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년 전. 나는 블리자드 씨어터에 앉아 WoW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 그리고 죽음의 기사를 전 세계 최초로 체험했다. 하지만, 지금은 블리자드를 이끄는 핵심 개발자들이 무대로 올라 '디아블로 3'의 베타 버전을 브리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 사람의 게이머이자 블리자드 게임의 팬으로서 이토록 흥분되는 때가 또 있을까.


▶ (2008년 5월) 리치왕을 먼저 본 럭키가이, 비밀을 밝히다






기자들이 모두 참석하고 발표 준비가 끝나자 블리자드의 전체 게임을 총괄하고 있는 랍 팔도 부사장이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오늘 여러분께 보여 드릴 버전은 최종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버전입니다. 그러니, 사진과 동영상 촬영은 삼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블리자드 개발팀은 '디아블로 3'를 하루빨리 게이머 분들께 선보이고 싶습니다. 현재 개발 완성도는 꽤 높은 편이며, 가까운 시일 내에 베타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화와 같은 박수와 함께 블리자드 게임의 세계관을 담당하고 있는 크리스 멧젠이 등장해 '디아블로 3'에서 펼쳐질 새로운 스토리에 대해 입을 열었다. 스토리 및 프랜차이즈 개발 수석 부사장이 현재 그의 직책.

""디아블로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드높은 천상'과 '불타는 지옥' 간의 끝없는 전투가 그 주제입니다. 창조물의 운명을 결정짓고 모든 것을 창조할 수 있는 돌인 세계석을 두고 대립하는 선과 악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대분쟁과 성역의 탄생

태초에 천사와 악마가 있었다. 두 집단은 긴 세월 동안 대분쟁이라는 전투를 겪으며 치열하게 대립하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전투에 싫증이 난 천사와 악마의 반란 세력들은 동료를 떠나 자신들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한다. 이곳이 바로 '성역'이다.


네팔렘

성역에 거주하는 천사와 악마는 서로 짝을 이루고 네팔렘이라는 자손을 만들어낸다. 네팔램은 천사의 특성과 악마의 특성이 결합한 반신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혈통이 가진 잠재력은 비밀에 부쳐지나, 게임에서 플레이하게 될 야만용사, 마법사, 수도사 같은 영웅들이 이 혈통에서 자신들의 힘을 끌어낼 수 있는 자이다.






죄악의 전쟁

오리지널 디아블로 게임의 사건들이 발생하기 수천 년 전에, 드높은 천상의 세력과 불타는 지옥의 세력 사이에는 하나의 협약이 맺어진다. 바로 네팔렘 즉, 인간이 잠재적으로 매우 강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천사와 악마가 성역에 자유를 주고 선 또는 악 중 어느 것을 섬길지를 인간들이 결정하도록 하는데 여기서 야기된 전쟁이 바로 '죄악의 전쟁'으로 알려진 사건이며 천사와 악마는 자신들 편으로 인간을 끌어들이기 위해 싸운다.


어둠의 추방

불타는 지옥에서 내분이 일어나 대악마 형제들인 디아블로, 메피스토, 바알이 성역으로 추방된다. 대천사 티리엘은 지옥의 군주들을 섬멸할 이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영혼석과 그 비밀을 마법사 집단인 호라드림에 제공한다. 그리고 티리엘의 계획대로 호라드림에 의해 대악마들은 생포되어 영혼석에 갇히고 외딴곳에 봉인된다.


디아블로

여러 해 동안 디아블로의 영혼석은 아무런 동요도 없었으나 공포의 군주를 풀어 주려는 음모가 꾸며지기 시작한다. 결국, 디아블로는 트리스트럼의 지하 묘지에서 다시 깨어나고 다이블로의 공포의 힘으로 마을은 황폐해진다. 이때 고독한 모험가가 나타나 디아블로의 공포 통치를 잠시 동안 잠재운다.






