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업데이트: 광기의 파도를 통해 신규 20인 던전 망치소리 요새가 등장했다. 망치소리 요새는 북미 업데이트 당시 높은 난이도로 인해 쉽게 공략할 수 없었던 레이드 던전으로서, 국내 업데이트 소식이 알려질 때만 해도 이곳을 정복하기 위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 예상되었다.


그러나 지난 6월 24일, 리프트 인벤 자유 게시판에 아킬리오스의 시체를 뒤로 한 채 기세등등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한 팀이 등장했다. 영혼의 강보다 훨씬 높은 난이도를 지녔다 평가 받는 망치소리 요새를 단 5일만에 클리어한 것, 게다가 "Ground Zero"나 "Never Die" 등과 같이 기존에 이름을 날리던 길드도 아니었다. 그리 유명세를 타지도 않았던 길드가 대체 무슨 수로 망치소리 요새 11명의 보스를 5일 만에 정복한 걸까?




▲ Project GAD, 망치소리 요새를 정복하다!




3분을 지각한 기자에게 "분배 제외"를 하겠다며 훈훈한 첫인사를 건넨 것이 Project GAD와의 첫 만남이었다. 인터뷰는 Project GAD의 길드 마스터인 Sliverahn님의 주도 하에 이루어졌으며 오후 4시라는 비성수기(?)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길드 멤버들이 참여해 주었다.





레이드를 '준비'하는 길드

가디언 진영에서 가장 빠르고 특별하게 레이드를 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Project GAD길드, 이들은 애초에 길드원을 모을 때부터 레이드를 향한 열정을 본다고 한다. 레이드를 위한, 레이드에 의한, 레이드 길드로서 레이드에 관심과 열정이 있는 유저라면 누구나 찾을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다고 했다.


빠르게 공략한 부분에 대해 길드에 큰 영향을 끼쳤거나 명예를 드높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은 그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조금 더 빨리 다가가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 더 준비한다고 한다. 북미에서 먼저 탄생한 게임이기에 영어로 된 공략본이 많은 리프트, 이들은 번역 담당 멤버까지 꾸려가며 레이드 준비를 했다.


"망치소리 요새가 등장하기 전 약 3주의 기간을 두고 준비했습니다. 매일 저녁 9시부터 레이드 리프트를 비롯해 차원 정수 파밍에 주력했죠. 매일매일이 고생이었지만 빠르게 공략하기 위해 준비 기간도 필요했습니다.


공략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길드 안에 영어를 잘하는 분들이 계셔서 업데이트 2주 전에 이미 번역 작업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길드 멤버이신 랑페르님과 페로님은 부부의 연을 맺고 계시는 분들인데 쌍둥이 자녀들의 테러를 극복하면서까지 공략의 번역을 해주셨습니다. 또한 빨간발님과 구플님 역시 따로 공략을 번역해가며 준비를 도왔습니다."





▲ 길드 까페에 있던 게시물, 노력엔 때와 장소가 없다.




많은 길드가 오프라인에서 친목 모임을 갖는다. 그러나 레이드 공략을 위해 동영상을 다 함께 보며 택틱과 전략을 분석하는 길드는 드물다. 오프라인 모임으로 형성된 친밀감을 레이드 공략에 이용하는 그들의 노력은 "제 1레이드 팀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레이드 멤버 모두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북미의 동영상을 보며 직업별로 기술과 패턴, 어떤 상황에 어떤 스킬을 써야 할지, 어떤 소울이 효율적일지를 고민하고 토의했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지겹고 힘겨울 때도 있었지만 오프라인으로 만나 함께 회의하고 연구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동력이 되어 좋았습니다.. 공략은 글로만 배우지 말고 꼭 영상을 함께 보시길 추천합니다."





레이드에 투자하는 시간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WoW의 경우 일주일에 6~7일을 레이드에 투자하며 빠른 공략을 위해 애쓰는 상위 공격대들을 볼 수 있다. 오죽하면 컴퓨터 앞에 신문을 깔고 볼일을 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을까? 리프트의 상위 레이드 길드 Project GAD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할지 궁금했다.




▲ 지치기 전까지 ... 그러하다.




"Project GAD는 레이드 공략을 전문으로 하는 길드입니다. 신규 레이드가 등장하고 공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되면 지치기 전까지 트라이합니다. 아니, 지쳐도 계속 트라이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특별히 시간이나 요일을 정하지 않고 계속 트라이합니다.


공략을 진행하며 모든 길드원들이 길드 마스터인 제게 너무 많이 혼났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음 레이드 때는 더 강도 높은 갈굼을 퍼붓겠다고 맹세합니다. (웃음) 과정은 참으로 힘들지만 공략을 완료하고 나면 힘들었던 만큼 더 좋은 기분을 느낍니다.


