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모델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나이스 바디를 자랑하는 매력적인 마녀가 등장하는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 베요네타 시리즈의 최신작 '베요네타 3'가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액션의, 액션에 의한, 액션을 위한, 오직 액션 하나에 올인한 '베요네타 3'는 Nintendo Direct를 통해 최초 공개와 동시에 많은 게이머들의 가슴을 떨리게 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화끈한 액션을 보여줄까 하는 거였죠.

다만, 한 가지 걱정이 된 것도 있습니다. 액션의 역치에 대한 부분입니다. 베요네타 시리즈의 액션은 이미 1편에서 완성됐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양 손발에 무기를 자유롭게 조합하고 적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위치 타임을 발동시키고 화려한 콤보를 날리는 그 액션이 말이죠. 2편에서 새로운 기술로 모든 공격이 위키드 위브로 변하는 엄브란 클라이맥스가 추가되기도 했지만, 큰 변화라고 하긴 어려웠습니다. 기존의 정립한 액션을 좀 더 발전시키고 다듬은 정도라고 할 수 있죠.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매일 먹으면 질리기 마련입니다. '베요네타 3'의 액션 역시 그렇지 않을까 걱정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는 걱정이었지만 말이죠. 그렇게 전작들을 다시금 정주행하면서 '베요네타 3'를 기다리던 중 '베요네타 3'를 직접 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한국닌텐도가 사전 체험회 자리를 마련한 거였죠.

약 2시간가량의 짧은 체험회였기에 '베요네타 3'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해결할 수는 없었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요네타 시리즈가 추구한 액션의 클라이맥스를 자체 경신한 게임이라고 말이죠. 근본은 유지하면서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확장한 '베요네타 3'의 액션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부터 해볼까 합니다.

▲ 여러분을 논스톱 클라이맥스 액션이라는 이름의 가면무도회(마스커레이드)에 초대합니다

스타일리시 액션의 핵심은 누가 뭐라고 해도 액션 시스템일 겁니다. 하지만 스타일리시 액션이라는 건 액션 시스템 하나만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죠. 연출을 책임지는 그래픽과 부드러운 프레임 역시 액션 시스템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액션 시스템이 핵심인 뼈대라면 그래픽과 프레임은 뼈대에 붙는 살인 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베요네타 3'의 그래픽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퀄리티가 낮다든가 전작만 못하다든가 하는 그런 얘기는 아닙니다. 1편이 2009년 게임이고 2편이 2014년 게임인 만큼, 당연히 '베요네타 3'의 그래픽은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여러모로 발전했습니다.

Nintendo Switch™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AA가 거의 없는 수준이었던 전작들에 비해서 '베요네타 3'는 AA가 약간이라도 적용된 듯 조금이나마 깔끔해진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전작에 비해서 그렇다는 겁니다. 같은 Nintendo Switch 게임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일 정도로 그래픽이 좋다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베요네타 3'의 그래픽은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좋은 정도에 불과하죠.

▲ 컷신 퀄리티는 전작들과 비교했을때 여러모로 좋아지고 깔끔해졌지만

▲ 인게임 퀄리티는 큰 변화가 없는 모습입니다

프레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베요네타 시리즈가 추구하는 스타일리시한 액션인 논스톱 클라이맥스 액션에 있어서 부드러운 프레임만큼 중요한 게 또 없을 겁니다. 그렇기에 베요네타 시리즈는 전부터 60프레임만은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했었죠. 2편의 경우 일부 프레임이 급락할 경우 40~50프레임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일부에 불과했고 대부분 60프레임을 유지했습니다. '베요네타 3'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2편보다 좀 더 그래픽적으로 발전했음에도 대체로 60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가끔가다가 2편과 마찬가지로 체감하기에는 40~50프레임 정도로 내려오는 걸 제외하면 게임 플레이 중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60프레임을 유지했기에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물론 소소한 변화만 있던 건 아닙니다. 레벨 디자인과 관련된 게 대표적이죠. 전작들의 레벨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일자식 구성이었습니다. 가끔 샛길이 있어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천사의 노랫소리를 담은 LP(무기)나 체력, 마력 상한을 올려주는 아이템 등이 숨겨져 있기도 했지만, 그것도 일부에 불과했죠. 그랬던 레벨 디자인이 '베요네타 3'에 이르러서 크게 변했습니다. 일자식 구성인 건 여전하지만, 갈 수 있던 장소가 한정됐던 전작들과 달리 오픈필드 형태로 바뀐 거죠.

