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서버에 산타의 선물 이벤트가 시작된 어제 (12월 21일).

이미 목요일 정기 점검을 새벽부터 10시간가량 진행한 당일
'오류 수정을 위한' 긴급점검을 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오크비늘갑옷 이었다.


정식 서버보다 하루 일찍 이벤트가 시작된 테스트서버에서
이미 오크비늘갑옷의 재료로 알려져있는 아다만타이트 광석을
이벤트 보상으로 받은 것이 알려져 있어

기본 방어력이 9 이고 나이트, 레인저, 엘프 모두 착용 가능한
오크비늘갑옷의 제작 소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테스트 서버의 의리의사나이 유저가 처음으로
퀘스트를 모두 완료하고, 재료 또한 모두 구해 오크대장장이를 만나라 간 것이다.


☞ 오크비늘갑옷 퀘템과 제작제료 바로가기


이 때가 저녁 7시 경.


오크비늘갑옷은 이번 아다만타이트 아이템의 등장과 함께
사슬조각이 20개에서 10개로 줄었고 질긴가죽은 얇은 가죽으로 변경되는 등
기존 알려졌던 것과는 약간 다른 재료를 요구하게 되었는데

퀘스트를 완료하기 전에는 오크대장장이와 대화가 되지 않기에
의리의사나이 유저는 사슬조각 20개를 준비한 상태였다고 한다.





문제는 이 때 생겨났다.


재료로 요구되는 사슬조각이 10개가 아니라 20개가 사라진 것은 둘째치고
제작된 오크비늘갑옷이 인벤토리로 들어오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오크비늘갑옷을 E 키를 눌러 집었더니
인벤토리로 들어오긴 했는데, 바닥에 있는 갑옷이 그대로 남아있는 현상.
이후로 허리를 굽혀 아이템을 집을 때마다 인벤토리에는 오크비늘갑옷이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 때 주변에 있던 다른 유저들이 함께 집어가
제작을 한 것은 한 사람인데, 제작된 아이템은 여러사람이 몇 개씩 가지게 된 것이다.
잠시 뒤 바닥의 아이템도 동이 났는지 사라지긴 했는데,

의리의사나이 유저의 말에 따르면 20~30개 가량 오크비늘갑옷이 풀린 것 같다고.


옆에서 구경하다 의외의 상황으로 희귀한 아이템을 득한 유저 중 일부는
매매창에 오크비늘갑옷을 판다고 알리기 시작해 갑자기 서버 전체에
오크비늘갑옷이 많이 풀리게 되었다. 또 일부 유저는 이렇게 추가생성된
오크비늘갑옷을 많게는 천만실버 이상을 주어가며 구입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벤트가 하루 늦게 시작된 정식 서버에서는 이 때 당시
아직 오크비늘갑옷 제작에 들어간 유저가 없었지만
언제 테스트 서버가 아닌 정식서버에서 이런 일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





이렇게 많은 희귀 아이템이 풀려버린다면
서버의 시장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어
해당 버그는 매우 시급히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운영팀이 충분한 사전고지도 하지 못하고 긴급히 서버를 닫아야 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였기 때문일 것이다. 30분 가량의 점검을 통해 오크비늘갑옷
제작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은 수정되었고, 이후 서버는 정상적으로 열렸다.


이제 이와 같은 버그는 더이상 생기지 않을 것.


유저들의 관심은 테스트 서버에 의도치 않게 많이 풀려버린
오크비늘갑옷이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로 바뀌었다.


'테스트 서버는 본 서버에 적용되기 전 서비스의 불안정성과 다양한 실험을 전제로
업데이트 내용을 테스트 서버에 미리 적용시켜 테스트를 진행하는 서버이고
서비스의 불안정성과 다양한 실험을 전제로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불안정이나 계정의 도용 아이템의 분실 등 서비스와 관련된 신고를 받아주거나
처리해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이런 목적상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 가능하므로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도 보상이 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는 것이 테스트 서버 운영정책이다.




☞ R2 테스트서버 운영정책 바로가기



보상은 없다는 것. 그렇다면 버그로 인해 생성된 버그아이템의 처리는 어떻게 될까.
정식 서버라면 일단 회수처리가 될터이지만 테스트 서버의 이와 같은 특성으로
예측 불가능한 문제점에 해당되어 운영자의 개입이 없는 것은 아닌하 가는 의견도 있었고


희귀 아이템이 희귀하지 않게 되어서는 아무리 테스트 서버라해도
정식 서버의 준비과정으로서 테스트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회수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여러가지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서버가 다시 한 번 닫혔다 열리자
오크비늘갑옷 전부가 압류처리된 상태로 나타났다.


