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종합 판매량 약 3,400만 장.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문명 시리즈는 그 판매량 만큼이나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드 마이어를 거물급 게임 개발자 반열에 올려 놓은 작품이자, 엄청난 중독성으로 인해 '타임머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게임.

바로 그 문명 시리즈의 신작, '문명 6'가 올해 10월 21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리즈 최초로 음성 한국어화까지 확정된 만큼,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 E3 2016 현장에 둥지를 튼 2K 게임즈 부스에서 '문명 6'의 데니스 셔크(Dennis Shirk) 리드 프로듀서를 만났다. 새로운 그래픽 스타일부터 시작해 더욱 깊어진 전투 시스템까지. 트레일러 영상을 보면서 궁금했던 것들을 그의 앞에 하나씩 풀어놓았다.


▲ '데니스 셔크' 문명 6 리드 프로듀서





전작의 그래픽이 실사풍이었던 반면에, '문명 6'의 그래픽은 애니메이션 느낌이 강하다. 이로 인해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데, 변경 이유를 물어보고 싶다.

게임플레이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문명 5'는 플레이어의 도시에 모든 건물이 모여 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맵을 넓게 활용하고 있다. 즉, 도시에 있던 여러 건물들이 주변으로 조금씩 퍼져나가면서 발전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실사형 그래픽을 쓰면 도시가 지저분하게 보여질 가능성이 있었다. 시각적으로 뚜렷한 구분감을 만들어야 했고, 그것을 포인트로 하여 새롭게 만든 그래픽이라 보면 된다. 또한, 애니메이션 풍 그래픽을 채택하면서 각 타일의 구분감도 더욱 뚜렷해지는 효과를 얻었다.


'문명 5'는 미발견 지역을 안개로 가리는 방식이었는데, '문명 6'에서는 중세 시대의 지도같은 느낌으로 처리했다. 또한, 확보된 시야 범위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던데,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무척 인상깊었다.

개발 초기부터 '살아있는 지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고, 디자인 팀의 노력이 들어간 결과물이다. 좋게 봐줘서 고맙다(웃음).



'문명 6' 정식 출시 버전에는 총 몇 종의 문명이 등장하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문명 5' 오리지널 버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할 계획이다.


전투 유닛에 지원 유닛을 더해 싸우는 시스템이 추가됐다. 전술의 다양화는 좋지만, 자칫 전투가 지나치게 복잡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유닛의 역할은 구분됐지만, 전투는 최대한 심플한 구조를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두 개의 유닛이 같이 움직이는 방식이기에 실제로 그렇게 매니악한 편은 아니다. 전작의 전투와 비교한다면 포메이션의 차이 정도만 있을 뿐이다.


게임플레이 영상을 보면 낮, 밤 시스템이 구현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게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다. 불가사의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보다 극적인 연출을 선보이기 위해 추가된 것이다. 물론, 반복적으로 보면 지루해질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고, 낮, 밤 효과를 스킵하는 옵션도 있다.

▲ 낮, 밤의 변화는 불가사의 건설 시 보다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적용됐다.



'문명 5' 싱글플레이의 경우, 컴퓨터의 전투 인공지능이 실제 사람과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비효율적인 전투가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개선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개발팀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이다. '문명 5'의 인공지능 전투를 프로토타입으로 삼고 매우 오랜 시간 연구했다. 특히, 플레이어의 도시를 공격하는 인공지능이 다소 허술한 편이었다. 개발 과정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고, 전작에 비해서 더욱 개선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추가된 단일 세션 모드에 대해 들어보고 싶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보이는지 말해줄 수 있나.

오리지널 멀티플레이 모드가 지나치게 긴 플레이 타임을 요구한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을 위해 개발한 모드다. 단일 세션 모드의 플레이타임은 한 판에 약 1~2시간 정도로, 상황 설정을 통해 변경될 수 있다. 또한, 긴 시간을 즐기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오리지널 멀티플레이 모드도 그대로 구현되었으니 취향에 맞게 즐기면 된다.



5편의 경우, 게임이 후반으로 갈수록 턴을 넘길 때 렉이 심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문명 6'에서는 어떤지 궁금하다.

플레이어가 어떤 유닛이나 건물을 보유했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를 것이다. 렉은 애니메이션과 연결되어 있는 문제니까. 또한, 게임 시스템에 얽혀 있어 100% 해결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최대한 신경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문명 6'의 VR 버전 출시에 대한 계획은 없는지 들어보고 싶다.

문명같은 게임을 VR로 하려면 바닥에 모니터를 깔아 놓고 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을까(웃음). 그리고 시스템적으로도 호환 가능한 부분이 거의 없다. 내부 개발자들 사이에서 '이걸 VR로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정도의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전작처럼 한국 문명이 DLC로 추가될 가능성이 있나.

어떤 콘텐츠가 DLC로 추가될지에 대해서 지금 밝히기는 어렵다. 물론,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