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 넥슨 ⊙장르 : 미소녀+메카닉+SRPG
⊙플랫폼 : 안드로이드 ⊙CBT : 2016년 3월 3일~ 9일


저는 '미소녀, 메카닉'을 좋아합니다. 중학교 시절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을 처음 접하면서 애니메이션을 알았고, 이후 즐겼던 '슈퍼로봇대전'을 통해 '메카닉'에 빠져들었죠. 자연스럽게 메카닉을 좋아하면서 다른 만화를 찾아 나서고, 다양한 로봇들이 주인공으로 출현하는 유명한 게임들도 접하게 되었습니다.

작년(2015년) 지스타에서 공개되었던 게임 중 유심히 쳐다보게 만드는 작품이 생겼습니다. 당시 공개된 게임들은 다양했습니다. 어떤 게임은 강렬한 타격감을 앞세웠고, 어떤 게임은 강력한 IP를 이용해 추억을 자극했죠. 많은 사람이 다양한 게임을 말할때 저는 단 '하나'의 게임을 바라봤습니다. 바로 넥슨의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Master Of Eternity , 줄여 M.O.E)를요.

일단 메카닉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메카닉을 조종하고 극을 이끌어가는 캐릭터가 '미.소.녀'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더욱이 영상에서 보여줬던 게임 방식도 SRPG였습니다. 지스타 이후 5개월, 공개된 영상만으로 가슴을 졸이고 있던 기자는, 마침내 지난 3월 3일 시작된 CBT를 통해 이 게임을 만났습니다.



◆ 이거 노리고 만들었네?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의 첫인상

트레일러 영상 이후,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반응이 다들 달랐습니다. 일단 성우의 목소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거부감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하이톤 목소리였습니다. 처음부터 오그라드는 '마스터~'라는 대사와 함께 애교를 쏟아냅니다. 아마 이런 형태의 목소리나 일러스트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시작도 하기 전에 끌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M.O.E의 큰 틀은 2개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투, 하나는 호감도 시스템을 이용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투는 턴 제를 기본으로 게임 속 픽시(캐릭터)를 조종해 적을 물리치거나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 게임 전투 도중에도 컷과 함께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조금 놀랐던 건, 스테이지 클리어 조건이 '적을 전멸시켜라! 보스를 처치해라!' 정도로 끝날 줄 알았는데, '특정 위치로 이동해 탈출하라! 전함이 도망칠 수 있는 시간 동안 버텨라!' 같은 형태의 목표도 존재했습니다. 스토리 모드를 즐기다보면, 아군이 위험해 빠진 상황이나 추격해야하는 상황 등, 많은 시나리오를 만납니다. 이 시나리오와 다양한 목표가 합쳐지면서 유저들의 게임에 점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죠.

게임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축은 '픽시'라는 미소녀였습니다. 이들은 직접 메카닉을 타고 전투에 나가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투 도중 픽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픽시 룸'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즐길 수 있습니다. '미소녀 메카닉'이라는 이름을 주장한 만큼, 요소는 다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 미소녀가 16명이나 있답니다.



◆ 어떤 캐릭터를 좋아할지 몰라서, 일단 다 넣어봤습니다!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의 픽시들

M.O.E에는 열 명이 넘는 미소녀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주인공급의 캐릭터만 플레이할 수 있고, 에피소드를 클리어하거나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다른 '픽시'들을 얻을 수 있게 되어있죠. 이들은 메인 화면 '픽시 룸'을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픽시들을 하나씩 클릭해보면, 자신의 특징을 살린 '대사'와 함께 각 캐릭터의 배경을 설명합니다. 이 설명을 읽어보면 마치 '유저들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일단 다 준비해봤어, 어때?'라고 묻는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인 '레아스'는 '대놓고 덜렁이' 입니다. 실수가 잦지만 귀여운 어투를 통해 매력을 어필하죠. 또 다른 캐릭터 '에밀리'는 흔히 '츤데레'로 알려진 캐릭터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캐릭터들도 각각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대사도 다릅니다.

각 미소녀 캐릭터의 모습에도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미소녀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각기 좋아하는 '취향'이 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청순한 캐릭터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성숙해 보이는 캐릭터를 좋아하죠. M.O.E에서는 이들의 취미와 특기, 모습을 다르게 함으로써 각 캐릭터 만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 픽시룸을 통하면 미소녀들을 만날 수 있어요.


각 캐릭터의 쇼룸에 들어가면 "우웅 마스터 오셨어요~?"같은 대사를 말하며 감정이입을 유도합니다. 게임을 즐기면서 픽시룸의 캐릭터를 클릭해보는 건 뭐랄까, 색다른 경험이더군요. 현실에는 여자친구가 없는데 게임에서나마 위로를 받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또한, 각 캐릭터의 호감도를 올리면 '에피소드'가 열립니다. 에피소드는 시중에 있는 '연애 시뮬레이션'처럼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캐릭터와의 특별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죠. 진행하다 보면 '선택지'가 나오게 되는데, 이 선택지를 잘못 선택하면 'FAILED'라는 이미지와 함께 다시 해야 합니다. 호감도를 상승시키려면 '각종 선물'을 줘야 하고요.