디아블로 2

이 영웅은 인간의 마음에 공포가 살아 있는 한 악마는 완전히 제거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영혼석을 자신 안에 가두기로 한다. 어둠의 방랑자라고 불린 그는 내면의 악마에 시달렸고, 결국 전설 속의 동부 왕국으로 이동하여 내면의 악마를 내쫓으려고 했으나 디아블로는 어둠의 방랑자를 이용해 자신의 형제 악마들의 봉인을 풀고 공포의 통치를 다시 시작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었다. 결국, '디아블로 2'의 용사들은 가까스로 대악마들을 막아냈지만, 그 와중에 바알은 도망친다.


디아블로 2: 파괴의 군주

파괴의 군주인 바알은 신성한 세계석을 차지하고자 아리앗 산을 포위한다. 세계석은 성역을 건설한 자들이 세상을 창조하는 데 사용한 유물이다. 바알은 세계석을 오염시켜 대악마의 군대를 성역에 풀어놓고자 했으나 대천사 티리엘은 인간 세상을 타락시킬 수 있는 이 사태를 용납하지 않았다. 티리엘은 자신의 검 아주어래스(가칭)를 세계석에 던져 파괴하고 아리앗산과 이를 둘러싼 주변 지역을 평정한다. 하지만 세계석의 행방은 모연해진다.




크리스 멧젠이 지금까지 디아블로의 스토리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성역의 비밀을 풀어놓으며 청중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더니, 디아블로 소설의 작가이자 세계 디자이너인 레오나드 보야스키가 바통을 이어받아 '디아블로 3'에서 전개될 스토리를 최초로 공개했다. 7 악마 중 마지막으로 남은 두 악마, 아즈모단과 베리얼을 물리치는 것이 '디아블로 3'의 최종 목표가 될 전망이다.




디아블로 3

아리앗산이 파괴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시대를 보내고 있는 신 트리스트럼을 배경으로 '디아블로 3'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데커드 케인과 종말에 대한 예언

디아블로 세계관의 중심 캐릭터인 데커드 케인은 금욕주의 학자로서 호라드림의 마지막 남은 일원이다. 케인의 지식은 대악마와의 전투에서 영웅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케인은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를 여행하며 자료를 수집하고 종말이 다가올 거라는 예언을 완성한다. 케인은 불타는 지옥의 마지막 군주들이 인류를 섬멸할 최후의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되어 있고 세상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신 트리스트럼

트리스터럼이 파괴된 후 20년, 성당의 보물을 찾으러 오는 모험가들에게 물건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상인들에 의해 신 트리스트럼이 건설된다. 상인들은 번성했고 이들의 공동체 역시 최근까지 크게 번영했지만, '디아블로 3'의 이야기는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고 죽은 자들이 무덤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이 불덩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하는 의문을 품고 '디아블로 3'의 영웅들이 신 트리스트럼으로 모여든다.






레아

플레이어들은 데커드 케인이 입양한 조카이자 디아블로 세계에 처음 등장하는 캐릭터인 레아를 만난다. 레아는 데커드 케인을 따라다니며 케인의 연구를 돕는데 일생을 보낸다. 일반적인 성장기를 보내지 않았지만, 레아는 매우 흥미로운 삶을 살아왔다. 케인은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인 정보를 주진 않지만, 레아는 플레이어의 비슷한 위치에서 플레이어와 디아블로의 세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된다. 용사들은 레아와 케인의 도움을 받아 종말에 대한 예언에 대해 알게 되고 성역을 구할 수 있는 임무에 대한 안내를 받게 된다.







레오나드 보야스키는 디아블로3 스토리와 함께 베타테스트에서 만날 수 있는 5개 직업에 대한 배경스토리도 간단하게 설명했다. 비록 액션 롤플레잉 게임이지만 '디아블로 3'가 개발 초기부터 스토리와 세계관에 엄청난 공을 들여왔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야만용사: 노련한 전사인 야만용사는 오랜 세월 전투로 삶을 영위해 왔으며 자신의 부족의 타고난 권리, 최후의 위대한 전투, 자신의 칼을 사용할 가치가 있는 적을 찾고 있다. 야만용사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을 보고 자신의 부족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부두술사: 삶과 죽음의 기운을 다스리는 부두술사는 자신들의 관습과 충돌한다는 이유로 타락한 지도자들에 의해 부족에서 추방되었다. 부두술사는 미완성의 땅으로 불리는 저승에 있는 영혼들과 교류한다. 이들은 그에게 보여주기로 약속한 위대한 진실을 찾고 있다.

