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징가Z를 비롯해 수많은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부르며 애니송 큰형님으로 불리는 가수 미즈키 이치로가 6일 별세했다.


미즈키 이치로의 소속사 옐로우버드는 12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미즈키 이치로가 지난 6일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미즈키 이치로는 지난해 4월 폐암을 발견, 1년 7개월여간 투병 생활을 이어왔으나 병원 응급실에서 끝내 숨을 거뒀다.

일본 가요로 가수 생활을 시작한 미즈키 이치로는 앨범을 내기도 했으나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작곡가로 새 경력을 이어나고자 했다. 하지만 1971년 '원시 소년 류'를 통해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부르게 됐고 이후 마징가Z, 바벨2세, 가면라이더X, 그레이트 마징가 등 다양한 곡을 히트시켰다. 특히 마징가Z의 주제곡이 담긴 음반은 무려 70만 장이 팔렸고 미즈키 이치로가 오프닝과 엔딩을 모두 부른 우주해적 캡틴 하록의 음반 역시 초회판만 15만 장이 팔려나갔다.

이후로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 나간 미즈키 이치로는 아니키(형님)라는 애칭과 함께 애니메이션 송의 제왕으로 불렸다. 특히 프로젝트 그룹인 잼 프로젝트 결성을 이끌고 거장으로 꼽힘에도 꾸준히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갔다. 그는 '24시간 1000곡 라이브'라는 기획을 통해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기도 했고 잼 프로젝트와 내한 공연을 열기도 했다.

로봇 애니메이션 주제곡 역시 다양하게 불러온 그는 게임과도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슈퍼로봇대전의 새 작품이 출시될 때마다 자신의 곡이 몇곡이나 담겼는지 확인하고 기뻐하는 SNS글을 게시하는가 하면 슈퍼로봇대전은 물론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경우 수많은 가디언을 잡고 모은 전리품을 SNS에 게시하기도 했다.

한편, '평생 현역'을 목표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그는 거동이 불편한 가운데에도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지난해 시리즈 30주년을 맞아 진행된 슈퍼로봇대전 강철의 초감사제에서는 성대 부전에도 직접 라이브를 요청, 곡을 완창했다. 또한, 올해 11월까지도 휠체어를 타고 애니송 데이즈에 참여해 음악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