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왔기에 양보는 없습니다
- 그렇다면 싸워서라도 뺐겠습니다



지난 한 주 15서버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 내용은 고리시퀸 보스타임에서
FS의 군주와 영웅연합(구 정의,트로이)의 이노센스 군주의 대화 내용이다.


이전까지 자주 '보스타임은 먼저 내려와 기다린 인원들이 우선권을 가진다'는 의견을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표명해 왔던 FS 였기에 군주의 '싸워서 뺐겠다'는
대화 스크린샷은 15서버 유저들에게 큰 파장을 불러왔으며


FS 가 앞으로 보스타임을 통제하겠다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양측의 엇갈린 주장과 추측, 설명이 난무했다. 어쨌거나 전쟁이 일어난 것은
되돌릴 수 없는 사실로 푸리에, 바이런, 로덴의 3 성을 차지하고 있던 FS,영불 연합이
블랙랜드 1 성의 영웅연합과 힘을 겨루게 된 것이다.


3성 vs 1성의 전력 차이는 매우 큰 것이므로 FS 측의 블랙랜드 공격은
이미 사전에 예견되어 있었고, 차후 이어질 필드쟁에서 성 스킬이 있느냐 없느냐는
매우 큰 전력 차이를 불러오기 때문에 영웅연합측으로서도 배수진을 치고 블랙성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다.


2시간 동안 잠시도 쉴틈 없었던 6월 24일 벨켄 15섭 공성전의 중요한 장면을 짚어본다.


ㅁ FS 블랙성 미리 접수, R2online의 가세


공성전이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FS 측은 블랙랜드 성을 접수해버렸다. 그리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성문을 들어가서 좌우로 갈리는 1차 관문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영웅연합이
미리 수비라인을 세우는 것을 차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FS,영불 vs 영웅 의 블랙랜드 성을 둘러싼 밀고 밀리는 공성전에서 FS 측에 추를 하나
더 실어준 것은 R2online 길드였다. R2online 길드는 영웅연합과 전쟁중인 길드로
그리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두 세력이 교전을 펼치는 와중에 수차례 블랙랜드 성을
차지하면서 세력지도에 이름을 올렸다.


차후 R2온라인 군주는 'FS 든 축섭이든 친분을 가지고 있다. 다만 정의 트로이와 쟁이라
마크를 내렸을 뿐
'이라며 '다음 주에도 블랙랜드 성에 도전할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 공성전이 시작되기 전 바리게이트를 친 모습 ]


[ 이후에도 수차례 블랙랜드 성에 마크를 올렸다 ]



ㅁ FS 측의 우세를 반전시킨 바이런 양동작전


R2online 길드가 가세하고 3 성의 인원이 블랙랜드로 모이면서 초반 30분 정도는
FS 측이 우세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영웅연합과 힘을 합친 축섭, 붉은전갈, 한누리 등
공격조가 계속해서 성을 공략했지만 번번히 FS 측의 수호탑 수비에 막히거나 아니면
수호탑을 돌려 깨는 작전 때문에 성을 탈환하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킨 것은 영웅연합의 작전 변경. 일부의 병력을 FS 가 점령중인
바이런 성으로 돌린 것이다.


바이런 성에는 그런데 FS 인원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블랙랜드 성을 공략하기 위해
중요한 인원들을 파견했고, 일부의 병력은 영웅연합 등 상대 길드의 스팟을 막기위해
또 빠져있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이 틈을 노린 이노센스 군주 등 영웅연합 일단의 게릴라 조는 나무화살 밭을 넘어
바리게이트 우측에 틈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 이노센스 군주는 드라코반지를 타고
바이런 수호탑으로 달려들어갔다.


뒤늦게 달려온 FS 길드원 6명이 이노센스 군주를 일점사 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호탑만 죽어라 때린 이노센스 군주는 결국 수호탑을 파괴, 봉인석 버프를 받은 후
유유히 드라코를 소환해 봉인석으로 달려나갔다.


행여나 봉인석이 깨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FS 의 길드원들은 봉인석을 틈을 주지 않고
둘러싸야 했고, 본진이 위험하다는 소식에 FS 정예 요원들은 블랙랜드에서 바이런으로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 블랙랜드 성은 FS 측이 계속 점령을 이어갔다 ]




[ 6명의 공격을 이겨내고 수호탑 파괴 ]




ㅁ 반FS 에 선 활피단


그렇지만 이후로도 블랙랜드 성은 FS 측이 계속해서 성주를 돌려가면서
막아내고는 있는 상황이었다. 블랙랜드 성에 활피단이 등장한 것은 이 때.


블랙랜드 성 다리를 일렬로 막아선 이들은 지나가는 FS 측 인원을 일점사
성으로의 병력 충원을 지연시켰고, 이후 10여 명으로 늘어난 이들 활피단은
아예 봉인석에 자리를 잡고 FS 측 인원의 봉인석 접근을 저지했다.


