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의 아키월드가 7월 28일 알파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아키월드는 아키에이지의 블록체인 버전으로, 3분기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오픈 시점을 감안하면 이번 알파 테스트는 오픈 전, 유저들에게 선보이는 처음이자 마지막 테스트인 셈이죠.

개인적으로 아키에이지를 오픈 초창기부터 약 3년 동안 꾸준히 즐겼었고, 아키월드에도 관심이 많아 이번 알파 테스트에 참가해 봤는데요. 3일간 테스트하면서 아키에이지와 아키월드간의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다만, 제가 즐겼었던 아키에이지는 초반 3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아키에이지 있는 시스템이 아키월드에 어떤 형태로 반영되어 있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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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대륙 간의 대립이 아니라, 원정대 간의 대립으로 변경

기존 아키에이지의 세력 구도는 서/동대륙으로 시작해 해적, 그리고 국가로 확장되는 구도로 구분되어 있었다면, 아키월드는 서/동대륙의 대립 구도가 아닌 원정대(길드) 간의 대립 구도로 흘러갑니다. 서/동대륙의 차이점이라고 하면 그저 종족 선택으로 인한 스타팅 포인트의 차이점만을 가지게 될 뿐. 레벨 1부터 채팅창을 통해 서/동대륙 유저 간 대화를 진행할 수 있으며, 서로 말도 통합니다. 또한, 대륙이 달라도 같은 원정대에 가입할 수 있죠.

원정대 간의 대립으로 변경됐지만, 그렇다고 싸움이 적어진 것은 아닙니다. 초반을 넘어 황금 평원 같은 분쟁 지역에 진입하게 되면, 쉴 새 없이 공격이 들어오게 됩니다. 아무래도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는 만큼, 필리핀 / 대만 / 러시아 / 한국 등 각국의 유저가 서로 한 서버에 모여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 여기서 갈등이 주로 발생했습니다.

그저 다른 국가 사람이라서 치는 경우도 많았고, 퀘스트 몬스터를 누가 치고 있어서 일단 선공을 날려서 죽인 후에 차지하는 유저도 있었습니다. 분쟁/전쟁 상태로 접어들면 경험치 및 아이템 획득률 버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마구잡이로 주변 유저를 학살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물론 보스 레이드를 진행할 때 인원이 부족한 경우에는 서로 모여서 화목하게 잡는 경우도 있었지만요.

알파 테스트에서는 아무래도 참여했던 사람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소규모 싸움이 주를 이뤘지만,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고 나서 사람이 많아진다면 원정대간의 진정한 전쟁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서대륙으로 시작했지만, 동대륙 유저와 채팅이 가능하고 알아들을수도 있습니다

▲ 지나가던 대만인이 마을에서 저를 죽였습니다. 반응도 못하고 두방에 죽었네요

▲ 징조 퀘스트를 할 때는 이렇게 여러 국가 사람들이 다같이 모여 진행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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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관련 시스템. 토지 및 거래에 블루솔트 토큰이 필요하다

기존 아키에이지의 주요 재화는 골드였지만, 이곳에서는 블루솔트(Bluesalt)라는 토큰과 아키움이 주요 재화로 사용됩니다. 아키움은 장비를 업그레이드 할 때, 재화로 사용되고, 블루솔트는 토지 세금을 내거나 집 도면을 구입할 때, 혹은 거래소에서 거래를 진행할 때 필요로 합니다.

이 블루솔트는 보라 코인으로 직접 교환할 수 있는 만큼, 게임 내 경제의 핵심적인 요소를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알파 테스트에서는 이 블루솔트를 일정량 지급하고 있어 큰 부족함 없이 게임을 하고 있지만, 정식 서비스에서는 이 블루솔트를 얻기 위한 방법이 팬덤 카드 보상, 알파 테스트 이벤트 보상, 토지 세금 분배 정도로 제한되어 있어, 초반에는 희소성을 띌 것으로 보여집니다.

