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 5월 4일부터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 2관에서 '오늘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 이야기세상' 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회에서 박물관은 방정환 선생이 소개한 게임판 2점을 최초로 공개한다.

'세계발명말판'과 '금강껨'은 방전환 선생이 소개한 보드게임이다. '세계발명말판'은 방전환 선생이 발행한 '어린이' 잡지 1931년 1월호 부록이다. '금강껨'은 1929년 2월호 부록이다. '어린이'는 당대 대표 지식인들이 참여해 독립운동과 소년운동을 이끌었단 평가를 받는다.

▲ 세계발명말판

'세계발명말판'은 주사위로 나온 숫자만큼 칸을 이동하여, 마지막‘라디오’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 말이 이기는 게임이다. 박물관은 원본을 바탕으로 읽기 쉬운 표기와 표현으로 변경하여 전시장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 금강껨

'금강껨'은 당시 최신식 놀이다. '금강껨'은 '다이아몬드 게임'의 당시 표기라고 박물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방정환 선생은 '금강껨' 놀이법에 대해 "이 책에 하나씩 끼어드린 금강껨은 아주 재미있는 최신식 장난감입니다. 먼저 그 종이를 나무판이나 두꺼운 마분지에 철석 붙이십시오. 모르겠으면 다시 읽어보고 또 한 번 실제로 놀아보면서 다시 읽어보십시오"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금강껨'을 바닥 공간에 육각별 모양의 판과 말을 크게 제작하여 전시실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가 방정환 시대의 게임을 즐기면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한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당시 놀잇감이 마땅치 않았던 일제 식민지 시대 아이들이 재밌게 놀면서 역사의식이나 민족정신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며 "말판으로 어린이들이 지명, 유적, 발명품 등을 익히며 민족주의적인 정신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모든 체험은 어린이를 동반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현장 참여와 온라인 예약으로 무료로 진행된다. 전시 기간은 2024년 3월 11일까지다.

아래는 국립민속박물관이 공개한 게임 설명 전문이다.



세계발명말판

출발(出發)→입학(入學)→예습(豫習)→복습(復習)→실습(實習)→시험(試驗)→정근(精勤)→우등(優等)→졸업(卒業)〔또〕→전문입학(專門入學)→고학(苦學)→퇴학(退學)〔휴(休)〕→독학(獨學)→도서관(圖書館)〔또〕→연구(硏究)→불면(不眠)→실험(實驗)→실패(失敗)→재연구(再硏究)→재시험(再試驗)→재실패(再失敗)→낙망(落望)〔휴(休)〕→무재(無財)→안병(眼病)→발분(發奮)→연구(硏究)

→ 전기(電氣)(71년전) 영국인(英國人) 프랭크링 발명(發明)
→ 전차(電車)(50년전) 독일인(獨逸人) 지-멘스 발명(發明)
→ 자동차(自働車)(37년전) 미국인(米國人) 크레드스 발명(發明)
→ 기차(汽車)(106년전) 영국인(英國人) 스티븐슨 발명(發明)
→ 전화(電話)(55년전) 미국인(米國人) 그라함ㆍ벨 발명(發明)
→ 활동사진(活動寫眞)(38년전) 미국인(米國人) 에듸손 발명(發明)
→ 유성기(留聲器)(54년전) 미국인(米國人) 에듸손 발명(發明)
→ 시계(時計)(295년전) 화란인(和蘭人) 하이겐스 발명(發明)
→ 비행기(飛行機)(28년전) 미국인(米國人) 라이드형제(兄弟) 발명(發明)
→ 폭발물(爆發彈)(64년전) 서전인(瑞典人) 노-벨 발명(發明)
→ 라디오(17년전) 이태리인(伊太利人) 말코니 발명(發明)〔승(勝)〕

※ 재미있게 노는 법 설명은 『어린이』 책 속에 있습니다. 2인이나 3인이나 4, 5인ㆍ7, 8인도 놀 수 있습니다.
※ 이 말판 그림이 찢어지지 않도록 뒤에 백지(白紙)를 한 겹 발라 가지고 노십시오. 집안 부모(父母)님 모시고 동리(洞里) 동무도 청해서 함께 노십시오.

