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때는 희망찬 포부와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 최근에는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면서 대박 게임이 나오기 힘든 구조로 변해가고 있지만, 불과 1년전만 해도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누구나 뛰어들어볼만한 탐나는 시장이었다.

한편으로 해외 게임사들의 진출 시도 역시 빈번해졌다. 한국에서는 오직 한국에서 개발한 캐주얼 게임만 흥행한다는 공식이 바하무트 - 밀리언 아서 - 퍼즐앤드래곤으로 인해 깨지고나자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해외에서도 군침도는 시장으로 여겨지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올해 초부터 수많은 해외 유명 게임사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 시절부터 그랬지만, 한국은 게임 분야에 관한한 까다롭기로는 세계에서 첫손 꼽히는 시장이다. 한국에서 개발되는 수많은 모바일 게임들의 경쟁을 뚫고 해외 게임사가 한국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는 게임을 선보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지화에 대해 감을 잡은 회사는 성공했지만, 소리소문없이 물러간 회사 역시 많다.

"예상은 했었지만, 생각보다 더 어려운 시장이었다."

첫마디가 그랬다.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대형 모바일 게임 회사들을 제치고 일본 앱스토어의 매출 10위권에 꾸준히 게임들을 올려놓을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는 포케라보지만, 그들에게도 한국 시장은 그리 쉬운 곳은 아니었던 듯 하다. 그래서 4개월여만에 만난 포케라보의 후미아키 요시히로 부사장의 한국 시장에 대한 평가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 [인터뷰] 내놓는 게임마다 모바일 흥행작? 한국 진출 앞둔 일본의 포케라보!

일본에서 흥행했던 게임들을 한국에 차례대로 선보이면서 시장 조사와 함께 현지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까지 갖추어놓았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급작스럽게 철수까지 결정해야 했던 다른 해외 게임사들에 비하면 오히려 성공적인 출발이라 하겠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운명의 클랜배틀로 한국 시장에 대한 감을 잡았지만 여전히 이해하기는 힘든 시장이다. 그래서 다른 한국의 모바일 게임사들에게 노하우를 청하고 직접 한국을 방문해 현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은 조사중이지만 조만간 그 결과를 선보이게 될 것이다.

포케라보는 과연 한국에 얼마나 적응했을까? 이에 대한 답변이 조만간 나올 것 같다. 20vs20의 길드전을 주축으로 내세워 다양한 경쟁작들을 제치며 지금도 일본의 앱스토어 매출 10위권에서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가디언배틀(栄光のガーディアンバトル)"이 현재 출시를 준비중에 있다.


가디언배틀은 포케라보에게도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게임이다. 한국의 시장에 대해 파악한 후에 내놓는 첫 게임이자,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되는 첫 게임이기도 하다. 덕분에 일본과 비교해 UI나 소셜 요소등이 모두 달라졌다. 덕분에 포케라보의 후미아키 요시히로 부사장은 물론 가디언 배틀을 담당하는 히로타카 오오미야 PM까지 한국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이호준 매니저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 포케라보의 이호준 매니저(좌측), 후미아키 요시히로 부사장(중앙), 히로타카 오오미야 PM(우측) ]



한국 진출을 준비한지 약 4개월 정도가 흘렀다. 포케라보의 한국 진출 성과나 평가는 어떤지 궁금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예상보다 어려운 시장이었다. 처음에 진출을 준비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게임 시장이 그래도 비슷하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다르더라. 일단 잘되는 게임은 계속 흥행하는데 안되면 감소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일본은 한 종류의 게임을 꾸준히 즐기는 반면 한국은 새로운 게임이 많아서 그런지 다른 게임을 찾는 속도도 빠르다.

시장이 다르다는걸 인정하고 흥행한 게임들, 예를 들어 밀리언 아서 같은 게임이 한국에서 왜 잘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 지난번에는 직접 밀리언 아서의 담당자도 만나서 마케팅 및 한국 진출에 대한 해법 등도 듣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서 여러 종류의 카드배틀 게임이 흥행했지만, 이제는 좀 지겹다고 느낄만한 시기이기도 하다. 가디언 배틀의 경우도 비슷할텐데 보완책은 있나?

