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무엇인가 발매되는 날이 되면 매장 앞에 긴 줄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아이폰 발매일이나 일본의 드래곤퀘스트 발매일이 되면 일종의 연례행사라고 할만큼 흔하게 줄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죠. 가끔은 텐트까지 준비해 며칠전부터 기다리시는 분들이 해외 토픽에 소개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무엇인가를 구매하기위해서 줄을 서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지난 11월 29일에는 서울의 몇몇 게임 판매 매장에서 이렇게 기나긴 줄이 아침부터 등장해 행인들을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도대체 이 분들은 어떤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섰을까요?


▲ 궂은 날씨에도 '디아블로3'를 구매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로봇을 사랑하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제2차 슈퍼로봇대전OG(2차 슈로대OG)'가 출시된 날입니다. 소수 팬층에게만 인기가 있을 법한 이 타이틀을 구매하기 위해 많은 몇 백명의 사람들이 아침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결국 첫 날 시장에 나온 모든 물량이 매진되었으며 2차로 풀린 타이틀 역시 매진됨으로써 한국 내에서의 슈로대 시리즈 인기를 다시 한번 증명해 주었습니다.


▲ 바로 이것이 매진현상을 불러일으킨 장본인!


리뷰를 쓰기에 앞서 먼저 여러분들께 고백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메카물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그게 왜 재밌냐고 반문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슈로대 시리즈를 즐겨하던 그런 마니아도 아닙니다. 그래서 '2차 슈로대OG'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을 때 엄청난 충격과 공포에 빠졌습니다. 로봇의 '로'자도 모르는 제가 메카닉물의 정점인 2차 슈로대OG를 분석하면 얼마나 가벼운 글이 되버릴까 많은 근심과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새로운 도전을 통해 시작되는 법이지요. 그래서 지금까지 경시해왔던, 메카물 마니아라면 필수코스인 '2차 슈로대OG'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 2차 슈로대OG의 기본구성 및 라인업

본격적인 플레이에 앞서 '2차 슈로대OG'가 어떤 타이틀인지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2차 슈로대OG'는 '슈퍼로봇대전OG ORIGINAL GENERATIONS', '슈퍼로봇대전OG 외전'의 속편이자, PlayStation3로 처음 발매하는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테라다 타카노부 프로듀서를 비롯한 제작진 전원이 수 년에 걸쳐 제작하여 그래픽의 향상은 물론이고 맥시멈 브레이크와 콤비네이션 공격과 같은 새로운 시스템이 탑재되었습니다.


▲ 2차 슈로대OG에 등장하는 참전기체들. 사이버스타, 그룬가스트, 알트아이젠,용인기 등이 있다.


또한, 마장기신을 비롯하여 새롭게 참전하는 기체와 파일럿이 다수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카이브 모드를 추가,‘슈퍼로봇대전OG ORIGINAL GENERATIONS’에 수록되었던 ‘OG1’, ‘OG2’, 슈퍼로봇대전OG 외전’ 스토리 다이제스트를 열람할 수 있어서 스토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자료 조사는 했지만 실제 해보지 않고서는 진정한 슈로대의 묘미를 느낄 수 없겠죠. 바로 CD를 넣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진정한 메카물의 세계로 빠져보겠습니다.



◆ 쉴 틈없이 넘어가는 턴제와 화려한 애니메이션 스킬 발동!

2차 슈로대OG는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그래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Player Phase' 과 적이 공격을 개시하는 'Enemy Phase'로 나뉩니다.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여 근처의 적에게 데미지를 입힐 공격 스킬을 선택하면 전투가 펼쳐집니다. 하지만 공격할 적을 선정하고 스킬을 고르는 순간 엄청난 컷씬들이 등장합니다. 이것이 2차 슈로대OG의 첫 번째 매력 포인트입니다.

▲ 공격을 마치고 나면 적의 턴으로 넘어간다


▲ 이렇게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


캐릭터별로 상이한 애니메이션이 발동되며, 특정 기체끼리 조합을 했을 경우 또 다른 새로운 컷씬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찾아보는 것이 진정한 슈로대의 묘미이죠. 또한, 중후반으로 넘어갈수록 화려하고 재미있는 연계스킬이 발동되니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플레이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류네가 사용하는 '발시오네'가 발동될 때 표현되는 부드러운(?) 무빙은 많은 남성 팬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죠.