마법사: 마법사는 아주 어린 나이에 마법을 배우기 위해 바깥으로 보내진 나이 어린 신동이다.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 지식을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긴다. 자신의 스승에게서 충분한 배움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금지된 고서를 읽고 종말에 대한 예언을 발견한다. 마법사는 떨어진 별이 자신의 운명과 엮여 있다고 믿고 있다.

수도사: 이브고로드라는 땅에서 온 거룩하고 정의로운 전사이다. 수도사에게는 악에 맞서 싸우는 것은 종교적인 경험이자 자신의 1,001명의 신들에게 예배를 드리는 방법의 하나다. 수도사가 속한 신정주의 사회의 원로들은 수도사에게 떨어진 별의 비밀에 대한 해답을 찾아오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악마 사냥꾼: 악마 사냥꾼은 비밀에 싸인 정예 집단이다. 잔인한 악마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자 중에서 선발된 악마 사냥꾼은 불타는 지옥의 악마 집단을 제거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다. 이들은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어떤 수단도 사용한다. 악마 사냥꾼은 떨어진 별이 악마의 마지막 공습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신호로 여기고 있다.







드디어 '디아블로 3'의 디렉터인 제이 윌슨이 무대에 올라왔다. 제이 윌슨은 현재 '디아블로 3' 베타 버전, 각 직업의 기술과 시스템들을 하나씩 소개해 나갔다. "단순한 전투 패턴을 유지하면서도 깊이 있는 전투를 추구하는 것이 '디아블로 3' 각 직업 기술을 개발할 때의 목표였습니다. "


야만용사는 근거리 캐릭터로 누구보다도 강한 힘의 소유자다. 높은 체력을 가졌지만, 공격 사거리는 제한적이다. 캐스터 직업의 '마나' 대신 '분노'를 사용하는데 일반 공격과 핵심 기술로 분노를 얻을 수 있다. '뛰어찍기'와 '고대의 창'은 분노를 생성시키는 기술이며, '발 구르기'와 같은 탈출기술도 있다. '지진파'와 '광전사의 격노'는 분노를 크게 소모해서 엄청난 대미지를 뽑아내는 궁극기다. 멀리 있는 상대방을 한번에 자신의 앞으로 당길 수 있는, WoW 죽음의 기사가 사용하는 그것과 유사한 기술인 '고대의 창'은 야만용사가 근거리 캐릭터지만 원거리 캐릭터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한다.



의술사에서 이름이 바뀐 부두술사는 소환수를 부리는 직업으로 약한 체력을 갖고 있지만, 정신 지배, 디버프 등 다양한 부두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적에게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다. 대부분 기술이 '마나'를 소모하며, 탈출기술인 '주술'은 적을 닭으로 만들 수 있어 약한 체력이지만 생존력은 매우 강하다. 궁극 기로 우상족 군대와 덩치를 소환해서 탱커의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






다음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직업, 마법사다. 환경과 시간, 공간을 다스릴 수 있는 마법사는 '비전력'을 소모해서 강력한 마법 기술을 적에게 퍼부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WoW 주술사의 연쇄 번개와 유사한 '감전' 기술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시간 지연, 다이아몬드 피부 등으로 수비적인 플레이에도 강점을 보인다. 분열파와 운석 낙하 같은 광역 공격 기술도 존재한다. 특히, 궁극기인 '마인 변신'을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공격력과 방어력이 크게 상승해, 근접 공격을 펼칠 수 있으며 더 많은 적을 죽일수록 지속시간도 길어진다. 기존 롤플레잉 게임에서의 마법사의 모습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