비록 그리 뛰어난 장비가 아니어서 정예 FS 캐릭들이 일단 접근하자
크게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 사이 바이런 게릴라와 끊임없는
블랙성 공격 등의 결과로 영웅연합은 블랙랜드 성을 다시 되찾게 되었다.


활피단이 반FS 측에 서서 공성전에 참여한 것을 두고 공성전이 끝난 후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았지만, 활피단장 P용호동S는 전체창으로
'4성 통일과 FS의 독제를 막기 위함이었을 뿐' 이라며 곧바로 '다시 본업으로
돌아갈 테니
(조심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 기자도 여지없이 일점사 대상이 되었다 ]




ㅁ 먹자길드의 활약


어느 공성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번 블랙랜드 공성전에도 먹자 캐릭들은 있었다.
그러나 일반적인 먹자와 달랐던 점은 이들이 분명한 세력지향성을 보여주었던 것.


아이템을 두고 토글하지 않지는 않았겠지만 이들을 끊임없이
'FS에 거래신청 및 파티신청을 하라'고 스스로를 독려했다.
비록 매너 있는 행동이라 하긴 어렵다할지라도 저레벨 캐릭터로서
상대방을 괴롭힐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었다.


이후 영웅연합이 9시 13분 다시 블랙랜드 성을 되찾고 수호탑 계단에서
바리게이트를 치자, 이들은 '어짜피 잃을 것도 없으니 바리를 서주자'며
잠시나마 FS 측의 공세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했다.





ㅁ 로덴 성주 vs 블랙랜드 성주의 1:1 결투


엇비슷한 전력이 부딪힐 때 수성을 하는 입장에서는 수호탑을 깨고
봉인석 버프를 받은 군주 캐릭터가 성의 구석진 곳에 숨어 있는 것이
일종의 작전이 된다. 수호탑을 깨진 상태로 두어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


바이런의 양동작전을 무마시킨 FS 측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수호탑 계단 앞에 모여 'ㄱㄱ'를 외치며 왼쪽 계단으로 돌진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공격에 먹자 캐릭들의 바리게이트는 금방 무너졌고
적은 인원으로 수호탑을 지키던 축섭 연합 등 수비병력이 FS의 칼을 받았는데
축섭의 고품격삶 군주는 작전상 수호탑을 깨고 각자의 전투로
정신이 없는 사이를 뛰어넘어 블랙랜드 성 구석진 곳으로 드라코를 돌렸다.


그런데 이 때 봉인석 버프를 보고 그를 따라간 사람이 딱 한 명.
바로 로덴 성주 혈견휴혈련환이었다. 둘 다 드라코 반지를 타고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을 하던 끝에 구석에 몰린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칼을 꺼내 들고 1:1 결투를 벌였다.


3분 동안 계속된 두 성주의 1:1 결투의 결과는...
그들의 결투를 지켜본 유일한 제 3자인 기자만 알고 있도록 하겠다. ^^;



[ 다시 시작된 FS측의 총공격 ]


[ 성주들끼리의 1:1 결투 ]



ㅁ 다시 시작된 바이런 양동작전


블랙랜드 성을 되찾은 영웅 연합은 수비에 총력을 기울였고
FS 측도 총력을 기울여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때를 노리고 있던
이노센스 군주를 중심으로 한 게릴라조는 다시 바이런을 향했다.


이 때까지도 상대의 스팟을 견제하기 위해 FS 병력 일부가 스팟에 파견되어 있어
시커 군주가 흑룡을 잠시 점령하기도 하는 등, 중요한 시점에 병력이 너무 분산되어
본진이 수시로 위협당했던 점은 FS 의 전술적 미스로 판단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공성전이 끝난 후 시커 군주도 '적의 스팟 견제에
너무 신경을 썼던 게 아쉬운 점이다. 성에 올인했다면
'이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바이런 수호탑이 또 깨지면서 FS 길드원들은 다시 봉인석을
수비해야했고 반격의 시점이라 판단한 영웅연합이 대거 병력을 투입하면서
최전선이 블랙랜드 성에서 바이런 성 필드로 잠시 바뀌기도 했을 정도.







ㅁ 마지막 2분, 그리고 공성 종료


바이런 성 필드의 전면전에서는 역시 3성의 힘이 더욱 컸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시간은 재깍재깍 10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블랙랜드 성을 점령하겠다는 FS 측에게
이런 시간의 흐름이 반가울리는 없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전체창에는 벌써 공성전이 끝난 것과 다름없는 이야기가 나왔다.
'3성을 상대로 블랙랜드를 지켜낸 것만 해도 잘한 것'이라거나, '영웅 연합의 성스킬이
깨지지 않으려면 다시 이노센스 군주가 돌려먹어야 한다
'는 걱정까지...


직접 공성을 하는 유저들도 남은 10분, 어느 정도 공성결과가 굳어졌다고 생각했을까.


