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13. 블리자드 부스에서는 '디아블로3 : 영혼을 거두는 자'를 직접 시연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시연을 위한 클라이언트는 영문 버전이었는데, 확장팩을 한 발 먼저 플레이해 볼 수 있어서인지 이미 많은 유저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특히 신규 직업인 성전사에 대한 관심을 반영이라도 하듯 대부분이 성전사를 플레이하는 모습이었다.


기자 또한 과거 디아블로2 팔라딘에 대한 추억을 잊지 못했기 때문에 비슷한 컨셉을 가지고 등장한 성전사를 플레이하는데 초점을 두고 시연을 했다.



▲ 디아블로3 확장팩을 시연중인 체험자들!

▲ 시연 버전의 캐릭터는 모두 33레벨…만렙을 찍어버려?



처음 ACT2의 사막 지역과 ACT4의 던전을 짧게 플레이해 보면서 느낀 첫인상은 '단단함'이었다.


성전사는 중갑을 착용하며, 한 손 무기와 방패를 기본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본 방어력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보유한 스킬 중에는 생명력 회복이나 방패 방어 확률을 증가시키는 능력이 상당히 많아 이런 단단함에 더욱 힘을 보탠다.


그중에서 일정 범위안에 4마리 이상의 적이 존재하는 경우 방패 방어 확률이 10% 증가하는 철벽(Insurmountable)과 방패 방어에 성공할 경우 3초 동안 생명력 회복율을 증가시키는 진노함(Wrathful)는 모두 패시브 스킬로, 두 가지를 조합했을 때 연쇄적인 효과를 통해 바퀴벌레같이 강인한 생존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



▲ 묵직한 느낌이 잘 어울리는 성전사의 외형



하지만 뛰어난 방어력에 걸맞은 묵직한 외형을 가진 성전사라서 일까?


처음에 캐릭터가 이동하는 모습이 뭔가 느릿느릿한 게 상당히 답답하게 보이기도 했는데, 기병 돌진(Steed Charge)이나 떨어진 검(Falling sword)스킬들이 이 부분을 충분히 보완해 주기 때문에 기동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기병 돌진(Steed Charge)은 3초간 불타는 군마에 탑승하여 순간적으로 빠른 이동속도를 확보할 수 있어서, 도망 패턴을 가진 정예 혹은 보스 몬스터를 추격하는 상황에 사용하거나 파티 사냥에서 운전을 위한 용도로 적합해 보였다.


반대로 떨어진 검(Falling sword) 스킬은 시전 순간 화면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짧은 시간 무적 효과를 가진다. 따라서 전멸 패턴이나 높은 피해를 주는 적 공격에 대한 대응책으로 매우 유용했고, 적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의 탈출기로도 손색이 없었다.




▲ 위기의 순간을 회피하거나 버티려면 진노(Wrath) 관리는 필수!



이처럼 높은 방어력과 현재의 수도사 못지않은 기동성까지 보유한 성전사기 때문에 공격적인 측면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 않겠냐는 생각을 할수도 있다.


여기에 성전사의 기본 공격이 근접이라 전투가 자칫 지루할 수 있지만, 유용한 원거리, 광역 스킬이 많아서 일반 몬스터 구간을 플레이하는데도 막힘 없이 시원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정예 몬스터나 보스와의 전투에서는 주력 스킬이라고 할 수 있는 신성화(Consecration), 기병 돌진(Steed Charge), 떨어진 검(Falling sword)을 이용해 치고 빠지거나 제자리에서 어느 정도 버티며 공략하는 선택적인 플레이도 할 수 있었다.


특히 신성화(Consecration) 스킬은 시전 시 일정 범위에 성역이 설치되어, 지속해서 성전사를 치유해 주기 때문에 버티기 형태의 전투에서 큰 역할을 한다.



▲ consecration 스킬 사용으로 형성된 영역



이런 성전사의 강력한 스킬들 중 일부는 사용을 위해 일정량의 진노(Wrath)가 필요한데, 수도사의 공력과 거의 흡사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해당 자원은 기본적으로 100의 수치가 책정되어 있으며, 적을 공격할 때마다 일정 비율의 진노가 생성된다.


하지만 주공격(마우스 좌클릭)에 등록되는 스킬들이 5의 진노를, 주로 사용하는 핵심 스킬들은 평균 25의 진노를 소모하기 때문에 무작정 낭비했다가는 중요한 순간 위기를 맞을 수 있어서 계획적인 사용이 필요해 보였다.



▲ 사실은 해머를 돌려보고 싶었다고!(시연 버전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스킬)



위에서 언급한 주요 액티브 스킬 이외에도 성전사를 더욱 빛내 줄 패시브 스킬의 구성도 흥미롭다.


피해를 받을 시 일정량을 적에게 돌려주는 철의 처녀(Iron maiden), 생명력이 손실될 때마다 방어력이 %로 증가하는 불멸(Indestructible), 초당 생명력을 증가시키면서 물리 공격 이외의 피해를 감소시키는 경계(Vigilant) 등의 스킬은 기존에 파티 플레이에서 주로 운전을 담당하던 수도사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을 거로 예상된다.


특히 공개된 패시브 스킬 중 가장 눈여겨 볼만한 스킬은 천상의 힘(Heavenly Strength)이다.


해당 스킬은 성전사가 양손 무기를 한 손에 착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데, 현재 시연 버전 기준으로 최대 이동속도 10% 감소와 다른 한쪽 장비로 방패 외에는 착용 불가능하다는 페널티만 있어서 양손 무기의 강력한 데미지를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양손검을 한 손에! 그리고 방패를 착용한 성전사





이처럼 약 십여 분의 디아블로3 확장팩 시연버전으로 플레이해 본 성전사에 대해서는 '기대할만하다'라는 것이 기자 개인의 평가다.


'재밌다' 혹은 '실망이다'라고 딱 부러지게 얘기할 수 없는 것은 디아블로3 확장팩 시연에서는 오직 33레벨로 세팅된 캐릭터로만 플레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은 레벨이 70까지 확장되기 때문에 변경된 최고 레벨 캐릭터와 새로운 맵, 새로운 적을 상대로 플레이해 볼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결국은 디아블로2 해머딘을 존재하게 한 스킬이나, 고급 룬 적용이 불가능한 매우 제한적인 부분만을 체험할 수 있었고, 이런 단편적인 내용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잠깐의 체험을 통해 플레이해 본 성기사는 수도사의 기동성, 야만용사의 묵직한 한방, 마법사의 광역 처리 능력들을 고루 갖춘 하이브리드 캐릭터라는 것은 분명하며, 40레벨, 50레벨, 60레벨을 달성하면서 점점 강력해질 모습을 상상하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