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0일에 출시 예정인 '마블 스파이더맨 2'는 코믹스 IP 게임 중 가장 성공적인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이전 코믹스 IP 대표 게임이라 함은 배트맨: 아캄 시리즈라 할 수 있는데, 이를 역전한 셈이다. 여기서 조금 재미있는 부분을 알아챘는데, 아캄 시리즈와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액션 장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투가 난무하는 히어로 장르와 찰떡이라 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액션 장르 게임만 만들 수 있는 걸까?

사실 오래전부터 코믹스 IP를 활용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나왔다. 오리지널 게임은 물론 여러 회사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여러 게임을 출시하다 보니 마블과 DC는 게임 시장에도 자연스레 라이벌 구도를 구축했다. 그래서 양측 회사의 IP를 활용한 장르 별 대표 시리즈나 최신 작품을 꼽아 소개해 보려 한다.


액션 - 마블 스파이더맨 / 배트맨: 아캄

우선 가장 유명한 시리즈로 시작해 보겠다. 마블 스파이더맨은 PlayStation의 인섬니악이 개발했다. 스파이더맨은 마블 히어로 중 손꼽히는 인기를 가진 만큼 오래전부터 게임으로 나왔었으나, 최근 나온 시리즈가 히어로 IP 게임 중 최고의 판매량을 등극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은 피터 파커로 시작해 스파이더맨이 되는 서사를 다루고 있다. 오픈 월드로 구현된 뉴욕을 마음껏 돌아다니며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다. 스파이더맨에 등장했던 여러 빌런도 등장해 스토리의 재미를 부각시켰다. 그 외에도 부가 임무, 수집 등 여러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다. 뉴욕의 고층 빌딩 사이를 웹 스윙으로 이동할 때 시원한 쾌감을 즐길 수 있는 점이 호평받고 있다.

▲ 다양한 빌런과의 보스전이 매력적이다

▲ 뉴욕 도심을 웹 스윙으로 달리는 맛이 정말 즐겁다

배트맨: 아캄 시리즈는 마블 스파이더맨보다 훨씬 먼저 출시한 시리즈로, 당시 코믹스 IP 게임 중 높은 완성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배트맨의 전투 시스템은 직관적이면서 히어로 캐릭터라는 정체성을 해치지 않아 호평받았다. 배트맨은 다른 히어로처럼 초인적인 능력은 없지만 첨단 기술 도구를 사용해 여러 상황을 타파할 수 있다.

그 덕에 암살을 통한 잠입 플레이도 구사할 수 있으며, 숨겨진 비밀을 찾는 등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 배트맨은 밤에 활동하다 보니 배경은 항상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무겁고 소름 끼치는 연출도 있어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스파이더맨에 비하면 적은 수의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그만큼 깊이 있게 표현되어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유저에겐 좋은 평을 받았다.

▲ 히어로 액션 게임 중 이만큼 묵직한 손맛이 있었나 싶다

▲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뛰어나 추천한다


격투 - 마블 vs 캡콤 / 인저스티스

격투 장르에선 마블 vs 캡콤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꽤 오래전부터 출시된 이 시리즈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마블의 독자적 타이틀이 아닌, 일본의 유명 게임 개발사인 캡콤과 콜라보레이션 형태로 제작된 게임이다. 닌텐도의 슈퍼 스매시 시리즈와 비슷하게 마블 코믹스와 캡콤 게임에 등장한 인기 캐릭터가 다수 등장해 대결한다.

캡콤은 이미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대표 격투 게임이 있지만, 마블 vs 캡콤만의 색다른 스타일을 구축해 큰 인기를 끌었다. 여러 캐릭터가 싸우는 다인 태그 매치 형식으로, 빠르고 화려한 콤보가 액션이 특징이다. 3편과 인피니트를 보면 사실적인 그래픽보다는 코믹스같은 카툰 렌더링 그래픽이 돋보인다.