"가디언 배틀은 카드 배틀 게임이긴 하지만, 20vs20의 길드전이나 진형을 짜고 전략을 겨루는 등 온라인 게임에 가까운 콘텐츠를 많이 갖고 있다. 현재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할 예정인데 카드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과 카카오의 유저들이 합쳐져 좋은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멋진 일러스트도 물론 강점이지만, 일본에서 카드배틀이 유행하면서 개인과 개인의 전투에서 서서히 길드 배틀로 넘어갔다. 한국에서도 단순한 카드 배틀 이상의 장점과 재미를 갖춘 가디언 배틀이 카드배틀 게임의 저변을 확장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게임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로비 화면. 변경된 부분이 한눈에 보인다. ]





카카오 게임하기에 진입한 이유가 궁금하다. 개발 및 심사 과정에서 생소하게 느껴진 부분은 없었나?

"카카오 톡은 한국에서 매우 성공적인 플랫폼이고 게임과 관련된 유저풀이 많다. 운명의 클랜배틀을 한국에 서비스하면서 유저들이 카카오톡의 그룹채팅을 커뮤니티의 요소로 활용하는 것을 보기도 했고, 가디언 배틀은 길드vs길드를 메인 콘텐츠로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재미있으니 카카오 게임하기의 접근성과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카카오 심사 과정 자체는 어렵지 않았는데, 가디언 배틀의 인터페이스가 한국에 출시되는 게임들에 비해 덜 화려하고 예전 느낌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좀 더 세련된 형태로 변경하는 과정을 거쳤다. 게임의 설명을 웹툰 방식으로 한다거나 하는 등 초보자를 위한 준비도 했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카카오 게임하기는 자사 플랫폼을 활용한 소셜의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디언 배틀 원작과 한국의 출시 버전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

"일본의 원작에도 친구 초대가 있긴 했지만, 한국에서 출시되는 버전은 초대 보상이 들어가고 친구 관리가 편리하게 바뀌었다. 친구들과의 랭킹이나 기사단(길드)에 친구를 등록하는 부분 등도 훨씬 간단해져서 현실의 친구들과 쉽게 즐길 수 있게 바뀌었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기능이나 지원을 사용해 보완된 부분도 많은데, 게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인터페이스는 물론이고 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부분, 즉 소셜 피처에 해당하는 부분이 가장 많이 변했다."




[ 세부적인 메뉴 부분 등도 많은 변화를 거쳤다. ]





초보자 가이드를 웹툰 형태로 제작해 주목을 받았는데, 한국 전용의 카드 같은 현지화 콘텐츠는 계획중인지 궁금하다.

"얼마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었지만, 한국에서 '마음의 소리'라는 웹툰으로 유명한 조석 작가와 계약을 해서 한국향 카드를 제작하고 있다. 기존의 가디언 배틀이 화려한 일러스트가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좀 더 친숙하고 재미있는 버전을 먼저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게임 자체가 너무 무거운 편이라 카카오와의 분위기에도 맞고 한국의 게이머들에게도 친숙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포케라보는 일본의 메이저 모바일 게임사 중 한 곳이다. 최근 일본의 모바일 시장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가디언 배틀을 준비하면서 한국을 조사했는데 굉장히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을 느꼈다. 화려한 그래픽이나 다양한 콘텐츠 들이 확실히 일본과 다르다. 다만 게임의 세밀한 부분이나 뽑기(가챠) 요소의 활용 등은 여전히 일본이 강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일본 시장이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한국처럼 변화해나갈 것 같다.

일본은 여전히 브라우저와 어플리케이션의 중간에 해당하는 하이브리드 앱을 많이 개발하는데, 포케라보는 내부에서 꾸준히 모험적인 시도의 게임들을 개발하면서 빠르게 유니티 등 새로운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의 잘 만든 게임들을 일본에 퍼블리싱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데, 팜플데빌메이커:도쿄를 일본에 출시할 예정이기도 하다."


가디언 배틀이 출시를 준비중에 있다. 포케라보에서 한국에 전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가디언 배틀은 일본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이다. 독일에서는 3위, 프랑스는 4위였고 출시한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미국도 여전히 40위권에서 흥행을 유지하고 있다. 게임은 충분히 재미있으니 지금까지 아쉬웠던 부분은 한국의 유저분들과 충분히 친밀하지 못했던 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 진출을 위해 30여명의 한국 분들이 채용되어 꾸준히 업무를 하고 있고 게시판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좀 더 유저들에게 다가설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유명하지는 않아도 꾸준히 양질의 게임들을 선보이다보면 언젠가는 유저분들이 알아주실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도 포케라보에 많은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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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케라보의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마음의 소리 조석 카드 ]





[ 화려하고 다양한 가디언배틀의 일러스트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