공략이 모두 완료된 상태에서 아이템 파밍을 할 때에는 일주일에 5시간 정도로 가볍게 파밍합니다. 현재는 파밍 단계라 목요일 하루만 레이드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파밍 단계에 들어서면 레이드 일정 하루 외에는 모두 자유롭게 게임을 즐깁니다. 다른 유저들처럼 말이죠!" (웃음)





▲ 아직 죽은 사람은 없단다. jpg






에피소드

"망치소리 요새의 마지막 네임드와의 혈전을 펼치는 날이었어요. 물론 그 전날에도 무리한 강행군을 했던 상태라 다들 지쳐있었죠. 오후 4시에 모두 아킬리오스 앞에 모여 전의를 다지고 있는데 길드 마스터인 Silverahn님이 토크온으로 한 마디 하셨어요. '자 모두 눈을 감습니다. 자, 상상을 해봅시다. 파도가 몰려옵니다. 조나루가 나타납니다. 촉수가 나오죠?' 창피하긴 했지만 이 날 마지막 네임드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이미지 트레이닝이 컸어요."


길드 마스터님의 다소 엉뚱하고 흥미로운 이미지 트레이닝 이야기를 들으며 처음에는 재미있었다. 그러나 공략이라는 확고한 목표, 그리고 그 목표를 잡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하는 모습은 이들이 얼마나 레이드에 빠져 있는지를 알게 했다.




▲ 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창피할 수도...




마지막 네임드인 아킬리오스를 잡던 날이었다고 했다. 레이드 멤버 중 한 명이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한 일이 있었는데, 레이드 시간이 되자 사고를 당한 이 멤버가 게임에 접속을 했다고 한다. 알고 보니 병원을 탈출한 후 레이드에 참석했다고. 웃지 못할 해프닝이지만 이들의 열정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부분이다.





망치소리 요새의 난이도

이야기를 하는 도중 문득 궁금해진 것이 있었다. 이들에게 망치소리 요새의 난이도는 어떻게 느껴졌을까? 지금도 막공으로는 4~5네임드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정규 레이드 팀 사이에서도 아킬리오스를 잡았다는 소식이 많이 나오지 않는 마당에 5일만에 11명의 보스를 모두 잡아버린 그들에게 망치소리 요새의 난이도를 물었다.


"난이도를 수치화해 말씀드리자면 그린 스케일은 1, 영혼의 강은 4, 그리고 망치소리 요새는 8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해보지는 못했지만 인페르날의 경우 약 1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그 이전의 던전보다는 어려웠지만 택틱만 정확히 파악해 개개인이 할 일만 제대로 해준다면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습니다."




▲ 문어는 잡았지만 업적이 남아있다.




'교과서 위주로 열심히 공부하면 서울대 갈 수 있습니다.' 와 비슷하게 들렸던 건 기자의 기분 탓이었을까? 어쨌든 영혼의 강 2배 정도의 난이도를 지녔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이런 이들에게도 망치소리 요새의 업적은 쉽지 않다고 한다. 기본 속도 110%의 머단틱스 탈것을 받을 수 있는 이 업적을 완료했는지 물었다.


"망치소리 요새 업적의 경우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 단계 업적인 영혼의 강 업적과는 난이도 차이가 극심합니다. 직접 플레이해보신 분들은아실텐데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만한 업적들이 많아요. 조금씩이나마 업적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장비를 더 파밍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탈것에 대한 욕심 때문에 도전은 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입니다. 지금 당장 모든 업적을 하기에는 장비와 숙련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업데이트 된 지 아직 3주도 채 되지 않았으니까요!" (웃음)



머단틱스 탈것을 직접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잠시 기대를 했지만 이들에게도 아직 업적은 무리란다. 10인 던전의 업적은 펫을 주지만 20인 던전의 업적은 탈것을 보상으로 주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도전한다. 곧 누군가가 이 업적에 성공해 머단틱스 탈것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인벤 스크린샷 게시판에 올려주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본다.





Project GAD의 목표

도전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미 이루었던 것들보다 앞으로 이룰 것이 더 많기 때문이 아닐까? 아직도 업데이트 될 것이 많은 리프트에서 이들이 또 이뤄나갈 것은 무엇일지, 그들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자뭇 궁금해진 기자는 Project GAD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Project GAD는 목표가 분명한 길드입니다. 레이드 최초 공략처럼 상위 레이드 정복을 위해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더 준비해가며 공략에 임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장 이번 주부터 인페르날 공략 준비에 들어갑니다. 언제 나올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기세가 꺾이지 않고 신규 레이드가 업데이트 되었을 때 바로 공략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인페르날은 북미에서도 아직 공략하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되도록 빨리 업데이트가 되어 가능하면 저희가 세계 최초 킬을 해보고 싶습니다."



