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 RPG 매니저

제작사: 우주 inc.

장르: RPG + 매니지먼트

추천이유 : 매니저

총 평점 ★★★★(★: 1점, ☆: 0.5점)

RPG와 매니지먼트의 찰떡궁합! 그래도 매니지먼트라면 전투는 알아서 좀 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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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게임의 콘셉을 들었을때 거짓말 안 보태고 정말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평소에도 화려한 액션이나 복잡한 퍼즐보다 느긋하게 즐기는 시뮬레이션을 좋아하는 편인데다, 이제 장르를 불문하고 어지간한 게임들의 필수 요소가 되어버린 RPG의 재미를 더한다니!

시뮬레이션과 매니지먼트를 좋아하는 반면 스포츠는 싫어해 풋볼 매니저와 프로야구 매니저의 마수에서도 생각보다 금방 빠져나왔지만, RPG를 운영한다는 게임의 콘셉은 그래서 내게 시작부터 두근거림이었다. 일단 제목부터 독특하다. 'RPG 매니저'

RPG매니저를 개발한 우주(Oozoo)는 과거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간단한 조작으로도 화려한 액션을 선보일 수 있었던 3D 액션 게임 '브랜뉴보이'를 출시하며 이름을 알린 회사로, 초창기부터 일찌감치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었던 실력있는 개발사 중의 한 곳이다.

시뮬레이션 게임 중에서도 하드코어하기로 유명한 매니지먼트와 흥행 게임의 필수 요소 RPG가 만났다. 안드로이드로 출시된 RPG 매니저는 과연 어떻게 RPG와 매니지먼트의 재미를 풀어냈을까? 부적절한 만남이 될지 찰떡 궁합이 될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 대략 이런 게임이다. ]





[ 홈피에 있는 그 덱~♩ 그 덱이 내 덱이었어야 해~♪ ]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독특한 매력의 캐릭터, 멋진 음악은 보너스!

RPG매니저에서 가장 먼저 감탄한 것은 무엇보다 전투의 진행 과정에서 보여준 인터페이스. 위쪽에는 적의 카드 5장, 아래쪽에는 플레이어의 카드 5장이 표시되는 단순한 구조인데, 카드의 테두리를 활용해 MMORPG 못지않은 다양한 정보들을 표시해주고 있다.

PC로 등장한 대작급 TCG나 카드 게임들에서 부분적으로 활용했던 인터페이스라서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은 아니지만, 모니터와 달리 공간의 한계가 있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전투에 필요한 정보들을 여러 기호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표시해주는 인터페이스를 선보였다는 점이 독특하다.



[ 공격, 회피, 버프, 회복 등이 간단한 기호로 표기되는 멋진 인터페이스 ]



판에 박히 미소녀 스타일의 카드가 아니라 부드러운 동화나 원화같은 느낌을 주는 그래픽 역시 개인적으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부분. 호불호가 갈리긴 하겠지만, 비디오 게임에 익숙한 세대에게 이런 스타일의 그래픽은 굉장히 개성있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성형미인을 모아놓은 것처럼 예쁘기만 한 카드들이 아니라 직업과 종족에 따라 각자의 개성과 매력이 살아있는 카드들은, 미소녀 스타일로 쏟아져나오는 카드배틀 게임 홍수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부분. 전설급 카드 정도가 되면 역사와 세월을 품은 고전 풍의 족자같이 느껴지기도 한다.사실 첫 화면의 포스터가 제일 멋이 없다.

마지막으로, 화려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아니지만 게임의 원화풍 그래픽이나 느긋한 전투 스타일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음악 역시 멋지다. 보통 모바일 게임을 할때는 배경음악을 끄고 플레이하는 편인데, 꽤 오랜 시간을 즐기면서도 효과음이나 배경음악에 거부감이 크지 않았으니 그만큼 게임에 잘 녹아들었다는 느낌이다.



[ 캐릭터 카드 못지않게 느낌 충만한 로비 화면 ]


파고들수록 재미있다! 성장과 운영의 재미가 함께!

RPG면 RPG지, 스포츠 게임도 아닌데 왜 매니저가 붙어 있을까? RPG 매니저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카드로 등장하고 전투를 벌인다는 점 때문에 기존의 뻔한 카드 배틀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플레이해보면 단순한 카드 배틀보다 훨씬 복잡하고 흥미로운 게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매니지먼트 게임의 필수 요소는 말그대로 운영이다. 때론 이렇게 아니면 저렇게,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자원과 병력들을 총동원하여 짜낸 전략이 맞아 떨어져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난관을 극복하거나 우월한 전력을 갖고 있는 상대방을 물리칠 때의 쾌감은 그 어떤 게임들과도 비교하기 힘들다.

RPG 매니저의 전투도 이렇게 운영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는 캐릭터의 순서나 조합을 바꿔보고 상황에 맞게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등 자신의 캐릭터 카드로 덱(Deck)을 짤 수 있지만, 실제 전투에 들어간 후에는 오로지 지켜보기만 하고 개입을 할 수는 없다.




[ 전략은 내가 짤테니 맞고 때리고 싸우는건 너희들이... ]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의 전략이 맞아 떨어져가는 전투를 지켜보는 것은 운영과 전략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정말로 흥미진진한 과정이다. 특히 RPG 매니저는 8개 종족과 24개 직업으로 구분되는 다양한 캐릭터가 있고, 각기 특수 스킬과 능력치, 특성 등이 다르기 때문에 수백가지 이상의 전략을 고민하고 다른 사람과 겨루어볼 수 있다.

