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패치를 통해 처음 선보인 '정복자 시스템', 1레벨이 올라갈 때 마다 힘/민첩/지능/활력 등의 주요 능력치와 '마법 아이템 발견 확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사실상 디아블로3의 최고레벨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복자 레벨을 1부터 100까지 올리는데 필요한 경험치는 100억이상으로 만만한 양이 아니며, 괴물 강화 난이도의 추가 경험치 혜택을 받는다 해도 제법 시간이 걸리는게 사실이라 보통 주력으로 플레이하는 캐릭터의 정복자 레벨만 주력으로 올리는게 보통이다.


최근 디아블로3에 존재하는 5개의 직업 모두 정복자 레벨 100을 달성한 유저가 등장해서 눈길을 끌고있다. 100을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은 정복자 레벨, 모든 직업의 정복자 레벨을 100까지 달성한 유저는 왜 이런일을 하게되었을까? 그가 말하는 디아블로3의 재미, 인터뷰를 통해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 모든 직업 정복자 100레벨을 달성한 '악즉참'님의 모습
그는 왜 5개의 직업 모두 정복자 레벨 100을 달성하게 되었을까?



■ 백수 아니에요. 그냥 디아블로3를 좋아하는 유저일 뿐입니다.


Q. 우선 전직업 정복자 레벨 100달성을 축하드립니다. 왜 이런일을 하게 되었나요?


음.. 제가 제일 처음 정복자 레벨 100을 찍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캐릭터는 '야만용사'였어요. 1.0.4 패치가 적용되고 아이템 파밍에 질려가던 차에 '정복자 레벨'이 나와서 이거다! 싶었죠.


야만용사 캐릭터를 육성할 땐 무조건 빠르게 정복자 100레벨을 찍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100레벨을 달성할 때 즈음해서 너무 같은 것만 반복하니까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야만용사가 착용하고 있던 모든 아이템을 정리한 뒤 "악마사냥꾼도 한번 해보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두 번째 캐릭터를 육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악마사냥꾼도 정복자 100레벨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목표로 했던 정복자 레벨 100을 찍고나니까 또 사냥에 흥미가 사라져서 결국 또 다른 직업을 육성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하나하나 정복자 레벨을 올리다 보니 모든 캐릭터 정복자 100레벨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 하나하나 키우다 보니 결국 전 직업 정복자 레벨 100!



Q. 모든 캐릭터 정복자 100레벨하셨는데 하루 플레이타임과 걸린 시간은 어느정도 인가요?


많은 분이 제가 모든 캐릭터의 정복자 레벨 100을 달성했다고 해서 할 일 없는 백수로 생각하실까봐 사실 좀 걱정됩니다.


전 백수는 아니고 아내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서 틈틈이 게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38세의 디아블로3 유저일뿐이에요. 틈나는 대로 꾸준히 플레이하다 보니 모든 직업 정복자 레벨 100을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전부 달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1.0.4 패치부터 지금까지니까 약 7개월 정도 걸린 셈이네요. 중간에 휴식기가 없었다면 아마 더 빨랐을 텐데 그 부분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 1.0.8 이후 레벨업은 4인 깃발파티가 최고인것 같아요


Q. 주로 플레이했던 레벨업 코스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첫 번째 정복자 100 레벨 캐릭터는 야만용사였는데, 최초로 정복자 만렙을 달성한 야만용사 '알카이저'가 이용했던 코스를 무한으로 혼자 플레이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플레이하다보니 정복자 레벨이 등장한 1.0.4 패치 후 100레벨까지 달성하는데 한 달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1.0.4 패치부터 이번 패치 전까지 개인적으론 일명 '알카이저' 코스라 불리는 레벨업 코스가 제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저승 땅전갈'이 체력은 낮은데 반해 경험치를 많이 줬기 때문입니다. 야만용사, 부두술사, 악마사냥꾼은 그 코스를 솔로 플레이 위주로 레벨업했습니다.



▲ '아리앗 분화구'에서 빠르게 네팔렘 버프를 쌓고 '성채 지하2층'을 싹쓸이하는 '알카이저 코스'



수도사랑 마법사는 깃팟이라 불리는 파티플레이로 정복자 100레벨을 찍어서 다른 캐릭터에 비해 시간이 좀 많이 걸렸어요, 보통 약 한달이면 정복자 100레벨을 찍을 수 있는데 수도랑 법사는 틈틈이 플레이해서 그 이상 걸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1.0.8 패치 전이고, 이번 1.0.8 패치 후엔 혼자 플레이하는것 보다 10단계 4인 깃발파티가 2~3배이상 레벨업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혹시 빠른 레벨업을 원한다면 이제는 4인 깃발 파티가 정답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깃발 파티는 정예만 잡고 다녀서 경험치를 더 적게 먹을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괴물 강화 10단계를 4인 파티플레이로 플레이하는게 혼자 플레이하는 것보다 훨씬 경험치를 많이 획득할 수 있습니다.



▲ 1.0.8 패치 후엔 파티플레이로 레벨업 하는게 최고!