▲ 집 도면을 구하기 위해서는 블루솔트 토큰이 필요합니다

▲ 알파 테스트 기간 동안 알파패스 미션을 달성하면 정식 서비스 시작 때 300 블루솔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블록체인 시스템 도입으로 게임 내 블루솔트 이동 내역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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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월드의 모든 거래는 거래소로만 가능

일반 온라인 게임도 그렇지만, P2E 게임에는 작업장, 오토 프로그램이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만약 아키에이지처럼 개인 거래나 우편 거래가 존재한다면, 작업장이나 오토 프로그램에 의해 게임 내 경제 및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될 것이 당연했는데요. 아키월드에는 거래소로만 거래가 가능합니다. 거래소에서는 블루솔트 토큰이 주요 재화로 사용되며, 기존에 사용되던 골드는 등록 수수료 용도로만 사용됩니다.

물론 이 때문에 일반 유저들이 불편하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같은 원정대원이나 아는 지인에게 아이템을 지원해 주거나 주고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 것이죠.

그나마 사람이 적은 알파 테스트 기간에는 거래소를 통해 빠르게 옮기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나 정식 서비스 이후, 사람이 많아진다면 이러한 방식도 도중에 스틸 당할 확률이 높아져 활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아키월드에서는 우편으로 아이템을 보내줄 수 없습니다

▲ 모든 거래는 거래소를 통해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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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식생 채집 불가, 화전 및 서리 불가, 생활 콘텐츠의 축소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작물이나 가축, 나무 등을 심으려면 자신의 토지에서만 가능했으며, 다른 곳에서는 일체 불가능했습니다. 또한, 각 지역에서 나는 자연 식생 및 광석도 채광 및 벌목이 불가능했고요. 화전이 안되니 서리도 할 수가 없어 나무를 두고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싸움을 아키월드에선 볼 수 없게 됐습니다. 2013년 오픈 베타 시절 화전, 서리의 추억이 너무 강렬해서 일까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사라진 것이 정말 크게 다가왔습니다.

이것 외에도 아키에이지에 있었던 방대한 생활 콘텐츠가 전체적으로 축소된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키에이지 초창기 시절, 장비를 제작 및 업그레이드하려면 생활 콘텐츠로 얻은 재료가 필수로 요구됐지만, 아키월드에서는 장비를 업그레이드할 때, 사냥하면서 얻은 주머니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보니 생활 콘텐츠에 대한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추후 추가될 것이라 밝혔지만, 알파 테스트에서는 무역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라서 그저 사냥만 반복하면서 레벨 업을 하는 것밖에 딱히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 토지를 임대해 분양 받은 곳에서만 작물 등을 재배할 수 있었습니다

▲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벌목을 했던 추억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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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북 / 징조 / 장비 업그레이드 방식

이러한 네 가지 큰 차이점 외에도 자잘하게 변경된 것이 많습니다. 일정 레벨 이상의 스킬은 스킬북이 있어야만 배울 수 있게 변경되었는데요. 이로 인해 자기 직업 스킬북을 구하기 위해 하루 종일 거래소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 유저도 많았습니다.

그 외에도 아키에이지의 레이드 주 콘텐츠 중인 하나인 '징조'의 경우에는 4시간마다 특정 지역에서 열렸던 것이 전쟁 지역, 전쟁 시간대에만 열리도록 바뀐 것도 있고요.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 사냥해서 나오는 주머니를 개봉하면 강화제가 나오는데, 이것을 장비에 먹여서 업그레이드 하도록 변경된 것도 있습니다.

▲ 사냥을 해서 얻은 강화제로 장비를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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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아키월드는 아키에이지의 클래식 버전을 베이스로 하되, 상당히 많은 변경점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동/서 대륙 대립 없이 글로벌 유저들과 만나서 게임하는 새로운 재미도 느낄 수도 있었지만, 반대로 축소된 생활 콘텐츠, 없어진 화전과 서리처럼 아쉬움이 남았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비록 아키월드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더라도 국내에선 VPN을 이용해 접속해야 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옛날 아키에이지에서 즐겼던 전투가 그리운 유저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플레이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