모여있는데 그 중 하나를 골라서 배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개발자 노트에 공개된 걸 보면 카드 형태로 제시하고, 구매한 뒤에 바로 자동으로 배치되는 형태로 간소화됐습니다. 물론 이를 수동으로 위치를 바꿀 수도 있게끔 했죠. 또한 스테이지 시작과 함께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기본 배치 캐릭터'를 하나 지정해서 초반의 랜덤성은 줄이고 전략성은 높였습니다. 아울러 3명의 유닛을 합쳐서 다음 단계로 진화시키는 전통적인 오토배틀러 방식에서 탈피, 캐릭터 누적 채용 횟수에 따라 진화하게끔 변경했습니다.

또한 스테이지 시작과 진행 중에 입수 가능한 '배틀 아이템'도 추가됐습니다. 몬스터에게 대미지를 주거나 상태 이상을 주는 것부터 아군 유닛 회복까지 다양한 효과를 발휘하는 아이템으로, 전투 전 상점 페이즈에서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몬스터에게서도 드랍되고, 특정 캐릭터들의 생산 스킬로도 획득할 수 있어 전투에 한층 더 랜덤성과 전략성을 가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 전투 시작 전에 기본 배치 가능한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고

▲ 시작하자마자 2장의 캐릭터 카드와 새로 추가된 배틀 아이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위급할 땐 붕어빵 1호 발사!

여기에 캐릭터별 레벨 시스템을 적용, 어려운 스테이지에 도달했을 때 캐릭터를 성장시켜서 좀 더 쉽게 돌파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레벨은 전투를 통해 획득하는 경험치 재화를 사용해서 강화할 수 있도록 했죠.

프린세스 커넥트 Re:다이브나 블루 아카이브처럼 스테이지 공략 후 별도 스토리 탭으로 이동해서 스토리를 보던 기존의 방식에서 스토리 진행 중 스토리 컷씬이 등장하는 식으로 변경했으며, 선택지에 따라 소소하게 바뀌는 형태로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테이지 전투 방식은 기존 고정 위치에서 전투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테이지를 따라 전진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그에 맞춰서 기존 지역 및 배경 애셋도 전면 리뉴얼하고, 신규 배경을 추가하는 작업도 거치고 있는 중입니다.



▲ 각 지역의 특색에 맞춰 배경 애셋도 전면 리뉴얼을 거치고 있죠

아울러 OBT에서 몬스터 종류가 너무 적고 슬라임 위주에, 팔레트스왑이 주류였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각 지역마다 특색을 살린 몬스터들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개발자 노트에 캐릭터뿐만 아니라 몬스터도 비정기적으로 공개, 작업 진행 현황을 유저에게 공유하고 있죠. 뿐만 아니라 캐릭터 컨셉이 잘 살아나지 않는 단조로운 스킬 이펙트를 개선하고 몬스터의 공격 패턴도 몬스터의 특색에 맞게 수정하는 등, 시스템뿐만 아니라 비주얼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 연출도 캐릭터마다 특색과 개성에 맞춰 업그레이드하고

▲ 슬라임 변종 위주였던 예전과 달리 각양각색의 몬스터를 구현, 전략적 재미를 한층 더 살릴 예정입니다



■ "이건 우리가 기대한 게 아니었는데" 지적에 BM도 바꾼다

▲ 돌이켜보면 콘텐츠, BM, 결제 오류 등 여러 문제가 겹겹이 쌓였던 트릭컬 OBT

트릭컬이 OBT로 전환하게 된 이유 중에는 BM 및 결제 오류도 있었습니다. 콘텐츠의 양과 질 대비 BM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많았고, 그마저도 종종 결제가 거부되는 등 오류가 불거졌기 때문이죠. 이에 에피드 게임즈에서는 OBT 전환 공지와 함께 바로 BM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우선은 최상급 캐릭터의 가격을 인하하는 한편, 캐릭터 수집 난이도를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패키지는 대폭 삭제하고, 필수 패키지도 가격을 인하한 뒤 재화를 더 추가해서 기존 대비 효율을 높인다고 밝혔죠. 그리고 OBT 단계에서는 과금뿐만 아니라 광고를 보면 무료 뽑기를 제공하는 광고 시청 BM도 있었는데, 이 역시도 삭제하고 대신 일반적인 수집형 RPG처럼 누적 접속 시간 보상과 매일 1회 뽑기 무료로 변경을 예고했습니다.


