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전과 함께 매달 모험가들을 위한 정기 이벤트로 개최되고 있는 아카데미전. 리스본에서 시작된 1회, 그리고 암스테르담에서 치뤄진 2회에 이어 이번 3회는 베네치아에서 미켈란젤로의 이름을 걸고 개최되었다.


특히 이번 대해전부터는 상품 지급 방식도 종전처럼 지정제가 아니라 등급에 따라 지정된 몇 가지의 아이템 중 하나가 나오는 상자로 지급되고 10승 이상 유저의 상품도 일본서버의 미켈란젤로배 상품과 동일하게 구성된 것으로 바뀌었다. 또한 모험가를 위한 포상답게 지급된 상자는 자물쇠따기 랭크 제한이 걸려있어 자물쇠따기 스킬 수련도 가능했다. 이 포상 방식에 따라 많은 유저들이 이전과 달리 받게 되는 아이템의 수준이 예상과는 달라진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번 아카데미 중 제우스서버 2일째 경기를 치른 유저들은 그보다 다른 불만이 더 컸다. 바로 ‘싸울 유저가 없다’는 것이다.



제우스 서버 아카데미 2일째의 베네치아 모험가 조합 사무실 안쪽 풍경이다. 농담이 아니라 당시 장소에 있던 유저들이 다 나온 스크린샷이다. 참가 안한 유저도 있고 시작땐 총 인원이 10명도 안되었었다.






물론 아카데미전은 유저들간의 이벤트로 참가를 선택하는 것은 각 유저들의 몫이다. 이번 아카데미전의 경우 엄청난 역풍으로 유명한 베네치아에서 시작한 것부터 유저들의 참가의욕을 미리 떨어뜨린 것은 있다. 게다가 첫 날의 보상품이 유저들이 생각한 것보다 유용성이 적은 아이템이란 것이 소문나면서 이틀째 참가율은 더욱 낮아진 것도 있다.


하지만 이번 제우스서버에서는 너무나 적은 참여수로 인해 아카데미전에 기껏 참가를 해도 논전 상대가 없어 진행을 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유저들의 불만이 커졌다. 이는 각 서버별 결과를 보면 더욱 알기 쉬울 것이다.




[ 각 서버별 첫날 결과 ]






[ 각 서버별 둘째날 결과 ]




제우스서버의 둘째날 순위권에는 아무도 10승 유저가 없다. 이 결과가 대부분의 유저가 주어진 15전을 다 한 상태라면 유저들도 이 결과를 보면서 더 치열해지는구나 하면서 논전에 대해 연구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순위권에 등록된 유저들 뿐만 아니라 참가한 유저 대부분이 15전을 다 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 15전을 못하는 이유가 단지 상위권 유저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유저들이 대전할 상대가 없어 하고 싶어도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아카데미 룰에서도 따로 규정을 해두지 않았으며 운영팀 또한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정시에 끝내버렸다.


이 두가지 상황에서 1전이라도 더 하고 싶은 참가 유저들의 의견은 무시되어있다. 그에 따라 기껏 시간내어 참가한 유저들은 당연히 불만스럽다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상위권 유저들 중 일부는 이미 전날 10승 이상의 상품을 받아본 유저도 있다. 그런 유저들에겐 사실 보상품 욕심은 크지 않다. 또한 상위권 논전에서는 서로 비슷비슷한 카드를 구성하기 때문에 승패 자체도 불확실한 마당에 2~3전 더 한다고 1승을 더 할 것이라는 보장은 누구에게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전에 2일 연속으로 참가하는 것에는 유저들과의 논전을 통한 정보 교류 및 기타 커뮤니티를 즐기는 것이 더 크다. 1전이라도 더 해보고, 그 승패의 과정을 즐기며 결과에 따라 유저들끼리 의견도 나누고, 발견물 카드 구성 정보도 나누는 것이다.







물론 이런 유저간 이벤트의 경우 유저 참여숫자는 개개인의 의지에 달린 것이니만큼 참여인원을 시스템이나 운영팀에서 임의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카데미는 대해전과 달리 모든 것이 유저들이 선택하는 것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상대와의 매칭 제한 시스템 또한 유저들이 정한 것이 아니다.


5승 단위 상승 및 그에 따른 재대전 상대 제한 시스템은 어뷰즈를 막고 정당한 승패가 존재하는 대전이 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번 제우스서버처럼 인원이 부족하면 자기에게 주어진 15전의 대전을 하고 싶어도 이전 5전간의 대전 상대와 재대전이 불가능한 시스템 때문에 도저히 시간 내에 15전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승패 결과에 따라 하위 등급의 유저수가 적어지면서 등급 경계선에 걸리지만 더 이상 대전할 수 있는 상대가 없을 경우 계속 대전을 하기 위해 부캐릭터를 이용해 1판 정도의 어뷰즈 작업을 해서 상위 등급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이것을 과연 어떻게 판정하겠는가?







또한 이벤트 시스템 상 장소는 운영팀이 정하는 것으로 보이며 지난 리스본 보상품만 보아도 상품 또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방문하기 싫어하는 도시를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다른 도시로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물론 베네치아 방문 유저를 늘리고 함께 즐기기 위해 선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참여 인원수가 너무 적어 대전진행 자체가 제대로 안 된다면 이벤트 진행목적 자체가 희미해진다. 이럴 땐 운영팀이 방문해서 1전을 벌이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꼭 져주지 않아도 이런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번 제우스서버에서와 같은 일이 다른 서버에서도 없으리란 법은 없다. 또한 이것은 이 도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때 상황에 따라 유저들 참가율이 낮아지면 똑같이 발생한다. 그럴 때 기껏 시간을 쪼개어 참가한 유저에게 불만만을 준다면, 그것은 그 이벤트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게 되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






대해전 또한 정기 이벤트화 되면서 유저들의 참가율은 상황에 따라 바뀌었다. 하지만 개개인에게는 가장 큰 메리트인 쉽게 올릴 수 있는 작위가 걸려있고 각 국가의 이름을 걸고 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게임 속 국가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일정 이상의 참여율은 꾸준히 유지되는 편이다.


하지만 아카데미전은 다르다. 참가하면 물론 개인에게 경험치와 명성치, 그리고 등급에 따라 아이템이 지급된다고 하지만 사실상 그 시간에 다른 발견해도 비슷한 수준은 얻을 수 있다. 오히려 아카데미전에 참가해서 상위 콤보가 가능한 포인트 카드를 잃으면 다시 찾으러 가는 것도 꽤나 귀찮은 일이다.


그런 데다가 기껏 참가를 해도 사람이 적으면 만족할만한 대전조차 할 수 없는데 과연 그 다음에 굳이 참가하고 싶은 유저가 있을 것인가.







이번 아카데미전은 전보다 많이 아쉽다. 상품도 바뀌었고, 상품 지급 방식도 바뀌어 분명 의견도 많지만 더욱 그로 인해 유저들끼리 나눌 것도 많아졌다. 하지만 이런 시도를 제대로 즐기기는 커녕 참가한 유저들은 다른 불만이 더 크고 참가 안한 유저는 안해서 다행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대항해시대는 이벤트 외에 할 일이 없는 게임도 아니다. 2월 14일엔 앙코르 업데이트도 있고 일본엔 벌써 챕터 3 업데이트 예고도 시작되었다. 아직 개척지도 발전이 덜 되었고 숨겨진 것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정기 이벤트는 단지 실행한다 라는 의미가 아닌, 무언가 재미있는 놀거리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매달 진행되는 정기 이벤트에 유저들이 참가하는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서로 재미있게 이벤트를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DHO iNVEN EST(est@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