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새로운 모습으로 대난투가 돌아온지 어느덧 일주일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최초 등장했던 시기, 메이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PVP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일었으나,
아이스나이트 컨텐츠가 레벨업의 도구로 변질되면서 한동안 서비스가 중단되었던 대난투는,
'그랜드 배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우리곁에 되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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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들어 그랜드 모드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인 평가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새로워진 대난투가 재미가 없다" "차라리 이전에 있었던 대난투가 더 좋았다"는 식의
업데이트에 대한 불만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습니다.



☞ 새로 등장한 대난투, 그랜드 배틀 총평. (수정) [클릭]




[ 이 네가지가 아닙니다. - KBS 개그콘서트 '네가지']





그랜드 배틀, 인기가 없는 네가지 이유는?




이런 목소리들을 모아서 종합해보면, 몇가지 공통된 의견으로 압축됩니다.




1. 장비/레벨의 격차가 그대로 드러난다.




예전의 대난투와 지금의 그랜드 배틀이 가지는 가장 큰 차이는
무엇보다도, PVP에서 적용되는 데미지의 수치입니다.


기존의 대난투는 별도의 계산식을 통해 모든 데미지가 줄어들었던 데 비해서,
그랜드 배틀에서는 캐릭터의 체력이 어마어마한 양으로 증가하는 대신
사냥시에 적용되는 큰 수치의 데미지가 거의 그대로 들어갑니다.


때문에, 캐릭터의 레벨과 장비의 수준이 좋으면 좋을수록 그 차이가 크게 벌어져
이렇게 발생한 격차는 게임 내에서 인원수로도 극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 흔히 말하는 콘트롤로써도 도저히 극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레벨과 장비의 강화가 존재하는 한 어느 정도의 차이는 감수할 수 밖에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PvP컨텐츠는 서로 간의 실력을 겨루는 것에 근본을 두고 있는 만큼
어떤 콘트롤로도 극복이 불가능한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쉽게 PvP의 재미를 빼앗게 됩니다.


특히나 격차가 크게 발생할수록
게임 내 다수의 무자본/라이트 유저들은 PvP 컨텐츠를 외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흥행의 기본 요소가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 이제는 장비/레벨의 격차가 숫자로 표시됩니다. ]






2. 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PVP 컨텐츠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2가지가 필요합니다.


바로, 승자패자입니다.


누구나 이기고 싶어하지만, 한 명의 승자를 위해서는 한 명 이상의 패자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그랜드 배틀은 그러한 패배의 예감이 너무 쉽게, 빨리 찾아옵니다.
엎치락뒤치락, 종료 1분전까지 누가 이길 줄 모르게 진행되는 몬스터카니발과는 달리,
다른 캐릭터와 스킬교환 한 번만 해봐도, 둘 중 누가 패자인지 바로 눈치챌 수 있습니다.




[ 엎치락 뒤치락 역전의 묘미가 있는 몬스터 카니발 ]




그나마 상황에 따라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괜찮습니다.
문제는, 몇번을 싸워도 이길 수 없는 한 번 패배자이면 영원한 패배자인 상황입니다.


장비와 레벨의 격차가 PvP의 결과를 결정하다보면 지는 사람은 계속 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PvP에서 누군가 승리한다면 반드시 지는 사람이 생길 수 밖에 없지만,
지는 사람이 항상 나라면 기분이 좋을 순 없습니다.


콘트롤로 극복이 불가능한채 장비와 레벨만으로 결정되는 PvP에서,
계속해서 지기만 하는 게이머가 PvP를 즐길 이유가 있을까요?
결국 그랜드 배틀을 계속해야할 이유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 레벨이 낮고 장비가 나빠도, 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








3. 도망만 다니는 그랜드배틀



그랜드 배틀의 보상인 투신의 증표를 얻는 방법은 시간입니다.
승리/패배와 무관하게 해당 전장에서 20분 가량의 시간을 보내면,
가득찬 투신게이지를 통해 1개의 증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3분 이상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투신 게이지가 줄어들기 때문에
투신의 증표를 얻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계속해서 움직여야 하지만,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시간만 보내면 되니까요.
때문에, 승리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상대에게서 도망치게 됩니다.
20분내도록이요.


이렇게 도망다니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쫓아다니는 사람들로 인해
최근 그랜드배틀에서는 험한 말들이 오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마는,
지금의 그랜드배틀에서 누군가는 도망만 다녀야 하고
또 누군가는 도망다니는 사람을 쫓아가야 합니다.



