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유저가 플레임시커 길드에서 나와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한 것이 9월 말.
바로 전쟁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대충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온라인 게임의 전쟁이지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잃어버렸던 블랙랜드 성에 끊임없는 도전을 보여주었던 플레임시커가
이번 공성전에서 블랙랜드 성을 포기한 것은 아직은 끝나지 않은 전쟁이지만
그래서 한 번 쉼표를 찍어줄 때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 비교적 조용했던 푸리에. 성벽 위에도 깔린 실버가 인상적 ]



[ 비교적 조용했던 블랙랜드 성 ]



지난 주 공성전이 서버다운으로 종료직전에 중단되고 연장 공성전이 이어졌다가
연장 공성 결과가 무효 처리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희비가 엇갈린 곳은 바이런 성이었다.


연장공성전 전에는 킹 길드가, 연장공성전 후에는 그림자 길드가 점령해
각자의 세력이 쉽게 공성전 결과에 승복할 수 없어 킹도 그림자도 모두
‘다음 주에 두고보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공성전은 미완의 공성전을 다시 한 번 걸어가는 의미도 있었다.





오후 5시경부터 시작된 바이런 성 전투는 두 세력의 정면승부였다.

많은 인원이 성으로 향하는 다리에서, 외성문에서, 성문 앞 공터에서 또 성문에서
안전지대 없는 전투를 벌였지만, 여느 때보다 수성측의 바리게이트가 단단해
성문은 쉽게 열릴 기색을 보여주지 않았다.











수호탑이라는 주요 목표가 있는 공성전에서 전투가 넓은 곳에 퍼져 일어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끊임없이 성문을 두드리다 보니 점차 전투는 난전이 되어갔고
7연합의 지휘부는 9시경 일단 모든 병력을 후퇴시켜 재정비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 갑자기 병력들을 후퇴 시킨 7연합 ]



[ 방금까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 썰렁해졌다. ]



[ 후속병력을 제압하고 '모아서 한방'에 바리게이트를 뚫어버렸다. ]



한번 바리게이트가 무너져서 돌려막기를 하고 나면 또다시 같은 강도의
바리게이트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바리게이트를 칠 인원이 부족하기도 하거니와
시간도 그리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을로 귀환된 인원들이 드라코를 타고
성까지 뛰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2, 3분. 텔레포트 조종 반지를 가지고 있다면
이 시간을 훨씬 더 단축시킬 수 있다.



[ 바리게이트가 뚫리자 돌력막기. 다시 뛰어가는 드라코 부대 ]



[ 결국 7연합이 수호탑을 파괴하고. ]



[ 성문은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



일단 7연합 측이 수호탑을 파괴하자 공은 7연합에게로 넘어왔다.
뚫어내느냐 막아내느냐의 주도권은 돌려막기가 가능한 수비측이 좀 더 가지고 있는 것.
성문을 사이에 두었던 전투는 남은 공성전 동안 수호탑으로 향하는 방에서 치뤄진다.







여러 번의 공성 경험을 보여주듯 7연합의 수비는 아주 매끄러웠다.

수호탑의 리스폰 시간을 정확하게 계산하여 수호탑을 파괴할 길드마스터 캐릭터를 배치하고
돌려막기 후 생기는 수비병력의 공백은, 병력을 둘로 나누어 하나는 성 안에서 하나는
성 밖에서 전투를 하다 위치를 바꾸어, 이대로 진행된다면 바이런 성주가 바뀔 듯 보였다.



[ 매끄러운 돌려막기로 승부가 기운듯 했지만 ]



[ 끝까지 포기란 없다. ]



공성전은 마지막 1분 1초까지 섣부르게 결과를 예측해서는 안되는 것.

계속되는 돌려막기의 빈틈은 9시 54분에 나타났다. 수호탑의 리스폰 시간 5분을 고려하면
남은 시간은 2, 3분 뿐. 7연합은 다시 바이런 성으로 달려갔지만 마지막 한 번의
돌려막기 실패를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 결국 수호탑에 다시 접근한 킹, 호박 ]



[ 아슬아슬하게 바이런 성을 되찾았다. ]



[ 끝까지 싸웠지만 공성전 종료. ]



이렇게 성을 지켜내는데 성공한 킹 길드의 맑은혼 총군은 ‘동맹길드 및 공동의 적을 둔
시커연합의 힘이 큰 도움이 되었다
’고 공성전의 공을 돌리며 ‘총군으로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믿고 따라주는 길드원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언플이 많은데 오히려 길드원 분들이
신경쓰지 말라며 위로해준다.
’고 길드원에 대한 신뢰도 잊지 않았다.


이번 공성전을 계기로 푸리에 성 인천연합도 7연합에 가세해 킹, 시커 연합과 무필이 시작되었는데
이에 대해서 맑은혼 총군은 ‘우리쪽 실수도 있다지만 상대방이 고의로 일으킨 것으로 판단한다’며
설령 킹 길드가 작아질지언정 절대 굽히지 않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주의 공성전에 이어진 듯한 이번 공성전의 결과만으로 볼 때는 달라진 게 없다.
그러나 전쟁의 중심에 있었던 플레임시커의 블랙랜드 성 포기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제까지 ‘그림자 vs 플레임시커’로 상징되던 전쟁의 양상이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성을 스코어로 세어보면 현재는 2:1 인 상황이지만 클로즈베타 때부터 이어진
킹 길드의 끈기는 그리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푸리에 성의 전쟁 참가까지 더해진 메테오스 서버에 평화는 언제즘 찾아올지.
어쩌면 평화는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공성전에서 만난 사람들




※ 메테오스 1서버의 니모 기자 캐릭터는 '인벤니모' '인벤취재' 입니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