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의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5월 3일 오후 11시 그 막을 내렸다.

공식홈페이지와 각종 팬 사이트를 통해 모집된 총 5000명의 테스터들과 함께 한
이번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는 지난 4월 19일부터 15일간 진행되었으며
사냥과 레벨업 드롭아이템 등의 밸런스와 공성/스팟전의 테스트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 대규모 공성전이 두 차례 열렸다. ]




손꼽히던 대작 MMORPG 게임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R2는 아크로드를 이미 선보인 바 있는 NHN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는데
대규모 판촉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픈베타 서비스까지 초기화가 없음을 선언한 것이나
일반 피시방에서 체험이 가능하게 한 점은 그 규모와 의욕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 릴 온라인의 개발자들이 R2의 개발에 참여했다는 점에 주목한 게이머들도 많았는데
릴 온라인이 가지는 여러 가지 장점들을 R2에서 계승, 발전시켰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특히 많은 게이머들은 릴의 장점인 극도의 타격감을 R2에서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클로즈베타 초반부터 뜨거운 관심을 보여 왔다.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은 R2의 클로즈베타테스트는 이런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켰나.



ㅁ 눈부신 그래픽, 음양의 조화 필요


그래픽에 대해서는 많은 유저들이 합격점을 주었다.

3D의 입체감이 살아있으며 특히 건물 등 중세시대의 모습이 드러나는 곳에는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하지만 너무 ‘빛’에 치중하다 보니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대비차이가 너무 큰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두운 동굴에 들어가면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암흑이, 스크린샷을 한 장 찍어도
햇빛이 비치는 방향과 그림자가 지는 방향의 밝기 차이가 너무 크다고 느껴진다.
밝은 부분을 밝게 어두운 부분을 어둡게 처리해 주는 것도 좋지만 음과 양이 너무 동떨어져
광원을 여러 군데 설치하는 식으로 전체적인 밝기의 양극화를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 명암 대비가 너무 크다 ]




ㅁ 긴장감 있는? 지루한 사냥!


상대하는 몬스터의 레벨과 체력을 확인할 수 없어 몬스터가 얼마나 강한지도 알 수 없다.
이런 점은 R2가 가지고 있는 사냥의 재미이기도 한데 이런 설정으로 인해
새로운 몬스터를 만났을 때의 사냥은 개발진들이 의도한 대로 긴장감이 넘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상대방에 대해 알고 있다면? 그램린은 3방짜리 고블린은 5방짜리가 된다면 말이다.


몬스터가 얼마나 강하고 어느 정도의 공격에 쓰러지는 지 학습하고 난 후에는
마우스를 몬스터에게 클릭해 손가락을 떼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사냥방식에서
스릴을 느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레벨이 오름에 따른 공격력이나 방어력의 변화폭이 거의 없어
상급 장비를 구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같은 몬스터를 사냥해야 하는 점은 많은 테스터들이 지적한 사항.



ㅁ 게시판에 유저가 남긴 글에서

엘프의 열렙 방법

1. 주홍이 무게 될 때 까지 산다.
2. 오크만 죽어라 잡는다. (버프만 쓰고 엠은 남겨 놓으시길...)
3. 약 5개 남을 때까지 잡았는데 오갑, 오투를 못 먹었다면....4번 먹었다면 1번
4. 그램린을 잡는다.





[ 결국은 그램린 사냥뿐? ]




ㅁ 공성전과 스팟전


공성전과 더불어 지역 개념을 둔 스팟을 도입한 것은 참신한 시도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친 공성전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여 주었다.


일명 ‘먹자 길드’라고 불리는 1인 길드의 수호석 막타만을 노리는 모습이나
공성전이 종료되기 직전 나타난 서버 튕김 현상 등 아직까지는 완성된 형태가 아니며
앞으로 좀 더 공성/스팟전의 룰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막타를 노리는 1인 길드 마스터들 ]




ㅁ 운영을 바라보는 색안경. 벗지 못했다.


많은 테스터들이 우려했던 바는 R2의 게임성 보다는 운영이었던 측면이 크다.
NHN의 전작에서 받은 좋지 않은 운영에 대한 선입견을 R2는 짊어지고 출발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 1차 클로즈 베타에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을까?


게임 내 GM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것 외에도 분명 ‘테스트’를 위한 시간이었을 진대
테스터와 게임사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쉽지만은 않았던 점. 그리고 베타 테스트의 마지막 날 보여준
성의 없는 이벤트 등 겉으로 드러난 부분에 한해서는 합격점을 주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부분은 2차 클베에서 더욱 개선되어 확실하게 ‘운영은 좋다’는 평가를 받아내야 할 것이다.




[ 준비된 미션이 끝나자 임시방편으로 퀴즈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




아크로드냐 릴이냐의 질문은 리니지라는 답으로 끝난 듯하다.
넷핵 등 로그라이크류 게임의 맥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많은 유저들은
R2의 화면 너머로 리니지를 보았으며 실제로 유사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유수한 게임들이 보다 많은 컨텐츠와 새로운 시스템으로 어필하려고 하는 요즘
R2는 시대를 역행하는 게임이라고 볼 수도 있다. 특별한 퀘스트도 수준 높은 커스터마이징도
수 없이 많은 스킬이나 특별한 시스템을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담으려고 무엇인가를 더 넣으려고 애쓰다 맛이 이상해진 요리보다는
재료는 많지 않지만 담백한 맛을 내는 요리를 사람들은 더 좋아한다.


R2는 끝나지 않은 요리다. 이제 1차 클베를 마친 R2는 재료를 넣고 냄비를 살짝 달군 정도이다.
양념을 첨가하고 진국이 우러나와 진정한 R2만의 맛을 낼 2차 클로즈 베타를 기대해본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