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가 있는 곳이라면 게임기부터 ATM, 디지털 카메라, 맥북 터치바, 냉장고까지 어떤 기기라도 실행 가능 이식 버전이 나오는 둠(Doom). 그 둠이 순간적으로 바뀌는 텍스트 코드를 통해 메모장으로 구현됐다.


Samperson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는 샘 치에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윈도우 메모장을 통해 실행되는 둠 이식 버전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다양한 문자열 조합이 실시간으로 변화하며 화면을 그려낸다. 가까이서 보면 그저 눈 아픈 텍스트 전환 정도에 그치지만, 조금 멀리서 메모장 전체를 보면 실제 게임 화면이 어렴풋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다만, 메모장으로 실제 게임을 즐기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문자를 통해 렌더링 된 화면은 별도의 색 표시 없이 이루어지고 중간중간 플리커링 현상과 함께 일부 화면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구간도 존재한다.

이에 치에트는 흔히 쓰이는 코드 수정 없이 메모장의 기본 프로그램 notepad.exe를 100%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영상 속도를 빠르게 돌리는 등의 수정 역시 이루어지지 않아 영상에서 보듯 게임 플레이 역시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올 초 MS의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 엑셀을 통해 둠을 구현한 이가 있지만, 해당 둠은 실제 플레이가 어려운 수준의 낮은 프레임과 속도로 재생된 바 있다.


치에트는 이후 버그를 수정하고 매끄럽게 수정 가능한 수준으로 코드를 다듬은 후 이를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둠 메모장 플레이 외에도 인디 플랫폼 itch.io를 통해 거위가 화면 위를 돌아다니는 데스크톱 구스(Desktop Goose)를 개발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한편, 둠을 다양한 기기, 프로그램 등에 구현하는 행위는 일종의 온라인 밈으로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새로운 게임기가 등장하면 당연하게도 둠 구동을 인증하는 프로그래머가 나타났고 게임기 외에도 디스플레이가 달린 다양한 기기가 둠 구동에 쓰였다.

많은 이가 삼성 스마트 냉장고의 액정부터 맥북 프로에 달린 기다란 터치바 액정, 디지털 카메라, 계산기, 프린터, 임신 테스트기 등 게임 구동이 불가능한 물건에도 둠을 옮겨냈다.


▲ 샘 치에트가 공개한 바 있는 데스크톱 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