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아니오라고 할때 홀로 예를 외치면 사회 생활 못한다는 평을 듣기 쉽지만, 혹시라도 위험을 감수하고 홀로 외친 예가 성공의 키워드로 작용한다면 남들보다 앞설 수 있는 발판이 된다. 다음 모바게에서 배틀 오브 레전드 : 바하무트가 처음 출시되었을때만 해도 한국의 카드 배틀 게임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장르였다.

그러나 배틀 오브 레전드: 바하무트가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한국에서도 카드 배틀 게임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이후,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카드 배틀 게임의 각축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다음 모바게가 남들보다 빠르게 시장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뛰어들었다면, SK플래닛 T스토어와 세가의 모바일 자회사인 세가 네트웍스는 모바일 게임 사업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올해말부터 이어질 치열한 전투를 대비해 든든한 무장을 마쳤다.

슬며시 꺼내든 무기도 날카롭다. 이미 흥행성이 입증된 킹덤 컨퀘스트의 후속작은 물론, 현재 일본의 앱스토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운명의 클랜배틀'까지 내년 초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감춰진 비수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드러난 면만 봐도 치열한 경쟁을 예상해볼 수 있다.

세가와 T스토어의 무기가 될 운명의 클랜배틀은 멋진 카드 일러스트와 함께 클랜이라 불리우는 모임을 결성해 20 vs 20의 전투를 벌이고 최종적으로 최강자를 가리는 라그나로크까지 개최되는 등 집단 전투와 PvP의 요소가 잘 결합되어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카드 배틀 게임.




[ 운명의 클랜배틀을 개발한 포케라보의 후모토 슌스케 PM ]



온라인 게임에서 쉽게 드러나듯이 한국 게이머의 DNA는 집단전과 경쟁에 특화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예 시작부터 클랜을 모토로 내세운 운명의 클랜배틀은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지스타 2012 현장에서 운명의 클랜배틀을 담당하는 '포케라보'의 '후모토 슌스케' PM을 만났다.


초기의 소셜게임 붐에 이어 최근에는 카드배틀이 한국에 앞다투어 출시되고 있다. 다른 카드배틀 게임들과 비교했을때 운명의 클랜배틀이 가진 특징이 궁금하다.

일본은 이미 카드배틀 게임이 인기를 끈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카드 배틀 게임의 기본적인 시스템이나 시장이 잘 정비되어 있다. '포케라보'는 세가와 함께 클랜 전투라는 특징을 살린 운명의 클랜배틀을 출시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운명의 클랜배틀은 자신만의 덱도 있지만 하루에 4번, 20 vs 20의 전투가 벌어지게 되며, 이때 자신의 카드를 손가락으로 튕겨주면 추가로 보너스가 있는 등 관전하며 참여하는 재미도 있다. 게다가 특수한 카드를 모아서 한번에 던지면 애니메이션처럼 카드에 있는 캐릭터가 확대되는 각성 보너스도 있다.


운명의 클랜배틀을 만든 포케라보는 한국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회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포케라보는 올해 설립된지 5년 정도 된 독립 개발사이며, 2010년 일본에서 모바게나 그리, 믹시 등의 소셜 프랫폼들이 확산되던 시기부터 소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개발 인력은 120여명이며 모바게나 앱스토어 등에 다양한 게임들을 런칭했고 현재 일본 앱스토어의 유료 매출 순위 25위 안에 4개 정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인데 한국 시장의 진출을 위해 따로 준비하고 있는 것인 있나?

한국의 게이머분들이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형태를 고려하고 있고 따로 한국의 게이머들을 위한 규칙 등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검토중에 있다. 게다가 일본의 사내에서 현지화를 진행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서 포케라보에 한국 분들을 채용하고 있다.




[ 운명의 클랜배틀의 주요 시스템 중 하나인 각성에 대해 설명하는 후모토 슌스케 PM ]



아무래도 카드 배틀 게임인 만큼 카드의 숫자나 종류가 중요할 것 같다. 운명의 클랜배틀에 등장하는 카드는 어느 정도나 되나? 그리고 한국에 서버가 열린다면 월드 서버가 되는가?


숫자로는 1200장 정도인데 진화를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300장이 된다. 카드에서 한국 쪽과의 콜라보레이션 등도 모두 고려하고 있는데, 다만 출시될 때 어느 정도 분량이 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서버는 일단 한국에 출시되는 시점에서는 한국의 유저들만 플레이가 가능할 것이다. 다만 나중이 되면 세계의 모든 유저들이 함께 클랜 배틀을 즐기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포케라보가 얼마전 일본의 유명 플랫폼인 그리(GREE)에 인수되었다. 인수된 이후 달라진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합병이라기보다는 자회사같은 형태가 되었는데 정말 놀라울 정도로 변경된 점이 없다. (웃음) 포케라보의 분위기와 장점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그리의 플랫폼과 노하우가 합쳐진 것인데, 아무래도 그리가 현재 일본에서 기술로 최고 수준의 회사인 만큼 우리가 배울 점이 많아졌다. 그런 부분은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클랜 배틀 이외에도 라그나로크라는 전투가 따로 있다. 어떤 콘텐츠인가?

클랜 배틀은 사실 라그나로크에 진출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관문의 성격이다. 일주일간 클랜 배틀을 거치면 라그나로크에 진출할 20개의 영웅 클랜이 탄생하고, 매주 일요일 밤 10시가 되면 최강자를 가리기위한 라그나로크가 개최된다.

여기에서 우승하면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칭호 뱃지가 달리게 되며, 로그인 보너스가 달라지는 등 게임 내부에서 실제적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최근 미국이나 유럽의 업체들이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을 많이 영입하고 일본 풍의 카드 게임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일본은 카드 배틀 게임이 주류 장르가 된지 1년이 넘었고 이제는 수익도 안정적인 편이다. 해외의 게임사들도 이런 부분에 주목해서 그런 형태의 사업을 전개하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도 일러스트레이터의 비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다만 카드 배틀 장르는 이미 정점을 찍은 상태이고 일본은 카드 배틀의 뒤에는 과연 어떤 장르가 인기를 끌 것인지를 고민하는 단계에 있다. 운명의 클랜배틀은 아무래도 전투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한달에 두번 정도 내부 규칙이 바뀌게 된다. 덕분에 전략도 달라지고 게이머들도 승리하기 위해서 계속 연구를 해야 한다.


만약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면 어떤 장르나 특징을 가진 게임을 만들고 싶은가? 개인적인 의견이 궁금하다. 그리고 모바일 시장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새로운 장르와 게이머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기능이나 재미까지 결합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 예를 들어 슈팅과 소셜의 기능을 붙인다거나 롤플레잉을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본다거나... 그렇게 좀 더 융합화된 형태의 게임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세계의 어느 유저들과도 연결해주는 마법의 도구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기능이 진화할수록 유저들은 더욱 재미있고 완성도높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바일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 같다.


내년 초라고 하지만 실제로 출시까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운명의 클랜배틀을 기다리는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전부터 라그나로크나 테일즈위버 등 한국에서 만든 온라인 게임들을 굉장히 많이 즐겼다. 이렇게 완성도높은 온라인 게임들에 적응된 한국의 게이머분들에게 운명의 클랜배틀을 소개해드리는 것이 긴장된다.

다만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이고 한국 게이머들이 전투와 연관된 콘텐츠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투가 테마인 클랜배틀도 충분히 장점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이어나갈 예정이며, 해외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곳이 한국이 되어 기쁘다.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