그랜드 배틀이 술래잡기도 아니고,
도망가는 사람을 쫓는데 모든 시간을 소모해버리는 형태로 경기가 끝나버리면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버린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게 되니 재미가 있을리 없습니다.




[ 연속 15패를 안겨준 상대에게 다시 덤비면 승리할 수 있을까요? ]








4. 상향되지 않은 대난투 보상




게임에서 새로운 컨텐츠가 추가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많은 관심과 인기는 서로 따로따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컨텐츠가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관심과는 달리
이후 해당 컨텐츠의 수명을 좌우하는 인기는, 대부분 그 보상에 따라 달라집니다.


컨텐츠의 인기와 보상은 상당히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 보상이 충분히 좋다면 신규 컨텐츠가 때로는 재미없고 지루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해당 컨텐츠를 열심히 플레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규 컨텐츠가 가지는 보상이 기존 컨텐츠에 비해 메리트가 없다면
해당 컨텐츠가 재밌다고 하더라도 그 인기는 금방 식어버리기 쉽습니다.



새롭게 문을 연 그랜드 배틀의 보상은 투신의 증표 뿐이며,
투신의 증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장비는 130렙제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미, 9주년 이벤트 기간동안 여제무기 패치로 인해 이벤트 상자로 여제장비가 풀리면서
140렙제 여제장비 이하 등급의 아이템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
그랜드배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 130렙제의 대난투 도적 장갑 ]




[ 이벤트로 물량이 풀려버린 140렙제 여제장갑 ]




더군다나, 이벤트 상자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싼 가격의 메소로 구입할 수 있었던 여제장비에 비해
대난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장비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장비의 획득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기, 투구, 메일, 건들렛, 부츠, 케이프의 6종 장비만을 모은다고 하더라도
위의 130렙제 대난투 장비를 맞추는 데 필요한 투신의 증표는 530개.
20분에 하나씩 얻는다고 계산을 해보더라도, 약 176시간 이상이 필요합니다.


176시간은 매일 6시간씩 대난투를 플레이한다고 하더라도 꼬박 30일이 걸리는 시간이며,
만약 투신의 교본 등 다른 아이템을 더 사고자 한다면, 필요한 시간은 더욱 커집니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함에도, 더 나쁜 보상을 받아야 한다면,
더 나쁜 보상을 위해 노력과 시간을 들일 게이머가 있을리 없습니다.




[ 그랜드 배틀로 증표 100개를 모으려면, 약 33시간이 필요합니다. ]




그랜드 배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최근, 6월 7일 업데이트를 통해 그랜드 배틀의 매칭방식이 변경되었습니다.



☞ 클라이언트 1.2.162 릴리즈 [클릭]


하지만, 패치노트를 통해서 매칭 방식이 달라졌다고는 해도,
레벨차/장비차이가 나는 상대들을 만나게 되는 것은 여전합니다.


사람이 적은 그랜드배틀에서는 수준차가 나는 상대를 만나는 것을 피할 수 없으며
앞서말한 그랜드 배틀의 단점들 역시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 카오스 업데이트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PVP 대난투.
아이스나이트 모드 이후 오랜 휴식을 가졌던 대난투가 최근 그랜드 배틀로 돌아왔음에도,
아직까지는 그 이름에 어울릴만한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는 대난투
레벨이 낮아도, 장비가 좋지 않아도, 부담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PVP 컨텐츠였으나,


대난투의 후예인 그랜드 배틀
레벨과 장비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지는 사람은 계속해서 질 수 밖에 없는
약육강식의 정글과 닮은, 마치 PK를 닮은 컨텐츠
로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지금까지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면서 PvP를 즐기고 싶어하는 게이머들의 의견은 상당히 많았습니다.
또 실제로 대난투가 등장했던 카오스 업데이트 때 쏟아졌던 게이머들의 관심도 뜨거웠으며,
대난투의 후예인 그랜드배틀의 등장소식에 설레었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현재 상태의 그랜드 배틀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있긴 하지만,
적절한 개선과 수정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변화한다면
현재 PVP컨텐츠가 전무한 메이플스토리의 또다른 활력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랜드 배틀이 메이플의 또다른 인기컨텐츠로 정착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그랜드 배틀의 개선점에 대해,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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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n Helka
(Helk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