▲ 내비게이션 기능이 추가된 만큼, 길을 잃을 걱정은 없습니다

오픈필드 형태로 바뀌었지만, 그렇다고 채집 요소라거나 그런 게 생긴 건 아닙니다. 설정 등을 알 수 있는 수집요소나 무스펠헤임 같은 도전요소가 더 넓어진 필드 여기저기에 숨겨진 정도에 불과합니다. 단순히 필드만 바뀐 게 아닙니다. 오픈필드 형태로 바뀌면서 내비게이션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메인 스토리상 가야 할 곳을 알려주기에 길을 헤맬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게 귀찮다면 내비게이션을 따라가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 계약한 마수를 소환하고 조종하는 고대 마도술 '데몬 슬레이브'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의 핵심인 전투 시스템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죠. 가장 큰 변화로는 새로운 기술로 '데몬 슬레이브'가 추가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베요네타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마수 소환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콤보 마지막에 마수의 신체 일부를 소환해서 강력한 일격을 날리거나 일종의 필살기 연출이라고 할 수 있는 클라이맥스로 마수를 소환하는 것으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죠. 다만, 지금까지의 마수 소환은 콤보의 마지막을 장식하든가 클라이맥스 액션에 따른 연출에 그쳤습니다. 이를 좀 더 능동적으로 사용하진 못했었죠.

▲ 고모라가 괴수를 조작하는 느낌이라면 마담 버터플라이는 격투기 선수를 조작하는 느낌입니다

그랬던 마수 소환이 '베요네타 3'에서는 자유자재로 가능해졌습니다. 십자키에 등록된 마수는 공간이 좁다거나 하는 일부 상황을 제외하면 언제든 자유롭게 소환할 수 있습니다. 클라이맥스 액션을 통해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데에서 알 수 있듯이 하나같이 강력하기 그지없습니다.

여기에 마수별로 제각각 액션이 다르기에 다양한 마수를 상황에 따라 소환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베요네타와 계약한 마담 버터플라이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것처럼 주먹과 발차기가 특기인 무투파 마수로 터프한 모습에 더해 R키를 누르면 차밍 키스라고 해서 적을 못 움직이게 하고 주력 마수이자 사고뭉치인 고모라는 R키를 누르면 적을 물고 휘두르는 등 마수마다 사뭇 다른 전투 스타일을 가진 걸 볼 수 있었습니다.

▲ 마수 소환하랴 춤추랴 데몬 슬레이브를 할 때 베요네타는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마냥 좋은 기술로 보이지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강력한 기술인 만큼, 치명적인 약점 역시 내포하고 있죠. 전작들에서 클라이맥스 액션을 펼치던 순간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베요네타 시리즈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독특한 춤과 함께 마수를 소환하는 베요네타의 모습. 데몬 슬레이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마수를 소환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소환 후 그 마수를 베요네타가 조종하는 기술이 바로 데몬 슬레이브인거죠. 그렇기에 마수를 소환하고 조종할 때에는 본체인 베요네타는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물론 치명적인 단점이란 건 아닙니다. 언제든 데몬 슬레이브를 풀 수 있는 만큼, 베요네타에게 다가오는 적들을 마수를 조종해 못 오게 처리하든가 데몬 슬레이브를 풀고 직접 처리하면 됩니다.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마력 게이지가 차는 속도 역시 훨씬 빨라졌기에 소환에 대한 부담도 없죠. 콤보 한두 방이면 금방 최대치까지 차기에 언제든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 이제 토쳐 어택으로 인해 흐름이 끊길 걱정은 없어진 셈입니다

마수 소환에 더해 베요네타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토쳐 어택 역시 약간의 변화를 거쳤습니다. 베요네타 시리즈를 상징하는 연출인 토쳐 어택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액션의 흐름이 QTE 시스템으로 인해 끊긴다는 부분이었죠. 그랬던 토쳐 어택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여러 적들을 대상으로 연속으로 토쳐 어택을 발동하게 변한 건 물론이고 흐름을 끊곤 했던 QTE 시스템 역시 사라져 바로 발동하는 식으로 바뀌었습니다. 토쳐 어택 특유의 상징성은 유지하면서도 속도감을 떨어뜨리지 않는 식으로 바뀐 셈입니다.