▲ OBT 전환 결정 후 두 번에 걸쳐서 BM 개선에 대한 예고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후 개발자 노트를 통해서 2차 재화를 통한 뽑기 시스템 자체를 삭제한다고 밝혔습니다. 팔레트 스왑이라고 비판을 받았던 코스튬 시스템은 최초엔 개편을 예고했으나, 이후 2021년 11월 개발자 노트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삭제가 결정됐습니다.

대신 새로운 음성 대사, 신규 애니메이션과 연출, 스킬 메커니즘을 붙인 별도의 캐릭터로 구현할 예정이죠. 그래서 OBT에서 지급된 불량학생 네르 코스튬은 신규 캐릭터로 개발, 정식 출시 후 모든 유저에게 보상으로 지급됩니다. OBT 종료 후 제공하기로 했던 아이돌 아멜리아 코스튬 역시 신규 캐릭터로 개발 중이며, 정식 오픈 이후에 구현할 테마극장 엘프편 이벤트 스토리 배포 캐릭터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죠.

▲ 그후 11월 개발자 노트를 통해 코스튬 시스템, 2차 재화를 통한 뽑기 시스템을 폐기한다고 밝혔습니다



■ 새롭게 빌드를 짜고 기회를 다시 노리는 트릭컬, 이번엔 성공적으로 출시할까

▲ OBT 이후 전면 리콜을 선언한 '트릭컬'

그간 정식 출시했다가 퀄리티나 서버 이슈 등으로 베타 테스트로 전환한 뒤 출시를 연기한 게임들이 드물긴 하지만 종종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트릭컬은 그 중에서도 다소 이례적인 케이스였습니다. 빌드 자체를 폐기하고 아예 새로 만드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시작부터가 디얍겜으로 주목받았는데, 디얍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할 수밖에 없는 등 악재도 이어졌죠.

기존 애셋이 있다고는 하지만 게임 자체를 새로 빌드부터 만들어가는 단계인 만큼 '트릭컬'의 재출시는 당장 언제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심지어 BM도 갈아엎고 기획팀도 새로 영입해서 콘텐츠 진행 방식도 다시 설계하는 등 근본부터 바꾸고 있기 때문이죠. 아울러 유저들이 미흡하다고 했던 부분은 내부 인력 충원 및 외부 업체와 협력을 통해서 개선해나가고, 이 역시도 유저들에게 GM 노트와 개발자 노트 형태로 개발 현황을 공개하고 있죠.

이미 한 번 출시했을 때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만큼, '트릭컬'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 셈입니다. 저번에 이미 OBT로 전환한다는 카드를 써버렸기 때문이죠. 사실 어지간해서는 처음에 OBT로 전환하는 선택지도 고르기 어렵습니다. 출시했던 걸 무르고 다시 내면, 이미 유저들 사이에서는 정보가 다 돌아서 기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요즘은 유저들 사이에서 정보도 빨리 돌고 있으니, 그렇게 된 이유들도 금세 커뮤니티에 퍼져서 접근성도 현저하게 낮아지게 됩니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트릭컬'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트릭컬'이 보여준 특유의 귀엽고 엉뚱한 매력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디얍'이라는 치트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하지만, 이미 그가 OBT 전부터 퇴사를 준비해왔던 터라 좋은 상황은 아니었죠.

그런 악재 속에서도 에피드 게임즈는 인력을 충원하고, 기존에 디얍이 작업했던 것과 그 스타일을 바탕으로 트릭컬을 새롭게 꾸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유저들에게 작업물을 공유, 유저들이 원하는 테이스트가 맞나 검증받고 있죠. 그러면서도 만우절에 서브컬쳐 유저 사이에 도는 '밈'을 정확히 캐치해서 패러디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트릭컬'이, 이번에는 디얍을 빼면 평범하다는 지난 번의 평가를 넘어 그간 갈고 닦은 매력을 선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 ??? 뭐죠 이건??? 만우절 밈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이런 것까지 캐치할 줄은...

▲ 귀엽고 발랄하고 엉뚱한 캐릭터들의 좌충우돌 스토리, 이번에는 무사히 나올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