게다가 최대 10레벨까지 카드가 성장할때마다 얻는 스킬 포인트를 게이머가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고, 카드를 조합해 등급을 올리거나 능력치를 더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성장을 제공하고 있으니 자신의 전략에 꼭 들어맞는 카드들을 구하고 성장시켜가는 과정도 재미를 더한다.

캐릭터 카드를 얻는 방법은 골드로 구매하는 방식과 룬(캐시)을 통해 구매하는 방식이 있는데, 일반적인 가챠와 달리 골드로 구매하는 방식을 택해도 최종 단계인 전설 급의 카드를 얻을 수 있으니 노력하기에 따라 과금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강력한 파티를 꾸며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 팬들에게는 매력적이지만, 초보자를 침몰시키는 매니지먼트 스타일의 위엄. ]



정말 잘 만든 게임, 그러나 너무 많은 콘텐츠를 노려야 하는 복합 장르의 아쉬움

RPG 매니저는 정말 잘 만든 게임이다. 일본의 비디오 게임이나 원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독특한 느낌의 캐릭터는 개성과 매력이 충분히 살아있고, 단순하면서도 분위기있는 음악은 게임과 잘 어울리며, 인터페이스는 현재까지 등장한 여러 모바일 게임들과 비교해봐도 독특하고 깔끔하다.

게임 내에서 열심히 돈을 모으면 캐시와 동일한 전설급 카드 팩도 구매할 수 있어 생각하기에 따라 과금 부담도 많지는 않은 편.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뛰어난 그래픽까지 갖추었으니 부족한 점이 없는 듯 하지만, RPG 매니저에도 아쉬움은 있다.

가장 큰 단점은 매니지먼트 방식의 문제. 기존에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스포츠 매니지먼트 류의 게임들을 살펴보면 경기가 자동으로 진행되며 굳이 게이머가 손을 대지 않아도 흐름에 따라 알아서 경기를 진행한다. 이를테면 게이머는 파티만 구성해놓고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전투에 참여해 승패에 따라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RPG 매니저는 전투를 일일이 게이머가 실행해야 하는데,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해도 수백번 반복되는 전투를 그냥 멍하니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은 지루하다. 게다가 스마트폰이니 배터리나 발열같은 기본적인 하드웨어의 문제부터, 통화나 이동 등 외부 환경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전투 스킵도 제한적이니 결국 전투의 피로감이 굉장히 심하다.



[ 전설급 카드를 얻었다! 그런데... 언제 키우지? ]





[ 초보자에게는 버겁지만, 매니지먼트 팬들에게는 아쉬운 전투 분석 ]



또한 전투 후에 기록들을 분석할 수 없다는 점도 RPG 매니저에서 보완해야할 부분 중의 하나. 간략한 그래프를 제외하면, 전략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과정을 확인할 수 없으니 캐릭터들을 성장시키거나 전략을 짜도 파티를 운영하는 재미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더불어 어느정도 육성된 파티가 갖춰진 후에는 전설급 카드를 얻어도 강력함이 잘 느껴지지 않아 상위 카드에 대한 매력도 떨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느린 성장과 부족한 카드 수급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카드가 일정 단계 이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계속 전투를 반복해야 하는데, 지루하게 느껴지는 전투를 계속 스마트폰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게임의 긴장감과 흥미를 떨어트린다.




[ 얼마면 돼?! 이제 골드로 사겠어! "3500 골드요." "...난 그냥 캐시 쓸게." ]



성장과 운영의 재미,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을까?

RPG 매니저는 잘 만든 게임이다. 비슷한 방식의 캐주얼 게임과 카드배틀 게임들이 쏟아지는 상황에, 카드 배틀의 장점과 시뮬레이션이라는 미들 코어를 잘 조합해 독특하고 개성있는 게임성을 갖추는데 성공했으니 완성도 면에서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웰메이드 게임이다.

특히 판에 박힌 미소녀 일색의 카드배틀 게임에서 벗어나 좀 더 복잡한 MMORPG 방식의 자동 전투를 도입한 부분이나 각 카드별로 다양한 성장을 가능하게 만들어서 게이머들이 스스로 최적의 파티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만든 것 역시 재미있는 요소.




[ 전략에 따라 나만의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 ]



비록 초보자들에게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복잡해지려면 한없이 복잡해질 수 있는 매니지먼트의 요소를 RPG의 성장으로 적절히 제한하고 자신만의 파티를 완성하는 형태로 구성한 것도 기존의 게임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RPG 매니저만의 장점이다.

어렵고 생소한 콘텐츠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게이머의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 다른 게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편인 전투의 피로감 등은 향후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어느 쪽을 살펴봐도 근래에 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개성있는 재미를 갖춘 모바일 게임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게임에 빠져 너무 오래 플레이하면 스마트폰이 뜨끈뜨끈해지면서 어쩔수 없이 게임을 종료해야하는 하드웨어 피로도 시스템(?)을 극복해야 하지만, 동화같이 아름다운 캐릭터들 성장시키는 RPG의 즐거움과 나만의 파티를 만들어나가는 매니지먼트의 재미를 함께 느껴보고 싶다면 RPG 매니저를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