이 부분은 캐릭터의 게임 내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캐릭터의 스킬이 한 개의 에피소드를 클리어하면 패시브 스킬이 열리는 방식으로 되어있거든요. 거기다 에피소드 4까지 클리어하면 '픽시'가 각성합니다. 각성하게 되면 게임 내 일러스트가 바뀜은 물론 사용할 수 있는 '특수한 각성 스킬'이 생성됩니다. 획득한 각성 스킬을 전투에서 사용하면 화려한 연출과 함께 강력한 공격을 날립니다. 가볍게 연애 시뮬레이션을 즐기듯 호감도를 상승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진짜 이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개발사의 마음이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 선택은 신중히! 잘못 고르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 쇼룸에 들어가면 픽시들이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일단 옷의 형태는 다르지만, 얼굴은 비슷비슷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캐릭터의 수많은 매력 요소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캐릭터의 생김새입니다. 그런데 M.O.E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눈이 크고, 얼굴의 형태가 계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얼핏보면 다 비슷하게 보입니다.

캐릭터의 헤어를 제외한 얼굴 스타일이 비슷하다 보니,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M.O.E가 가진 '미소녀 저격'이라는 특징이 감소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픽시 룸에서 캐릭터에게 '옷을 사서' 입힐 수 있습니다. 입혀놓으면 이쁜데, 아쉽게도 '미리보기'가 없어 선택하는 데 고민이 생기더군요. '미리 보기'나 얼굴의 형태를 조금만 다르게 만든 디테일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 픽시들 마다 다른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 에피소드는 연애 시뮬레이션처럼 진행되요.


◆ 짜임새는 있지만 아직 거친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의 전투 시스템

M.O.E는 턴제를 기본으로 각 캐릭터마다 '역할'을 나누어 적을 공격하는 SRPG의 전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역할은 근접 공격을 주로하는 '파이터', 원거리 범위 공격을 맡고 있는 '포격기', MP, HP를 회복시켜주는 '서포터', 일직선 상의 적을 관통하는 공격을 가진 '저격형'까지 4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스테이지를 즐기다 보면 각 역할의 장점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됩니다. 특정 벽이 가로 막혀 있어도, '포격' 포지션을 가진 기체라면 넘겨서 공격할 수 있고, 적이 일직선 상으로 모여있다면 저격형으로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역할을 요지에 맞게 사용하도록 유도한 것이죠.



▲ 지형지물을 이용해 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M.O.E는 '레벨'에 기반을 둔 게임입니다. '레벨'이 상승해야 강해지는 방식이에요. 문제는 '파일럿'의 경험치는 전투에서 쌓이는 데 '메카닉'의 경험치는 오로지 기체 합성에서만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등급이 상승할수록 요구되는 '기체 경험치'도 늘어납니다.

덕분에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픽시의 레벨은 점차 올라가는데, 기체의 레벨은 낮은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 부분은 실제로 전투에서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메카닉이 성장한 정도'가 '적의 공격을 버틸 수있나'를 결정하거든요. 이런 레벨 구조로 인해 플레이를 반복하다보면 픽시의 레벨은 높은데 메카닉의 레벨은 낮아져 게임의 난이도를 더 어렵게 느껴지게 만듭니다.

▲ 메카닉을 강하게 만들려면, 무조건 합성을 해야합니다.


또, 픽시와 메카닉 간의 연계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게임 내 1~3번 스킬까지는 기체의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탑승하는 픽시에 따라 생기는 차이점은 '각성 스킬'과 시작 시 발동되는 '패시브 스킬' 뿐 입니다. 물론 이 패시브 스킬과 픽시의 능력치도 전투에 영향은 미칩니다.

에피소드를 진행하면 캐릭터 만의 '스킬'이 열리고, 각성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분명 그 캐릭터의 정체성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직관적이지가 않아요. 실용적이지도 않고요. 굳이...? 라는 느낌이랄까요. 차라리 전투에서 픽시의 매력을 살리고 싶었다면, 스킬은 기체에 따르더라도, 픽시 만의 고유의 요소를 추가했으면 어땠을까요.

예를 들어 주인공 레아스가 에피소드 1에서 바퀴벌레를 잡기 위해 화염방사기를 사용하는데, 이 화염방사기를 레아스 고유의 스킬로 지정하는 형태로 말이죠. 전투에서 픽시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던 건 아무래도 이 픽시가 메카닉을 탔을 때 얻을 수 있는 '시각적 특징'을 찾기 어렵기 때문일 겁니다.

▲ 각성스킬 컷씬, 사용하는 픽시의 얼굴이 클로즈업 됩니다.


▲ 픽시 각성스킬은 일반 공격 스킬보다 더욱 화려합니다.


일단 CBT의 시점에서는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캐릭터의 개성도 나름 잘 살렸고, 전투의 재미도 어느정도 느낄 수 있습니다. '메인스토리'도 이런 형태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감정이입이 될 정도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됩니다.

스토리를 보면서 화가 나기도 하고, 짜증도 내보고 픽시들이 내뱉는 대사에 슬며시 웃어보며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유저들이 남긴 의견을 어떻게 수렴해 고쳐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글에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전투 상의 '이동 블록'의 색깔 부분이나, 저격병의 피해량 밸런스 등 자잘한 문제도 있으니까요.

아직 정식 출시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CBT때 보여준 형태라면 충분히 시장에서 어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놓고 '마니아 층'을 겨냥했으니까요. '진짜 미소녀와 메카닉을 좋아한다면 와라!'라는 이 기세가 정식서비스에서도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 많은 건의 사항들이 공식 카페에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