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MBC 게임의 폐국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지만, 방송 당시 게임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도 환호하며 응원을 보냈고, 여느 e - 스포츠 못지않게 뜨거운 현장의 중심에 있었던 주인공들. 뜨거운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너무나도 순식간에 리그에서 볼 수 없게 되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그들. 오늘 소개해드릴 주인공은 과거 MBC게임 '텍켄크래시'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철권팀의 프로게이머들입니다.

실제로 MBC게임에서 진행했었던 철권 리그 '텍켄 크래쉬'는 대세라고 여겨지던 스타크래프트 리그와 비슷할 정도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케이드 게임의 가능성을 새롭게 보여주던 리그였습니다. 그리고 가능성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 3시즌부터 KeSPA의 공인 대회로 인정되어 상위 입상자에게 준프로게이머 자격을 부여하였고 2회 입상 시 프로게이머 등록 대상으로 자격을 획득하여 프로게이머로 등록이 되었습니다.


[ ▲ 나진 e-mFire 창단식에서 멋진 경기를 보여준 철권 선수들 ]



과연 철권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 철권 시리즈는 남코의 대표적인 3D 대전 격투 게임으로 1994년에 아케이드 게임으로 첫 선을 보이며, 한 때 오락실 열풍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라인업 중 하나입니다. 저마다 개성넘치는 수많은 캐릭터와 기술로 대전 격투 게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다양한 콤보와 심리전이 게임의 묘미입니다.

실제로 당시 리그를 관람했던 유저들은 하나같이 멋진 연출을 보여주는 초고수의 플레이에 매료되었으며, 당시 방송에 등장했던 각종 명경기를 편집한 영상들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던 선수들의 플레이를 리그 폐지와 함께 더이상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가득했을때, 마침 나진산업의 LOL 프로팀 창단식에서 그들의 플레이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상당히 오랜 기간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나볼 수 없었으나 여전히 손에 땀을 쥐는 그들의 플레이. 나진 e-mFire의 LOL 창단식이었지만 그들에게 쏟아지는 환호는 여전히 뜨거웠습니다. 기자의 입장을 떠나 e-스포츠 팬의 입장에서, 뜨거운 관람석의 열기를 뒤로 하고 무대에서 퇴장하는 철권 프로 선수들과 만나 그들의 근황을 물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있었습니다.


[ ▲ 좌측부터 안성국(데자뷰), 민정현(미스티), 문창빈(빈창), 한동욱(한쿠마), 김광현(지삼문에이스) ]



"WCG 이후 국가대표 4강전까지 참가하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대회는 없었어요. 본래 프로게이머라고 해도 일단, 생활이 되야하니 모두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생활을 하고 있거든요. 좋아하기 때문에 철권을 하는고, 그만큼 철권의 매력이 큰거겠죠. 그리고 리그가 사라지게 된 점은 진짜 많이 아쉬워요.

선수들 모두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또 흥미진진한 명경기도 많이 배출되었거든요. 리그가 사라지고나서 남은건 거의 소규모로 진행되는 아케이드 게임장이 주관하는 경기뿐인데 이마저도 요즘은 많이 없어지는 추세거든요."



이곳에 모인 나진 철권 프로팀도 철권 프로 리그가 없어져 상당히 아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게임단을 창단하여 왕성한 활동을 해야하는데 막상 활동할 공간이 없어서 안타까울 나름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철권이라는 게임이 가진 가능성을 이미 맛보았기 때문일까요? 선수들의 얼굴에선 힘들어 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 ▲ 과연 이들이 게임하는데 뒤쪽에서 동전을 넣고 도전할 용기가 생길까? ]



"지금은 LOL(리그 오브 레전드)가 대세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철권은 또 철권만의 재미가 있거든요. 일단은 각자 개인적으로 연습을 하며 기량을 갈고 닦고 있는 중이죠. 리그가 열리게 된다면 꽤 많은 홍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철권은 아무래도 승패가 확실하며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봤을때도 쉽고 재미있죠.

아케이드 기반의 게임이기에 일단적인 대중의 접근성은 온라인 게임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아케이드 게임이 가지고 있는 화끈하고 화려한 플레이 화면은 온라인 게임을 압도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프로팀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또, 다들 워낙 철권을 좋아하기 때문에 각자 개인적으로 연습을 하고 있는 편이거든요. 그래도 이전 버전의 경우 연습실에 기계가 있어서 열심히 연습할 수 있었는데 이번 신 버전은 기계를 구하지 못해서 게임장에서 직접 플레이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아케이드 기반의 게임이기 때문에 일반 온라인 프로 게이머와는 연습 패턴이 상당히 다른것은 사실입니다. 기계 자체가 워낙 고가의 물품이기도 하며 온라인을 통해서 다양한 대전상대를 찾기도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예전에는 프로팀 연습실에 철권 기기가 있어서 연습실을 자유롭게 사용했지만, 신 버전의 경우 기계를 구하지 못해 게임장을 직접 찾아가서 연습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정식 리그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더욱 커져 갔습니다.


