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매년 열리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의 볼거리 중 하나는 GDC 엑스포, 즉 개발자들을 위한 게임쇼다. E3나 동경게임쇼같은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쇼와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닌텐도, 소니 같은 플랫포머와 에픽게임즈, 크라이텍, 유니티 같은 게임 엔진 회사들이 각축전을 펼치게 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GDC 엑스포의 메인 무대에 '월드오브탱크'로 유명한 워게이밍이 대형 부스를 열었다. 월드오브탱크는 물론, 신작 '월드오브워플레인'등도 시연하며 GDC에 참가한 전 세계 개발자들의 이목을 끄는 모습. 인벤은 워게이밍의 빅터 키슬리 대표를 만나 GDC에 전격 출동한 이유를 물어봤다.

먼저 워게이밍의 현황에 대해 알려달라는 질문에 빅터 키슬리 대표는 현재 직원수 약 1,500명에 준하는 큰 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전했다. 최근 2개의 개발사를 새롭게 인수하며 전세계를 아우를수 있는 글로벌 개발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올해는 워게이밍이 설립된지 15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로, '월드오브탱크' 또한 시장에 출시된지 2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굉장히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또한, 얼마 전에 국내에 출시된 '월드오브탱크'도 성공적 런칭이라고 밝힌 빅터 키슬리 대표는 '월드오브탱크'가 현재 전 세계 최고 동시접속자수 130만 명가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 ▲ 워게이밍 '빅터 키슬리' 대표 ]





■ 조작때문에 연기된 '월드오브워플레인', 몇 개월만 참아달라!

차기작 '월드오브워플레인'에 대해서는 조작성이 아직 100% 만족스러운 상태가 아니기에 일정이 약간 연기되었다고 밝혔다. 공중 조작을 아직 확실히 정의한 단계가 아니며, 탱크에 비해 확립하기도 힘들다고. 그는 비행기 게임에는 굉장히 현실같은 게임과 단순한 아케이드 게임이 존재하는데, 워게이밍이 추구하는 방향은 '컨트롤은 WASD와 마우스만으로 가능하되, 그래픽과 배경은 매우 현실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즉, 꼬마들을 위한 게임은 아니지만, 반대로 너무 매니악한 게임도 아니라는게 골자다.

'월드오브워플레인'의 장점으로 수백 만의 플레이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을 꼽은 빅터 키슬리 대표는 "의외로 컨트롤이 어렵지 않다. 활주로로 이륙하거나 날개를 접고 펴는 등의 복잡한 조작을 제거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월드오브워플레인'은 플레이어가 자신의 비행기를 선택해 업그레이드 후 스타트하자마자 바로 하늘에서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상대편을 격추시키는게 주목적으로, 자신이 격추될 경우 바로 격납고로 들어가서 새로운 비행기로 다시 전장에 나설 수 있다.



한편, '월드오브워플레인'과 함께 '월드오브탱크', 그리고 추후 등장할 '월드오브워십'은 하나의 통합된 계정을 이용, 'wargaming.net'에서 즐길 수 있다. 이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점은 한 게임에서 얻은 경험치를 다른 게임에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월드오브탱크'에서 쌓은 경험치를 이용해 '월드오브워플레인'에서 새로운 비행기를 구입하는데 사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는 '월드오브워십'에도 적용된다.

빅터 키슬리 대표는 "워게이밍은 현재 3개의 라인업이 있고, 궁극적으로는 wargaming.net으로 하여금 게이머들이 어떤 게임을 선택하던 고민하지 않도록 만드는게 목적이다"고 밝히며 그것이 자신들의 목표이자 보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월드오브탱크는 첫 게임이다 보니 당시 워게이밍에 대한 주위의 기대수준이 적절한 편이었다. 그래서 자신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주위에서 상당한 기대치를 갖고 있다. 그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 개발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며 "출시날짜를 지금 당장 확정짓기는 어렵고, 우리가 만족하고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때까지 개발을 계속할 것이다"고 전했다. 단 2년 정도 미루겠다는 것은 아니며, 몇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첨했다. 완벽히 다듬은 후 출시하겠다는 설명이다.