▲ 전체적으로 아쉬운 평을 받은 최신작 인피니트

▲ 시리즈의 부활을 알린 3편은 지금 해봐도 독특한 시스템이 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인저스티스는 마블 vs 캡콤과 상당히 다른 스타일의 격투 게임이다. 우선 1대 1 대전 방식을 고수했으며 몇 명의 콜라보레이션 캐릭터를 제외하면 순수 DC 캐릭터만 등장한다. 모탈 컴뱃 시리즈로 유명한 네더렐름 스튜디오가 개발해 사실적인 그래픽과 보는 맛이 좋은 연출이 특징이다. 특히 DC의 어두운 분위기와 네더렐름의 묵직하고 과격한 연출은 훌륭한 조화를 이뤄 DC 팬은 물론, 일반 유저에게도 좋은 평을 얻었다.

일종의 필살기인 슈퍼무브는 캐릭터의 능력을 보여주는 짧은 연출로 구성되어 있어 보는 맛이 상당히 즐겁다. 인저스티스 시리즈는 비교적 최근에 발매되었는데, 1편은 2013년, 2편은 17년에 발매되었다.

▲ 위의 마블 vs 캡콤과 비교하면 현실적인 모델링, 어두운 분위기가 크게 대조된다

▲ 하지만 할리퀸은 여전히 이쁘다!


카드(CCG) - 마블스냅 / DC 듀얼 포스

코믹스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네임드 히어로와 빌런 외에도 수많은 캐릭터가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각자 IP를 활용한 카드 게임이 있다. 마블스냅은 이전 하스스톤 메인 디렉터였던 '벤 브로드'가 블리자드에서 퇴사한 후, '세컨드 디너'를 설립해 가장 처음 개발한 게임이다.

게임은 마블에 등장하는 히어로, 빌런 카드 중 12장을 덱으로 꾸려 상대와 대결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카드 게임과 달리 한판에 3분 남짓한 시간만 걸리며 덱을 꾸리는 카드의 수를 대폭 줄여 게임의 피로성은 줄이고 전략의 깊이를 극대화했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한국어 자막은 물론, 더빙까지 지원하고 있다.

▲ 세 구역 중 두 구역 이상의 파워가 높으면 승리하는 간단한 방식이다

▲ 카드가 가진 효과와 구역이 가진 효과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DC 듀얼 포스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작품으로, 기존 CCG와 비슷한 방식을 가지고 있다. 단순 히어로, 빌런 카드뿐만 아니라 하스스톤의 주문이나 유희왕의 마법/함정 카드와 같은 별개의 효과를 가진 카드도 존재한다.

개발 시기가 워낙 미묘하게 차이 나다 보니 마블스냅을 겨냥한 라이벌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받았으나, 올해 7월 오픈 베타 진행 도중 수많은 버그와 서버 불안정으로 인해 미뤄졌다.

▲ DC 듀얼 포스는 정통 CCG의 모습에 가깝다

▲ 하지만 카드 종류별 최대 3장이라는 제한을 둬 게임의 진행을 축약한 모습을 볼 수 있다


VR - 마블 아이언맨 VR / 배트맨 아캄 VR

마블 아이언맨 VR은 플레이어가 토니 스타크가 되는 게임이다. 영화 속처럼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적에게 손을 뻗어 적에게 빔을 쏘거나 주먹질, 스마트 미사일 등으로 저지할 수 있다. 단순히 적을 공격하는 것뿐만 아니라 손을 다른 방향으로 뻗어 비행을 조절하거나 특정 사물과 상호작용하는 등 아이언맨이 되면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요소를 즐길 수 있다.

