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렉티브 게임즈 주윤 장(Zhuyun Zhang) 프로듀서

언리얼서밋 2018 오후에 진행된 세션에서는 아트와 프로그래밍, 파트너사,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으로 이뤄진 트랙으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플랫폼 트랙에 강연자로 참석한 디렉티브 게임즈의 주윤 장 프로듀서는 이날 게임 업계에서 AR과 VR의 발전 그리고 그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신흥 장르로서 AR게임의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와 부딪히게 될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주윤 장(Zhuyun Zhang)은 디렉티브 게임즈의 창립 멤버로서, 프로듀서 겸 비즈니스 개발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게임 업계 15 년의 경력으로 PC, 콘솔 및 모바일 플랫폼까지 다수의 AAA 타이틀 개발에 참여했다. 그는 강연을 통해 AR 대전게임 '더 머신(The machine)'을 개발하면서 맞닥뜨렸던 도전과제와 AR 게임을 개발하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요소, 그리고 AR 게임시장의 전망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주윤 장 프로듀서는 디렉티브 게임즈가 AR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정할 당시, 'AR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의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증강현실, 또는 AR이라는 단어는 많이 접하고 있지만,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우리의 목표를 실현하고, AR 게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정의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전한 그는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라는 일반적인 AR의 정의에 '3D 이미지를 현실 공간에 적용하는 것'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용자들이 AR 게임을 통해 접할 수 있는 3D 공간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더 머신(The Machine)'은 로봇 유닛을 조종해 상대방과 전투를 치르는 전략 게임으로, 주윤 장 프로듀서는 이러한 콘셉트를 설정한 계기에 대해 "어린 시절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눈앞에 보이는 로봇을 조종해, 어린 시절 장난감 로보트를 가지고 친구와 놀던 시절의 재미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콘셉트를 정한 뒤에는 에셋과 레벨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었고, 이어 프로토타입 버전이 완성되었다. 프로토타입의 플레이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그냥 CG 같다'는 것이었는데, 이 때 AR 게임을 만들며 처음으로 도전에 부딪혔다고 주윤 장 프로듀서는 설명을 이어갔다.

프로토타입 버전에서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크게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도 맵 전반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게임을 즐기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태라면 굳이 일반적인 게임을 놔두고 AR 게임을 플레이할만한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고, 이를 해소할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맵에 있었다. 한 화면에 지형 정보는 물론, 아군과 적군의 위치 정보를 모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움직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주윤 장 프로듀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통적인 실시간 전략 게임에서 전쟁의 안개(Fog of War)라고 부르는 요소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대대적으로 맵을 교체했다고 전했다.

▲ 시야를 차단하기 위해 큰 구조물을 배치했다

그렇다고 진짜로 아군 유닛이 없는 지역을 어둡게 처리하도록 안개를 깔았던 것은 아니다. 큰 협곡이나 다리 등 구조물을 배치함으로써 플레이어의 시야를 가리도록 한 것인데, 이를 통해 AR 환경에서 플레이어가 테이블을 중심으로 이곳 저곳으로 움직이며 맵을 관찰할 수 있게 했다.

이어 주윤장 프로듀서는 게임을 멀티플레이 대전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AR 게임은 기본적으로 친구 또는 지인과 같은 장소에서 함께 할 수 없으면 그 매력을 잃어버린다. 트레일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테이블을 중심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고, 상대방의 움직임이나 맵을 관찰하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여야 한다. 이를 통해 아주 흥미롭고 소셜한 활동이 기대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 '더 머신' 런치 트레일러 영상

다음으로는 AR게임을 개발하면서 맞닥뜨렸던 과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했던 과제는 높은 품위의 비주얼을 완성하는 것이었는데, 이에 대해 주윤 장 프로듀서는 AR게임 시장 초반에 출시되는 게임으로서 그 의미가 더욱 컸다고 전하며 초기 VR시장의 사례를 언급했다.

디렉티브 게임즈는 VR 초창기에 구글 카드보드를 이용하는 VR콘텐츠를 몇 개 제작했다. 당시는 기술이 많이 성숙한 단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화질은 물론 프레임도 별로 좋지 않았는데, 문제는 이러한 콘텐츠가 이용자들을 말 그대로 '아프게' 했다는 것이다. VR을 하고 멀미를 하거나, 심지어 구토를 했던 이용자들은 그 경험 때문에 다시는 VR게임을 좋게 볼 수 없다는 것이 주윤 장 프로듀서의 설명이다.

그런 사례를 되풀이하기 않기 위해서라도 '멋진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모바일에서도 풍부한 화면을 전달하기 위해 언리얼엔진과 AR kit을 활용해 한 씬에 약 120만 개의 폴리곤을 넣었으며, 많은 시간을 할애해 퍼포먼스 문제 및 최적화에 집중해야 했다.

또 다른 AR 게임과 기존 게임의 차이점은 바로 사용자가 온전하게 카메라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주윤 장 프로듀서는 한 사진사가 뒤에 있는 펭귄을 못 본 채 다른 곳을 촬영하는 사진과 함께 설명을 이어나갔다.

카메라의 주도권이 사용자에게 있다면, 개발자는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윤 장 프로듀서는 게임 내 UI 배치에 더욱 신경을 썼으며, 화살표 등의 표시를 통해 사용자의 주의를 끌어야 했다고 전했다. 또한, 기존 개발 방식에서는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 지점은 덜 세부적으로 렌더링했다면, AR게임의 경우 사용자가 어느 곳에 집중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사물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했다.

▲ AR 게임을 개발할 땐 카메라의 주도권이 유저에게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렇게 '더 머신'의 개발 과정에 대해 소개한 그는 이후 염두에 두고 있는 개발 사항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먼저, 대전 게임으로서 e스포츠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한 주윤 장 프로듀서는 AR게임에 맞는 중계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통적인 e스포츠 경기 중계 방식을 적용한다면, 플레이어들의 디바이스에 HDMI케이블 등의 선을 연결해야 할 것이고, 이를 통해 송출되는 게임 화면은 심하게 움직여 시청자들에게도 좋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케이블이 연결된 채로는 AR게임을 완벽히 즐기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디렉티브 게임즈는 제 3자의 기기를 활용하는 관객 모드를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플레이어들과 같은 전장을 제3자의 기기로 바라보며, 플레이어의 동작이 포착되면 중계하는 식이 될 예정이다.

▲ 추후 평면이 아닌 지대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또한, 현재 '더 머신'은 테이블과 같이 수평적인 공간에서만 전장을 펼칠 수 있는데, 추후에는 환경을 더욱 넓힐 계획을 가지고 있다. 주윤 장 프로듀서는 "테이블을 중심으로 디바이스를 움직이는 것은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보다 자연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주변 모든 것을 전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주윤 장 프로듀서는 AR 게임의 시장 전망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언급한 뒤 강연을 마무리했다. 그는 "상당히 복잡한 발전 과정을 거쳐 소비자들도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VR 시장과 달리, AR의 경우 직관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며, "2020년까지 태블릿과 스마트폰이 게임 시장의 60%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 중 10% 정도가 AR 게임이 될 것이며, 2021년까지 매출 전망치는 AR게임이 VR게임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라고 전했다.