푸리에 성주 군주는 그렇지 않았다. 블랙랜드 봉인석 주변에서 남은 인원들이
공성전이 끝나간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은 칼자루를 쥔 손에 힘을 빼고 있었을 때에도
그는 수호탑을 때리고 있었고 결국 2분을 남겨놓고 수호탑을 파괴했다.


FS 의 봉인석 담당조는 이 때 혹시의 사태를 대비해 블랙랜드 봉인석을 둘러싸고 있었고
저 멀리 성문에서 머리에 봉인석 버프를 띄운채 반지 드라코에 채찍질을 하며 달려오는
군주를 발견했다. 9시 59분, 남은 시간 1분.


어서 공성전이 끝나기를. 조금만 늦게 공성전이 끝나기를. 양쪽은 상반된 생각으로
봉인석을 둘러싸고 칼을 휘둘러 댔고, 적의 접근을 막고자 봉인석을 물샐틈없이 막았던
FS 측은 다급하게 '군주 길'을 외치며 군주가 봉인석을 때릴 수 있도록 움직였다.


그리고 봉인석이 들썩들썩 타격을 받는 모습이 보이나 싶더니 10시 00분. 공성전이 종료되었다.


치열했던 15서버 공성전은 결국, 영웅연합과 힘을 합쳤던 축섭연합이
블랙랜드 성을 차지하는 것으로 끝을 맺은 것이다.





[ 마지막 2분. 봉인석을 쳤지만, 공성전은 종료된다 ]



이후 군주는 기자와의 대화를 통해 '봉인석을 마지막 공격하는 중 갑자기
캐릭터가 뒤로 주욱 밀려나면서 봉인석 버프가 사라져버렸다. 사람이 많아서
랙이 생긴 거라면 이해하겠지만, 아군이 길을 모두 터주었고 아무도 때리는
사람이 없어 만피가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봉인석 버프가 사라진 것에 대해
버그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면서 운영자 개입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ㅁ 마지막... 그리고 다시 시작


공성전이 끝나고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영웅연합 이노센스 군주


15섭이 이 이상 퇴폐하지 않고 항상 활기차고 재미있는 섭이 되기를 희망하며
저희 영웅연합은 타 길드분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여 금번 시커와의 쟁과 공성에 임하겠다.
블랙성 수비가 힘들 것이라는 예상에 비해 모든 분들이 단합하여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
영웅연합과 축섭연합, 무극, 붉은전갈 그리고 저희를 지지해 준 중립길드 분들께 감사드린다.



* FS, 시커 군주


1차 클베 때부터 해오면서 처음으로 길드 간의 전쟁을 했던 게 FS 라고 생각한다.
1섭 신화와의 큰 쟁에서부터 FS 는 쟁을 계속해왔고 길원들 간 PvP 를 즐기는 등
언제나 칼질에 목말라 왔다. 1섭 마지막까지도 쟁을 했다.

1섭 분들은 쟁을 해도 귓말과 일반창은 정말 깨끗했다. 그 점은 1섭에서 게임했던
나로서도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이다. 15섭에서도 크다면 컸던 유프리와의 전쟁도
대장님, 허당님 포함해 서로 이를 갈면서 쟁을 했지만 그런 부분은 깨끗했다.
이 점은 지금도 유프리 님들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축섭연합과의 쟁은 나를 변하게 만들었다. 갖가지 귓말, 욕설, 가족을 죽이겠다는
협박편지를 받으면서 비타민 총군님에게 한 가지 약속을 드렸다. 내가 방패막이가 되겠다고.

그런 귓말과 편지는 무시하면 그만이라 하겠지만 큰 분노를 느껴
FS가 악당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생각했다.
영웅연합과의 쟁은 어떻게 보면 곪았던 게 터졌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프리와의 쟁에서는 힘들다고 길탈한 인원도 있고 거의 24시간 보스탐에서
치고박고 악을 썼지만, 지금은 보스탐 꼬장정도, 한 번 전면전에서 밀리면
적이 오지 않는 등 싱거운 형편이다. 길드 내 인원도 오히려 늘고 있다.

FS는 항상 조용하게 지낼 수 없는 집단이다. FS 힘과 개개인의 역량을
알아보고 싶어 하는 게 FS길드원이라 보면된다.

보스탐 독식 말이 많으신데, 어느 섭이나 보스탐 독식은 있다.
오픈된 마인드가 무너진 건 송대관 형님이 오더로 진행할 때 분명 양보해드리면서
다음에 오실 때 이야기 좀 해달라고 부탁드린 약속마저 무시했기 때문에 깨진 것이다.

오늘 공성에서 아쉬운 부분은 너무 적 스팟 견제에 신경을 썼다는 점이다.
성에 올인했으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적으로 계신 영웅연합, 축섭연합님들께 일창 비매너와
스크린샷 부분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드린다.
앞으로 일창과 비매너 행동을 하지 않을테니 매너쟁 부탁드린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