아이언맨과 VR이라는 조합이 상당히 좋았던 데다,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상당히 좋아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 팔을 뒤로 뻗어 비행 방향이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 아이언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공중전. VR과 조합이 찰떡이다

배트맨 아캄 VR은 퍼즐에 가까운 게임이다. 조작을 통해 실시간 전투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위치에서 배터랭이나 특정 사물과 상호작용을 이용해 적을 제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여러 사물과 상호작용을 하며 숨겨진 퍼즐을 풀어가는 재미는 충분히 잘 살려, 고담 시티의 분위기, 다양한 배트 도구를 사용해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재미는 훌륭히 잘 살려냈으며 게임 자체의 완성도도 괜찮았기에 좋은 호평받았다.

▲ 여러 캐릭터가 등장한다. 배트맨에 초점을 두었다기보단 하나의 서사를 다루는 느낌

▲ 각종 도구를 사용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퍼즐 장르에 가깝다


온라인 협동 - 마블 어벤져스 / 고담 나이트

히어로는 대개 혼자 다니는 편이지만, 강한 적을 처치하기 위해 팀을 이뤄 다니기도 한다. 히어로가 함께 다니며 각자의 능력을 팀플레이로 연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멋있지 않은가. 이처럼 친구와 함께 히어로 게임을 즐기기 좋은 협동 액션 게임도 있다. 마블 어벤져스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등장했던 히어로를 포함한 11명의 히어로 중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액션 장르지만 레벨, 스킬 트리와 같은 RPG 요소가 있다. 캐릭터마다 고유한 기술을 강화해 전투를 보다 유리하게 이끌 수 있고, 아군에게 자신의 강력함을 뽐낼 수 있다. 자신을 포함한 최대 4명까지 동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 게임을 진행할수록 캐릭터는 성장하고 더욱 강력해진다

▲ 혼자가 외롭다면 친구와 함께 지구를 지키는 것도 가능하다

고담 나이트는 배트맨이 사망한 고담 시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배트맨이 죽었기에 고담 시티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 되었고, 배트맨의 동료였던 로빈, 배트걸, 나이트윙, 레드 후드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한다. 네 캐릭터 중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미션을 진행할 수 있다.

어벤져스 게임과 매우 흡사한 점이 많다. RPG 같은 레벨링 시스템, 다양한 빌런 보스, 캐릭터별 보유하고 있는 스킬 등.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고담 나이트는 최대 2인 멀티플레이만 지원해 아쉽게 다가올 수 있다.

▲ 배트맨이 사망한 고담 시티는 범죄가 들끓는 무법지가 되었다.

▲ 절친과 힘을 합쳐 고담 시티를 구하자


레고 - 레고 마블 슈퍼 히어로즈 / 레고 배트맨

TT 게임은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해리 포터 등 유명 IP를 레고로 연출한 게임을 개발했는데, 그중 마블과 DC 코믹스 IP를 활용한 시리즈도 있다. 마블은 대표적으로 레고 마블 슈퍼 히어로즈를 꼽을 수 있다. 어벤져스와 스파이더맨, 판타스틱 4,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했던 주요 히어로는 물론, 빌런까지 등장한다.

기본적으론 액션 게임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레고 모델링으로 표현된 만큼 귀엽고 가벼운 느낌이 강하다. 스토리 진행 중간 레고로만 표현할 수 있는 유머 있는 연출이 자주 등장해 진지한 스토리 중에도 웃음 코드가 끊기지 않는다.

▲ 어벤져스, 엑스맨, 판타스틱 4, 데드풀 등 인기 캐릭터를 모두 볼 수 있다

▲ 전투 방식은 간단한 액션 어드벤처다

레고 배트맨의 게임 스타일도 비슷하다. 총 3부작으로 이루어진 레고 배트맨은 다양한 아군 히어로와 빌런이 등장한다. 배트맨은 원래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의 스토리가 많지만, 레고의 귀엽고 익살스러운 연출 덕에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다. 다만 레고 게임 시리즈는 한국어를 공식 지원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 입문하기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 어둡고 침침한 DC 캐릭터조차 귀여움이 넘쳐난다

▲ 게임 진행 방식은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취향 저격인 IP를 따르는 게 좋은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