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격변의 소식 전해 들으셨으리라. 신풍과 FS의 격돌. 모두 성스킬이 깨지는 뼈와 뼈를 맞교환한 공성전. 벨켄 서버 전쟁 기상도에 태풍이 불어 닥쳤다.


서버 초기 손을 잡고 유니콘/프리스타일과 서버전체를 뒤흔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FS와 영불. 복잡한 중간 과정과 길드의 변천을 거치긴 했지만 신풍의 뿌리는 영불이며, 최근까지 신풍과 FS는 생사와의 쟁을 함께 치뤄내는 등 오래된 우정을 과시하며 서버에 군림해왔다.


그런데 추석이 지나고 9월의 마지막 공성전이 열리기 전까지 며칠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쟁이 나버렸다. 신풍의 힘 군주는 쟁에 임하는 입장을 인벤게시판에 올리면서, 로덴성을 비워두자는 약속을 FS측이 어기고 3성을 가져간 것이 원인이 되어 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는데, 역시 R2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는 세계인가보다.

☞ [벨켈서버게시판] 신풍 쟁 관련 입장


요즘은 3대1 공성전이 유난히 자주 보인다. 그러니까 지난 주 FS는 동맹인 Sky 길드가 로덴성을 점령하고 있어 3성인 상황이었고 신풍은 푸리에성 하나. FS, Sky, 한울십자군으로 이루어진 FS연합과 신풍, 묵천, 붉은전갈, 노땅클럽으로 이루어진 신풍연합은 푸리에성에서 정면대결을 펼쳤다.



[ 간단히 말하면 이런 구도 ]


4성이 모두 공성에 관계된 경우에는 수비를 하는 쪽이 불리하지 않은가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성스킬을 지키겠다는 마음가짐과, 내 성스킬이 깨지더라도 상대방의 성스킬만은 파괴하겠다는 마음가짐은 출발점이 애초에 다른 것이다. 물론 어떤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것이겠지만, FS는 3성을 비우고 푸리에에 올인 했다는 점.


신풍은 푸리에를 지키면서 다른 3성을 게릴라하는 작전. FS는 푸리에를 강하게 압박해서 3성으로의 병력배분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작전. 알라타리엘 서버의 지난 공성전이 떠올랐다. FS는 푸리에를 뚫을 수 없다면, 상대방이 먼저 병력을 파견하기 전에 3성으로 수비를 가야할 것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일찍 회군하면 상대의 반격에 성 하나를 내줘야 할 수도 있다.



[ 바이런은 양측 모두 소수병력만 파견 ]


수비를 택하는 마음가짐의 출발선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신풍이 이와 같은 작전을 채택한 것은 수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성이 원활상태이고 푸리에만 혼잡상태라 공성구경꾼들도 대부분 푸리에에 접속했는데, FS의 끈질기고 집요한 바리공세에도 불구하고 1시간 반이 넘도록 푸리에 수호탑을 둘러싼 신풍의 전사들이 장승처럼 버티고 서있는 걸 보고 다들 ‘FS의 공격도 대단하지만 이대로라면 절대로 뚫리지 않겠군’ 하고 말할 정도였다.



[ 거센 공격에도 끄떡하지 않았던 신풍의 바리 ]


푸리에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로덴성은 일찌감치 초원사랑 길드가 접수. 9시 40분경에는 묵천 길드의 일부 병력이 블랙랜드를 점령했다. 그리고 공성전 종료 10분을 남겨놓은 9시 50분까지 푸리에 바리는 끄떡없어보였고 그대로 공성전이 종료될 것만 같았는데…



[ 블랙랜드를 점령한 묵천 ]



[ 로덴을 점령한 초원사랑 ]


‘한울십자군 길드가 푸리에성 수호탑을 파괴했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상황이 급박해졌다. 한울십자군의 샤넬짱 군주가 버프를 달고 봉인석으로 달려갔을 때는 이미 신풍의 레인저병력이 봉인석을 물샐틈없이 둘러싸고 있었다. 푸리에성을 가득 메웠던 양측의 거대병력은 모두 봉인석으로 집결해 발 디딜 틈이 없었고, 길이 뚫리길 샤넬짱 군주는 주변을 돌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디스펠과 웹, 독과 저주가 쏟아졌다. 결국 샤넬짱 군주가 세네겹 둘러싸이면서 어쩔 수 없이 말을 돌린 것이 55분.


남은 5분 FS는 다시 수호탑으로 올라왔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절대 봉인석이 뚫리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서? 봉인석을 지키느라 병력을 분산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신풍은 수호탑으로 올라오지 않았고 군주는 Sky의 마교 군주 한 명뿐이었다.


마교 군주가 다시 버프를 받은 건 57분. 봉인석을 빙빙 돌며 기회를 엿보았지만 좀처럼 틈이 보이질 않았다. 봉인석 주변에 위치한 인원만 100여명. 틈이 없을 것 같았다. ‘마교 점사’, ‘마교 군주 보호’ 일창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봉인석 뒤쪽으로 마교 군주가 비집고 들어갔다. 봉인석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 마지막 10분 긴박한 시스템창 ]



[ 9시 54분까지만해도 FS가 가져간 성은 없었다 ]



[ 샤넬짱 군주를 향한 일점사는 집요했다 ]



[ 마지막 3분. 이 때 마교 군주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



[ 마지막 1분. 봉인석이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


9시 59분 30초. 전원 애쉬번 강제 귀환.


