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야설록입니다.


우선 패온라인을 지지하고 아껴주시는 수십만 명의 유저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또 사과를 드립니다. 지난 십일간 벌어졌던 온갖 소동 속에서도 묵묵히 한결 같은 성원을 보내주셨던 게임 속 유저분들께도 충심에서 우러나는 감사를 드립니다.


며칠 전이었습니다. 저는 항상 서버를 돌며 유저분들의 동향을 살피고 있었습니다만, 묵묵히 게임을 하고 있는 유저를 지켜보다가 문득 그 분에 대한 연민이 들었습니다. 충분히 준비했다고 판단하여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께서 게임에 접속해주셨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까운 상황들이 게임 내에서 발생하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서도 묵묵히 게임을 하고 있는 그 분들을 보면서 제가 큰 잘못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계속해선 안된다는 죄책감이었죠.
온라인게임은 커뮤니티게임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모니터 안의 작은 세계입니다만 그 속에서 인간의 희노애락이 모두 펼쳐집니다. 저 또한 그랬지만 몇 년의 세월을 게임 안의 동료들과 웃고 울며 지내게 됩니다. 유저들이 펼쳐갈 그 긴세월의 드라마를 이렇듯 허술한 게임시스템으로 이어갈 순 없다는 위기감도 있었습니다.


이제 패온라인은 대대적인 재정비에 들어가겠습니다. 이번 서비스에서 벌어졌던 모든 문제들을 취합하였고, 또 게임계의 쟁쟁한 개발진들을 새로 영입해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고자 합니다. 동양의 웅대한 혼과 심미적인 세계를 보여주고자 했던 애초의 개발의도를 충분히 살려 전세계 어떤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역작이 되기 위한 변신을 하겠습니다. 패온라인이 새롭게 모습을 보일 때는 시스템적인 안정성은 물론이고 게임 내 밸런스와 컨텐츠 등의 모든 부분에서 여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것이 묵묵히 버그와 싸우며 게임을 하고 있던 유저분을 위한 진정한 배려이고 오픈기간동안 찾아주셨던 수십만 명의 손님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하나 완성시킨다는 것... 정말 어렵더군요.
유저가 또 하나의 인생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던 게임이었고 저 또한 이 게임에 제 인생을 걸었습니다. 야설록은 여러분과 함께 게임을 해왔던 유저이고 아직도 유저입니다. 유저가 힘들 때 저도 힘들고 유저가 기쁠 때 저 역시 기쁩니다.
게임을 재정비하는 동안에도 틈틈히 패온라인 홈페이지를 들르셔서 패온라인이 어떻게 변신하고 있는지 구경들도 하시고 좋은 조언도 많이 주십시요. 패온라인은 유저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유저들과 같이 완성해나나는 게임이 되겠습니다.



유저여러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픈기간 동안 짜증나고 힘드셨던 것을 잠깐 접으시고 어떤 모습으로 패온라인이 돌아오는지 지켜봐 주십시요. 패온라인을 아껴주시는 모든 유저분께 행운과 건강이 함께 하기를 멀리서나마 기원하겠습니다.



2010년 5월

야 설 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