Q. 모든 직업의 캐릭터를 키워보셨는데, 어떤 캐릭터를 육성할때 가장 재미있었나요?


다섯 캐릭터 모두 특성이 확실하게 달라서 모두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다만 파티 플레이를 할때 가장 흥미롭게 했던 캐릭터는 부두술사와 운전 수도사였고, 혼자 플레이해서 가장 빨리 레벨업했던것은 무한 난사 악마사냥꾼 이었습니다. 무한 난사 악마사냥꾼은 그냥 '난사'기술을 쓴 채 '그냥 걷기만 해도 괴물들이 녹으니까요.


캐릭터를 두 개를 100레벨 찍은 뒤로는 그다지 레벨업에 연연하지 않아서 저 말고 다른분이 이미 전 캐릭터 100레벨을 달성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될 줄 생각도 못했는데 사실 저 말고 이미 다른 분께서 전 직업 정복자 100레벨을 달성한 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걷기만 하면 몬스터가 죽는다! 난사 악마사냥꾼이 레벨업은 제일 빨랐다고




Q. 목표로 했던 모든 직업 정복자 100레벨을 달성한 최근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일단 3막에서 벗어나서 그간 플레이하지 않았던 1,2,4막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괴물이 다수 등장해서 어느 정도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최근엔 결국 3막에서 '악마의 정수'를 모으고 있습니다.


혼자 플레이 할 땐 주로 2막 '암살자의 지하전당', '달구르 오아시스' 파밍코스를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Q. 모든 캐릭 정복자 100레벨을 달았는데 앞으로 다른 목표도 있나요?


일단은 모든 아이템을 전부 정리한 뒤에 제일 처음 정복자 레벨 100을 찍었던 '야만용사' 캐릭터를 랭커로 만들려고 준비중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개인적으로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건 캐릭터 다섯개 모두 정복자 100레벨을 달성할때까지 주위에서 응원하고 같이 놀아준 우리 길드원분과 인간관계를 더욱더 돈독하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사실 제가 중간에 휴식기를 갖고 게임을 아예 하지 않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길드원이 아니면 아마 디아블로3는 제 컴퓨터에서 삭제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개인의 목표보단 길드원과의 화합이 먼저라는 '악즉참'님




■ 디아블로3는 혼자하는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휴식기가 있었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조금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사실 게임이 무료해져서 여러 번 게임에 접속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표현으로 '접었다'라고들 하시죠. 아시다시피 디아블로3가 단순한 아이템 파밍 뿐이잖아요? 어제 돌던 코스 오늘 또 돌고 내일도 또 돌고 하다 보니까 흥미가 떨어졌던 거죠.


그러다 우연히 깃발파티에서 만난 분을 따라 길드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3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길드였는데, 거기서 형님 아우님들간 인간관계 때문에 계속할 수 있었어요. 그때 알게 된 건 디아블로3는 혼자 파밍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길드에 가입해서 전반적인 아이템 세팅이야기도 하고, 사는이야기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직접 경매장이나 게시판에서 정보를 얻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같이 경험하면서 아이템을 세팅하는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디아블로3를 즐기는 분들의 연령대가 다른 게임보다 높아서 더욱 가깝게 지낼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 게임에서 우연히 만난 '예쁘지혜'님을 계기로 길드생활을 시작했다는 '악즉참'님






Q. 디아블로3는 게임내에 길드 시스템이 구현되어있지 않은데 길드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사실 그점이 제일 큰 문제였습니다. 이번 1.0.8 패치가 적용되고 사설 채팅이 생겨서 이젠 길드 채팅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전까진 4인 파티가 최대인 디아블로3에서 길드원들 간에 교류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방법이 사람이 없는 채널에 들어가서 첫 접속자가 방을 개설 후에 접속하는 길드원을 모두 초대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이 채널이란게 아무나 접속할 수 있다보니 모르시는 분이 오실 때도 있어요, 그럼 사정을 말씀드려 양해를 구해야 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저희 길드는 음성 채팅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게임에 접속하면 무조건 음성 채팅 프로그앰에 접속해서 4인팟이 한계인 게임 시스템을 극복했습니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 한마디


게시판을 통해 깃발 파티를 구하는 방법이 현재 디아블로3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는 방법의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디아블로3에 길드가 있는지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런 분들은 대부분 혼자 플레이하다 아이템 파밍에 지쳐서 게임을 그만두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아블로3가 다른 PC 게임이고 아이템 파밍이 유일한 콘텐츠라 쉽게 질리는건 맞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마음을 열고 길드를 찾고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나서 같이 게임을 즐기다 보면 그 어떤 게임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아블로3의 장점은 연령대가 높다는 것과 현실과 게임의 경계를 정확히 알고, 게임의 인연이 현실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즐긴다는것 같습니다. 디아블로3를 매개체로 좋은 인연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아! 깜빡잊고 이야기하지 않을 뻔 했네요, 추가로 저희 "노땅 길드"도 길드원을 모집하고 있으니까 많이 가입신청 해주세요! 30세 이상만 가입가능! 여성 유저도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 '노땅 길드' 길드원분들의 멋진 단체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