그와 동시에 노땅클럽이 마지막으로 점령했던 바이런의 성주가 정예요원을 파견한 FS쪽으로 다시 바뀌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올라왔다. 마지막 1분을 남기고 두 성의 운명은 이렇게 바뀌었다.



[ 푸리에와 동시에 바이런 마저 되찾은 FS ]


서로의 성스킬이 모두 깨졌다. FS는 2성을 가졌고, 신풍은 블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제 전쟁은 시작. 이번 공성전에서는 어느 쪽의 우위를 점치긴 힘들었다. 양 연합의 대표라 할 수 있는 FS의 송대관 군주, 신풍의 힘 군주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먼저 FS 송대관 군주.


= 쟁의 이유는.

총군이양 때 길원들과 서버통합 여부와 게임의 방향을 이야기하다가 언젠가는 양대 구도 상 부딪힐 수밖에 없으며 그 상대가 신풍이 될 수도 있다고 한 적이 있는데, 이 발언이 힘 군주에게 전해져 오해를 산 게 아닌가 싶다. 호형호제하던 사이었는데 3성 입성에 다른 의견이 있으면 전화로 쟁을 요구할 수도 있었을 텐데 부재중일 때 쟁을 걸어왔다. 특별한 명분도 없고, 어떤 감정도 없이 쟁에 임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전부터 쟁에 참여했던 다른 길드의 지원은 납득하기 힘들고, 이 자리를 빌어 무극과 스콜피온 길드는 절대 중재없음을 밝힌다.


= 푸리에 입성이 아슬아슬했다.

지금도 가슴이 요동친다. ^^ 정말 마음으로 공성에 임했던 것 같다. 적대길드의 수장 및 길우분들께도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3성을 비웠다.

상대 쪽도 성스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적대관계에 있는 길드의 성스킬을 붕괴하고자 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어서다. 총군 이양 후 거듭난 길드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우리가 성혈이 되려고, 4성통일을 하려고 길드를 꾸려나가지 않는데, 일반 유저분이 오해하는 점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 비타민 총군 체제와 달라진 점이 있나.

게임이라기보다 현으로 알고 지내는 형님 동생 사이로 단순히 한 주군만 섬기며 게임을 해왔고 그 주군이 더 이상 게임에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입장이기에 총군을 이양할 때, 시커 부총군과 나와 총군 자리를 두고 장고를 하셨다. 그 때 시커 부총군이 나를 임명해서 총군이양이 이루어졌다. 예전과 길드의 스타일도 달라지고 길우분들도 잘 따라 와주면서 분위기는 쇄신되고 있으며 이번 쟁이 더 뭉치는 계기가 되었다.


= 새로운 총군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수적 우위는 점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밀고 밀리는 쟁이 계속 될 거라 본다. 샴페인을 먼저 터뜨렸다, 자만이 심했다, 안일하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초심 그대로의 마음을 가질 생각이다. 총군으로서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멀리 내다보고 있다. 만의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서버통합, 앞으로 있을 서버대항전, 단합된 전창 레이드, 공성 때 4성통일이 아닌 단일 길드로서의 위상 등을 구상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이프리트 레이드 성공과 함께 개인으로서의 게임을 마감하려 한다.





아래는 신풍 힘 군주와의 대화 내용이다.


= 전쟁을 하게 된 이유는.

인벤게시판에도 입장을 밝혔다. 로덴입성을 할 수 있었는데 욕심을 버리고 중립이 들어갈 수 있게 해주자. 그렇게 해야 새로운 세력이 연합을 하지 않겠나 하고 시커 쪽에 의사를 물어보았다. 시커도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말과는 달리 지난번에 로덴에 입성했다. 세 개의 라인이 성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을 용납하기 어렵다는 길원들의 의견도 있어 전쟁을 하게 되었다. 영불 때부터 형동생 사이로 같이 게임을 한 사이다. 따로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 성을 모두 비우고 푸리에로 들어왔다.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후반부까지 문제없이 막고 있었다. 40분쯤에 묵천을 블랙으로 보내면서 병력의 공백이 생긴 것 같기도 한데, 플레임에 물약이 많이 파괴되었던 게 컸다. 바이런 쪽도 바로 갔는데 마지막에 수호탑을 깨서 시간을 벌지 못했던 게 아쉽다.


= 푸리에를 아슬아슬하게 지키지 못했다. 공성 전력은 백중세로 보이는데.

물론 푸리에를 지키고 바이런 입성도 성공했다면 완벽했겠지만 적을 3성에서 2성으로 만들었고 상대방의 스킬도 모두 파괴되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 쟁상황은 현재 필드, 보스탐에 있어서 그렇게 밀리는 상황이 아니다. 인원차이가 3배 정도 날 때나 밀리지 낮이나 새벽 때는 다 이기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이번 쟁에 승리한다면 성을 한 길드가 2개씩 3개씩 가져가는 건 아니라고 본다. 물론 100프로 이기겠다 장담하는 건 아니다. 누가 이기든 이기는 쪽이 좋은 서버를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