압류상태의 아이템은 교환, 드롭, 착용이 모두 안되어 아이템의 이동이 막힌 아이템.
즉, 운영팀은 오크비늘갑옷의 이동을 막고 조사를 통해 회수를 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압류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유저들은 쉽사리 알 수 없었고

'압류'라는 부정적인 단어 때문에
이에 오크비늘갑옷을 제작한 유저는 물론이거니와
매매를 통해 구입한 유저들은 불안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버그를 이용했다고 하여 제재를 받을까봐 걱정이 되고
또 회수처리가 되면서, 실버나 아이템의 손해를 입을까봐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후 운영팀은 압류된 오크비늘갑옷의 이동 경로를 하나씩 추적하기 시작한 듯
오크비늘갑옷을 보유한 유저들의 '운영자에 의해 강제종료되었다는 메세지와 함께
종료되었고 다시 들어와보니 오크비늘갑옷이 사라진 상태였다'는 증언이 있었다.


특히 오크비늘갑옷을 실버 등으로 구입해 피해가 우려되었던 유저들의 경우도
오크비늘갑옷은 회수되었지만 구입에 사용된 실버나 아이템들을 다시 돌려받았다.


그러나 오크비늘갑옷을 구입했다가 친구에게 잠시 빌려준 유저 등
이동경로가 조금 복잡한 경우에 아이템 회수만 일어나고 구입에 사용된
실버 보상이 이뤄지지 않거나, 서버점검 직후 오크비늘갑옷을 제작해
+1 오크비늘갑옷으로 강화했던 하품유저처럼 압류 상태에서
회수도 복구도 되지 않는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었다.





최초로 오크비늘갑옷을 제작하며 버그를 제보했던 의리의사나이 유저의 경우는
강제종료 후 보유하고 있던 모든 오크비늘갑옷이 회수되면서, 강화에 사용된
젤 3장만이 인벤토리에 남겨져 있기도 해 황당하다는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몇 몇의 유저를 제외하면 다시 평화를 되찾은 테스트 서버.


운영팀의 발빠른 대처로 버그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버그가 수정되고
몇 시간 안으로 버그 뒷처리가 완료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있다.


첫번째, 테스트 서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긴 버그이다.


테스트 서버의 목적이 정식 서버에 업데이트 되기 전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 안정성과 실험, 업데이트 내용에 대한 충분한 테스트에 있다면
새롭게 제작 과정을 통해 추가된 오크비늘갑옷에 대해서도 충분한 테스트를 했어야 한다.


물론 이번 이벤트가 테스트 서버에서 먼저 시작되긴 했지만
과연 하루라는 시간이 새로운 아이템을 제작하는 데 생길 수 있는 오류를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는지는 이번 사건으로 의문이 들고

유저들 스스로의 게임 플레이로 확인이 어려운 부분은
당연히 내부 개발자 테스트 팀에서 확인을 했어야 하는 부분이 아닌지.

다행히 정식 서버에서 이같은 일이 생기기 전이었기에
큰 사건은 되지 않았지만 테스트 서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것은 유감으로 남는다.



두번째, 사건의 사후 처리 과정에서 유저를 배려해주지 않은 점이다.


서비스의 불안정이나 계정의 도용 아이템의 분실 등
서비스와 관련된 신고는 받지 않는다며
유저들이 필요할 때는 존재조차 하지 않던 운영팀이

버그로 인해 아이템의 회수가 필요할 때는 번개처럼 나타난 아이러니.


십분 양보해서 버그로 생성된 오크비늘갑옷을 회수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어떤 게임내 공지도 없었던 점.


비록 그것이 이동경로를 조사하여 회수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위한
임시적 조치였다 하더라도 아무런 설명없이 운영자에 의해 강제종료되고
아이템에 압류딱지가 붙은 것은

제작한 유저, 획득한 유저, 거래한 유저 모두가 불안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세번째, 회수에 따른 보상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일부 유저가 있었고
이런 유저들이 사후 어떤 상담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테스트 서버이기에 운영팀에게 신고도 상담도
어떤 조치나 복구도 기대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유저 하나하나는 엄연히 게임을 결제한 한 명의 고객이며
오히려 테스트 서버에서 플레이함으로서 결과적으로 게임에서 발생할
오류나 버그 등을 미리 알아내는 테스터의 역할도 하고 있는데

적어도 운영팀이 나서서 처리를 하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만큼은
운영팀과의 상담이 가능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신속하게 그리고 조용하게(?) 처리되었던 어제 밤 테스트 서버 오크비늘갑옷 버그복사 사건.


오크비늘갑옷, 철판갑옷, 대형방패의 희귀 아이템은
이번 이벤트 후 이어지는 복돼지 이벤트에서도 계속 나타날 것으로 알려져져
새로운 아이템을 받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들떠있는 가운데

지금은 아직까지 처리를 받지 못한 몇몇의 유저들만 애타게 운영자를 부르고 있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