[ ▲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던 철권 프로 선수들 ]



철권의 경우 국내 대회보다 해외에서 상당히 많은 대회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초고수들이기에 당연히 이러한 해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며, 'J.D.C.R 김현진' 선수의 경우 이날 독일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회에 출전 중인 관계로 아쉽게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e-스포츠의 팬으로서 보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는 철권이 대중들에게 크게 확산되지 못한 이유는 아마도 점차 사라져가는 국내의 오락실 문화와 같은 이유가 아닐까요? 철권 프로 선수들에게 철권이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를 들어보았습니다.


"접근성이죠. 아케이드 게임은 반드시 해당 기계가 있는 게임장에서 즐겨야해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PC방 문화와 성인 게임장이 들어서게 되면서 점차 아케이드 게임을 주로 취급하는 오락실의 경우 현재 상당히 어려운 상황으로 알 고 있어요.

물론, 콘솔 기반으로도 돌아가기 때문에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대전도 고려할 수 있지만, 워낙 프레임 단위로 공방이 펼쳐지는 게임이기에 렉이라는 것이 워낙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요. 재미로 가볍게 즐기는 거라면 괜찮겠지만, 진짜 프로 선수간의 경기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죠."



온라인 대전이 가능한 게임이 아니기에 장소와 공간의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철권의 태생적인 한계 때문일까요? 텍켄크래쉬가 리그로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었으며, 이에따라 함께 주목받던 선수들이었는데 리그가 폐지되고 나서 상당한 상실감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리그가 폐지되고 팀의 분위기에 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 ▲ 매력적인 캐릭터만(?) 선호하는 '한쿠마' 한동욱 선수 ]



"리그가 사라졌다고 해서 팀의 분위기가 갑자기 죽거나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다들 많이 아쉬워하고 있죠. 제가 알기로 시청률이 상당히 잘 나오던 방송으로 알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사라진 점이 너무나도 아쉬운거죠. 서로의 실력을 여러분들께 보여드릴 기회가 없다는 점이 가장 안타까워요.

텍켄 크래쉬가 없어진 이후에 방황하는 철권 팬을 온게임넷에서 흡수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죠. 당시에 워낙 프로그램이 잘되긴 했지만, 독점으로 진행되던 리그여서 그런지 아쉬움이 커요. 막상 연습은 하지만 경기력을 펼칠 장소가 없다는 게 너무나도 아쉽죠. 해외에서는 여전히 큰 인기를 보여주고 있어요. 가까운 일본이나 유럽, 사우디 같은 곳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국내 선수들의 수준은 세계 최고거든요. 실제로 본고장 일본에서도 인정해주는 실력이기도 하고요. 외국의 선수들이 교과서 처럼 보고 있는 영상이 저희 경기 영상이더라고요. 해외 대회에 나가면 상당히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한 해외 방송 관계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나라의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나라 철권 친구들과 연락을 해보면 큰 대회가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 ▲ 번외 경기가 아닌 그들의 리그가 보고 싶다. ]


국내에선 대회가 전무하다 싶지만, 아직까지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철권 시리즈. 앞으로 국내에도 리그가 생겨 그들의 멋진 플레이를 다시 한 번 보고싶다는 욕심은 단지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거라고 느낀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은 과연 어떤 매력때문에 철권을 이렇게 열정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까 궁금해졌습니다.


"김광현(지삼문에이스) -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고, 적의 공격을 읽어냈을때의 쾌감이 상당하기 때문이죠."

"민정현(미스티) - 짜릿하게 승리를 거머쥘때의 순간이 워낙 좋다. 특히, 짜릿한 순간의 경기 영상을 편집해준 유저의 영상을 보며 당시 환호받던 때가 그립기도 하다."

"문창빈(빈창) - 모르는 사람이 봐도 게임이 돌아가는 내용이나 한방한방 호쾌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게임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보아도 워낙 확실하게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다는 점이 좋다."

"안성국(데쟈뷰) - 철권은 승패가 매우 찰나의 순간에 결정되는데, 전략게임이나 RPG와 다르게 프레임 단위의 순간적인 판단력이 매우 중요하죠. 적의 공격을 읽어 딜레이 캐치할 때의 쾌감은 플레이가 지우할 틈을 주지 않고, 대부분의 격투 게임이 그러듯 게임 내에서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한동욱(한쿠마) - 사람 대 사람이기 때문에 매판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지게 된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상대로 이기게 되면 또 그 이상의 고수가 눈앞에 있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목표가 생기는 점이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



인터뷰를 마치고 선수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명경기를 꼽아달라고 부탁해보았습니다. 그러자 자신의 경기가 가장 멋졌을 것이라며 가벼운 실랑이가 오고간 가운데 결국 '한쿠마' 한동욱 선수의 경기를 꼽아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뽑아준 명경기 영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꼽아준 최고의 명경기 - 출처: 다음TV 팟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