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드 아지르를 썼던 2019 샌드박스 '도브'

비둘기야 탑 먹자.

LCK의 많은 미드 라이너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픽. 아지르가 29일 DRX-LSB 경기에서 탑에 등장했다. 탑 아지르를 꺼낸 선수는 미드 라이너 출신인 '도브' 김재연이었다. 탑 라이너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과감한 도전을 이어갔던 '도브'는 드디어 자신의 전공을 살려 아지르로 POG까지 선정될 수 있었다.

탑 아지르는 솔로 랭크 챌린저 장인만의 픽이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도브'가 프로 대회로 가져오면서 또 다른 게임 양상을 만들어냈다. 해당 픽으로 리브 샌드박스 특유의 '낭만'을 선보일 수 있었다.

아지르를 선택한 이유로 '도브'는 "미드 챔피언이 탑에 올라가면 라인이 길어져서 생존이 힘들다. 하지만 아지르는 이런 단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또 후반에 기대치가 높은 챔피언이라서 선택했다"고 답했다.

미드와 달리 탑 아지르로 '부서진 여왕의 왕관'을 선택한 '도브'는 "해당 아이템의 단점이 있다면 그나마 대미지다. 대신 안전한 방어막이 생긴다. 아지르는 성장해서 레벨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이유를 들었다. 부서진 여왕의 왕관에 존야의 모래시계를 빠르게 갖춘 '도브'는 과감하게 파고들어 궁극기로 상대를 밀쳐내는 역할을 초-중반 전투부터 충실히 해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팀원과 정글러는 탑 아지르 픽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정글러 '크로코' 김동범은 "요즘 탑에 나오는 챔피언들이 갱킹 호응 능력이 좋지 않다. 내구성 패치로 확실한 킬을 만들기 어려워지면서 아지르와 같은 픽이 더 좋게 느껴진다"며 "팀 역시 탑 아지르를 중심으로 연습을 많이 했고, 오늘 경기에선 픽밴적으로 이득을 많이 본 것 같다"며 탑 아지르 픽을 높게 평가했다.

'도브'는 지난 T1전에서 최근 대회에서 보기 힘든 피오라를 선택했다가 크게 무너진 경험이 있다. 하지만 한 번의 시도에서 멈추지 않았고, 꾸준히 새로운 카드를 연구해 승리할 수 있었다. 탑 아지르는 패배에도 굴하지 않으면서 다시 도전하는 리브 샌드박스와 '도브'의 자세를 잘 보여주는 픽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