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정이었다. 11월 23일 드디어 전체 서버를 대상으로 한 길드 챔피언십 대회의 최종 우승 길드가 가려졌다. 이프리트의 무장K 길드가 Sparta 길드를 3:0으로 물리치고 우승의 영광을 손에 넣은 것이다.


이벤트 서버는 여느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최종 결승전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뜨거웠던 것. 아니나 다를까, 컴뱃존에 관중석이 꽉차는 사태가 발생해 입장하지 못한 관전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루시퍼 서버, 이프리트 서버의 유저들이 서로의 서버를 응원하느라 채팅창이 순식간에 흘러가고 있었고 그 와중에 네거티브 응원도 간간히 나와 G.O가 급히 아름다운 응원문화를 강조하기도 했어야 했다.





애초 결승전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되어있었다. 1경기는 10:10 으로 그대로 진행하지만 2경기부터는 1:1을 계속 이어가는 릴레이 경기나 3:3, 5:5, 에이스결정전 등 주최측도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었던 듯. 그러나 결승전에 임하는 두 길드는 모두 이제까지와 같이 10:10의 진검승부를 원했다. 레벨도 똑같고 장비도 운에 따라 갈린다면, 1:1 보다는 10:10이 각 길드가 가진 단합력과 단결력을 보다 더 잘 드러내준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몸을 풀기위해 1:1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된 탐색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10:10 크루컴뱃 방식으로 결승전이 진행되었다.



[ 1:1 릴레이, 몸풀기 탐색전]



1경기는 프라임 크루컴뱃. 가운데 좁은 골목을 두고 마름모꼴의 공간이 이어진 컴뱃존이다. 길드 챔피언십의 지난 경기들은 이 골목에서 서로 대치하거나 혹은 누가 먼저 넘어가는 불리한 선택을 하느냐에 대한 신경전으로 시작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결승전은 그렇지 않았다. 관전석에 앉자마자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던 것. 무장K 길드는 시작하자 마자 전체 돌격을 선택했고 갑작스러운 기습이 성공을 거뒀다.


두번째 전장은 아너 크루컴뱃. 가운데 공터를 두고 경사로가 마주보고 있는 컴뱃존. 1경기의 패배로 신중해진 Sparta 길드는 본진에 진을 치고 전열을 가다듬으며 상황을 살피다 곧장 컴뱃존 중앙으로 내려왔고 거리를 재면서 디스펠을 날리는 견제 플레이가 오가는가 싶더니 또다시 무장K의 돌격.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3경기. 일반 컴뱃존. 전략적으로 이용할 지형요소가 없는 넓은 공터에서는 누가 스운 컨트롤을 잘하느냐, 누가 일점사를 잘 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3경기를 포함한 결승전 전 경기 장면을 동영상으로 함께 만나보자.


ㅁ 길드챔피언십 최종 결승전 1경기 - 무장K vs Sparta



ㅁ 길드챔피언십 최종 결승전 2경기 - 무장K vs Sparta



ㅁ 길드챔피언십 최종 결승전 3경기 - 무장K vs Sparta




무장 길드는 13서버 영화사 길드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길드로 15서버에서는 프리스타일, 이프리트 서버에서 무장 길드로 활동을 시작해 첫 주부터 로덴성에 입성해 지금까지 성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길드. 대회가 끝나고 난 뒤 인터뷰에서 참가 선수들은 '본서버에서 쟁을 해야 한다'며 기자를 재촉하는 농담을 건내기도 했다.


응원해 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와 전 서버 유저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힌 사조일항 군주는 시간을 주지 않고 처음부터 밀어붙이는 전략이 승리의 요인이라고 꼽으면서, 무장 길드의 단합을 다시 한 번 맛 볼 수 있었던 점에서 보람을 찾았다. 길었던 길드 챔피언십 대회에서 가장 위기의 순간은 사신 길드와의 B조 결승전이었다고. 당시 모두 6검밖에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1세트를 10:0으로 완패해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았다고 회상하면서, 이번 우승으로 받게 되는 상금은 5개월 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오프라인모임에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승리의 요인을 서로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무장K 길드의 우승은, 이렇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앞으로는 신규맵 연구와 쟁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함께 다지기도...


이렇게 길드 챔피언십 대장정은 막을 내렸다. 대회 진행 방식이나 관전자 제한 등 몇 가지 부분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R2 최초로 서버를 넘어서서 길드들이 서로 자웅을 겨뤄본 기회였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이프리트 서버는 멋진 버프를 공짜로 주는 우승 기념 NPC 가 생겼다는 의미도 있을테고 말이다.


길드 챔피언십에 참가한 모든 길드, R2 유저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Inven Niimo
(Niim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