■ '월드오브탱크 제너럴', 웹브라우저로 탄생한 탱크 TCG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을 소개하는 빅터 키슬리 대표는 "존재하거나 잘 알려진 게임 장르는 아니다. 월드오브탱크를 테마로한 전형적인 온라인 웹브라우저 카드게임"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의 말에 따르면,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은 서서히 배워 나가면서 즐기는 게임이다. 카드덱이 UI 하단에 깔리고 특별 카드와 부스터가 추가적으로 주어진다.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은 기본적으로 웹브라우저 형식이며, 향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도 제공될 예정이다.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은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획득하는 경험치로 고레벨 카드를 장착하면서 게임을 진행시키는 형태를 기본으로 한다. 큰 틀은 장기와 트레이딩 카드가 결합된 방식이며, 주요 카드는 탱크로 구성되어 있다. 진입도는 한두판만 플레이한다면 기본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춰져 있다. 아울러 주력 탱크 카드 외에도 추가 카드 개념이 있는데, 이는 '낙하산 부대 출격', '미사일 포격' 등 탱크가 아닌 것들로 구성되어 재미를 더한다.



빅터 키슬리 대표는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에 굉장히 다양한 카드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스터 카드는 부분유료화로 얻는 형태가 아닌, 플레이를 많이 할수록 좋은 카드가 많이 나오는 형태로 기획하고 있다고. 일정한 부분유료화 아이디어는 들어가 있지만 수익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다. 트레이딩 게임은 돈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게 기본이지만,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부분에서 차별성이 있음을 알렸다. 이는 '월드오브탱크'와 마찬가지로 '돈'만으로는 승리를 구할 수 없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은 현재 밸런스와 게임플레이 마무리 작업 단계이며, 올해 안에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 그는 전했다.

출시 전략에 대해서는 현재 많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도전해본 적이 없는 장르기 때문. 하지만 기술적으로 글로벌하게 출시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며 핑 문제가 크게 중요치 않은 장르이기에 조만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의 정식 출시일은 현지화와 마케팅 문제로 나라별로 조금씩 다를 수 있을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아니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며, 러시아 출시를 전 세계적인 오픈베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블리자드의 '하스스톤'과 시기가 맞물릴 것 같은데, 경쟁자로 인식될 것 같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빅터 키슬리 대표는 "하스스톤은 판타지이지만,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은 탱크가 주 테마다. 유저들 성향이 저마다 다르고 현재 월드오브탱크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분명 우리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을 선택하는 유저들도 많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답했다.




[ ▲ 위 시연 사진 4장은 개발중인 버전을 촬영한 것으로, 이후 크게 변경될 수 있습니다. ]


■ WOT의 모바일 버전, '월드오브탱크 블리츠' 직접 해보니..

'월드오브탱크 제너럴'이 웹브라우저를 겨냥했다면, '월드오브탱크 블리츠'는 모바일 시장을 정조준하고 개발된 작품이다. 아직 개발단계는 초기에 불과하지만, '월드오브탱크'의 정수를 담았다. 모바일이라는 환경에 놓고 보면, 그래픽도 상당한 수준. 아이패드로 즐길 수 있는 게임중에서는 현존 최고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적인 조작 및 조준은 화면상의 디지털 패드를 이용하도록 구성됐다. 체감 난이도는 하드코어와 캐주얼의 중간에 있는 듯한 것으로 느껴졌으며, 게임 몰입도는 PC버전과 거의 비슷한 레벨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포격 버튼과 망원 버튼 등의 UI의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이었다. 유저 취향에 맞게 버튼 구성을 마음대로 바꿀수 있다는 뜻. 이는 모바일 게임이라는 장르에 맞춰 최대한 다양한 유저 니즈를 수용하기 위한 대책으로 비춰졌다.

PC버전의 물리효과 및 탄도 계산 등은 모바일버전에서도 그대로 구현되어 있었다. 아울러 빅월드에서 제작한 서버 기술이 동일하게 구현되었기에 '월드오브탱크 블리츠' 역시 PC버전과 똑같은 온라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월드오브탱크 블리츠'는 전체적인 맵 크기의 축소로 '월드오브탱크'의 미니 버전이라 봐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7:7까지 멀티플레이 대전을 지원하는 등 '월드오브탱크'에서 느낄 수 있는 대부분의 경험을 모바일로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모바일 디바이스라는 부분이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생각된다.

옆에서 시연을 지켜보던 개발자는 '월드오브탱크 블리츠'에 획득한 경험치를 다른 워게이밍 작품에 사용할 수 있는 '자유경험치' 시스템을 적용할지는 아직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wargaming.net의 동일한 계정으로 접속 가능할 것이라고. 또한, 모바일 게임인만큼, 렉 현상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세계적으로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이 점점 더 발전하고 있고 접속 환경의 차이에 따라 렉 현상을 줄일 수 있는 기술적 연구도 계속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전망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월드오브탱크'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내던 '자주포'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워게이밍의 한 관계자는 "자주포의 구현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며, 자주포 제외가 확정된 것이 아님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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