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획을 해보고 싶어"

게임관련 직업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던 대학 시절,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친구가 있었다. 기획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때였기에, 그런 자신있는 말투가 대단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몇 차례 더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 친구가 말하는 게임 기획의 개념은 너무 단순했다. 어떤 게임을 만들지 아이디어만 제공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이 없어도, 아이디어와 감각만 있으면 할 수 있다는 것. 잘 몰랐기 때문에 딱히 반박할 수는 없었지만, '설마 그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企劃)'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게임 기획은 그 게임의 목적을 설정하고 그에 적합하게 설계하는 것이 기본이지 않을까. 게임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난 후에야 그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실무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기획자를 인터뷰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주진영 기획자는 엔씨소프트,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으며 현재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용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그에게서 게임 기획이란 무엇인지, 개발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를 세세하게 들어보았다. 과거 기자가 그랬던 것처럼, 게임의 기획 분야에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안녕하세요. 현재 하고 계시는 일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게임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주진영입니다. 현재 블루아크라는 회사에서 유아용 교육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경력이 있는데 왜 이런 작은 프로젝트를 하느냐'라는 말을 종종 듣기도 합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바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기획'이란 업계에 따라 제각각의 의미를 지닙니다. 게임 분야에서 기획자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나요?

게임 기획이란 한마디로 말해서 게임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일입니다.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가(콘텐츠 기획), 그것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시스템 기획/ 툴 기획), 필요한 재료 산출 및 구축(리소스 산출 및 가이드), 준비된 리소스 조립(스크립트 작업), 만들어진 게임 튜닝(QA, Quality Assurance) 등 한 마디로 게임을 만들어 출시하기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역할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획의 분야는 콘텐츠 기획, 시스템 기획, 레벨 기획 등인데, 이 안에서도 세부적으로 나뉘어집니다. MMORPG를 예로 들면 설정, 퀘스트, 월드, 사냥터, 몬스터, 전투, 스킬, 경제, 정치, 커뮤니티 등 각각의 요소에 대해서도 각각의 기획은 달라집니다.

큰 회사의 경우 역할을 세세하게 나누기도 하지만, 규모가 작은 팀에서는 한두 명이 이 모든 과정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추가적으로 마케팅 포인트나 운영정책에 관여하기도 합니다. 정말 게임 제작의 모든 과정을 알아야 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획자로서 일하신 경력은 얼마나 되며, 어떻게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정확히 1999년 12월부터 게임 일을 시작했으니 지난 2012년 12월에 딱 13년이 되었네요.

처음에는 어플리케이션 UI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프리랜서로 들어간 첫 회사가 게이머들을 위한 툴을 만드는 곳이었는데, 그 툴에 필요한 인터페이스를 만들기 위해서 저를 뽑은 겁니다.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콘텐츠 내용을 모르면 만들기 어려운 것이라, 기획에도 어느 정도 참여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래서 회의에 참석하게 됐는데, 회사 측에서 같이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하더군요. 그래서 그 회사에 정식으로 입사하면서 게임 기획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과거 이력이 꽤나 굵직하신데요. 참여하셨던 프로젝트들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셨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웹보드 · 캐주얼 게임

웹보드 게임이 많이 생겨날 당시 컴퓨터 게임으로는 고스톱을 처음 만들어 봤고, 포커나 테트리스 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캐주얼 게임류를 만들었습니다. 학생이던 시절 RPG나 보드 방식의 테이블 게임류를 즐겨했는데, 그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캐주얼한 게임과 관련 플랫폼을 기획했습니다.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실제로 서비스까지 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처음으로 게임을 만드는 과정과 플랫폼, 시스템 기획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시기입니다.

■ 리니지2

'리니지2'는 OBT 이후 참여하게 됐습니다. '프렐류드(Prelude)'부터 혼돈의 왕좌 첫 번째 업데이트였던 '더 카마엘'(The Kamael)까지 기획 업무를 맡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필드와 던전 등 사냥터 관련 디자인 및 밸런싱, 지형 구조와 동선설계, 플레이 기획, 컨셉에 맞는 몬스터 리소스 및 스킬/AI 발주, 그래픽 및 사운드 발주, NPC 및 오브젝트 배치, 리스폰을 비롯한 전반적인 시스템 구조 설계 등을 담당했습니다.