수도사는 신성한 전사로 원소를 조종해 빠른 근거리 공격을 펼칠 수 있다. '마나', '분노'와 구분되는 '내공'을 자원 시스템으로 사용하며, 공격 기술을 통해 내공을 '획득'해서 방어 기술로 내공을 '소모'하는 식이다. '죽음의 지르기'와 '폭발 장법'이 무제한 사용 기술이며, WoW 성기사의 오라와 유사한 '회피의 만트라'와 '평온'과 '내면의 성역' 같은 방어 기술은 수도사가 탱커로서도 충분하다는 것을 입증시키는 기술들이다. 제이 윌슨은 특히 수도사가 전투를 지배하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설명해, 창조적인 플레이어들이 많이 선택할 것을 예상하게 했다. 궁극기로는 한번에 7방향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칠면 공격'이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직업은 악마 사냥꾼. 원거리 직업으로 활과 석궁, 덫과 장비, 암흑 마법을 주로 사용한다. 공격 자체가 강력한 방어가 되는 직업. 자원 시스템으로 '증오'와 '수련력'을 사용하는데 각각 다른 비율로 회복된다. 증오는 핵심 공격에 소모되며 수련력은 강력한 공격이나 방어 기술에 소모된다. 주공격으로는 '연발 사격', '이동 사격'이 있으며 탈출기술로는 몇 초 동안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숨길 수 있는 '연막'이 있다. '자동 쇠뇌'와 '죽음의 표식', '쐐기 덫'은 디버프 및 덫에 관련한 기술들이다.






아래 영상은 '디아블로 3' 베타버전, 각 직업의 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최초로 공개된 영상이다.






제이 윌슨은 '디아블로 3'에서 새롭게 도입된 각 시스템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해 나갔다. 일단 '디아블로 3'에서 특성 시스템은 완전히 사라진다. 각 직업은 레벨업을 할 때마다 기술을 자동으로 배워나가며 총 6개의 액티브 기술 슬롯과 3개의 패시브 기술 슬롯에 원하는 기술을 장착하여 개성 있는 전투를 펼치게 된다. 플레이어가 어떤 식으로 사용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무엇보다 플레이 방식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 '디아블로 3'만의 기술 시스템이다.


룬 시스템은 '룬'이라는 아이템을 통해 기술을 변화시키는 시스템이다. 아이템에 소켓을 뚫어 보석을 받는 것처럼 기술에 룬을 박아 기존 기술을 완전히 다른 기술로 변화시킬 수 있다. 심지어는 강력한 원거리 공격이 방어막으로 바뀔 수도 있다. 시연에서는 마법사가 룬 시스템을 통해 완전한 근접형 마검사의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디아블로 3'에서 제일 기대가 되는 시스템 중 하나.


'디아블로 3'에서는 대장장이 NPC를 통해 방어구와 무기를은 제작할 수 있다. 랜덤으로 획득한 아이템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 재료는 필요 없는 아이템을 처분해서 얻을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네팔렘 상자'는 언제 어디서나 필요없는 아이템을 파괴해 재료로 만들 수 있으며 '요르단의 단지'는 마을에 가지 않고서도 바로 아이템을 상점에 판매할 수 있다. 제이 윌슨은 유저들이 인벤토리가 꽉 찼다는 이유만으로 마을에 와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느껴 이와 같은 아이템을 고안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대장장이 외에 점술사라는 NPC를 통해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으며, 보석공을 통해서는 아이템에 소켓을 뚫을 수 있다. 마을에 있는 아이템 보관함을 계정에 있는 모든 캐릭터가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디아블로 3'에서 크게 개선된 점이다.


이 외에도 기존 '용병'으로 소개되었던 추종자가 있어 주인공을 돕는 조연의 역할을 하게 된다. 추종자의 기술 또한 플레이어의 입맛에 맞도록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으며 양손 무기와 목걸이, 반지 등 추종자 전용 아이템도 변경할 수 있다. 추종자가 플레이어의 전투를 돕는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디아블로 3'의 스토리를 잘 전달하는 매개체로의 역할도 맡는다. 추종자마다 각각 성격이 달라 저마다 색다른 멘트를 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