액션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베요네타 3'에서는 마수를 소환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마수와 융합하는 새로운 기술로 마수화 '데몬 마스커레이드'가 추가됐습니다. 일종의 파워업 기술로 R키를 누르면 짧은 시간 마수와 융합해서 융합한 마수와 관련된 다양한 액션을 펼칠 수 있게 되는데 데몬 슬레이브와는 다른 측면에서 베요네타 시리즈의 액션 시스템을 확장한 요소라고 여겨졌습니다. 데몬 마스커레이드는 전투에도 쓰이지만, 바뀐 오픈필드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발휘합니다. 전작들의 비스트 위딘을 대체하는 새로운 이동기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마담 버터플라이 폼의 경우 활공이 가능해지고 고모라 폼은 양팔을 일종의 부스터 삼아 날아가는 게 가능했죠. 필드가 더욱 넓어진 만큼, 숨겨진 장소를 찾는다거나 할 때면 데몬 마스커레이드에 따른 다양한 이동기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 외모부터 하는 행동까지 '펑키' 그 자체인 제2의 주인공 비올라

지금까지가 주인공인 베요네타와 관련된 변화였다면, 이제는 게임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잠시 얘기해볼까 합니다. 새로운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비올라가 추가된 점을 말이죠. 수수께끼의 소녀 비올라의 정체도 흥미롭지만, 정체 못지않게 흥미로운 게 있었으니 베요네타와는 차별화된 비올라만의 전투 시스템입니다.

▲ 회피 대신 가드를 써야 하는 만큼, 여러모로 베요네타와는 색다른 플레이 감각을 선사합니다

전투 시스템과 관련해서 비올라만의 가장 큰 특징을 들자면 바로 회피 대신 가드가 추가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회피가 빠지고 가드가 추가된 만큼, 플레이 감각 역시 사뭇 다릅니다. 적의 공격을 능수능란하게 피하면서 위치 타임을 발동하고 적을 공격하던 베요네타와 달리 타이밍을 맞춰서 가드에 성공해야만 위치 타임이 발생하는 만큼, 베요네타와 비교하면 제법 난이도가 있다고 할 수 있죠. 조작의 변화 역시 난이도를 올리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회피가 대시로 바뀌고 데몬 마스커레이드가 가드로 바뀌기에 처음에는 이 변화에 어색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비올라의 단짝인 마수 '체셔'는 내키는 대로 싸웁니다

비올라 자체의 액션도 다르지만, 마수 소환 역시 베요네타와는 사뭇 다릅니다. 종류도 그렇지만,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소환과 조종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죠. 베요네타가 머리카락을 매개로 마수를 소환하고 조종하는 것과 달리 비올라는 자신의 일본도인 메브의 대검을 매개로 소환하는데다가 딱히 조종하지도 않습니다.

소환된 체셔는 마력 게이지가 유지되는 이상, 그리고 소환을 강제 종료하지 않는 이상 내키는 대로 근처의 적들을 공격합니다. 내키는 대로 싸운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베요네타와 달리 비올라는 소환 중에도 이동과 공격 등이 가능합니다.

▲ 체셔 소환 중에는 맨주먹으로 싸우는 비올라

▲ 누님, 여왕님 속성의 마녀 베요네타와는 여러모로 다른 스타일입니다

다만, 일본도는 체셔의 소환에 쓰는 만큼, 맨손으로 싸웁니다. 맨손으로 싸우기에 가드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소환 중에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기에 베요네타와는 색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이러한 비올라의 첫인상에 대해 정리하자면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지만, 여러모로 베요네타와는 다른 감각을 선사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펑키한 외모에 BGM이 재즈인 베요네타와 달리 록이라는 점, 그리고 색다른 전투 시스템까지 튀는 외모에도 너무나도 게임에 잘 녹아든 매력적인 신규 캐릭터라고 여겨졌습니다.


베요네타 시리즈의 특징이랄 수 있는 양 손발에 원하는 무기를 조합하는 무기 조합과 관련된 변화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베요네타의 경우 양 손발에 각기 다른 무기를 조합하는 게 가능했는데 이 부분이 간결하게 바뀌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제는 양 손발에 다른 형태의 무기를 조합하는 게 불가능해진 것으로 한 가지의 무기만 장착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팔에 장비한 주력 무기만 쓰던 게이머에게 있어선 큰 변화로 여겨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양한 무기 조합을 즐겼던 게이머들도 있던 만큼, 다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리하자면 '베요네타 3'는 전작들을 즐겼던 게이머라면 쌍수를 들고 환영할 그러한 변화들로 가득했던 게임이었습니다. 화려한 연출에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액션의 향연은 스타일리시 액션에 굶주렸을 게이머들의 욕구를 채워주기에 충분했으며, 여기에 더해 새롭게 추가된 데몬 슬레이브, 데몬 마스커레이드, 그리고 신규 캐릭터 비올라는 액션을 더욱 넓게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걸 원했던 게이머들의 바람 역시 거의 완벽하게 충족했습니다. 그저 무턱대고 새로운 걸 추구한 게 아니라 게임의 정체성을 유지했다는 점 역시 여러모로 고평가할만 했죠.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으로서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준 '베요네타 3'입니다. 혹시라도 아직 베요네타 시리즈를 해본 적이 없다면 정식 출시에 앞서 전작들을 정주행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는 것처럼 자체 경신한 액션의 정점을 직접 체험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