아직 예정되어 있지도 않은 Infernal Dawn의 공략 준비를 벌써부터 한다는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잊지 않고 정진하는 자세, 이러한 마인드가 지금의 이들을 있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비무환이라는 말을 그대로 행동에 옮기고 있는 이들이 멋있었다.




▲ Infernal Dawn에서도 선전하길 기원해본다!






넷마블에 말하다

레이드를 위주로 하는 하드코어 길드이다 보니, 북미 서버에 비해 레이드 콘텐츠가 힘을 쓰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을 안타까워 하는 Project GAD 길드. 만약 북미와 같은 때에 레이드 콘텐츠가 업데이트 되었다면 지금보다 더 흥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시간이 지나 언젠가 북미와 동시간대에 경쟁을 하게 되면 레이드에 대한 동기 부여가 더 확고해 질것이라 말했다. 우리나라 유저들의 특성상 공평한 조건 하에 경쟁을 하게 되면 더 열심히 하게 될 것 같다고.


"북미에서는 레이드 콘텐츠를 중심으로 게임을 홍보하고 운영하는 반면에 우리나라 서버는 자칫 PVP만이 존재하는 게임으로 보일 수 있게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PVP도 리프트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콘텐츠이긴 하지만 전설 무기처럼 최상위 장비는 레이드를 통해 구할 수 있고 업데이트 콘텐츠 역시 레이드 위주로 구성되는 리프트에서 아무래도 레이드 콘텐츠를 위주로 게임을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국내 1.8 업데이트 워리어 변경점에 대해 많은 불만을 토로하는 것에는 현재 전장과 PVP위주로 운영하는 넷마블의 책임도 있다고 봅니다. PVP보다 레이드가 더 활발한 북미에서는 워리어의 변경점 같은 것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전장 위주로 홍보하고 플레이할 수밖에 없는 국내 서버에서는 큰 문제로 부각될 수 있는 것이죠.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7월 17일로 예고된 서버 재구성.




비교적 빠른 업데이트와 서버 관리 등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선 칭찬도 잊지 않았다. 하드코어 유저의 입맛까지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며 운영진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더불어 빠른 시일 내에 신규 레이드가 등장하길 바라는 속내도 내비친 Project GAD 길드.


"물론 업데이트가 빠르다는 것은 인정하고 그 부분은 넷마블이 잘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샤드 통합 같은 경우도 유저들의 피드백을 충분히 받은 후 실시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죠. 서버 관리 측면도 그렇고 운영은 꽤나 잘 되고 있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하드코어 유저들의 입맛까지 다 맞출 수 없는 것은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겠죠.


3개월 전투 패키지가 종료되는 시점이 7월 21일 즈음인데 그때가 리프트 국내 서버의 기점이 될 것으로 봅니다. 과연 엠버섬을 비롯한 신규 콘텐츠가 풀릴지 아무런 업데이트도 없을지 주목하고 있어요. 물론 저희의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신규 레이드가 나오길 바라는 입장이지요."






길드 마스터 Silverahn님의 마무리

자신들은 최고가 아니라고 말하며 준비하고 노력하면 그 누구라도 자신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는 그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레이드를 즐기길 바란다는 길드 마스터의 마지막 말은 자신이 길드를 운영하는데 반영하고 있는 소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굳건한 소신을 지닌 길드 마스터와 그를 믿고 따르는 열정적인 길드원이 있기에 지금의 Project GAD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레이드에 관심이 있다면 귓말하자!




"저희는 뛰어난 길드도 아니며 엄청난 능력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된 것도 아닙니다. 북미 서버 출신도 없죠. 그저 열정을 갖고 레이드를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모인 길드입니다. 아마 어느 누구라도 열정이 있고 그 열정을 서로가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모인다면 저희보다 더 잘 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략에 있어서 궁금한 것이 있거나 편하게 잡아보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찾아오셔서 상담하셨으면 합니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같이 레이드 콘텐츠를 소비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해볼 수 있으면 하는 것이 저희의 마음입니다.


또한 길드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분명하고 구체적인 목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적이 불분명한 길드는 퇴보할테니까요. PVP면 PVP, 레이드면 레이드, 친목이면 친목, 하나의 목료를 설정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길드가 오래 간다고 생각합니다."





▲ Project GAD길드의 단체샷!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초심을 잃지 않은 채 정진해야 한다는 것. 언뜻 자기개발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이런 이론을 실제로 적용시키고 행동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비록 게임이긴 하지만 열정을 잊지 않고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점은 무슨 일을 하든 귀감이 될 모습이 아닐까?


게임의 개발은 개발자가 하지만 게임을 지속시키고 발전시키는 데에는 유저의 역할이 크다. Project GAD 길드의 말처럼 앞으로 더 많은 레이드 팀이 선의의 경쟁을 해 세계 최초 킬 같은 업적도 국내에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완료한 일보다 앞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가 더 큰 길드, Project GAD의 행보에 화이팅을 외치며 인터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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