'리니지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MMORPG로서의 장점' 활용이 기획의 핵심입니다. 하나의 공간 안에서 여러 명의 유저가 플레이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사건들에 중점을 두고 고민한 겁니다.

퀘스트를 통해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 요즘의 추세입니다만, 사실 그것은 굳이 MMORPG가 아니어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니지2'라는 세계를 구현하고 그 안에서 유저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할 일과 규칙 등이 생겨나면서 완전한 하나의 사회로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지향했습니다.

▲ 리니지2 '프렐류드'부터 '더 카마엘'까지를 기획


■ 블레이드 앤 소울

블레이드 앤 소울(이하 블소)에서는 레벨 디자인과 맵 디자인 및 지형에 관련된 모든 기획을 맡았습니다. 대륙 단위로 지형 설계 및 동선 계획을 짜고 지형 프로토타입도 맡아서 진행했습니다. 그 외에 존(Zone) 관련 시스템 설계, 몬스터 기획 및 배치, 포탈이나 트랩, 채집물 등 지형 오브젝트 기획 및 배치, 관련 스크립트 구조 설계도 했었고요.

기획에는 꽤 깊이 관여했지만, 아쉽게도 오픈 전에 회사를 옮기게 되어 끝까지 지켜보지는 못했습니다.

블소는 무협 게임입니다만 오직 무협만의 게임은 아닙니다. 무협 소재를 활용한 기존의 게임들이 훌륭한 작가분을 섭외해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고, 마니아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고자 하기도 했던 것과 달리, 블소는 좀 더 대중적으로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무협을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더라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동양 문화를 잘 모르더라도 세계관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획의 핵심 요소였습니다.

시나리오 작업에 설정 기획자를 참여시켜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만한 이야기를 만들었고, 그 이야기를 따라가는 진행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게임 속 세계에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연출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 오픈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정성을 쏟았던 블레이드&소울


■ 테라

테라 팀에서는 설정 파트장으로서 월드 설정과 시나리오 작성을 맡았습니다. 기본적인 세계관과 캐릭터 등 게임 속 월드를 디자인하고, 미션 퀘스트의 주요 스토리를 작성하면서 필요한 설정을 조절한 겁니다. 지형 컨셉과 랜드마크 등의 설정 기획도 했고, 미션 및 일반 퀘스트용 스토리를 구상하고 대사를 작성했습니다.

테라는 논타겟팅 액션 RPG를 표방한 게임입니다. 사실 논타겟팅은 많은 게임에서 범위 공격 스킬 등을 통해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요소인데, 테라 기획의 중점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은 조작'과 '전투의 긴장감'을 함께 잡는 것이었습니다.

조작에서의 재미를 핵심으로 삼았지만 애석하게도 저레벨에서와 고레벨에서의 경험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생각보다 금방 질리게 되는 단점이 생겼습니다. 전체적인 레벨 디자인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할까요. 지금은 제 손을 떠났지만, 이후에 꾸준히 단점을 개선 중이라고 하니 앞으로도 기대해볼만 하지 않을까 합니다.




참여하신 프로젝트 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거나 손에 꼽을만한 작품은요?

아무래도 MMORPG 만드는 과정을 전반적으로 배울 수 있었던 리니지2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큰 프로젝트였던만큼 시스템 만드는 것을 포함해 거의 모든 분야를 경험해볼 수 있었거든요. 제가 지금껏 만들어본 게임들 중에는 가장 MMO의 특성이 잘 드러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개발의 각 직군들은 과거에 비해 개발 환경이 변하면서 업무의 범위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겪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획 분야는 과거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나요?

게임 그 자체에 대해 잘 알아야하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봅니다. 차이가 있다면 예전에는 '어떤 게임을 만드느냐'하는 고민을 제일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이 게임을 어떻게 만드느냐'를 더 많이 생각한다고 할까요.

사실상 무슨 게임을 만들지가 분명하게 잡혀있어야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는 법인데, 요즘은 기술적인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 같습니다. 도구를 만드는 데에 너무 신경을 쓴다는 겁니다. 물론, 기술적으로 가능한 상한선을 알아두는 것은 좋습니다만, 그래도 게임 기획자라면 무엇보다도 어떤 게임을 만들지를 가장 많이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그동안 큰 프로젝트를 주로 해와서 그런지, 예전에 비해 일의 범위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개발 과정 전반에 걸쳐 거의 모든 일을 알아야 했는데, 요즘은 자신이 맡은 분야를 잘 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업무 분담이 잘 되어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네요.