▲ 긴 말이 필요없다. 움직임이....좋다

▲ 얀론의 스킬 발동 애니메이션 중 일부

▲ 스킬이 시전되어 상대방에게 공격하는 장면. 타격감이 꽤나 시원하다


두 번째 매력포인트는 턴제 전략게임 자체의 즐거움입니다. 20여년의 시리즈를 통해 다듬어진 슈퍼로봇대전 특유의 턴제 전투는 자신의 턴에 알맞은 이동과 공격을 선택하거나 적의 이동과 공격을 예상해 물리치는 등 기본적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재미를 보장합니다. 또한 각 기체의 상황에 따라 발동하는 합체기나 원호 공격 등도 놓칠 수 없는 재미.

물론 아군이 움직일 수 없는 적의 턴에도 게이머의 전략은 계속됩니다. 강력한 적의 공격을 방어하거나 혹은 몇 퍼센트의 운을 걸고 회피를 택할 수도 있으며, 만약 체력에 자신있다면 반격까지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적과 나의 공방은 턴을 가리지 않고 반복되기 때문에 적의 턴이라고 해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세 번째로 유저 자신이 선호하는 기체와 스킬 만을 업그레이할 수 있습니다. 2차 슈로대OG에는 다양한 기체가 등장하는데 모든 기체를 성장시키기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자신 만의 기체를 몇 개 선정하여 집중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 상당한 충격과 약간의 민망함을 주었던 샤인과 라투니의 합체기 '로얄 하트 브레이커'(출처: 유투브)


마지막 포인트는 각 전투씬마다 지원되는 풀 음성과 BGM입니다. 풀 사운드 지원으로 게이머들이 한 층 더 실감나는 플리이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만화책보다는 보면서 듣고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2차 슈로대OG를 플레이했을 때 대부분의 대화를 음성으로 지원해주고, 캐릭터별로 각기 해당하는 BGM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애니메이션과 같은 이벤트를 좋아하신다면 로봇이 공격하고 방어할 때 등장하는 컷씬들을 감상하면서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제가 느꼈던 2차 슈로대OG의 가장 큰 매력점이 아니었나 조심스레 선정해봅니다.



◆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슈로대의 진정한 즐거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들 하죠. 아무리 글로 2차 슈로대OG의 매력 포인트를 설명한다 한들 실제 보는 것보다 더 와닿는 전달 방법은 없을겁니다. 그래서 제가 느꼈던 슈로대의 매력을 실감나게 보여드리기 위해 직접 영상으로 녹화해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초보의 냄새가 물씬 풍겨 답답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로봇세계 입문자임을 감안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감상 부탁드리겠습니다.

▲ 2차 슈로대 OG 플레이영상1


▲ 2차 슈로대 OG 플레이영상2


▲ 2차 슈로대 OG 플레이영상3



◆ 어린 시절의 청춘과 열정을 다시 불타워보자! 오리지날 기체들의 향연 '2차 슈로대OG'!

오래된 전통과 명성에 걸맞게 발매일 당시 구매를 하기 위한 행렬이 이어지면서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집어 본 '제 2차 슈퍼로봇대전OG'. 20년의 기나긴 전통을 가진 타이틀을 접하다 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플레이를 해보니 그 열기가 그냥 생긴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슈로대의 오리지날 기체들과 캐릭터, 화려한 애니메이션, 턴제 방식을 통한 전략의 묘미까지 세심하면서도 역동적인 액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작들에 비해 높아진 그래픽 퀄리티를 기반으로 보다 생생한 로봇들 간의 치열한 전투를 다룬 2차 슈로대OG에서 묵직한 전투를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저와 같이 메카닉 계에 크게 관심이 없으셨던 분들이나 여성 게임 유저들은 아무리 이렇게 나열한들 크게 관심이 생기지 않으실겁니다. 그러나 슈로대를 통해 끓어오르는 청춘을 느껴보고 싶으시거나, 이기고자 하는 집념을 통해 어릴 적 한 번쯤 가졌던 순수한 열망을 다시 회상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좋은 타이틀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