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까지 단 한걸음 남았다. 한화생명e스포츠와 T1 중 젠지의 4연속 우승을 저지할 기회를 잡을 팀은 어디일까.

1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내 KSPO돔에서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결승 진출전이 진행된다.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이 결승 한 자리를 두고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플레이오프에 들어서 세트 패배 없이 질주하던 한화생명e스포츠라는 전차는 태산 젠지 e스포츠 앞에서 멈췄다. 1라운드 광동 프릭스전에 이어 2라운드 T1전까지 3:0으로 손쉽게 승리했으나, 3라운드 승자전에서 1:3으로 젠지 e스포츠에게 패하며 결승이 아닌 결승 진출전으로 향해야 했다.

2라운드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 충격의 셧아웃 패배 후 준비 부족과 연습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던 T1은 그 과정에서 경험치를 쌓기라도 한 듯 디플러스 기아를 3:0으로 잡아내고 결승 진출전에 이름을 올렸다. 디플러스 기아가 이전 젠지 e스포츠와의 경기서 풀세트 명승부를 만들어냈던 걸 생각하면 꽤 고무적인 결과다.

그렇게 두 팀은 2라운드에 이어 더 높은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바로 이전 만남에서 3:0으로 승리했던 한화생명e스포츠라고 해서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대결이고, 완패를 당했던 T1이라고 해서 움츠러들어 있을 리 없는 대결이다. 여기까지 온 이상 정규 시즌과 2라운드의 결과는 두 팀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T1에게 항상 따라붙는 '다전제'라는 수식어. 유독 큰 무대와 다전제에 강했던 T1이다. 때문에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도 한화생명e스포츠는 그런 T1에게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디플러스 기아전에서 T1은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꺾일 때의 그 T1이 아니었다.

또한, 결승 진출전은 이전 플레이오프와는 또 다르다. 익숙한 롤파크가 아닌 대형 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런 환경의 변화가 누구에게 어떻게 작용할 지는 예측할 수 없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적응이 빠른 것도 아니고, 경험이 없다고 해서 무조건 긴장하는 것도 아니다. 큰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는 게 '컨디션'인 만큼,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다.

물론, 객관적인 지표만 보면 균형의 저울은 한화생명e스포츠 쪽으로 약간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두 번의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고, 플레이오프를 지나오면서 보여준 개개인의 경기력 또한 한화생명e스포츠가 앞선다. 특히, T1의 바텀이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화생명e스포츠 바텀 듀오의 파괴력을 저지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지난 1월 추운 겨울부터 이어진 스프링 스플릿이 이제 완연한 봄을 맞이한 채 단 이틀 만을 남겨두고 있다. 젠지 e스포츠와 함께 길었던 여정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팀은 단 하나다. 창단 이래 가장 높은 성적을 노리고 있는 한화생명e스포츠와 6연속 결승 진출을 노리는 T1, 둘 중 한 팀만이 젠지의 왕좌에 도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