'게임 기획자 되기'라는 책을 출판한 바 있으신데요. 책을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어떤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요.

게임 기획업무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하고, '어떤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라는 걸 다룬 책입니다. 처음 타겟으로 잡은 것은 '게임 기획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나, '게임 기획을 하겠다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었습니다. 게임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게임업계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요.

가급적 문체도 쉽게 쓰려고 했고, 깊은 이야기도 줄여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저로서는 부끄럽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그 책을 읽고 게임 기획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특히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업계 분들이 그런 반응을 보여주신 것이 더욱 놀라웠습니다.

▲ 주진영 기획자의 저서에서는 '게임 기획'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소위 말하는 '잘된 기획'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내가 무슨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가장 최고에 두어야 하는 가치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죠.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중요하고…"라고 말하는 건 결국은 '중요한 게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프로젝트를 보면 대개 자신들만의 가치가 없어요. 그들이 말하는 이것도 저것도, 사실은 어느 게임이든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들이거든요.

기본적인 것들 외에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하고 그것이 팀 전체에 공유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팀원 모두가 같은 목적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젝트의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추가적으로 관심을 갖고 계시는 분야가 있다면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요즘은 사회학이나 심리학 쪽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연관된 분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간관계들, 사람들의 마음들이 궁금하고 그에 대해 공부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고, 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것이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게임은 프로그램이나 게임 내 아이템을 파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파는 것이어야 합니다.

즉, 게임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줘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을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술을 연구해서 더욱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고요.


기획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길게 말씀드릴 필요 없이, 제가 만든 게임을 사람들이 '재미있다'라고 말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가장 힘들다, 어렵다라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의견 조율이 잘 되지 않을 때입니다.

제 생각을 팀원에게 잘 전달하지 못할 때, 설득하거나 설득당하지 못할 때, 유저들이 원하는 바를 잘 캐치하지 못하거나, 마케팅이나 운영 등 타 부서와와 의견이 맞지 않을 때 등등이죠. 역시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어려운 것 같습니다.

▲ 기획자는 다른 업무부서와의 의견 조율에도 신경써야 한다


게임 기획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무엇이든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합니다.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 등은 대개 어느 정도 기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입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획자는 직군 특성상 정형화된 스킬이 요구되지는 않죠. 바꿔말하면 입사해서 배우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열려있는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새롭고 엉뚱한 상상과 시도를 계속하는 자세도 필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신입에게는 적절한 덕목이 아니라고 봅니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자신의 틀을 벗기 위해서라도 상상력이 필요해지지만, 신입들은 우선 게임이라는 것의 기본을 충분히 배워둘 필요가 있거든요.

보고 듣는 모든 것이 아이디어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경력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의 범위를 끊임없이 넓혀가야만 스스로와 조직 모두에 보탬이 되게 마련입니다. 이것은 비단 기획이 아니라도 통용되는 사항이 아닐까요.

또, 굳이 게임 관련 전공에 집착하지말고,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기획하려면 재미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지, 그 결과물인 게임 자체를 연구해봐야 매번 비슷한 아류작밖에 나올 수 없을 테니까요.

기획자라는 직군은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경력을 쌓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업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획자 채용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은 알아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경력있는 시니어 기획자가 있어 신입을 뽑자마자 가르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기획 분야의 신입은 많이 채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뽑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게 마련이니까요.


현재의 기획 분야, 혹은 게임업계에 대해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최근 게임 관련 법안 때문에 이슈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내가 정말 문화를 만들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많이 들었습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도 정말 '즐기는 입장'에서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 '승자독식'이라는 실리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늘 고민합니다.

'게임으로서의 특성과 가능성'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캐치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사실,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나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연출에 있어서 게임이 영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영상매체를 앞지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MMO 게임의 매력은 하나의 공간에 다수의 사람이 모이면서 생기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과 수많은 인터랙션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게임만의 특성'을 발전시킬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어떤 업계든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위험합니다. 보다 많은 경력을 가졌고 업계 프로세스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책을 찾으려한다는 것은 결국 전체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그 업계가 건강하다는 반증인 셈이거든요.

▲ 좋은 기획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경험이 바탕에 있어야 함을 잊지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