○ 이 말판은 이렇게 생긴 (주사위)를 차례차례 놀아서 주사위 맨 위에 나온 점수(點數)대로 자기(自己) 말이 출발(出發)에서부터 나갑니다. 하나면 출발(出發)에 놓고 둘이면 입학(入學)에 놓고 삼(三)이면 예습(豫習)에 놓고……

○ 나가다가 퇴(退)나 낙망(落望)에 들어가면 그다음 한차례 놀지 못하고 쉽니다. 졸업(卒業)이나 도서관(圖書館)에 들어가게 되면 거듭 또 한 번 더 놀아서 또 나아갑니다.

○ 남의 말이 있는 곳에 자기(自己) 말이 겹쳐 들어가게 되면 먼저 있는 말이 쫓겨서 출발(出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이 법(法)은 가장자리를 돌 때뿐이지 가운데 그림 칸(間)에 들어가서는 없습니다. 즉(卽) 가운데 그림판에 들어가서는 한 그림 칸(間)에 둘씩 포개게 되어도 쫓겨 가는 법이 없단 말입니다.

○ 이래서 라디오(優勝間)에 제일(第一) 먼저 들어가는 말이 일등(一等)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사위에 나온 점수(點數)나 승칸(勝間)보다 지나치게 된 수효만큼 도로 뒤로 물러 나오게 됩니다.

○ 주사위가 없으면 적은 『윷』으로 놀아서 하여도 좋습니다.

○ 단 2인(二人)이 놀 때는 한 사람이 말 두필 씩을 써도 좋습니다.



이 책에 하나씩 끼어드린
『금강껨』 노는 법

◇ 이번 이 책(冊) 속에 하나씩 끼여 드린 『금강껨』은 아주 재미있는 최신식 장난감입니다. 먼저 그 종이를 나무판이나 두꺼운 마분지에 철석 붙이십시오. ◇ 이 바둑판 위에 『오하지키1)』라는 납작납작한 사탕이나 『다식』 같이 만들어 놓는 것을 황색(黃色) 15개, 파랑이 15개, 빨강이 15개만 사면 됩니다. 『오하지키』를 살 수 없으면 (黃) 팥(赤) 녹두(綠)로 대신하며 더 좋고, 고구마나무 같은 것을 콩알만 하게 깎아서 색을 칠하여도 좋습니다.

◇ 이것은 한 번에 두 사람이나 세 사람씩밖에는 놀지 못합니다. 각각 빨강이, 노랑이, 파랑이를 정해 가지고 자기 앞에 있는 땅(領地)에 자기의 말을 늘어놓고 앉아서 앉은 차례대로 한 번씩 옮겨나가서 저편 건너편에 있는 자기 땅으로 이사(移舍)를 합니다. 제일 먼저 저 건너편 자기 땅에 들어 앉히는 사람이 이기는 것입니다.

◇ 그런데 말이 나가되 앞으로 한 칸 나가던지, 뒤로 가던지, 옆으로 나가던지 마음대로 한 칸씩 움직여 나갑니다. 그러나 남의 땅을 밟고 지나가지는 못하는 법입니다.

◇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일은 말이 한 칸씩밖에 못 움직이되 다른 말을 하나 넘어서 빈자리가 있으면 얼마 던지 껑충껑충 뛰어넘어갈 수 있습니다. 한 번에 즉 하나씩만 뛰어넘지, 둘은 못 넘습니다. 하나를 넘어서 또 하나 넘을 수 있고, 그냥 이어서 또 넘고, 또 있으면 또 넘고, 단번에 아홉 칸, 일곱 칸이라도 뛰어넘어갑니다. 그러니까 될 수 있는 대로 뛰어넘어 갈 수 있게 연구해가면서 놀아야 합니다. 많이 넘어갈 데가 없으면 그냥 한 칸식만 나가고 맙니다. 넘어가는 때는 자기 말이던지, 남의 말이던지 자유로 넘어갑니다.

◇ 그런데 자기 말이 처음 있던 땅에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나아간 후에라야 먼저 나간 말이 저편 땅에 들어가지,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먼저 간 몸도 저편 땅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런데 자기 땅의 『맨 앞 금』까지만 나갔으면 다 나간 걸로 치고, 또 저편 땅 맨 앞 금까지는 먼저 가서 있을 수 있습니다.

◇ 모르겠으면 다시 읽어보고 또 한 번 실제로 놀아보면서 다시 읽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